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9화 (99/303)

하여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이어지는 형형색색의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흥분에 차 있는지도 또렷이 분간할 수 있었다.

아마 구원자 또한 얼굴에 뒤집어쓴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자신을 향한 열망이 크기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아....하아....하아....]

그리고 나는 푸른색과 붉은색이 뒤섞인 합창단원 속에서, 새빨갛게 빛을 발하는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구원자의 마지막 의식을 치르기 위해 침대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하영이었다.

[너는 오늘 나의 딸이 될 것이다.]

구원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침대 위 붉은빛을 발하는 이하영에게 다가갔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이하영의 음부가 더욱더 새빨갛게 변색되고 목 언저리와 가슴 한쪽이 더욱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구원자의 성기도 새빨갛게 부풀며 쿠퍼액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으로 확인할 줄이야. 재밌는 방법이네.’

이 여자가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는지 확인하는 방법.

구원자는 그 방법으로 ‘열’을 보는 것을 택했다.

말, 눈빛, 표정은 언제든지 여자가 꾸며낼 수 있으니, 자신을 바라보며 얼마나 열을 올리며 흥분하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다.

[아버지이.... 아버지이....]

그리고 이하영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구원자를 부르고 기도문을 읊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구원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구원자는 온통 붉은 빛으로 빛나는 이하영이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판단했는지, 자지를 발딱 세운 채 쿠퍼액을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끼이익... 끼이익...

이윽고 구원자의 육중한 몸이 침대 위로 올라갔다.

이하영은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빨간 호흡을 내뱉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합창단원들은 끊임없이 기도문을 읊고 있었다.

[위대하신 아버지에게 모든 영광을 드립니다. 우리를 구원해주신 아버지에게 이 몸과 영혼을 바칠 것을 맹세합니다. 오직 아버지만이 나의 사랑이며, 아버지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음을 맹세합니다]

오컬트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괴하고 음산한 ‘의식’의 광경.

합창단원이 기도문을 읊을 때마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며 주위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사이 구원자는 ‘이제 너와 나는 하나다’라고 말하며 이하영의 음부에 자지를 삽입했고, 이하영은 삽입 당하자마자 조수를 내뿜으며 신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으오오옷!!! 후오옥♥]

[-프슛! 프슛! 프슛! 프슛! 프샤아아아....]

140kg이 훌쩍 넘는 구원자의 육중한 몸.

그는 그 몸으로 이하영의 위에 올라타 온몸을 결박하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임산부처럼 튀어나온 배로 이하영을 짓누른 채 혀를 내밀어 이하영의 얼굴 곳곳을 핥아댔다.

[위대하신 아버지에게 모든 영광을 드립니다. 우리를 구원해주신....]

물론 이런 변태행위를 하는 와중에도 기도문 복창은 계속되었다.

구원자는 걸신들린 듯 이하영의 얼굴을 미친 듯이 핥으며 육중한 엉덩이를 들썩들썩 움직여 이하영의 질벽 끝을 콕 콕 찔러댔다.

[으오옥♥ 응오오옥♥ 응훅♥ 흐웃♥ 흐옥♥ 으오옥♥]

이하영은 완전히 구원자에게 빠져버렸다.

신체 어느 한 부위도 빠짐없이 붉게 물들어버린 그녀의 몸이 그 증거였다.

이윽고 이하영은 구원자와 걸죽한 키스를 끝낸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내뱉었다.

[아버지를 사랑해요. 진심으로 사랑해요...♥ 저를 구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제 모든 걸 아버지께 바치겠습니다♥]

[큭큭큭...좋다. 너는 훌륭히 시험에 통과했다. 이제 너를 내 딸로 받아주마.]

[아버지...♥]

둘은 그 말을 끝으로 격렬한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이하영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다리로 구원자의 허리를 감싸고 두 손으로 그를 꼭 끌어안았다.

-퍽! 퍽! 퍽! 퍽! 퍽! 퍽!

[안에 싸주마! 운이 좋으면 내 아이를 가질 수도 있겠지!]

[흐응! 흐앗! 여, 영광...♥ 영광이에요♥ 잔뜩 싸주세요!]

[크으으으읏! 간닷!]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뷰룻!]

