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8화 (118/303)

서로 최대한의 피해를 입힐 수 있도록 두 세력 간의 균형을 조절하며 결집 된 세력이 와해 되게 유도하는 것이다.

‘다행히 요원들이 곳곳에 잘 녹아들어 있어. 승산은 충분하다.’

구원자와 미스터 최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낼 때, 국정원과 검경의 고위층이 합작하여 심어놓은 국가의 요원들.

그들은 어느새 구원자와 미스터 최의 최측근이 되어 암암리에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는 중이다. 이번 ‘와해 작전’에서 그들까지 활용한다면, 미스터 최와 구원자 둘 다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

“후-우.”

차도연은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욕실 밖으로 나왔다.

수증기에 가려졌던 그녀의 완벽한 몸매가 은은한 불빛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매끈한 슬랜더의 몸매를 가진 그녀는, D컵의 가슴과 힙업된 엉덩이를 하고 있어 많은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곤 했다.

-스윽 스윽 스윽.

매끈한 겨드랑이에 고인 물기를 닦아내는 그녀.

그녀는 점차 아래로 내려가며 물기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볼록 튀어나온 가슴과 핑크빛 유두에 맺힌 물기를 닦아내고, 아랫 가슴 안에 맺힌 물기를 가슴을 살짝 들어 닦아낸 다음, 복근을 타고 흐르는 물기, 엉덩이골을 타고 흐르는 물기, Y존을 지나는 물기, 매끈한 허벅지와 장단지를 타고 흐르는 물기까지 닦아낸 다음, 마지막으로 엉덩이를 살짝 벌려 항문으로 들어가는 물기까지 완벽하게 닦아냈다.

“아우. 개운하네.”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 그녀는 잠옷으로 갈아온 다음 거실로 나왔다.

거실엔 쇼파에 앉아 과자를 씹으며 TV를 보는 언니가 있었다.

언니는 20년 전의 윤간을 당하고,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40살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하는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여전히 저렇게 아름다운데도.

“언니~”

하지만 언니가 시집을 가지 않아 좋은 점도 있었다.

이렇게 매일매일, 한 집에서 사랑하는 언니를 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차도연은 언니인 차지연에게 안기며 얼굴을 부비부비 파묻었다.

“후후. 씻고 왔니. 언니한테 안기려면 이렇게 씻고 안겨~ 아까처럼 그러지말구”

“치. 알았어.”

집에 들어오자마자 언니에게 안기려 했던 자신.

11일간 제대로 씻지 못한 탓에 몸 곳곳에서 냄새가 나, 언니에게 거절당한 그녀였다.

그래서 사랑하는 동생인데 꾹 참고 모른 척 안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닌가.

“오늘 기분 좋아 보이네? 일이 잘 풀려?”

그렇게 서러운 마음을 곱씹는 도중, 언니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차도연은 동그랗게 눈을 뜬 채 언니를 올려다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응. 오랫동안 추적해오던 사건이 이제 좀 풀릴 기미가 보이고있어. 헤헤”

차도연은 그렇게 말하며 언니의 배에 얼굴을 파묻었다.

차지연이 차도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치킨 먹을래? 치맥 어때.”

“음? 치맥?”

“응. 언니가 한턱 쏠게.”

사실 집에 들어오기 전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던 차도연.

허나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와 함께 먹는 거라면 배불러도 모른 척 함께 먹어줄 수 있는 그녀였다.

***

다음 날이 되었다.

정장 차림의 차도연은 휴대폰을 꺼낸 다음 그의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윽고 절도있는 부하직원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렸다.

“예. 팀장님”

“정성민한테 접촉할 거야. 위치 보고해”

“강원도에 있는 개인 거처에 있습니다.”

“그래. 거기로 갈테니까 계속 따라붙으며 보고해.”

“예.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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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하아-”

강변을 따라 일자로 늘어선 조깅 코스.

난 그 위를 달리고 있다.

그것도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산소가 모자라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산소를 갈구하는 폐가 혹사할 때까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

“하아- 하아- 하아-”

심장이 타는 듯한 기분.

목에선 쇳소리가 나와 가래가 끼기 시작하고, 얼굴은 땀과 눈물로 엉망이다.

온몸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머릿속엔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 계속 들지만, 난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내어 한계까지 나를 몰아붙인다.

“카흑. 하아- 하아- 후... 후...”

그렇게 한계의 한계까지 몰아붙인 결과, 난 단 한 번의 쉼 없이 목표지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난 무릎에 손을 받친 채 그동안 갈구해왔던 산소를 미친 듯이 들이마셨다.

카학 침을 내뱉고,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냈다.

