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점점 살이 찌는 자신의 몸매에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어 5kg이나 찌우게 된다.
이후 그녀는 삐죽 튀어나온 뱃살을 포토샵으로 고친 뒤 인별에 업로드했다가, 이것이 조작이라는 것이 들통나 버리는 바람에 나락을 가게 되었고, 멘탈이 망가진 그녀는 내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그녀의 정신을 파괴한 뒤 실컷 먹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먹방을 제안했고, 마약과 섹스로 인해 쾌락에 대한 저항감을 상실한 그녀는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100kg까지찌우는게목표: ㅋㅋㅋ 처음에 비해서 살 존나 찐 듯 ㄹㅇ이젠 누가봐도 돼지새끼네]
[아직한입남았다: 한 달 만에 30kg 넘게 찌는 거 실화냐. 이젠 걍 굴러다녀도 될 듯 ㅋㅋㅋ]
시청자들은 점점 몸매가 망가지는 그녀를 보며 환호했다.
한 손에 잡힐 듯 아담한 가슴에 뒤룩뒤룩 지방이 붙고, 매끈한 일자 복근을 자랑하던 배가 지방에 가려져 두 겹, 세 겹으로 접히자 수많은 후원금이 터져 나왔다.
시청자들은 더 더 더 더 더 살을 찌우라고 그녀를 부추겼고, 그녀는, 그러니까 BJ주린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더욱 추락한 모습으로 타락해갔다.
[여러분들~♥ 이거 어떡해요. 여러분들 때문에 착색됐잖아용...♥]
BJ주린은 몸매도 훌륭했지만, 피부 또한 맑고 깨끗했었다.
온몸의 피부는 흰빛과 핑크빛이 섞인 깨끗한 색이었고, 착색되거나 변색 된 흔적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허나 살이 찌기 시작하며 사타구니 살이 쓸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녀의 사타구니는 갈색으로 변색 되었다.
땀이 자주 나는 부위인 겨드랑이 또한 냄새나는 겨드랑이로 변해버렸고, 엉덩이에 지방이 붙어 엉덩이 사이가 쓸리면서 핑크빛 항문과 엉덩이 안쪽 살 또한 색이 변하고 말았다.
[주린은굶주린: 아 진짜 너무 꼴린다... 피부도 맑고 몸매도 완벽했던 주린이가 오크돼지 같은 몸으로 전락하다니...진짜 존나 박고 싶다.]
[주린이100kg기원20일차: 얼굴도 망가진 거 봐. 이제 그냥 기본이 투턱임. 얼굴에 살 붙으니까 이목구비도 완전히 파묻혀버렸네.]
[쭈쭈린: 어휴 시발년. 이제 밖에 나가서 헌팅 같은 거 하면 남자들이 극혐 할 듯. 예전에는 나갔다 하면 무조건 번호 따였다는디]
[(‘주린은굶주린’님께서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헌팅 컨텐츠 괜찮은데. ㅋㅋㅋ 주린아 돼지 같은 몸으로 남자들한테 들이대 보자. 번호 딸 때마다 50씩 쏜다 ㅋㅋ]
[굶주린주린이: 헌팅 컨텐츠 꿀잼일 듯 ㅋㅋ 그런데 나가기 전에 똥꼬 비포에프터 한 번만 보여주고 가라. 진짜 그거 개꼴린다 ㅋㅋ]
주린은 학대받는 것을 즐겼다.
아니, 더 나아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수준까지 오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을 매도하는 채팅창을 보며 음부를 찌걱찌걱 쑤셔댔고, 항문 비포 에프터를 보여달라는 채팅을 보자마자 작게 절정했다.
그녀는 변색된 자신의 항문을 질타할 시청자들의 반응을 생각하며, 엉덩이를 시청자들 쪽으로 돌렸다.
