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7화 (117/303)

정현재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보♥ 당신도 감사 인사해야지? 어서♥”

지난 1년간 악몽버전의 아내에게 철저히 길들어진 자신.

정현재는 고개를 끄덕이곤 곧바로 도게자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TV 속 주인님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제 아내에게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발기부전에 인생 패배자인 저 정현재는, 주인님에게 흡!”

감사 인사를 올리는 도중, 아내가 자신의 등에 올라탔다.

그녀의 축 처진 뱃살과 비대한 유방이 등 곳곳에 맞닿으며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의 유두를 꼬집으며 농염한 귓속말을 속삭였다.

“계속해♥”

“..... 발기부전에 인생 패배자인 저 정현재는... 주인님에게 아내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을 맹세합니다...”

“잘 했어♥ 5번만 더 읊자♥”

아내는 그렇게 말하며 목 뒷덜미에 쪼옥 쪼옥 키스를 해주었다.

이에 정현재는 정조대를 덜덜 떨어대며 아까와 같은 ‘감사 인사’를 5번 복창하였다.

그 사이 아내는 등 위에 반대로 올라타 자신의 항문을 핥아주기 시작했다.

얼굴을 깊숙이 엉덩이에 파묻고, 혀를 항문 안쪽으로 쑥 쑥 집어넣으며 극락의 쾌락을 느끼게 해주었다.

“쿠우웃...♥”

정현재는 두 눈을 까뒤집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85kg의 육중한 아내를 등에 받치고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이 쾌락을 조금이라도 더 맛보고 싶어 무게감을 버텨내며 항문을 움찔움찔 떨어댔다.

[후오옥! 후옥! 후우움! 주, 주인니이임! 후오옥! 우옥!♥]

그때, TV속 주인님에게 박히고 있는 아내의 교성이 흘러나왔다.

정현재는 숙였던 고개를 치켜들어, 우람한 자지가 아내의 음부에 들락날락하는 광경을 두 눈에 담았다. 퍼억 퍼억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에 자신의 정신력도 두들겨 맞는 기분이 들었다.

‘하하하하. 괜찮아. 어차피 이건 꿈이잖아. 즐기기만 하면 돼’

정현재는 연신 눈물을 쏟아내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자꾸 이 말도 안 되는 광경을 현실로 인식하려는 자신을 질책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후후♥ 주사 필요해?”

그때, 자신의 상태를 눈치챈 아내가 똥까시를 멈추고 주사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정현재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사를 놔달라고 했다.

“그럼 약 들어갑니다앗...♥”

엉덩이에 느껴지는 따끔한 감각.

허나 그것도 잠시, 이내 나른한 감각이 온몸에 퍼지며 부풀어 터질 거 같은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갈기갈기 난도질당한 마음에 포근한 온기가 느껴지며 행복감이 온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크히히히히...사랑해... 사랑해 여보...♥”

정현재는 모니터 속 보지와 항문만 드러낸 아내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허나 모니터 속 아내는 연신 짐승 같은 교성을 터트리며 자신의 음부 안에 들어온 자지를 꽈악 꽈악 조여대기만 할 뿐이었다.

[후움! 호옥! 안에...! 안에 듬뿍 싸주세요오오...! 주인니이이임! 후오옥!♥]

모니터 속 아내는 그렇게 말하며 보지를 꽈악 조였다.

보지 주위에 듬성듬성 자라난 털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갈 정도로 가랑이 근육에 힘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보지 안에서 주르륵 흘러나온 냉이 항문 안으로 쏘옥 들어갈 만큼 괄약근에도 힘을 주었고, 혹시라도 주인님이 질외사정을 할까 봐 두 다리로 허리를 감싸 안아 무사히 질내사정을 받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다.

[크아아악! 이 씨발년이!]

이윽고 아내의 질압을 버티지 못한 주인님이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신의 등위에 올라탄 아내도 자신의 항문에 혀를 집어넣은 채 조수를 뿜기 시작했고, 뿜어져 나온 조수는 자신의 등과 머리를 적시고 아래로 흘러 내려왔다.

“호옷...........♥”

“크우욱........♥”

그리고 정현재 또한, 눈을 까뒤집은 채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정조대 안에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던 자지에 팟! 하는 느낌이 오며, 요도 밖으로 새하얀 정액이 줄줄줄줄 흘러내렸다.

-달그락! 달그락! 달그락! 달그락!

움찔움찔 위아래로 떨리며 사정을 하는 자지.

그럴 때마다 정조대가 바닥을 툭 툭 치며 달그락거리는 강철 소리를 내었다.

“후우... 오늘도 좋았지? 만족했어?”

해맑은 아내의 목소리.

