이 6개월을 확보해야, 구원자에게 맞설만한 지방세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을 좀 더 확장해야겠군.’
현재 주인님은 내 사업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
즉 최고 고점을 찍을 때, 내 사업을 잡아먹으려 움직일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벌려면 내 사업의 가능성을 더 보여줘야 한다.
지금보다 더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주인님은 식기를 내려놓고 느긋하게 자신의 요리를 바라볼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나.’
현재 내 스트리밍 사업의 주수입모델은 ‘일반인 타락 영상’이다.
즉 배우로 연출해낸 ‘가짜’가 아닌, 실제 일반인이 타락하는 ‘진짜’를 보여주는 영상이란 말이다.
여기에 더해 타락한 일반인을 BJ로 데뷔시켜 그들의 타락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니, 이 일반인에게 매료된 고객들은 그들에게 꾸준히 돈을 바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익모델은 폭넓은 고객을 받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영상의 구성이 실제 일반인을 타락시키는 것이라, 영상이 퍼지지 않도록 고객을 받는 데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희연과 얘기해 봐야 하나.’
나를 보좌해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이희연.
아무래도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얘기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거 같다.
“.....아니, 잠깐.”
그렇게 생각을 굳히려던 찰나, 생각이 바뀌었다.
이쯤에서 모두 불러모아 얘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
이제 완벽한 내 사람이 된 이하영과 백하윤을 불러 내 계획을 설명하고 같이 논의한다면.
그러면 이희연과 단둘이 논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아무래도 이하영과 백하윤 둘 다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이니 말이다.
뭐 일반적인 기업은 아니긴 하다만...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한 번 모였어야 하긴 해.’
내 사업을 완벽하게 보좌하고 있는 이희연과, 향락소 제2지부의 주인 이하영. 그리고 연예계를 꽉 쥐고 있는 백하윤.
앞으로 이 셋은 긴밀하게 협력하며 나를 보좌해야 한다.
친목 도모까진 아니더라도, 서로 얼굴 정도는 익혀둬야겠지.
뭐 서로 친하게 지내면 더 좋고.
-삑.
하여 난 폰을 들어 백하윤에게 전화를 한 뒤 날짜를 잡았다.
셋이 모이는 날짜는 앞으로 일주일 뒤, 백하윤과 만나는 날이 될 것이다.
***
일주일 뒤.
백하윤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장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생각하니, 저절로 흥이 올라오는 것이다.
‘그 사람한테 칭찬받고 싶어’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감정은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이전의 주인님은 자신에게 딱히 바라는 것이 없었기에 그냥 되는대로 살아온 그녀였지만, 정성민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뚜렷했다.
‘망가지지 않고, 스스로 비관하지 않고, 자신에게 힘이 되어줄 것.’
백하윤은 지난 일주일간 정성민이 말한 이 세 가지를 잘 지키려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좋아하던 술과 약도 끓고 정신력만으로 일주일을 버틴 것이다.
아무런 쾌락없이 금단증상을 버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정성민에게 칭창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지옥 같은 순간을 버틴 그녀였다.
‘남창들은 어쩔 수 없이 불러야 했지만...’
다만, 남창은 계속 불러야 했다.
갑자기 변한 모습을 보여주면 주인님이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정성민의 명령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래서 그녀는 그냥 부르기만 하고 딱히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체로 들어오면 옷까지 입혔다.
그녀가 한 것이라곤 그들과 같이 영화나 보며 팝콘이나 뜯은 것밖에 없었다.
“푸흐흐흐”
그때를 생각하니 돌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섹스할 생각으로 정력제까지 복용해 온 그들에게 옷을 입히고 영화나 보자고 하니 얼마나 황당해하던지.
‘진작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참 어리석게도 살아왔다.
박종필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가 혐오할 만한 천박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옭아매고, 나중엔 스스로 그 행위를 즐기며 온갖 패악질과 인성질을 부리지 않았던가.
그 패악질과 인성질의 결정체가 바로 최근까지 즐겼던 섹스파티였다.
아니, 섹스파티라기보단 약자를 향한 일방적인 폭력이었다.
단지 목소리가 얇다는 이유로, 몸에 점이 있다는 이유로, 유두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멍청해 보인다는 이유로, 팬티가 구리다는 이유로, 순진해 보인다는 이유로 등등등. 온갖 되도 않는 이유를 갖다 붙여 상대를 무시하고 깔봤던 자신이었다.
그렇게 쫓겨난 남창이 과연 몇이었던가.
한 번에 5명이 들어오면 그중에 3명. 심하면 전원이 쫓겨날 정도로 그들에게 가혹하지 않았던가.
겨우 마음에 들어 섹스를 나눈 상대라도 조금이라도 실수했다간 온갖 인격 모독적인 말을 퍼부으며 내쫓았던 자신이었다.
‘나도 많이 망가졌구나.’
다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죄책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미 자신의 인격은 망가졌고, 상냥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그들에게 일말의 미안함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신이, 이미 악에 완전히 물들어버린 자신이 씁쓸할 뿐이다.
언젠간 벌을 받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정성민이 아니면 날 받아줄 남자는 아무도 없을 거야.’