[보, 보세여....♥ 이제 냄새도 고약해졌어요♥]
주린은 과거 분홍빛이었던 자신의 엉덩이 내부를 화면 왼쪽에 띄운 다음, 현재의 육중한 자신의 엉덩이를 쫘악 벌려 그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관리가 안 되고 살이 찐 주린의 엉덩이는 살이 쓸려 양쪽 엉덩이 안쪽이 갈색으로 변색되어 있었고, 핑크빛 항문 또한 갈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깨끗했던 보지와 항문엔 털이 듬성듬성 나 있었고, 그 안엔 땀이 고여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후우~ 시원하다. 이렇게 좀 말릴게요~]
주린은 자신의 항문에 손 부채질을 했다.
시청자들은 그 광경을 보며 온갖 모멸적인 말을 해댔고, 주린은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며 애액을 질질 흘려댔다.
“큭큭. 웃기는 년이군.”
나는 폰에 띄워진 영상을 닫고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방금까지 BJ들이 어떻게 방송을 하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훑어봤는데, 딱히 문제가 될 점은 없어 보였다.
간혹 BJ의 지인이었던 사람이 나타나 아는 척을 하거나 깽판을 치는 바람에 귀찮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이렇게 모니터링을 하는 건 습관이 되어버렸다.
“이런 건 직원한테 맡기면 된다니까요~♥ 주인님께서 이런 잡일을 할 필욘 없어요.”
그때, 옆에 있던 이희연이 내 팔을 스르륵 당기며 가슴을 밀착시켰다.
난 나의 수족인 이희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이 정돈 해줘야지. 저들은 모두 내 노예들인데. 잘 하고 있는지 정도는 직접 감시해줘야 하지 않겠어.”
“후후. 역시 주인님♥ 예전이나 지금이나 성실하다니까♥”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러고 보니 내 수족 중에 나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이희연뿐이다.
“예전이라. 혹시 그때가 그립진 않나.”
“흐음~ 그립긴요. 전 지금이 좋아요♥ 그때는 아무리 주인님을 사랑해도 절 돌아봐 주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절 봐주는걸요.”
이희연은 바뀌어버린 우리의 관계가 퍽 마음에 드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게 이희연은 내게 쓸모있는 노예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왔고, 나는 그녀의 능력과 충성심을 받아들여 내 모든 권한을 그녀에게 위임해주었으니까.
즉, 그녀는 내게 없어선 안 될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 만큼 그녀에겐 다른 성노예들과는 달리 상당히 특별 취급을 해주고 있는 중이고.
만약 그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뭐, 나도 지금이 좋아. 이젠 예전의 내가 원래 내 모습이 아닌 거 같다.”
개인적으로 나도 현재의 내가 마음에 든다.
이희연과 나의 관계도 지금이 더욱 마음에 들고.
다만, 아직 개선해야 할 관계가 많이 남아있다.
주인님의 충실한 성노예가 되어버린 이신아와 정성아.
그년들을 어떻게든 되찾아와야 한다.
그 둘은 절대 떼어낼 수 없는 내 거대한 애착의 대상이고, 그들을 찾아와야 내가 벌이는 모든 일이 의미가 있다.
또한 이하영.
한때 내 인생을 바칠 만큼 사랑했던 사람이자, 어쩔 수 없는 내 운명의 족쇄인 그녀. 이제는 구원자의 여자가 되어버린 그녀 또한, 되도록 되찾고 싶다.
비록 그녀가 나와 내 가족을 타락의 구렁텅이에 끌어들였다 하더라도 말이다.
“... 정현재는 어때.”
정현재.
한때는 내 아버지이자 정신적 지주였지만, 이제는 나약한 패배자가 되어버린 사람.
최근 그 사람은 의식을 회복했다.
하지만 그가 눈을 떴을 땐, 그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이신아는 주인님에게 완전히 넘어가 정현재를 버렸고, 정성아 또한 스케줄을 핑계로 정현재를 멀리하고 있는 중이다.
“음... 아버님은 여전히..... 상태가 안 좋으셔요. 그, 제가 찾아가 볼까요?”
