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0화 (130/303)

그렇게 약 5분간의 청소 끝에 깨끗해진 자지.

백하윤이 입술을 날름거리며 녀석의 자지를 손가락으로 꾸욱 눌렀다.

[조금 부활한 거 같은데? 한 번 더 할까?♥]

[좋습니다.]

이윽고 녀석과 백하윤의 섹스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엔 녀석도 꽤나 분발해 40분간 섹스를 했지만, 여전히 백하윤은 만족하지 못한듯했다.

[흐음... 좀 아쉽네. 좀 더 단련하면 괜찮으려나.]

[.....]

[너, 다음 주에 다시 부를 테니까, 그때 또 와. 오늘은 수고했으니까ㅡ.]

백하윤은 그렇게 말하며 지갑에서 수표를 여러 장을 꺼냈다.

1천만원 짜리 지폐 6장이었다.

[이거로 정력에 좋은 거 사 먹어♥ 다음에 나를 더 만족시켜 줄 수 있으면, 내가 스폰해 줄 게. 갖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구]

[아. 감사합니다.]

[그럼 잘 가~ 나중에 또 부를게♥]

[예. 그럼 전 이만.]

녀석은 그대로 백하윤의 침실에서 퇴장했다.

백하윤은 호출벨을 눌러 하인을 부른 뒤, 섹스로 엉망이 된 침대를 청소시키도록 했다.

그 사이 그녀는 샤워를 한 뒤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하아...]

가운차림의 그녀는 한숨을 내쉬곤 침대에 털썩 누웠다.

그리곤 담배를 피우며 한동안 와인을 들이키다,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허나 오랫동안 시달려온 불면증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그녀였다.

그렇게 새벽 3시가 되었다.

[흐윽.....하으으....]

그녀는 돌연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 TV를 틀어 각종 음원상을 휩쓰는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TV를 끄곤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병신년! 천박한 년! 멍청한 년!]

[-짜악! -짜악! -짜악!]

[흐으으으....하으으...]

자신의 뺨을 때릴 정도로 자기 혐오에 시달리는 백하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을 학대하고 흐느끼고 소리를 지르다, 다시 TV를 틀었다.

이번에는 너튜브 영상으로, 자신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영상이었다.

[...히히...]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눈을 맞춰주며 상냥하게 사인을 해주는 백하윤.

그녀는 TV 속 자신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여태껏 내가 본 미소 중 가장 미소다운 미소였다.

[미안해요. 이런 여자라서...]

허나 그런 미소도 잠시뿐.

이내 그녀의 얼굴에 만연했던 미소도 덧없이 흩어졌다.

그녀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뒤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주인님....주인니임....괜찮다고 해주세요.... 칭찬해주세요....]

이제 그녀는 주인님을 찾기 시작했다.

꺼억 꺼억 울며 주인님의 이름을 부르다, 폰을 들어 주인님에게 끊임없이 통화를 시도하는 그녀였다.

허나 주인님은 끝끝내 그녀의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다.

[아, 안돼! 주인님은 질척거리는 여자 싫어하는 데! 씨발, 병신같은 년!]

통화가 불발되자 백하윤은 그렇게 소리치며 폰을 집어던졌다.

그리곤 서랍이 있는 곳으로 쿵쿵쿵 걸어가 주사기와 약을 꺼내 들었다.

[씨발....씨발. 씨발 씨발...]

그녀는 욕설을 중얼거리며 주사기에 약물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자신의 팔을 끈으로 묶은 뒤, 주사기를 꽂아 약물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이 까뒤집혔다.

[흐흐흐흐....씨이발....♥]

약빨이 돌자, 비실비실 웃으며 침대로 돌아가는 그녀.

그녀는 약에 홀려 헛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흐흐...히히히... 감사합니다~ 제가 백하윤입니다...히히]

[아~ 왔어? 맥주 사 왔네? 키히히히. 오랜만에 짠~할까?]

[어엇! 주인님~? 이제... 이름 알려주시게요? 네? 결혼이요? 정말요?...]

[아~ 붙잡지 마. 주인님이 나랑 한 대. 히히히히... 붙잡으려면 그때 붙잡았어야지. 응? 아....]

[아... 미안해. 나 천박한 여자였지. 미안해...미안해...]

[에이씨! 무슨 상관이야! 너... 넌... 아, 아무것도 모르잖아. 아무것도 모르잖아!]

[내가, 내가 어떤 심정...어떤....흐으으으.... 내가 어떤 심정으로...하으으... 나도, 나도 고통스러워서...그땐 어쩔 수가....]

당최 무슨 뜻인지 모를 헛소리를 지껄이던 그녀.

우울증이 도진 그녀는 다시 서랍이 있는 곳으로 쿵쿵 걸어갔다.

그리고 또다시 약을 주사하며, 두 눈을 까뒤집었다.

[크히히히! 이거지 이거♥ 왔다앗♥]

그녀는 몸을 덜덜 떨며 침대로 들어갔다.

