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제는 이런 사진이 몇 장이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는 이제 사진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스윽. 스윽. 스윽.
넘긴다.
옆으로 넘긴다.
하지만 사진은 계속 나온다.
정현재의 손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
계속 나온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진이 계속 나온다.
정현재는 미친 사람처럼 손을 움직여댔다.
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
사진을 보는 눈이 초점을 잃어간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삐- 하는 이명이 들린다.
코가 막히고 숨이 턱 막혀온다.
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
“아아아아!!! 으아아!! 흐아아아아!!”
내 삶의 빛이자, 나의 구원.
인생의 목표이자, 나의 영원한 반쪽.
그 모든 것들이 산산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이 자꾸만 자꾸만 번져가며 아득히 멀어지기 시작한다.
-툭. 투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흐릿했던 시야가 맑아지고, 타락한 아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흉측한 물건을 입에 가득 문 채 눈을 까뒤집고 콧김을 내뿜고 있었다.
“.....”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고,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멍하니 사진 속 아내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때, 얼굴에 무언가 씌워진다.
성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VR기기라고,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걸♥”
너무나도 해맑은 딸의 목소리.
이미 딸도 정상이 아니다.
정현재는 자신의 가족이 완전히 파멸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크크크크크큭....큭큭큭큭큭큭큭큭.....”
허탈하게 웃음을 흘리는 아버지와, 뒤에서 키득키득 웃고 있는 딸.
그녀는 VR기기와 연결된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리고 정현재의 귀에 이어폰을 꽂은 뒤, 침대 위에 있는 오나홀을 들었다.
오나홀은 따뜻하게 예열되어 있었다.
“크크큭....크크크크큭....프흐흐흐....”
정현재는 VR기기를 낀 채 광기에 찬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 사이 정성아는 음부를 찌걱찌걱 쑤셔 애액을 묻힌 뒤, 오나홀 내부에 슥슥 비벼 미끄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현재의 발기한 자지에 그것을 끼워 넣었다.
“흐오오오.....”
기분 좋은 신음을 흘리는 정현재의 모습.
정성아는 싱긋 웃으며 오나홀의 전동 스위치를 눌렀다.
오나홀이 우웅- 우웅- 떨리면서 정현재의 자지를 압박했다.
“흣! 흐읏! 흐으읏!”
그가 전동 오나홀을 느끼며 신음을 흘리는 사이, 정성아는 가방에서 주사기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약병에 꽂아 주우욱 내용물을 채운 뒤, 톡 톡 두들겨 한 방울을 찔끔 짜냈다.
찔끔찔금 물이 새어 나오는 게 정현재의 자지를 닮은 것 같아 조소가 번졌다.
“꾸우욱~ 기분 좋아지자...♥”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정현재의 허벅지에 주사를 찔렀다.
주우욱 주사기를 눌러 내용물을 집어넣고, 주사기를 바닥에 휙 던졌다.
그리곤 정현재의 이어폰 한쪽을 뺀 뒤, 교성이 섞인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같이 떨어지자...♥ 우리 가족 모두 타락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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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최는 상대의 심리적 맹점을 이용해 자신의 뜻대로 사고방식을 비트는 데 도가 튼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미스터 최에게 쾌락을 주입받으며 정신오염을 당한 정성아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같이 떨어지자...♥ 우리 가족 모두 타락하는 거야♥”
그렇기에 정성아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태연하게 웃으며 벌일 수 있었다.
이하영만큼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정성아를 미스터 최가 정성 들여 조교한 결과였다.
“흐하아앗...흐엇...”
반면 정현재는 더 이상 버텨낼 정신력이 남아있질 않았다.
그는 이미 아내가 떠나간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파멸 상태였는데, 거기에 자신을 벌레 보듯 쳐다보는 아들의 시선과, 이 모든 것을 장난스럽게 대하는 딸의 정신 나간 모습에 그나마 붙잡고 있던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기분 좋지...♥ 영상은 재밌어?”
그는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그저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자신이 당하는 일은 모두 꿈에서 당하는 일이며, 현실은 병실에 누워있을 뿐이라는 합리화를 하기로 했다.
“크하앗....하하... 그래, 이건 꿈이야...”
