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2화 (132/303)

“상상해봐. 나와 함께 하는 미래를. 지금의 비참한 모습이 아닌, 나와 함께 하는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해봐”

맞아.

지금의 난 너무나 비참하다.

매일 밤 그에 대한 죄책감에 몸부림치다가, 약을 과다복용하여 억지로 잠을 청하는 피폐한 일상들.

나는 이제 그 일상들이 너무 싫다.

너무 외롭고, 너무 무섭고, 너무 슬프다.

“난 널 버리지 않아.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가 어떻게 널 버려”

맞아. 종필이라면 나를 버리지 않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와 나였잖아.

정말, 난 너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고, 너도 나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잖아.

우리 정말 그랬었잖아.

“마, 맞아... 우리 정말... 사랑했었잖아..... 너는 내 전부였잖아...”

“응, 맞아. 그랬었지. 그러니까 이제 나한테 다 맡겨. 나한테 완전히 넘어와”

“.....하, 하지만... 이런 날 용서해줄 수 있는 거야? 나처럼 천박한 여자를, 정말 용서해줄 수 있는 거야?”

나는 종필이와 헤어지고 지금껏 천박한 여자로 살아왔다.

비록 종필이가 나를 단념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천박한 여자를 연기한 나였지만, 어느새 그 모습은 내 본모습이 되어버렸다.

종국엔 주인님의 말에 정신이 뒤틀려 종필이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나였다.

그런데 이런 나를 종필이가 사랑해줄 수 있을까.

“.....뭐, 상관 안 해. 네가 어떤 모습이든지.”

하지만 놀랍게도, 종필이는 나를 용서해주었다.

심지어 어떤 모습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해주었다.

나는 마치 구원받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니까 맹세해. 이제 나만 사랑하겠다고.”

“..... 응. 맹세할게. 이제, 이제 나는 전부 네 거야. 이제는 절대 널 배신하지 않을게....절대로.”

“큭큭. 그래. 그럼 이제 눈을 감고, 나와 함께 하는 미래를 상상해봐. 우리가 이대로 결혼하고, 신혼을 보내고, 아이를 낳고,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미래를 상상해봐. 아. 같이 맥주 마시는 것도 좋아했던가? 아무튼 뭐든 떠올려봐.”

종필이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자지를 넣었다 뺐다 반복해주었다.

나는 오르가즘이 전신으로 퍼져가는 것을 느끼며, 그와 미래를 함께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너무, 너무나 행복했다.

“흐응...으응...사랑해...사랑해...정말 사랑해...♥”

종필이와 함께하는 미래는 완벽했다.

신혼 첫날 진득한 사랑을 나누고, 주말이면 하루 종일 침대에 박혀 농밀한 섹스를 하고, 섹스가 끝나면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고.

그러다가-

“흐으읏!! 흐읏...♥”

이, 이렇게 다시 섹스를 하고.

그렇게 임신을 하면 나와 그를 닮은 아이를 낳아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셋째까지 낳고 나서도 우린 여전히 서로에게 불타올라 모텔을 가고, 또다시 사랑을 나누고....

“어때? 나와 함께하는 미래가.”

그때, 이어지는 생각을 끊는 종필이의 목소리.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다리로 그의 허리를 조이며, 질에 힘을 주어 그의 자지를 꽉 조였다.

그리고 답했다.

“행복해. 더 바랄 수 없을 만큼, 너무 행복해.”

“그럼 나를 완전히 받아들여. 이제 넌 내 거야.”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그의 말을 긍정했다.

이제 나는, 온전히 그의 여자가 될 것이다.

“그럼 마무리를 지어볼까.”

그는 그렇게 말하며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그러자 대량의 쾌락이 몸을 찌릿하게 만들며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퍽! 퍽! 퍽! 퍽! 퍽! 퍽!

“흐웃! 응옥! 오옥! 흐오옥! 흐움! 으혹!”

짐승 같은 신음을 터트리는 나.

그 와중에도 나는 그의 씨를 받겠다는 일념으로 보지를 꽉 조였다.

사랑하는 그의 아이를 임신해 화목한 가정을 이룬 미래를 상상하며, 그의 사정을 촉진 시켰다.

“크으윽!!”

이윽고, 그의 신음과 함께 질 안에 따뜻한 감각이 퍼져나간다.

그의 자지에 달라붙은 질주름에 그의 자지가 맥박하고 있는 게 선명히 느껴진다.

그의 진득한 정액이 내 안에 퍼지는 것이다.

아아, 이제 나는 그의 여자가 되었다.

드디어 주인님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사랑해...사랑해...박종필...♥ 키스해줘...♥”

진한 사정의 여운을 맛본 그는 자지를 박아넣은 채 키스해주었다.