“아냐 됐어. 내가 찾아가 보지. 인사도 할 겸.”
지금 정현재를 찾는 가족은 오로지 나뿐이다.
주인님에게 완전히 복종한 이신아는 그에게 이혼을 통보한 상태이고, 정성아 또한 주이님에게 물들어 가족관을 비롯한 기본적인 윤리의식이 무너진 상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성아나 이신아보다 도덕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난 그저 내 소유물이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을 뿐이다.
정현재 또한 이신아, 정성아와 마찬가지로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간이고, 난 그런 인간이 다른 사람 손에 휘둘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망가뜨려도 내가 망가뜨릴 것이고, 그대로 보존한다 해도 내가 할 것이다.
그러니 그가 망가지지 않도록, 당분간은 평범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연기할 생각이다.
“저... 주인님. 아버님이... 또, 영상을 보고 계십니다.”
그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주는 이희연.
나는 그녀가 건네는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휴대폰 안엔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는 정현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지금 휴대폰으로 어떤 영상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정현재가 보고 있는 영상.
그것은 주인님의 조교복을 입고 있는 이신아가, 정현재에게 이혼을 통보하는 최악의 영상이었다.
[여, 여봇...♥ 퇴원한 거 축하해♥ 퇴원기념으로 흐흐...흐흣....이렇게 특별 영상을 준비해 봤어♥]
영상 속 이신아는 음탕한 조교복에 ‘히죽 웃고 있는 기괴한 흰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조교복 아랫배 쪽에 둥글게 뚫려 속살이 드러난 부분을 손으로 살살 문지르며 키득키득 웃음을 흘렸다.
[여기 내 배에 문신 보여? 이게 바로 다른 남자의 것이 됐다는 표식이야♥ 나, 당신이 병실에 누워있는 동안,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되어버렸거든♥]
난 지금도 정현재가 이 영상을 봤을 때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정현재가 처음 이 영상을 받았을 땐, 영상 속 음탕한 여자가 자신의 아내일 거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목소리와 체형은 비슷하나, 얼굴을 흰 가면으로 가리고 있기에 자신의 아내가 아닐 거라는 희망을 품은 것이다. 허나 이신아가 조교복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하면서, 그런 그의 기대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자...♥ 다른 데도 표식 많이 새겼어. 여기 어깨 보여?]
이신아는 팔을 안쪽으로 뺀 다음 어깨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었다.
주인님의 노예가 됐다는 증거가 이신아의 팔에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젖꼭지♥ 젖꼭지에 이렇게 피어싱도 박았어]
이신아는 상체를 탈의했다.
그녀의 분홍빛 유두는 갈색으로 변해있었고, 각 유두엔 피어싱이 꽂혀 있었다.
이신아는 키득키득 웃으며 겨드랑이를 들었다.
[주인님이 천박한 걸 좋아해서♥ 이렇게 겨드랑이 털도 기르고 있어...♥ 흐아앗...쌀 거 같아. 잠시만...♥]
이신아는 잠시 후-욱 후-욱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이윽고 다음 멘트를 이어나갔다.
[자...♥ 이제....흐흣... 대망의...보지야♥ 잘 봐♥]
이신아는 몸에 착 달라붙은 조교복 바지를 스르륵 내렸다.
그리고 보지를 활짝 벌려 안에 박힌 피어싱을 보여주었다.
피어싱엔 정현재와의 결혼반지가 연결되어 있었다.
[흐흐...흐흫....보, 보여? 여기 우리 결-! 응호오옷!]
[-프쉿! 프쉿! 프쉿! 프샤아아아....]
이신아는 요란한 괴성을 지르며 반지에 조수를 뿜어댔다.
정현재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후옷....♥ 존나 흥분 돼♥ 여기 우리 결혼반지도... 보이지? 미안해. 하도 물을 뿜다 보니, 조금 녹슬었네...♥]
이신아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가면에 손을 갖다 댔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은 뒤, 히죽 웃고 있는 기괴한 흰 가면을 벗어버렸다.