정현재는 VR기기로 이신아의 타락을 생생히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딸이 가슴을 비비며 오나홀로 대딸해주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영상 속의 이신아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집중해서 보았다.
[저, 저는 주인님만의...주인님만의 암컷 노예입니다...♥]
영상은 미스터최와 이신아가 온천여행을 떠났을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미스터최가 주입한 약물에 취해 스치는 손길 하나에도 절정하고 있는 상태였다.
[훌륭하다. 넌 이제 내 것이다. 내게 엎드려, 나의 노예가 될 것을 선언해라]
정현재는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자지를 발딱 세웠다.
그는 아내가 낯선 남자에게 절을 하는 광경을 보며 쿠퍼액을 질질 흘려댔다.
[저, 저는 주인님의 노예가...주인님만의 노예가아아앗-!]
[-프슛! 프슛! 프슛! 프슛! 프샤아아아아....]
[...되, 될 것을... 맹세합니다아...♥]
[아주 좋아. 훌륭한 암퇘지 노예다.]
[.....♥]
미스터 최는 뒤편의 침대로 걸어가 걸터앉았다.
그리곤 바닥에 바짝 엎드리고 있는 이신아에게 명령을 내렸다.
[이제 신부 입장해야지. 이리 와서 내 자지에 키스해라]
[아, 암퇘지 신부... 입장하겠습니다...♥]
이신아는 마치 돼지처럼 엉금엉금 네발로 기어갔다.
가는 길마다 애액과 침을 질질 흘리며, 꼴사나운 절정 얼굴을 한 채 미스터 최에게 다가갔다.
[-쪼옥♥ 쪼옥♥]
이윽고 쿠퍼액이 흘러나오고 있는 낯선 남자의 귀두에 두 번 입맞춤하는 아내.
정현재는 실성한 듯 하하하하 웃음을 터트리며 절정 했다.
이신아의 질을 본 딴 오나홀에 정현재의 정액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오나홀 안이 정액으로 가득 차며 찌걱찌걱이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정성아는 오나홀 밖으로 정액이 질질 새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곤 정현재의 자지를 압박하는 오나홀을 뽑아버렸다.
“금방 쌌네♥ 근데 되게 팔팔하잖아.”
방금 사정을 끝마쳤지만 정현재의 자지는 아직 굳건히 서 있었다.
굵기, 길이, 강직도 그 어느 하나 무너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손딸이라도 쳐줘야겠다♥”
정성아는 VR기계에 연결된 동영상을 바꾼 다음 정현재에게 손딸을 쳐주기 시작했다.
정현재의 쿠퍼액과 정액을 윤활유 삼아 그녀의 하얀 손이 리드미컬하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그렇게 정성아가 손딸을 쳐주는 사이, 정현재는 VR기기 속 아내의 완전타락선언을 보고 있었다. 영상 속 아내는 안대를 쓰고 사지가 결박당한 채, 외간 남자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었다.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으며, 보지와 항문을 훤히 드러낸 체 온몸을 부르르 떨어대고 있었다.
[하으으...후우우...후우우우우....주, 주이니이임...어서...♥]
시야가 차단된 아내는 언제 어디서 느낄지 모르는 쾌락에 몸을 벌벌 떨며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외간남자는 아내의 주위를 배회하며 그녀의 음부를 손으로 쑤시거나, 돌연 키스를 하거나, 유두를 빨다가 가슴을 콱 깨물거나, 아니면 아예 음부에 흉물을 삽입해 보내버리는 등 그녀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어서 선언해라. 남편을 버리겠다는 선언을 하고, 아이들을 버리겠다는 선언을 해라]
외간남자는 아내에게 가정을 버릴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정현재는 예정된 결말로 향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지를 발딱 세우고 있었다. 그녀는 머지 않아 가정을 버리는 맹세를 하고 짐승으로 전락할 것이다.
[나 이신아는 발기부전에 능력도-.]
[-퍽! 퍽! 퍽!]
[호옥! 오옥! 쓰레기-.]
[-퍽! 퍽! 퍽! 퍽!]
[흐오옥! 우움! 후움! 남편! 호오옥! 정! 현! 오옥!]
[-퍽! 퍽! 퍽! 퍽! 퍽!]
[사랑! 않, 흐잇! 응힛! 응호! 호옥! 저는! 으응-! 흐으으읏!]