나는 그와 완벽한 하나가 되어 진한 키스를 나누며 평생 그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쭈웁...♥”

그렇게 진득한 키스를 나눈 우리.

나는 도대체 몇 년만 인지 모를 해맑은 미소를 터트렸다.

이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을 정도였다.

“사랑해...”

이제 더는 바라는 게 없다.

그와 함께할 수 있다면, 난 모든 걸 버릴 수도 있다.

“백하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낯설었다.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야. 정확히는 최면에서 깰 시간인가.”

.....?

꿈? 최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갑자기 왜 그런 이상한 말을...

-화악!

그때, 걷어지는 안대.

눈을 찌르는 조명.

결국 나는 최면에서 깨고 말았다.

감았던 눈을 뜨니, 나는 어느새 침대 위에 있었고, 정성민은 내 음부에 자지를 박아넣은 채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어땠어? 만족스러웠나.”

정성민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문득 그의 행동과 목소리가 최면 속의 박종필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박동하고 뺨이 홍조로 물든다.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던 그 순간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키스할까?”

그러다 갑자기 키스를 제안하는 정성민.

그와 키스한다 생각하니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아려왔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을 보니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홍당무처럼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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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면에 완벽하게 걸려든 백하윤은 최면이 끝났음에도 나를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최면에서 본 박종필과 나를 동일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나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으며 머리를 쓰다듬고 키스를 해주었다.

눈물로 범벅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 땀으로 헝클어진 잔머리를 정리해주었다.

백하윤의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다.

“표정을 보니 만족한 모양이네. 그럼 이제 씻으러 갈까.”

최면이 제대로 통했음을 확인한 나는 그녀의 질 속에 있던 자지를 빼냈다.

아니, 빼내려 했다.

허나 그 순간 그녀의 질이 내 자지를 꽈악 조이며 그녀의 다리가 황급하게 내 허리를 감싸 안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도 못한 채 옆을 보며 우물쭈물 말했다.

“조, 좀 더 이렇게 있어줘... 좀더...”

아직 최면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듯한 그녀.

나는 상당히 고분고분해진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내게 기댄다는 것은, 나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넘어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니.

“그래. 좀 더 이렇게 있을까.”

하여 난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그녀의 자궁입구에 귀두를 밀착시킨 채, 그녀를 끌어안고 몸과 몸을 완전히 밀착시켰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었다.

“그래. 이대로 같이 있자. 하루 종일이라도 안아줄게”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백하윤의 볼에 입을 맞춰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몸 전체가 부르르 떨려왔다.

완전히 몸을 밀착했기에 그녀의 움찔거리는 몸짓 하나하나가 그대로 전해져왔다.

“하-아. 하-아.”

또한 내 귀에 내뱉는 숨결 또한 가빴다.

귀에 닿는 호흡에서는 열감이 전해진다.

꾸물꾸물 움직이는 질주름이 내 자지를 꽈악 조여온다.

그녀는 확실히 내게 완전히 마음을 열어놓고 있었다.

“15년 전으로 돌아가니 어때.”

나는 다시 한번 볼에 입을 맞추며 그렇게 질문했다.

백하윤은 새빨개진 얼굴로 내 질문에 답했다.

“조, 좋았어요... 오랜만에, 과거에 있을 수 있어서...”

“뭘 갑자기 말을 높이고 그래. 몸까지 섞은 사이인데 편하게 말해”

“..... 으, 응.”

“그래서, 몸 안쪽에 남아있던 가려움은 사라졌나? 어때.”

주인님이 아니면 해소해 줄 수 없는 아련한 욱신거림.

만약 내 최면이 제대로 통했다면 그 감각은 사라져 있어야 한다.

나는 다소 긴장된 상태로 백하윤의 말을 기다렸다.

“이제, 이제 안 느껴져. 당신과 이렇게 안고 있을 때는....안심이 돼.”

역시.

내 추측이 맞았다.

이희연이 내게 넘어온 것처럼, 그리고 이하영 또한 결국 내게 넘어온 것처럼.

조교를 하는 데 있어 ‘마음’이란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어떤 사람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에, 쾌락과 약간의 세뇌 공정이 더해지면 주인님의 세뇌도 뚫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백하윤의 세뇌가 망가진 것도 고려해야겠지.’

하지만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게, 현재의 백하윤은 주인님의 세뇌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백하윤에게 썼던 방법이 이신아와 정성아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것보다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을 개발하여, 그녀들을 되찾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저기... 나 하나 물어봐도 될까.”

어쨌든 그건 그거고.

돌연 백하윤이 내게 말을 건넸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말... 정말 종필이가, 나를 용서해 줄 거라 생각해? 이제라도 마음을 전하면...”

“아마 용서해주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자지를 한번 움찔거려 질 전체를 자극해주었다.