빨갛게 번지는 이하영의 아랫배.

이윽고 자지를 빼낸 이하영의 보지에서 빨간색 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이하영의 재세뇌는 그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하아... 하아.... 하영아. 이제 너는 내 딸이다. 내가 너를 구원해주겠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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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와 의식을 치른 뒤, 이하영은 정식으로 그의 딸이 되었다.

이하영이 구원자의 딸이 되자마자 했던 것은 구원자의 딸인 ‘나윤경’, ‘마가윤’, ‘민세아’에게 영애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따라와. 우선 몸부터 바꿔야겠네]

이하영의 몸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독방에 갇혀있는 동안 15kg이나 살이 빠졌지만, 아직 빼야 할 살이 많았고 몸에 근육도 많이 빠진 상태였다.

구원자의 딸 중 하나인 ‘민세아’는 이하영이 원래의 몸을 되찾도록 각종 식이요법과 운동법을 가르쳐주었다.

[얘 좀 봐. 금방 따라 하네. 너 재능있다.]

이하영은 망가진 몸으로도 자세를 잘 수행해냈다.

애초에 이하영은 테니스와 볼링을 치는 게 취미였고, 타고난 운동 신경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김세아의 가르침을 금방 따라올 수 있었다.

[따라와. 밤기술을 가르쳐줄 테니까.]

하루 3시간 운동을 끝내고 나면 밤기술을 배울 차례였다.

밤기술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구원자의 딸 중 하나인 ‘마가윤’으로, 그녀는 각종 마약과 화류계 여성들을 이용해 바깥세상의 사람을 구원자의 왕국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일단 저 녀석이랑 해봐. 문제점을 짚어줄 테니까.]

마가윤은 10명의 초고도비만을 데리고 와 이하영과 섹스를 하도록 시켰다.

저런 돼지 새끼들을 데려온 이유는 구원자 또한 초고도비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단다.

역겨운 돼지 새끼들.

[크으읏! 흐오옷!]

잠시 후, 쾌감에 비명을 지르는 130kg의 돼지 새끼.

이하영은 밤기술도 금방 흡수했다.

애초에 주인님과 수도 없이 몸을 섞으며 몸을 걸레처럼 써왔던 이하영은 몸 쓰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주인님의 정액을 어떻게 받아낼지 하루종일 궁리했던 년이니만큼 남자의 정액을 뽑아내는 덴 도가 튼 년이었다.

[금방 배우네. 아버지께서 좋아하는 체위 정도만 가르치면 되겠어.]

딱히 밤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남자의 정액을 쭉 쭉 짜내는 이하영.

하여 마가윤은 구원자가 좋아하는 체위가 어떤 것인지만 가르쳐주었다. 이하영은 가르침을 받은 지 2일 만에 구원자가 좋아하는 7가지 체위를 완벽하게 마스터해냈다.

[금방 배우네. 어디 공부도 잘 하는지 볼까.]

밤기술을 완벽히 습득한 이하영은 나윤경에게 가르침을 받기 시작했다.

‘나윤경’은 구원자의 첫 번째 딸로 회계와 법. 그리고 정치와 협상에 아주 능한 인물이었다.

그녀는 구원자의 여러 사업채의 돈을 세탁하는 작업과 법망을 피해 가는 작업, 그리고 사업채를 관리하는 간부들을 구원자의 뜻대로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실상 2인자에 가까운 포지션이었다.

[..... 처음 봤을 때는 어디 모자란 애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네.]

이하영은 나윤경의 가르침도 잘 수행해냈다.

애초에 이하영은 전액 장학금을 탈만큼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었고, 항상 과탑을 놓치지 않는 인재였다.

주인님에게 개조당해 시궁창 인생으로 전락하기 전까지 이하영은 분명 누구보다 빛나던 사람이었다.

[큭큭큭. 역시 기대대로구나.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구원자는 이하영의 일취월장에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하영은 구원자가 칭찬해줄 때마다 애액을 질질 흘리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보름 동안 온갖 학대와 정신고문을 당한 결과물이었다.

[이리 오거라. 점점 아름다워지는 널 보니, 이거 참을 수 없군.]