때문에 정성민은 더욱 특별했다.
그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아득한 목표를 노려보고 있고, 그것을 위해 악을 잡아먹으며 성장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그는 악을 잡아먹는 악이고, 언젠가 뒷세계의 가장 거대한 악이 될 수도 있는 존재였다.
‘의지가 돼. 그 사람이라면 진짜 저지를 지도 몰라.’
완전히 그의 편으로 돌아서면서 알게 된 그의 계획들.
그 진면목을 알게 될 때마다 얼마나 전율이 일었던가.
한낱 애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는 생각보다 치밀하게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도 분발해야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면’
그는 아득한 위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사랑을 얻으려면, 그에게 쓸모있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백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장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관능적인 몸매를 부각하는 드레스를 입은 다음, 밖으로 나섰다.
‘오늘 만나서 확실하게 보여줘야겠어. 내가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인지.’
***
같은 시각.
이하영은 서울로 올라가는 차에 몸을 실은 채 생각에 빠져있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정성민의 연락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날 의심한다고. 그런데도 날 가만 놔두는 이유는 내가 쓸모 있어서겠지.’
현재 이하영은 구원자가 강원도에 신설해놓은 ‘향락소 제2지부’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상황.
함부로 그녀를 내쳤다간 사업에 차질이 생겨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현재 향락소 제2지부에 찾아오는 손님 대부분이 ‘성녀 이하영’의 수완으로 얻은 손님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국과 러시아 세력도 무시할 순 없겠지.’
중국과 러시아 세력.
즉, 중국의 삼합회와 러시아의 마피아.
현재 이하영은 이 두 세력과 접촉하여 사업적 제휴를 맺어놓은 상태이다.
그 제휴란, 자신의 향락소가 두 세력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대신, 위급 상황 시 두 세력의 지원을 얻을 수 있는 약속이었다.
말인즉 이쪽에서 성과 마약을 무상으로 제공해주면, 저쪽에선 ‘힘’을 제공해주는 거래였다.
‘아버지. 당신은 절대 날 못 버려. 당신에겐 힘이 필요할 테니까.’
구원자는 언젠가 뒷세계의 일인자로 등극하려는 야망이 있다.
하여 뒷세계의 일인자가 되려면 필연적으로 미스터 최를 제거해야 하는데, 혼자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했다.
외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걸 내가 해냈으니, 내칠 수 없겠지’
그리고 이런 구원자의 숙원을 이뤄낸 사람은 다름 아닌 자신.
영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하고, 중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는 자신만이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또, 멍청해서도 안 되지.’
그리고 언어만 잘 한다고 해서 국제 최대 범죄조직을 끌어들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들을 꼬드기기 위해선 그들과 얽힌 세력 간의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줄 아는 센스가 필요했다.
‘이제는 내가 너무 깊게 얽혀버렸어. 과감하게 행동해도 괜찮아.’
그리고 이런 유능한 자신이, 국외 범죄조직과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책임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대체할 인재는 구원자 휘하엔 아무도 없는 상황이고.
이것이 바로 정성민과 접촉하고 있다는 걸 의심한다 해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는 이유이다.
‘문제는 독방행인데.’
다만 한가지 우려가 있다면, ‘재세뇌’이다.
이미 정성민에게 완전히 돌아선 마당에 재세뇌가 통할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다.
다시 한번 그 지옥 같은 경험을 맛보고 나면, 언제 어떻게 정신이 뒤틀릴지도 모른다. 이미 주인님과 구원자에게 호되게 당해보지 않았던가.
‘그건 내가 아니야.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아...’
이하영은 똑똑한 사람이었다.
명문대에 수석으로 입학하여, 매번 과탑을 놓치지 않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알바를 병행하며 어려운 집안 살림에 보탬을 해주고, 그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이하영은 완성형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랬던 그녀가 미스터 최의 세뇌에 걸려들고 난 이후엔 완전히 추락하여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미스터 최에게 바짝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고, 그런 그에게 머리를 짓밟히며 애액과 침을 질질 흘렸던 자신.
그의 오줌과 정액을 받아먹으며 기괴한 미소를 짓고, 그의 항문을 정성스레 청소한 뒤 한껏 냄새를 맡는 변태가 되어버린 자신.
거기에 더 나아가 온몸에 털을 기르고, 뱃살이 축 처질 만큼 살을 찌우고, 머리를 금발로 밝게 염색하는 대신 피부는 흑인처럼 까맣게 태우고.
..... 어떻게 그렇게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젠장...”
그뿐만이 아니다.
결국 구원자에게도 굴복하여 그를 신처럼 모시지 않았던가.
그의 신실한 광신도가 되어. 매일 기도문을 읊던 날들이 있지 않던가.
그 돼지 새끼를 진심으로 사랑하여 방언 같은 이상한 말을 읊조리며 매일 밤 자위하던 날들이 있지 않던가.
그 돼지 새끼의 아이를 임신하여 가정을 이루고 말겠다는 미친 다짐을 하던 날들이 있지 않던가.
‘나는 나약해. 성민이의 여자가 될 자격이 없어. 그런데도 성민이는...’