터질 것 같이 붉어졌던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후ㅡ우.”

고개를 들어 풍경을 바라본다.

태양을 머금은 강, 흙길 위의 잡초,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나는 후드를 벗은 다음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머리 안의 열기와 땀을 식히며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열심히네요.”

그때, 어떤 여자의 음성이 내 귓속을 파고든다.

난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171cm의 큰 키에 무뚝뚝하고 차가운 인상의 여인이 생수를 건네고 있다.

풍겨오는 아우라 자체가 남다른 여인이다.

“누굽니까.”

난 경계를 늦추지 않되, 흥미를 가지고 여인을 훑어봤다.

날 바라보는 눈빛이 상당히 불손하나, 그것이 매력적이라 흥미롭다.

아직 한국이 계급제 사회였다면, 그녀는 필시 직계 왕족의 자제 중 하나였을 것이다.

“당신이 달리는 걸 쭉 지켜본 사람이요.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단순히 조깅을 의미하는 말은 아닌 듯하다.

날 바라보는 표정이나, 말투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누가 보내서 왔나.”

하여 난 말을 낮췄다.

주인님이 보낸 여인이면 나보다 높은 직급이 없고, 구원자가 보낸 여인이면 적이다.

“누가 보내다뇨. 스스로 찾아온 건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한 발자국 다가왔다.

자신의 명함을 내게 건네며 말한다.

“얘기 좀 하죠”

“.....”

난 명함을 보자마자 표정을 굳혔다.

솔직히 이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다.

정부 쪽 인사가 내게 접촉해오다니.

“걸으면서 얘기하죠.”

난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고 앞으로 걸어갔다.

차도연 팀장이 내 발에 맞추어 따라붙는다.

난 정면을 바라보며 입을 뗐다.

“나한테 접촉한 이유가 뭡니까.”

“기회를 주려고요.”

“기회?”

“네. 선처받을 수 있는 기회”

우뚝.

걸음을 멈춰섰다.

저절로 코웃음이 나왔다.

선처받을 수 있는 기회라니, 괘씸하긴 하나 흥미가 돋는다.

이 여자가 쥐고 있는 패는 무엇일까.

“선처라. 이거 재밌네. 내가 손만 쓰면 당신 직급 정도는-.”

“그 전에 당신이 죽겠죠. 미스터 최에게.”

계집의 입에서 튀어나온 주인님의 이름.

잠자코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정면을 응시한 채 다음 말을 이었다.

“보아하니 당신도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데, 단 일주일이라도 감방에 있다간 당신 세력들 모두 와해 되지 않겠어요? 출소하면 당신은 그대로 죽음일 텐데.”

..... 정곡이다.

이년 대체 뭐 하는 년이지.

“그러니 선처해주겠다는 거예요. 난 당신을 최종 승자로 내정해두었으니까”

“무슨 소리야.”

“당신과 당신 주인의 싸움. 그 싸움에 내가 힘을 실어줄게요. 대신 모든 게 끝나고 나면 5년만 썩다 나와요.”

씨발년이.

5년간 썩다 나오면 내가 최종 승자가 된다 한들 내 세력은 모두 공중 분해되고 없을 것이다. 이 빌어먹을 년이 싸그리 청소를 할 테니까.

“아니면 그냥 뒤지시던가요.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낫지 않겠어요?”

개씨발년.

당장 이년을 조지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고, 머리를 차갑게 식혀야 한다.

우선 이년이 왜 내게 접촉했는지 생각해보자.

“...암흑가 세력을 소탕하고 싶은 건가.”

내 말에 미간을 꿈틀거리는 차도연.

이윽고 그녀가 말했다.

“최종목적은 그렇죠. 그런데 당신이 협조 안 하면, 당신만 조지고 끝내려구요. 전 당신만 조져도 100% 진급할 수 있으니까.”

진급이 목적이라.

얼핏 보면 그럴듯하게 들리긴 하나, 암흑가 소탕은 고작 진급 따위를 대가로 나설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칫 잘 못 됐을 땐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일이 암흑가 소탕이다.

“이상하군. 진급이 목적이라기엔, 리스크가 너무 클 텐데. 당신 죽을 수도 있어.”

“그건 제가 알아서 해요. 아무튼 결정해요. 이대로 죽을지, 아니면 5년만 썩어있다 살아나올 건지.”

강한 어조로 날 밀어붙이는 차도연.

여기서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내 명운이 갈릴 것이다.

만약 이년의 계획에 동참한다고 했을 땐, 걷잡을 수 없이 파멸의 길을 걷겠지.

이년의 노림수는 뻔하다.

“씨발년이 듣자듣자하니까.”