[영광이에요♥ 아버지♥]

어느 정도 예전 모습을 되찾은 이하영은 구원자의 성욕을 자극하는 모양이었다.

구원자는 이하영을 침대에 눕혀놓고 게걸스럽게 얼굴을 핥으며 짐승 같은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이하영은 이런 추잡한 섹스에 연신 애액을 뿜으며 구원자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두 눈은 구원자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크으으... 몸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이대로 더욱 정진해라.]

[우움....네에...♥ 아버지♥]

이후 이하영은 구원자의 딸로 태어나기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밤기술이면 밤기술.

그에게 필요한 최측근으로 탄생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 결과 이하영은 한 달 만에 예전의 몸매를 거의 회복했다.

애초에 주인님의 명령으로 갑작스레 찌운 살이기에 살을 빼는 것 또한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몰라보겠구나. 어쩜 이리도 어여쁘단 말이냐.]

[아버지 덕분이에요...♥]

이하영은 다시 새하얀 피부가 되었다.

금발로 염색했던 머리도 다시 검은색으로 돌아와 있었고, 젖꼭지와 클리토리스에 박았던 피어싱도 다 제거했다.

자궁 부위와 왼쪽 팔에 새겼던 문신도 깔끔히 지웠고, 똥꼬에 심은 털과 일부러 기른 겨드랑이털도 모두 왁싱하여 깨끗해진 상태였다.

이제 그녀의 모습에서 주인님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리 와라. 이거 못 참겠어.]

[저도 안기고 싶어요...♥]

다시 청순하고 예쁜 모습을 되찾은 이하영.

이하영같이 청순한 여자를 더럽히는 행위를 좋아하는 구원자는 또다시 게걸스럽게 이하영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이하영은 구원자와 몸을 포갤 때마다 성적 취향도 개조되어 무거운 것에 깔리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느끼는 여자가 되었다.

질척질척한 침이 잔뜩 묻은 혀로 얼굴이 핥아지는 것도, 구원자가 잘근잘근 씹은 음식물 덩어리를 입으로 받아먹는 것도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이하영은 더러운 섹스에 흥분을 느끼는 구원자의 완벽한 창부로 개조되었다.

[준비가 완료되었군. 이제 내 노예들에게 너의 존재를 공표하겠다. 노예들은 새로운 여주인의 탄생에 열광할 것이다.]

이하영은 완전히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타고난 운동 신경도, 빼어난 미모도, 뛰어난 두뇌도 전성기 때의 폼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다만 그런 뛰어난 능력이 140kg의 추악한 돼지에게 쓰인다는 것만 바뀌었을 뿐이다.

자신의 성벽도, 남자를 보는 눈도 완전히 구원자에게 맞춰져, 찬란하게 빛나는 이하영의 재능이 녀석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쓰이게 됐을 뿐이다.

[내 노예들이여, 보거라. 나의 새로운 딸이다. 존경을 담아 경의를 표하라]

대강당에 모인 수백 명의 인파.

그들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이하영을 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그들은 이하영의 빛나는 외모를 극찬하고 찬양하며 존경과 욕망의 시선을 보냈다.

이윽고 이하영이 단상 위에 올라서자, 구원자와 그의 딸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도게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하영은 수백의 군중이 자신 앞에 엎드리는 절경을 바라보며 기괴하게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

구원자가 선사하는 권력의 맛에 흥분을 느끼는 듯했다.

“흠.”

영상은 이하영의 즉위식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나는 새카맣게 암전된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던 이하영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아마 그 말은 사실일 것이다.

‘뒤틀린 방법이지만, 날 사랑하긴 했지. 주인님에게 인격이 파괴당했을 때도.’

예전 이하영이 주인님 밑에 있던 시절.

이하영은 분명 날 사랑했었다.

다른 사람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난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그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다만 그 사랑의 방식이 크게 뒤틀려있던 것뿐이었다.

지금의 내가 이신아와 정성아, 그리고 이희연을 육변기로 타락시켜 내 밑에 두려는 것처럼, 이하영 또한 나를 학대하고 매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우선순위의 문제는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분명 이하영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사실일 테지만,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 가령 예를 들면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애완견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이하영이 여전히 날 사랑한다곤 하지만, 그 정도가 애완견을 아끼는 마음 정도라면 내게 전혀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없는 것이다.