한때, 자신을 사랑했던 남자를 때리고 짓밟고 모멸했던 자신.
그는 분명 자신의 손에 의해 완전히 무너졌었다.
다시는 정상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될 만큼, 철저하게 자신에게 길들어져 밑바닥의 밑바닥으로 추락한 그였다.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일어서서 나아갔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힘을 쌓고 쌓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결과 그는 나의 주인님이자 나의 구원자, 그리고 나의 남자친구가 되었다.
그는 모든 것이 되어 내게 돌아왔다.
‘다시는, 다시는 타락하지 않아.’
이하영은 다짐했다.
다시는 그때와 같이 마음이 무너져 짐승으로 추락하진 않을 거라고.
이제 미스터 최가 어떤 악마 같은 말을 속삭여도 정신이 파괴당하지 않을 것이며, 구원자의 독방에 갇혀도 공포에 잡아 먹히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다짐했다.
‘그래. 까짓거 독방에 갇힌다고 한들, 최대 죽기밖에 더 하겠어.’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복잡했던 머리가 단번에 정리되었다.
현재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다시 한번 그를 배신하게 되는 것.
이하영은 그 사실을 상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배신할 바에 차라리 죽겠다고 다짐하며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독방에 대한 공포도 깨끗이 사라졌다.
‘다시는 널 배신하지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
***
“씨발.”
괜히 욕부터 먼저 튀어나왔다.
주인님이 이하영과 백하윤을 모두 이곳에 불러들인다 하니, 벌써 착잡한 마음이 드는 이희연이었다.
“주인님은 오직 내가 독차지 할 수 있었는데. 그런데 백하윤까지 끼어들면...”
주인님이 분명 말하셨다.
백하윤도 이제 자기 사람이라고.
분명 ‘자기 사람’이라고 표현하셨다.
어느 정도 마음을 준다는 말이다.
“백하윤... 이 걸레 같은 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직 자신에게만 마음을 쏟던 주인님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마음을 쏟고 있다는 게.
“후-우.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허나 이희연은 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은 뒷세계의 제왕이 될 분이고, 제왕에겐 여러 여인이 따르는 법이다.
다만 ‘정실’에 관한 문제라면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나지. 내가 그분을 얼마나 가까이서 모셨는데. 내가 그분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먼저 주인님을 좋아하는 사람도 나고, 오랜 시간 짝사랑을 한 것도 나고, 그분의 사랑을 얻고 싶어 ‘예전 주인님’의 미친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나였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을 얻기 위해 강제로 추행한 것도... 얼굴을 때리고 발로 짓밟고....사랑하라고 강요하고... 데이트 해달라고 조르고 안아달라 하고 일일 남자친구 해달라고 하고... 에이 씨발.
“어쨌든 내가 정실이야.”
아무튼 마음 하나만큼은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또, 주인님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사람도 자신이 아닐까?
“죽도록 노력했잖아. 진짜 엄청엄청 노력했잖아.”
이희연은 이하영처럼 천재가 아니었다.
때문에 주인님에게 쓸모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항상 그분만을 생각하며 그분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노력을 몰라주더라도, 그저 한 번 웃어주면, 머리 한번 쓰다듬어주면, 칭한 한마디만 해주면 누구보다 해맑게 웃을 수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부족해...”
하지만 이렇게 노력한다 한들, 이하영과 백하윤은 어마어마한 세력을 쥐고 있다.
그에 비해 그녀는 고작 주인님의 비서 직함 하나만을 달고 있을 뿐이다.
이희연은 주먹을 꽉 쥐었다.
“더! 더 노력해야 돼! 주인님에게 쓸모있는 사람이 돼야 해.”
아무렴 미스터 최와 구원자에게 한 번씩 보지를 대줬던 투트랙 걸레 이하영이나,
매일 밤 섹스파티를 즐기는 허벌창 아줌마 백하윤이 정실이 되게 둘 순 없었다.
이희연은 다시 한번 주먹을 꽉 쥐며 자신의 다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정실은 나, 이희연뿐이야.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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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하영, 백하윤, 이희연이 다 함께 모이기로 한 날.
그러니까 정확히 오후 3시, 작은 세미나실에 모여 새로운 수익모델에 관해 안건을 상정하는 날.
허나 하필 이때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고 말았다.
약속 시간을 뒤로 미뤄야 할까.
“..... 뭐, 굳이 그럴 필요 있나.”
내가 늦는다는데 자기들이 어쩌겠어.
먼저 모여 기다리라고 하면 되지.
어차피 급한 일이라 해도 1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일.
빨리 처리하고 가면 될 뿐이다.
대략 4시쯤 도착할 거 같으니, 그녀들끼리 먼저 시작하라고 해두면 되겠지.
이참에 이야기도 좀 하고, 친목도 다지고.
나 없이 그녀들끼리 회의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아무렴 셋 다 똑똑한 년들이니, 어련히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
-삑.
하여 난 이희연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늦는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희연은 ‘저도 사랑해요 주인님~♥’ 이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는 통화를 끊어버렸다.
“.....?”
뭘까. ‘저도’ 사랑해요는.
애초에 난 사랑한다고 한 적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