정현재는 사정의 여운을 느끼며 혀가 꼬인 발음으로 답했다.

“허응......”

“후후...♥”

아내는 자신의 답을 듣고 키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자신의 등에서 내려와 무릎 베개를 해준 다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이제 시원하게 쌌으니까, 다시 자러 가야겠지? 재워줄게♥”

정현재는 반쯤 풀린 동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신아는 육중한 허벅지로 정현재의 얼굴을 감싸더니, 그대로 힘을 줘 기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읍....! 으읍! 으으읍!!”

점점 가빠지는 호흡, 멀어져가는 의식.

이신아는 고통스러워하는 정현재를 보며 눈을 까뒤집었다.

한때 목숨만큼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망가뜨린다는 배덕감에 조수를 뿜어댔다.

정현재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조수를 얼굴로 맞으며 질식의 쾌락을 느꼈다.

산소의 결핍으로 인한 고통은 잠시뿐, 나른한 감각과 패배감이 동시에 퍼지며 의식이 점점 꺼져갔다.

정현재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

정현재가 눈을 뜬 것은 다음 날이 되어서였다.

그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조용히 눈을 떴다.

눈을 떠 바라본 곳엔 젊은 날의 아내가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다시 좋은 꿈이구나.”

정현재는 눈물을 머금으며 젊은 날의 이신아, 아니 그렇게 꾸며진 정성아를 바라보았다. 정성아는 정현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그 여자한테 또 당한 거야? 왜 이렇게 말랐어.”

“하하... 이제 괜찮아. 당신이 왔잖아.”

“... 요즘 자주 못 와서 미안해. 일이 조금 바빴어.”

“하하하. 그래. 그 시절의 당신은 참. 바쁜 사람이었지. 사회활동에 공부에 운동에 집안일에 엄청 바빴었잖아.”

정성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곤 정현재의 정조대를 풀어준 다음, 입을 열었다.

“우리 밥 먹을까? 너무 야위었어. 밥 좀 챙겨 먹지 좀.”

“하하하. 벌써부터 잔소리는. 그래. 밥부터 먹자.”

“응. 당신 좋아하는 한식으로 먹자.”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밖에서 대기 중이던 그녀의 부하들이 들어오며, 미리 준비해두었던 음식들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먹자.”

이윽고 음식이 모두 차려지고, 정현재와 정성아는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젊은 날의 아내를 바라보는 정현재의 얼굴엔 활기가 넘쳤고, 그는 잔뜩 신이나 과거의 추억거리를 이야기했다.

이에 정성아는 적당히 호응해주며 정현재의 기분을 맞춰주었고, 그렇게 그들은 화목한 부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후-우.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다. 얼마 만에 이렇게 먹는지 몰라.”

정현재는 배를 탕탕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정성아는 손목시계를 힐끔 확인한 뒤, 헝클어진 정현재의 머리를 정돈해주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얼마 없네. 나랑 더 하고 싶은 거 없어?”

걸그룹 ‘아인’의 메인보컬이자 리드댄서인 정성아는, 꽉 찬 일정표 때문에 시간을 거의 낼 수 없었다.

최단 기간에 정상급 걸그룹에 오른 만큼, 이곳저곳에서 부르는 곳이 많아 소화해야 할 일이 넘쳐났다. 지금 이 스텐스를 잘 유지해야 주인님에게 쓸모있는 유명인사가 될 수 있기에, 정성아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몸을 굴리고 있었다.

“어, 얼마나? 이제 겨우 밥만 먹었는데...”

그렇기에 점점 피폐해져 가는 정현재를 챙겨줄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차근차근 정상의 길을 오르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만드는 게 피폐해져 가는 정현재의 모습과 감감무소식인 오빠의 행방이었다.

“미안. 대신 남은 30분 동안은, 뭐든지 해줄게. 당신이 좋아하는 거 아무거나 전부.”

미안한 표정을 짓는 정성아를 바라보며 정현재는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그는 정조대가 완전히 벗겨진 자신의 자지를 바라보곤, 고개를 들어 정성아에게 말했다.

“그럼 나. 당신과 제대로 하고 싶어. 무, 물론 당신에게 당하는 것도 엄청...진짜 엄청 기분 좋고 흥분되는데, 그게 끝나고 나면 후유증이 좀 있어서.”

자신과 몸을 섞어달라는 정현재의 부탁.

정성아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곤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대로 그를 데리고 간 다음, 다리를 활짝 벌려 정현재의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끝마쳤다.

“들어와♥”

새하얀 허벅지 사이에 위치한 핑크빛 균열.

정현재의 자지가 터질 듯 발기했다.

약 2주 만에 정조대를 벗겨낸 그의 자지는, 으르렁거리듯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있었다.

“흐오옷!”