“아아! 아아아아....! 아아...! 으아아아!!”
정현재는 가면을 벗은 이신아의 얼굴을 보자마자 절규했다.
그 모습은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나조차 차마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후...후후...후훗...♥ 여보♥ 당신은 이런 날, 사랑할 수 있겠어? 이런 내 모습을 보고도, 나랑 같이 살 수 있겠어?]
이신아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담담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음문이 새겨진 아랫배를 손으로 문질거리며 다음 대사를 내뱉었다,
[나, 아이를 가질 거야. 주인님의 아이♥ 나 이신아는, 발기부전에 능력도홋...♥ 쓰, 쓰레기 같은...크힛....♥]
또다시 눈을 까뒤집으며 절정하는 이신아.
이내 진정한 그녀가 다시 말했다.
[후우... 나 이신아는, 남편 정현재를 버리기로 맹세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이제 이혼하자♥ 소송을 해도 좋고, 위자료를 청구해도 좋아. 그리니까 우리 이혼하자. 당신이랑 이혼해야.... 나. 주인님의 아이를 가질 수 있어...♥]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그날 정현재는, 한참을 목놓아 울며 절규했다.
그날 집안의 물건은 성한 것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박살이 나 있었다.
“밟아.”
그리고 지금, 정현재는 그 영상을 또 보고 있었다.
초점 없는 공허한 눈으로.
나는 운전 기사에게 속도를 올리라고 명령했고, 차는 거친 엔진 소리를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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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재는 평생을 바쳐 일구어온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에게 있어 ‘가정’이란 그의 모든 것과 같으며, 특히 가족 구성원 중 아내인 이신아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궁극적인 목표와도 같은 것이었다.
설령 사랑하는 자식이 있더라도,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를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으으...으으으....”
그렇기에 정현재에겐 자식을 바라보며 산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이신아가 없다면, 삶의 동력을 잃어버린 그는 언제든 목숨을 끊을 수 있는 나약한 상태였다.
“왜 또 그 영상을 본 거지. 보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나는 한심한 꼴로 몸을 떨고 있는 정현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왜인지 그를 보고 있으면, 이하영을 뺏기고 벌레처럼 빌빌거렸던 예전의 내가 떠올라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하으...하으으으...”
정현재는 이제 아버지의 권위마저 잃어버렸다.
좀 전, 이신아의 이혼선언 영상을 봤던 그는 아들 앞인데도 자지를 발딱 세우고 있었다. 쿠퍼액이 질질 흘러나와 바지 앞부분을 적신 걸 보면, 확실히 나는 정현재의 기질을 물려받은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추락하는 것에 흥분을 느끼다니.
“방법을 찾고 있으니까 기다려 봐. 이신... 아니, 엄마는 내가 찾아올 테니까.”
이신아를 데려온다는 나의 말에 정현재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내 손을 덥석 잡고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간절히 소리치기 시작했다.
“부, 부탁하마. 이제 아빠가 믿을 사람은 너밖에 없다. 이제는 너밖에....”
정현재가 이토록 내게 매달리는 이유.
그것은 정현재의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는 이신아를 되찾기 위해 경찰을 찾아보기도 하고,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흥신소 직원을 써서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다.
허나 이신아가 정현재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에 붙은 것은 법으로 구속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흥신소 직원 또한 이신아를 찾을 수 없었다.
아니, 이신아가 어디 있는지 알더라도 주인님 밑에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도 입을 다물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 엄마를 찾고 싶으면, 그 영상은 이제 보지 마. 그딴 영상 봐 봤자 달라질 건 없어. 비참해질 뿐이지.”
“.....”
정현재는 내가 어마어마한 부를 거머쥐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또한 직감하고 있고.
그는 내 손을 꽉 쥐며 흐느끼듯 말을 뱉었다.