[-푸슛! 푸슛! 푸슛! 푸슛! 푸슛!]
잠시 피스톤질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외간 남자.
그 사이 아내는 외간 남자를 꼭 끌어안은 채 자신을 버리겠다는 선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꼭 사이비 신도의 방언을 보는 것 같았다.
[나이시나눈쓰레기같은남펴헌...우움...나펴헌정혀재를사랑하지않슙니다하]
[좋아. 계속.]
[나이시나는쓰레기같교발기히부전남혀정혀재를사랑하지하습니다하...]
[더 빠르게. 계속! 계속!]
[나이시나는바기부저스레기남펴정혀재더이사사라하지...]
[좋아! 계속! 더 빠르게!]
[-퍽! 퍽! 퍽! 퍽! 퍽!]
다시 시작된 피스톤질.
이제는 문장의 형태를 잃어버려 외계어를 지껄여대는 아내.
하지만 그녀가 뭐라 지껄이든, 외간 남자는 상관하지 않았다.
[나이시나느바리부저니스레시라사라시안니사라브레타나펴저혀재이시아니느노사라하지....]
정신줄을 놓은 채 웬 외계어를 지껄이고 있는 아내.
외간남자는 완전히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내를 쓰다듬으며 ‘그만’이라고 말했다.
그제 서야 아내는 섬뜩한 방언을 멈추고 흐리멍텅한 눈으로 외간 남자를 바라보았다.
[너는 시험에 통과했다. 이제 너는, 완벽한 나의 사람이야.]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움찔! 움찔! 움찔! 움찔!
정현재는 아내가 외간 남자에게 완전히 넘어가는 영상을 보며 다시 한번 절정 했다.
분명 숨이 막혀올 만큼 너무나 고통스러운 광경이지만, 한편으론 이보다 더 큰 흥분을 맛본 적은 없었다.
그저 이것이 꿈이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히히...키히히히.....다행이다. 꿈이라서...다행이야...”
정현재는 정성아의 하얀 손을 정액으로 적시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정성아는 손 위에 얹어진 정현재의 정액을 그의 허벅지에 대충 슥-슥- 문대 닦은 다음, 티슈를 뽑아 닦아냈다.
“이걸로 완전히 망가진 거겠지? 한번 볼까...♥”
정성아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정현재가 뒤집어쓰고 있는 VR기기를 벗겼다.
그러자 퀭한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정현재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눈물범벅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아빠... 괜찮아?”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 보여 정성아는 정현재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은 다음 자신의 가슴 안에 파묻었다. 그리고 오늘따라 유독 새하얗게 새버린 머리를 스윽- 스윽- 쓸어주며 입을 열었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진 마. 응? 그냥 주인님에게 모든 걸 바치고, 쾌락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야. 지금은 분명 괴롭겠지만, 지금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아빠도 새로운 생활에 만족할 수 있을 거야.”
정성아의 위로에도 정현재는 여전히 멍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성아는 그런 정현재를 안쓰럽게 바라보다 이내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주사기를 하나를 꺼냈다.
“나도 처음엔 그랬어. 정말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매일 매일 죽고 싶었어.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모든 게 괜찮아져. 특히 약빨이 올라오면 모든 게 편안해진다?”
정성아는 주사기에 약물을 채워놓고 톡톡 두들겼다.
그리고 정현재의 팔에 주사를 꾸우욱 놔주고, 그의 입술에 살짝 키스를 해주었다.
“어때? 좀 괜찮아지지? 아빠도 이런 생활 2주만 하면 괜찮아질 거야. 약에 몸을 맡기고, 쓸데없는 신념이나 도덕관 좀 버리면 나처럼 행복해질 수 있어.”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정현재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녀는 자신의 복부에 정현재의 발기한 자지가 닿는 것을 느끼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후후 거봐. 금방 기분 좋아진다니까. 우리 가족 계속 행복할 수 있어♥”
우리 가족.