정현재는 눈을 까뒤집으며 정성아의 보지를 느꼈다.

정성아는 두 팔로 정현재의 팔을 감싸 안으며 그의 귀에 속삭였다.

“잔뜩 하자♥ 우리가 정말 사랑했던, 그때 그 시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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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간 내 사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전문 AV배우를 써서 연출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일반인을 배덕과 타락의 길로 빠지게 만드는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치며 매달 최대 판매량을 찍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백하윤을 통해 수명이 다 된 아이돌을 공급받고, 그 아이돌을 AV배우로 전향시키는 영상은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K-POP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게 해주었다.

거기에 더해 엄마와 양자가 서로 정을 나눠 아이를 출산하는 스토리, 자기관리에 철저한 운동선수가 식탐에 빠져 돼지로 타락하는 스토리, 남자를 싫어하는 깐깐한 수학선생이 자지에 미쳐 사는 스토리, 남편을 배신하고 탁란 임신을 하여 남편을 퐁퐁남으로 만드는 스토리 등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었다.

위에 언급한 스토리는 모두 내가 직접 타락시킨 년들의 이야기로, 지금은 BJ 활동을 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매료된 팬들의 돈을 빨아먹고 있는 중이다.

허나 이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단기간에 회원수가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는 바람에 회원들의 관리가 어려웠고, 그 때문에 영상이 유출되어 언론의 뭇매를 맞고 대중의 지탄을 받은 적이 있었다.

특히 유독 도덕적 기준이 엄격한 대한민국에선 엄마와 아들의 섹스, 딸과 아버지의 섹스, 운동선수의 타락 등등 자극적인 내 영상이 용납되지 않았다.

게다가 영상 안에 마약을 맞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나오다 보니, 특별수사팀을 꾸려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허나 대대적으로 수사를 한다 한들, 내 플랫폼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검경이 어찌할 순 없었다. 또한 이러한 사태를 대비해 보안도 철저히 해두었기 때문에, 어디로 영상이 새어 나갔는지 금세 루트를 파악하여 재발대비를 마칠 수 있었다.

그 결과 스트리밍 사업은 여전히 최대 판매량을 갱신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어느새 나의 사업은 주인님이 관리하는 도박장과 박종필이 운영하는 마약 공장을 뛰어넘어 뒷세계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여야겠군.’

허나 사업이 번창하면 번창할수록, 내게 걸어진 목줄 또한 점점 조여오고 있었다.

현재 주인님은 나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측근을 몇 명 붙여놨는데, 그들의 감시 때문에 완전히 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니 최후의 결전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주인님이 몸소 내 사업을 장악하려 들 테니, 그에 맞설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세력을 긁어모아야 한다.

이왕이면 실력 좋은 놈들로 말이다.

“희연아.”

“네, 주인님♥”

“중국 쪽 미팅이 새벽 2시랬나?”

“네. 1시간 20분 뒤입니다.”

주인님에게 맞설 수 있는 나만의 세력.

나는 그 세력을 모으기 위해 중국, 일본, 동남아 등등 외국의 조직을 끌어모으고 있는 중이다. 나는 그들에게 내 사업의 프렌차이즈화를 약속하고, 그들은 내게 힘을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미 국내는 구원자와 주인님이 대부분의 조직을 흡수한 상태이니, 그들에게 맞서려면 외국의 힘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현재 내가 마련해놓은 은신처에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자며 몸을 단련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그들의 사기와 충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달 박하린을 통해 여자노예와 물자를 제공해 주고 있는 중이다.

‘이 정도면 비등비등하려나.’

지난 1년간 아등바등 끌어모은 나의 세력들.

그들의 숫자가 주인님과 박종필이 보유한 조직원들의 수와 동률을 이룬다.

물론 개개인의 피지컬, 그리고 전투경험에 따라 승패가 갈리겠지만, 어쨌든 숫자만 따졌을 때 주인님의 세력과 동률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하영 쪽까지 붙으면’

이하영.

1년 전 나와 재결합을 한 이후로, 단숨에 내 수족에 오른 최고위 간부.

그녀는 현재 구원자의 충복을 연기하며 구원자의 새로운 지부를 장악하고 있었다.

강원도에 지어진 구원자의 제1 지부는 이하영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녀는 그곳의 인사들을 모두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어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구원자가 한 번씩 시찰을 올 때마다 머리를 바짝 조아리며 제1 지부는 모조리 그의 것임을 공표하긴 하지만, 이미 그곳의 노예들과 간부들의 마음은 이하영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저 이하영이 구원자에게 고개를 숙이니 같이 고개를 숙일 뿐, 그들의 주인은 명실공히 이하영이었다.

‘내 세력의 30%라. 나쁘지 않아.’