그리곤 자신의 유두를 꼬집고 음부를 쑤시며, 기괴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크힉...힉...이익...히잇...♥]

[-찌걱찌걱찌걱찌걱]

약의 힘을 빌려 자위의 오르가즘을 느끼기 시작하는 백하윤.

이윽고 그녀는 두 다리를 빳빳하게 세우며 푸슛 푸슛 조수를 뿜기 시작했다.

한국의 대표 미인이라기엔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후.......음호옷....♥]

허나 이런 천박한 자위로 인해, 드디어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그녀였다.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으며 몸을 축 늘어트렸다.

그녀가 눈을 감자, 눈동자에 고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잠에 빠졌다.

[용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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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복실에 앉아 백하윤의 영상을 몇 개 더 봤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죄책감을 느끼고 있군.’

백하윤.

최근 그녀의 영상 5개를 살펴봤을 때, 그녀는 항상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확히 어떤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백하윤은 죄책감 때문에 심각한 우울증과 자기비하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주인님의 세뇌도 완벽하진 않군.’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백하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꽤 크다.

왜냐하면 그녀가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은, 곧 주인님의 세뇌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게 주인님이 즐겨 쓰는 세뇌방법은 죄책감을 쾌락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가족이나 연인. 혹은 소중한 어떤 것을 저버릴 때 쾌락을 느끼게 하여, 점점 더 그 행위를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여 이 조교에 걸려든 조교 대상은 쾌락을 느끼기 위해 스스로를 망가뜨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가족과 연인을 배신하고, 소중하게 지켜왔던 가치를 내다 버리며 쾌락만을 갈구하는 짐승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 완벽한 예시로 이하영과 이희연. 그리고 이신아와 정성아가 있다.

‘그런데 백하윤은 이제 그렇지않지.’

허나 지금의 백하윤을 보면, 그런 세뇌 매커니즘이 제대로 발동하지 않은 듯하다.

원래라면 죄책감을 느끼긴커녕 부도덕한 행위에 쾌락을 느끼기 마련인데, 지금의 백하윤은 심리적 압박을 받으며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다면 백하윤의 세뇌는 왜 이렇게 느슨하게 풀린 것일까.

단순 최근 3개월간 주인님이 그녀를 안아주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주인님은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에겐 언제나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백하윤 또한 지난 15년간 뒷세계의 한 축을 담당하며 주인님의 총애를 받아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랬던 그녀를, 왜 이제 와서 내치려고 하는 것일까.

혹시 그녀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아니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백하윤에게 질려서?

아니, 그런 이유 따위가 아닐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주인님이 백하윤을 버리는 이유는 그녀가 망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의 세뇌로 그녀를 컨트롤 할 수 없으니, 망가진 그녀를 버리고 ‘정성아’라는 새로운 부품을 끼워 넣으려는 것이다.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자그마치 15년이다.

백하윤과 박종필이 망가진 삶을 살아온 세월이.

둘은 15년간 주인님이 주는 쾌락을 받아먹으며 자신의 인생을 바쳐왔고, 이제 그 쾌락의 약빨이 완전히 떨어져 버려질 위기에 처해 있다.

결국 주인님의 견고한 조교도 오랫동안 지속-반복되면 무뎌지기 마련인 것이다.

‘이제야 그림이 그려지네.’

따지고 보면 나는 박종필의 후계자, 이하영은 백하윤의 후계자였다.

다만 ‘정성아’라는 훌륭한 대체재가 있기에, 이하영은 중간에 구원자에게 팔려갔을 뿐.

아마 주인님은 약빨이 떨어진 백하윤과 박종필을 버리고, 그 자리에 정성아와 나를 끼워 넣으려 했을 것이다.

“아.”

그때 문득, 뇌리에 번뜩이는 깨달음.

배일에 쌓여 있던 주인님의 그림이 단번에 보이는 느낌.

..... 애초에 주인님을 날 칠 생각이 없었다.

‘나를 회유하려 했었나.’

생각해보면 이상했다.

내가 이렇게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데, 그걸 그대로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게.

하여 난 이러한 주인님의 묵인이 ‘언제든지 날 제압할 수 있다’는 주인님의 계산이 깔려있는 줄 알았다.

너 따위 언제든지 제압할 수 있으니, 얼마나 성장하건 상관없다고.

허나 주인님이 애초에 날 품을 생각이었다면, 모든 게 맞아떨어진다.

아마 현재 주인님은 이러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이신아와 정현재를 돌려준다. 그 대가로 내가 키운 스트리밍 사업을 먹는다.’

주인님이 생각했을 법한 첫 번째 단계.

그것은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들이밀며, 내 스트리밍 사업을 차지하는 것.

그리고 대신, 내게 적대적인 박종필을 제거하여 그의 마약공장을 내게 넘겨주는 것.