정성아는 아직도 타락한 엄마와 처음 조우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엄마는 이미 주인님에게 완전히 개조당해 자신의 나체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지만, 사실 정성아는 추악하게 타락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성아야♥ 엄마는 주인님의 아이를 품을 여자니까, 이 자리는 함부로 넘보는 게 아니다♥ 적당히 엉겨 붙는 게 좋을 거야♥’
하지만 자신을 견제하는 듯한 엄마의 말에 정성아는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녀는 주인님의 아이를 품고 자신을 깔보듯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글쎄. 엄마 나이도 있는데 애를 가지긴 힘들진 않나? 게다가 나는 젊고 이쁜 데다 건강한 아이도 낳아줄 수 있는데, 엄마는 그게 안 되잖아? 그러니 주인님의 아이는 내가 가져야 맞는 거지’
‘어머. 엄마 그동안 관리한 거 못 봤니? 그리고 너를 그렇게 키워낸 것도 다 내가 한 거란다. 그런데 너는 나만큼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있니? 넌 아직 경험이 부족해’
‘하하. 요즘 애들 옛날 사람이 키우는 방식으로 키우면 다 배려. 그리고 돈도 내가 엄마보다 훨씬 잘 벌고, 능력도 내가 더 뛰어난데, 주인님의 아이를 가져야 하는 건 당연히 내가 아닐까.’
‘그래. 일 잘 하는 건 인정하마. 하지만 그런 만큼 바쁘잖니. 주인님은 옆에서 안정적으로 보좌해줄 노예가 필요하단다. 나처럼 경험이 많고 연륜이 있는 노예가-.’
정성아는 그 날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이상하게 자연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원래부터 우리 가족은 이랬고, 이 생활을 해왔던 것처럼 엄마와의 관계가 자연스러웠다. 이윽고 두 모녀는 주인님이 등장하자마자 바닥에 납작 엎드려 도게자를 한 뒤 인사를 올렸다.
그들은 항문과 음부를 활짝 개방한 채 주인님이 머리를 짓밟아줄 때마다 애액을 질질 흘리는 등 서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후후...♥ 우리 가족 행복할 수 있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정성아는 정현재의 흐리멍텅한 눈을 보며 그의 입술에 쪼옥 쪼옥 입맞춤을 했다.
그런데 그때, 돌연 정현재가 정성아의 어깨를 붙잡으며 소리쳤다.
“하! 하하하! 신아야! 신아구나! 20년 전으로 돌아온 거야!”
돌연 자신에게 엄마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하고 있는 아빠.
정성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는 자신을 와락 안으며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계속, 계속 악몽만 꾸었어...! 그런데, 그런데 드디어! 드디어 내가 원하던 너를 만났어! 드디어 나만의 너를...”
여전히 무슨 말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정성아는 씨익 웃으며 정현재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윽고 정현재가 정성아를 떼어놓곤 글썽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까 같은 꿈은 너무 힘들어. 계속 지금 같은 모습으로 등장해줘...”
꿈?
아빠는 이 모든 상황을 꿈으로 생각하는 걸까?
하긴, 약 기운이 올라오니 그렇게 느낄 수도.
정성아는 잔뜩 발기한 정현재의 자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치만, 아까 엄청 꼴렸었잖아. 좋았던 거 아니었어?”
“조, 좋다니. 계속 그런 걸 보는 건, 너무 괴로워...”
“으음... 그러면 가끔 이런 순애 같은 걸 하고 싶은 거야?”
“무, 물론이지. 이렇게 연애하던 시절의 너를 만나서, 같이 웃고 떠들고... 추억에 잠겨 얘기도 하고. 그런 꿈을 꾸고 싶어...”
“으음~ 그렇구나. 그럼 현재씨~ 이리 오세요♥”
정성아는 정현재의 손을 붙잡고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의 머릿결을 스르륵 스르륵 쓸어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20년 전의 엄마. 아,아니. 나랑 뭘 하고 싶은데. 야한 거?”
“하하. 아니... 그냥 옛날 얘기나 좀 하고 싶어서. 우리 이렇게 침대에 누워서, 서로 안은 채로 이야기하곤 했었잖아.”
“와~ 엄마아빠. 아니, 우리 진짜 징글징글했었네? 언제까지?”
“으음. 1년 전까지...? 기억 안 나?”
“당연히 나지~ 그럼 이리 와-.”
정성아는 팔을 벌려 품을 내주었다.
정현재는 정성아의 품에 쏘옥 들어간 다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여보. 그때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난 그 날. 그땐 당신과 이렇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 하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