난 곧바로 손을 뻗어 차도연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컥컥대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어디서 주인님과 날 이간질하려 들어? 날 감방에 처넣어?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봐. 주인님이 네년을 조지고, 날 꺼내주실 테니까.”

이년의 노림수는 뻔하다.

지금 나와 나누는 대화를 녹음해뒀다가, 이년의 계획에 내가 동참한다고 답하면 그것을 협박용으로 쓸 것이다.

그건 주인님을 배신하겠다는 내 의도가 드러난 증거자료가 될 테니까.

-후욱!

그때, 사타구니를 파고드는 발길질.

나는 곧바로 뒤로 물러서 발길질을 피했다.

내 손아귀에서 벗어난 차도연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날 노려봤다.

“왜 발뺌이죠? 당신이 발톱을 숨기고 있는 거, 다 알고 온건 데.”

“발톱을 숨겨? 이거 나와 주인님의 사이를 오해하고 있군.”

“.....”

나는 그녀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개수작 부리지 말라는 뜻이었다.

차도연 또한 이내 나와 비슷한 표정을 짓더니, 어깨를 으쓱거렸다.

“빡대가리는 아니군요?”

차도연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 안에 있는 폰을 꺼냈다.

그리고 녹음 중이던 파일을 일시중지 시킨 다음 내게 말했다.

“이제 됐죠? 그러니 동참할 건지, 안 할 건지. 답해요.”

-저벅. 저벅. 저벅.

난 대답 대신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녀는 경계태세를 취하며 뒷주머니에 차고 온 테이저건을 들었다.

난 그녀와 3보 거리를 둔 채, 그녀의 옷과 장신구를 훑어보았다.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한데. 당신이 가지고 온 소지품을 다 부수면 모를까.”

목걸이, 귀고리, 반지. 등등등.

도청장치를 심기 위한 금속품이 상당히 많았다.

적어도 저걸 모두 부수기 전까지는 본색을 드러내지 않을 생각이다.

“하. 좋아요.”

차도연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 안의 소지품을 모두 꺼낸 다음 내게 던졌다.

나는 차도연의 목걸이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목걸이랑 귀고리. 전부. 테이저건도 이리 던져.”

“테이저건은 안 되죠? 나를 방어할 최후의 수단인데.”

“그래? 그러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군. 내 대답엔 목숨이 걸려있는데. 내가 그런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나?”

차도연은 어금니를 으득 씹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몰래 녹음 중이라는 걸 들킨 이상, 그녀에게 명분은 더 이상 없었다.

-콰직!

난 차도연이 건넨 물품들을 모조리 부순 다음 다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곧바로 주먹을 말아쥔 다음 복싱 포즈 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보아하니 무술도 좀 배운 모양이었다. 내겐 가소로울 뿐이지만.

“가드 내려. 폭력을 쓰려는 게 아니니까. 몸수색만 할 뿐이야.”

“몸, 수색?”

“그래. 또 어딘가에 숨겨뒀을지 모르잖아. 확인 좀 하게 몸 좀 더듬지.”

난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숨겨진 도창 장치가 있나 찾아보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그녀의 겨드랑이, 가슴, 복부, 엉덩이 등 은밀한 부위도 터치하게 되었는데, 차도연은 주먹을 꽉 말아쥔 채 그 모든 수치를 견뎌냈다.

“흠. 일단 여긴 없는데, 안도 수색해봐야겠어.”

“..... 안?”

“어. 항문이나 음부 속에 숨겼을지도 모르잖아.”

차도연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곧바로 내 턱을 노린 펀치를 날렸지만, 난 그녀의 팔을 낚아챈 다음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크윽! 이거 놔!”

“다른 의도는 없어. 철저하게 확인하고 싶을 뿐이지.”

난 그렇게 말하며 차도연의 벨트를 풀었다.

차도연은 거칠게 몸부림을 치며 내게 벗어나려 했지만, 잘 단련된 나의 손아귀를 벗어날 순 없었다.

“이거 놔! 이제 더 이상 없어! 정말 도청장치는 없다고!”

처절함이 배인 음성.

아마 그녀의 말은 높은 확률로 진실일 것이다.

다만 이런 건 철저히 확인해둬야 해서 내 뜻을 굽힐 순 없었다.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의 바지를 아래로 벗겨냈다.

검은색 팬티와 새하얀 속살이 두 눈에 들어왔다.

“놔아아아!! 이거 놔!! 정말 없어! 이제 도청장치느읏!”

좆까라 하고.

난 그녀의 팬티를 그대로 내렸다.

그래도 그녀의 엉덩이를 벌려 핑크빛 항문 안을 살펴보았다.

향긋한 비누향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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