그리고 그런 이하영이 가지고 있는 전투조직의 수는 내 세력의 30% 정도.

나와 연대를 이루면 충분히 주인님의 세력에 맞설 수 있다.

이제 문제는 이빨을 드러낼 시기를 맞추는 것인데, 아마 조만간 그 시기가 올 듯싶었다. 내 성장에 질투를 느낀 박종필이,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오고 있으니 말이다.

조만간 그와 의도적으로 마찰을 일으켜 그의 세력을 조질 생각이다.

주인님과 그가 연대를 하여 나를 치기 전에 말이다.

‘당분간 라이브 쇼는 못 하겠군.’

내 조교에 빠져든 여자가 신념과 인간성을 버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라이브 쇼’

현재 이 쇼는 내 성인방송 플랫폼의 메인 컨텐츠 중 하나이다.

고결한 여자가 천박하게 전락하는 순간만큼 자극적인 것은 없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쇼’에 열광을 보내곤 했었다.

허나 이제는 여기에 시간을 투자할 틈이 없었다.

내 사업은 이미 성장할 만큼 성장했고, 이제 나는 전쟁을 앞두고 있다.

하여 나는 다가올 전쟁에 변수를 창출하기 위해, 슬슬 백하윤에게 작업을 걸어볼 생각이다.

주인님의 최측근인 백하윤을 흔들어놓을 수만 있다면, 그녀의 전 남자친구였던 박종필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오래전에 조교가 완료되어 완벽한 주인님의 수족이 된 백하윤을 흔들기란 쉽지 않겠지만, 다행히 그녀가 남색을 밝힌다고 한다.

주인님으로부터 완전히 졸업한 그녀는, 아직도 주인님의 자지 맛을 잊지 못해 여러 남자를 스폰하며 자신의 노예로 기르는 중이라고 한다. 그녀는 매일 자신의 침실에 최소 5명의 남자를 대동하여 광란의 섹스를 즐긴다고 하니, 그녀의 달아오른 몸을 내가 진정시켜 줄 생각이다.

“희연아. 내일 백하윤과 일정 잡아봐.”

***

-솨아아아아아....

새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욕실.

오랜만에 집으로 귀가한 차도연은 샤워를 하고 있었다.

지난 11일간 제대로 씻지 못해 쌓인 노폐물들이 샴푸와 바디워시와 함께 씻겨 내려간다.

“후우-.”

차도연은 김이 서린 거울을 손으로 문댄 다음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거울 속엔 차가운 인상의 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 나도 많이 변했네.”

그런 말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고.

그 사람의 얼굴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다 드러나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차도연의 삶은 복수만을 위해 달려온 삶이었다.

오로지 자신의 가족을 파멸시킨 ‘미스터 최’에 대한 복수심만으로 달려온, 증오와 분노로 점철된 삶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13살 이후 제대로 웃어본 적이 없었다.

엄마의 정신이 망가져 성노예로 팔려간 그 날.

7살 연상의 언니가 무참히 윤간당하고 돌아온 그 날.

더 이상 그녀의 인생에 미소지을 날은 없었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그녀는, 엄마를 되찾고 ‘미스터 최’를 감옥에 처넣겠다는 일념 하나로 험난한 인생을 달려왔다.

오직 자신이 가진 재능 하나로, 그에 대한 불타오르는 집념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이제 그를 처단할 날이 머지않았다.

‘벌써 20년인가. 20년...’

모든 비극이 시작된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었다.

그때는 미스터 최도 이만큼 거대한 세력을 이룬 자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불행 때문에 미쳐버린, 일개 심리학자에 불과한 자였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뒷세계에 자리를 잡아가며 이만큼이나 성장했다.

오랜전부터 뒷세계에 뿌리 내린 구원자에 견줄 만큼, 뒷세계의 양대산맥으로 성장해버렸다.

차도연은 주먹을 꽉 움켜쥐며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무능한 새끼들. 어떻게 저 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 할 수 있어.’

20년 전, 자신의 울부짖음에 아무도 응답해주지 않은 경찰들.

그들의 무관심과 무능력 때문에 미스터 최가 저만큼이나 성장해버리고 말았다.

그의 뒷돈을 처먹은 경찰 때문에, 그와 이해관계가 얽힌 정.재계 때문에, 미스터 최는 손댈 수 없을 만큼 커져 버렸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그녀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준비해왔어. 실패는 없다.’

그녀는 그동안 끈질기게 구원자와 미스터 최를 추적해왔다.

최대한 국가의 자원을 동원해서, 그것도 모자라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왔다.

그 결과 그녀는 한 가지 거대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 계획이란 구원자와 미스터 최를 충돌시켜 그들끼리 공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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