‘예전에는 주인님 다음으로 사랑한다 했었지. 그렇다면 지금은...’

주인님 밑에 있던 시절, 이하영은 주인님 다음으로 날 사랑했었다.

그런데 구원자에게 혹독한 정신 고문을 당하고 난 뒤라면 어떨까.

주인님을 향한 사랑도 지워진 마당에 나를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남아있을까.

‘만나보면 알겠지. 확인이 우선이다.’

영상통화로 했던 말이 진실인지, 아니면 날 속이기 위한 기만인지는 만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거짓일 경우를 대비해 어느 정도 준비는 해놔야겠지.

-스으윽.

난 주머니에 있는 폰을 꺼냈다.

그리고 내 노예들을 호출해 내 계획을 설명한 다음, 각자 할 일을 배정해주었다.

노예들은 내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듯 눈을 반짝이며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이 내리신 명령, 꼭 해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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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 지났다.

나는 지금 시내의 한 카페에서 이하영과 마주 보고 있다.

난 나를 바라보는 이하영의 서글픈 눈동자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 잘, 지냈어?”

침묵 속에서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이하영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을 꺼내놓고는 흠칫 몸을 떨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잘 지낼 리 없다고 생각한 건가.

“뭐, 잘 지냈지. 넌 그 돼지 새끼랑 잘 지내고 있는 거 같더라.”

“.....”

고개를 떨구며 손을 매만지는 이하영.

만약 저게 연기라면 이하영은 연기에도 재능이 있는 것이다.

난 피식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할 만한 말을 던졌다.

“오랜만이네, 여기도.”

다시 고개를 드는 이하영.

그녀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응. 약속장소 정할 때, 여기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

“흐음. 그래? 추억팔이하면서 감성질 하기에는 적절한 곳이긴 하지.”

“.....”

다시 눈을 내리깔며 불안한 표정을 짓는 이하영.

컨셉 한 번 좆같은 걸로 잡았네.

“이거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닌데. 연기면 적당히 하지?”

“... 성민아. 난...”

“그래도 한때는 내 여주인님이었는데 말이야. 노예 앞에서 그런 모습 보여도 되나? 예전처럼 막말해도 괜찮은데.”

“..... 미안해. 내가 그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변명은 쉽지.”

“.....”

“그렇게 사람이 휙휙 바뀔 수가 있나? 신기하네. 나를 걷어차고 조롱하고 무시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내숭 떠는 거야 뭐야?”

“.....”

“기억 안 나? 이신아가 주인님에게 넘어갈 때 말이야. 넌 그걸 보면서 낄낄 웃어댔어. 내 자지를 붙잡고선 항문에 바람을 불어넣고, 혀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주인님의 삽입을 흉내 냈지. 게다가 넌 정성아를 내 손으로 직접 겁탈하라고 부추기기까지 했어.”

이하영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감은 눈 아래로 눈물이 주륵 흘러나왔다.

“내 가족은 파멸했어. 정현재는 교통사고를 당해서 입원 중이고, 이신아는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을 조롱하는 짐승으로 타락해버렸어. 지금은 주인님에게 더욱 처참하게 길들어지고 있고. 그리고 정성아도 몸을 팔아 이득을 취하는 스폰녀로 전락해버렸고 말이야.”

“.....”

“나도 많이 달라졌어. 이제 난 요리를 포기하고 주인님 밑에서 수행 중이야. 주인님의 사업을 배우면서, 그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음 말을 전하려던 때였다.

담담하게 내 상황을 전하는 와중, 돌연 이하영이 입을 틀어막으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끄윽 끄윽 새어 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틀어막으며 가슴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이하영이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으으윽....으으... 내, 내가...끄흐으윽...”

모르겠다.

저게 연기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내게 미안한 것인지.

실제로 마주하면 저년의 간사한 거짓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니 전혀 모르겠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왔는데도 내 앞에서 울고 있는 이하영을 보고 있으니 가슴 한구석이 쑤셔왔다.

이제 이하영은 구원자의 여자가 되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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