거기에 더해 백하윤 또한 제거하고, 그 자리에 정성아를 꽂아 넣어 정성아의 신변에 안전을 약속하는 것.

아마 여기까지가 주인님이 그린 그림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하영은....’

이제 남은 것은 이하영.

주인님은 그간 나를 관찰하며 내가 절대 이하영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이하영이 접촉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가정할 시, 그녀를 인질로 잡을만한 카드가 있다는 것인데, 아마 그 카드는...

“구원자.”

구원자.

주인님과 구원자가, 몰래 내통하며 나와 이하영을 주시하고 있는 거라면.

....만약 그렇다면, 주인님과 나의 수싸움에서 내가 밀리게 된다.

현재로선 주인님과 구원자가 붙어먹으면 이길 방법이 없다.

아마 주인님은 여기까지 계산을 모두 마치고 내게 협상카드를 들이밀 것이다.

구원자와의 야합 아래 이하영과의 교제를 허락하고, 또 내 가족을 돌려주는 대신 스트리밍 사업을 모두 자신에게 넘기고 복종하라고.

그런 카드를 내밀 것이다.

‘이거 재밌네.’

그렇다면 마지막 변수는 차도연 검사뿐이다.

그녀를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서, 이 게임의 모든 승패가 갈릴 것이다.

어떻게든 차도연 검사를 완전히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아직 차도연 검사의 존재는 모르고 있을 테니.

‘..... 우선은 백하윤에게 집중하자.’

그렇게 수십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수싸움을 하던 나는,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은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패를 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백하윤과 박종필이라는 패를 내 것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앞으로 있을 수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쉬이이이익...

그때, 때마침 백하윤의 캡슐이 가동을 마쳤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난 것이다.

나는 백하윤이 있는 캡슐로 가 그녀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

공허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백하윤.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나지막이 말했다.

“약빨이 다 빠져서 좀 우울하긴 할 겁니다. 그래도 이제 쾌락을 느끼게 해줄 테니, 좀만 더 버텨봐요.”

“.....”

백하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내 손을 잡고 캡슐 밖으로 나와,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말했다.

“괜히 따라왔어요. 이렇게 좆같은 기분은 오랜만이네요.”

“뭐, 지금은 어쩔 수 없죠. 약이 모두 빠졌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해야 극상의 쾌락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주인님은 이런 거 안 해도 느낄 수 있는데.”

“그래요? 아닐 텐데. 주인님과 해도, 조금 부족했을 텐데. 특히 최근에 섹스했을 때는 더욱.”

“..... 그건. 그날 내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리고 주인님께서 바쁜 관계로 진심을 다 하지 않아서...”

“아니. 이제 당신은 주인님이 아무리 안아줘도 예전처럼 느끼진 못할 겁니다. 그런 몸이 돼버렸고, 그런 정신상태가 돼버렸죠. 주인님도 그걸 알고 있으니 당신을 안아주지 않는 거고.”

내 말에 충격받은 표정을 짓는 백하윤.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허, 헛소리! 주인님은 단지 바쁘니까. 한창 바쁘시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뭐, 그렇게 합리화하던가요. 하지만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내 말이 진실이라는 걸”

매일 새벽까지 고통에 몸부림치다 약에 의존하여 잠이 드는 그녀.

진실은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더욱 거대한 재앙이 되어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녀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으니 침묵하는 것일 테지.

“.....”

“하지만 제가 고쳐줄 테니 걱정마세요. 제 통제에만 잘 따르면, 예전과 같은 쾌락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네.”

처음 나를 도발했던 것과 달리, 상당히 고분고분해진 그녀.

약에서 해방된 그녀는 이토록 기댈 곳이 필요한 위태로운 사람이었다.

“저기 앉으세요.”

어쨌든 난 그녀를 데리고 다음 공정인 최면실로 데리고 왔다.

원래 이곳은 내가 키우는 조교사들이 ‘최면 치료’라는 명목으로 조교 타겟을 타락시킬 때 애용하는 곳인데, 오늘은 진짜 ‘최면 치료’ 용도로 쓸 생각이다.

“..... 도대체 섹스는 언제 하죠?”

다만 내가 가리킨 곳은 침대가 아닌 최면용 안락의자.

아무래도 이번에야말로 섹스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백하윤이 불만을 표시했다.

“잠깐만 앉아봐요. 이것만 하고 침실로 갈 겁니다.”

“..... 이따가 실망시키기만 해봐요”

백하윤은 그렇게 말하며 내가 가리킨 안락의자에 앉았다.

나는 그사이 음료에 약을 탄 다음,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탄 약은 마약 성분이 있지만, 중독성은 없고 최면에 도움이 되는 약이다.

주로 환각을 보게 만드는 기능이 있다.

“최면을 할 겁니다. 제 통제에 잘 따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 하. 최면이요?”

“당신 정신상태가 워낙 불안해서 말입니다. 본인도 잘 알고 있죠? 스스로 얼마나 불행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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