연이어 박아넣은 자지를 문지르며 그녀의 몸에 쾌락을 주입해 넣었다.

그러자 백하윤이 눈을 까뒤집으며 미소를 지었다.

“흐오옷...♥ 저어... 정말...?♥”

“그럼.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봐서 잘 알고 있어. 결국 박종필은 널 버리지 못할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백하윤의 뺨에 다시 한번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기분이 좋아진 백하윤이 나를 꽈악 안으며 입을 열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너무나 안심돼. 너무 행복해...”

나를 부서질 듯 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백하윤.

그녀의 표정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표정이었다.

허나 이대로 두면, 그녀는 박종필에게 더욱 마음을 둘 것이다.

“하지만 박종필은 네게 이런 쾌락을 주지 못 해. 그는 주인님에게 완전히 굴복해버렸거든”

하여 난 있는 사실을 얘기하여 박종필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그리고 나의 가치를 좀 더 올렸다.

“하지만 난 아니야. 내게 기대면, 앞으로 계속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어.”

“흐으...하, 하지만 난, 난 정말 그가...”

“알아. 그와 헤어지게 하거나, 그러진 않을 거야. 그와 다시 새출발 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줄게”

난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키스를 시도했다.

그러자 백하윤이 눈을 감으며 내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내 목에 팔을 두르고 열정적으로 혀를 섞으며 내게 매달려왔다.

“우움...♥ 고마워...♥ 사랑해...♥ 정말로...사랑해♥”

고맙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번갈아 가며 하는 그녀.

이제 백하윤은 내게 완전히 넘어왔다.

나의 세뇌가 완전히 먹혀든 것이다.

‘이제 원래의 박종필을 향한 마음은 용서를 받고자 하는 마음밖에 없겠지’

백하윤이 박종필에게 바라는 마음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그에게 용서받고 싶은 마음과, 다른 하나는 그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즉, 첫 번째 마음은 박종필에게 느끼는 죄책감이었고, 두 번째 마음은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난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뺏어왔다.

최면을 통해 15년 전의 박종필에게 빙의해,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쾌락을 주입해주는 방법으로 그녀의 소중한 마음을 뺏어온 것이다.

“네가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아줄게. 네 과거를 얘기해줘”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추억보정이 된 그녀의 과거밖에 없었다.

오로지 그녀와 박종필만이 공유하는 아름다운 추억을 나와의 섹스로 덧칠하면, 그녀의 세뇌는 완전히 마무리된다.

‘키워드는 비와 바람. 그리고 천둥인가.’

이번 최면을 통해 백하윤의 가장 소중한 기억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치는 밤, 박종필과 나눴던 첫 경험을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오고 있었다.

그 아련한 기억이 박종필을 향한 절절한 사랑의 원동력이었다.

‘그걸 내가 빼앗아주지.’

하여 난 그 사랑의 원동력을 뺏어오기로 했다.

비슷한 상황과 분위기를 연출하여, 나와의 섹스로 덮어버리면 박종필을 향한 애정이 내게 완전히 이전될 것이다.

‘마침 운이 좋아. 태풍이 온다고 했으니’

만약 세뇌의 여신 같은 게 있다면, 그년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고 있었다.

앞으로 일주일 뒤면 한국에 태풍이 상륙할 텐데, 덕분에 상황을 연출하기 아주 쉬워졌다.

이제 일주일 뒤면, 백하윤은 완전히 내 여자가 될 것이다.

***

정성민.

나는 그를 주인님의 아류에 불과한 애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순식간에 내 위로 치고 올라온 그를 인정할 수 없었고, 불쑥 내게 찾아온 그를 무시했었다.

하지만 일주일 전 그의 저택에 불려가 몸을 섞고 난 뒤에는, 그에 대한 생각이 모두 바뀌게 되었다. 그는 정말 주인님을 뛰어넘을지도 모르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고, 여러모로 대단한 남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주인님의 아류작이 아닌 새로운 어떤 것이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트는, 새로운 종류의 ‘주인님’이라고 해야 할까.

같은 ‘주인님’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명과 암이 나뉘듯 두 주인님도 완벽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기존의 주인님이 진득한 어둠이라면, 새로운 주인님은 찬란한 빛이었다.

“하아... 하아...”

하지만, 여전히 내 안에 어둠이 존재하고 있었다.

날 미치게 만드는 ‘아련한 욱신거림’은 이제 사라졌으나, 아직 내 안엔 주인님의 자지를 맛보고 싶다는 욕망이 잔존 하고 있었다.

그분에게 머리를 짓밟히고, 그분의 소변을 받아먹고, 목이 졸려 뺨을 맞는, 그런 자기 파괴적인 욕구가 여전히 내 안에 꿈틀거리고 있다.

‘네가 천박하게 떨어질수록, 박종필은 행복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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