“성민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왜, 왜 변해버린 거야... 성아는 왜 연락을 받지 않는 거고.”
... 내가 변한 이유.
그 과정을 알려줘봤자 정현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쓸데없는 걱정만 깊어질 뿐이다.
“... 일단은 몸을 추스르는 것에만 집중해. 아니면 이 집에서 나가도 되고. 여기 있어봤자 괴로운 기억들만 가득할 건데. 원한다면 집은 구해줄 수 있어.”
정현재는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나는 3일을 줄 테니 잘 생각해보라고 했고, 이신아의 이혼 선언 영상이 저장된 휴대폰은 압수하고 새 휴대폰을 주었다.
“그럼 갈게.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하고.”
나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지금도 이신아와 정성아는 주인님에게 빠져들어 갈 텐데, 이런 데서 시간을 낭비할 틈은 없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주인님이 탐낼만한 여자를 내 것으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주인님에게 소중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거나’
주인님이 이신아와 정성아를 포기하게 만들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주인님이 정말 탐낼만한 여자를 내 소유로 만들어 거래를 하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주인님의 수족을 내 것으로 개조시켜 거래를 강요하는 것이다.
현재 주인님의 수족 중 가장 핵심 인물은 마약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필과 방송가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백하윤이 있다.
그런데 만약 백하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정계와 연예계의 인맥을 꽉 쥐고, 방송가를 주무르는 백하윤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주인님은 팔 하나가 잘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더불어 백하윤의 전 남자친구이자 지금도 백하윤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박종필 또한 넘어올지도 모르고. 때문에 백하윤을 내 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손바닥 뒤집듯 판을 뒤집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짓을 벌이기에 리스크가 너무 커.’
백하윤은 주인님의 핵심 수족이다.
만약 그녀를 어떻게 해보려는 나의 수작이 주인님에게 들킨다면, 난 곧바로 파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지금만 해도 박종필의 마약공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내 사업이 번창하고 있어 주인님의 감시를 받고 있는데, 섣불리 백하윤에게 접근했다간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백하윤을 만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명분이다.
내가 백하윤을 자주 만나더라도, 주인님에게 의심받지 않을 명분이.
해서 말인데, 만약 백하윤의 방송가와 내 플랫폼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어떨까.
나는 백하윤에게 이득이 될만한 어떤 것을 제공해주고, 백하윤은 내게 이득이 될만한 것을 제공해주고. 그런 윈윈 관계가 되는 사업루트를 확보하여 자연스럽게 백하윤과 만남을 가진다면, 주인님의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고민해봐야겠어.’
아무래도 비서실장 이희연과 얘기를 나눠봐야겠다.
내 기대를 충족시키려 밤낮 구분 없이 노력하는 년이니만큼, 일거리를 던져주면 꽤 쓸만한 답을 구해서 올 것이다.
“주인님♥ 오셨습니까♥”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밖에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오니, 마침 차 앞에서 이희연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뒷좌석에 앉을 수 있게끔 문을 활짝 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비서실장. 의논할 게 있다. 가면서 얘기하지.”
의논할 게 있다는 나의 말에 이희연이 얼굴을 붉히며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내가 저년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출 수 없는 모양인 듯했다.
“무, 무슨 일이든지요♥”
나와 이희연은 고급 승용차의 뒷좌석에 탄 뒤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결과, 백하윤과 자연스럽게 만날만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할 수 있었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이희연에게 명령을 내렸다.
“재밌겠네. 그럼 추진해봐.”
“네, 주인님♥”
***
정성민과 이희연이 떠난 지 30분이 지난 뒤.
정현재의 집 앞에 고급 리무진 한 대가 들어섰다.
리무진 안에는 미스터 최와 그의 충실한 노예가 되어버린 정성아가 타고 있었다.
-쁍! 쁍! 쁍! 쁍! 쁍! 쁍! 쁍! 쁍!
떠오르는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