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1화 (61/303)

화면 안엔 ‘백하윤’의 사진이 있었다.

“..... 백하윤 선배님?”

백하윤.

걸그룹 ‘티네이저’ 출신이자, 국민 아이돌, 국민 여가수, 국민 배우 등등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탑오브탑 연예인.

백하윤은 항상 자신이 동경해오던 인물이었다.

이 사람을 동경해 아이돌을 꿈꾸기 시작했고, 이 사람의 창법과 이 사람의 춤선을 닮고 싶어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연습했었다.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다. 너를 백하윤으로 만들어주지.”

“.....”

목대가 울렁거렸다.

백하윤 선배님처럼 빛나는 스타가 될 수 있다 생각하니, 강한 욕망이 정성아의 몸을 휘감았다.

“벌써 6년 전이군. 백하윤도 자네처럼 이 자리에서 떡볶이를 먹었었지.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떡볶이를 먹고 싶다더군.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떡볶이를 먹게 되는구만. 자네가 백하윤을 닮아서 그런지.“

”..... 배, 백하윤 선배님도, 이곳에 있었다고요?“

”그래. 백하윤 뿐만이 아니다. 방송가에서 이름깨나 알린 아이돌, 여배우, 가수들도 여기를 거쳐 갔지.“

다소 충격받은 듯한 정성아의 표정.

동경하던 선배님이 윗세계의 거물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니, 믿을 수 없었다.

”흐음. 생각보다 순진하게 살아왔나 보군.“

충격받은 자신을 바라보며 감상평을 내뱉는 그.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송가의 진실을 알려줄까. 이쪽 업계는 자네가 상상하는 것만큼 빛이 반짝거리는 세계가 아니야.“

”... 아뇨. 됐어요. 제 꿈을 더럽히고 싶진 않아요.“

”그래. 그것도 자네 마음이지.“

그렇게 말하며 빈 잔에 술을 채워주는 그.

정성아는 채워진 잔을 쭉 들이킨 다음,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제 본론을 얘기해주시죠. 저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

”... 알고 있지 않나. 자네의 몸이지.“

”하-.“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자신의 술잔을 채우는 그녀.

그녀는 이번에도 소주를 원샷하곤 잔을 탁 내려놓았다.

감정이 묻은 듯 내려놓는 소리가 컸다.

”이럴 줄 알았어. 여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정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때, 이어지는 남자의 말에 정성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여기서 나가면, 자넨 평생 꿈을 이룰 수 없을 텐데.”

“..... 그건 제가 알아서 해요.”

“크큭. 이봐. 이번 제안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큰 위기이기도 해. 장담하는데, 자네가 이대로 여기를 나가면 평생 데뷔하는 일은 없을 거야.”

‘높은 분’이라 불리는 사람이 하는 협박.

하지만 정성아는 겁먹기보다, 오히려 분노했다.

그녀는 집씹는듯한 어투로 조곤조곤 말을 내뱉었다.

“..... 좀생이 같은 것들. 윗세계의 거물? 웃기고 있네. 힘없는 사람 붙잡아놓고 협박이나 하는 깡패 새끼들이 무슨 윗세계의 거물?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굴복시키나?”

당차게 그를 맞받아쳤지만, 꼼짝도 없는 그의 표정.

그가 말했다.

“그래. 다 이런 식으로 찍어눌러왔지.”

그리고 그는 몸을 일으켰다.

근육질에 180이 넘는 장신이 공간을 차지하며, 천장의 불빛이 그의 등에 가려졌다.

정성아는 그가 내뿜는 위압감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또각. 또각.

자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그.

그의 구두 굽소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는 걸음을 옮기며 묵중한 음성을 내뱉었다.

“이 세계의 진리는 약육강식이야. 자네 같은 사냥감들은-.”

그가 자신의 바로 코앞에 섰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과, 눈 속에 들어있는 광기에 몸이 얼어붙어 버린다.

“항상 먹어 치워왔지. 다시는 발버둥 칠 수 없도록, 확실히 숨통을 끊은 뒤 말이야.”

“.....”

“네가 살아남으려면 강자가 되는 수밖에 없다. 백하윤은 지금 강자가 되어 살아남았지. 이제는 우리도 백하윤을 함부로 못 건드려.”

“.....”

“너 또한 백하윤과 같은 자질이 있으니 기회를 주도록 하지. 다음 주 목요일 이곳에 한 번 더 들러라. 강자가 된 세계를 맛보고 나면, 자네 생각도 달라질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주었다.

그리고 그대로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또각... 또각... 또각.....

점점 멀어지는 그의 발소리.

정성아는 그가 사라진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가 손에 쥐여준 USB의 존재를 깨닫곤, USB를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그대로 방문을 열고 나갔다.

다음화 보기

어두컴컴한 거실에 홀로 앉아있는 정현재.

그는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 몇 번이나 되뇌고 있었다.

아내와 외간남자가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허락하고, 거기에 더 해 그 부덕한 행위를 녹음까지 하게 한다니.

만약 자신의 지인들이 이 사실을 알면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며 온갖 비난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섹스하는 척이라 하지만, 어떻게 아내에게 그런 천박하고 음란한 짓거리를 시킬 수 있냐며 맹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

허나 정현재는 흥분하고 있었다.

몇 년이나 서지 않았던 그의 그곳이 우람하게 솟아오를 만큼, 강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절대 열어선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기분이었다.

자신이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후우...”

정현재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10년 넘게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울 만큼, 초조하고 불안해졌다.

지금 아내는 다른 남자에게 안기러 가고 있다.

‘그럼 다녀올게...’

‘어..... 그, 도착하면 사진 보내고.’

‘응’

아내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짧은 대화.

그녀가 떠난 지 20분이 넘었으니, 거리를 따져봤을 때 이제 슬슬 사진이 도착했을 때가 되었다.

“후우.... 젠장”

겨울철 한숨처럼 길게 뻗어 나오는 담배연기.

정현재는 초조한 마음에 담배를 연신 피워댔다.

재떨이엔 담배꽁초가 자꾸만 쌓여가고 있었다.

-우우웅~

그때였다.

폰에 진동이 울리며, ‘까톡’이라는 알림음이 울렸다.

정현재는 황급히 폰을 꺼내 아내의 까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내무부장관님: 여보. 구독자분 만났어. 사진 첨부할게.]

곧이어 전송된 아내의 이미지 파일.

정현재는 그것을 클릭해 확대해보았다.

사진 속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과, 아내가 다정하게 붙어있는 사진이 있었다.

구독자는 한 손으로 아내의 허리를 두르고 있고, 아내는 살포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그의 어깨에 기대고 있었다.

“큭...”

가슴 속에 울컥하는 무언가 올라왔다.

동시에 자지의 힘줄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정현재는 서둘러 아내에게 답장을 보냈다.

[나:1시간 내로 끝내줘. 연락 자주 해주고.]

-우웅~

[내무부장관님: 응. 이제 삼각대 설치하는 중. 금방 또 보내줄게.]

[나:응.]

“.....파하-.”

참아왔던 숨이 터져 나왔다.

정현재는 폰을 끈 뒤 거실을 서성거렸다.

부디 한시라도 빨리 아내의 사진이 도착하길 바라며, 속보로 넓은 거실을 누비고 다녔다.

-우웅~

다시 연락이 온 건 10분이 지나서였다.

정현재는 황급히 폰을 집어 들어 아내가 보낸 이미지 파일을 확인했다.

“.....!”

충격적인 아내의 모습.

정현재는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을 받았다.

그 고상하고 올곧은 아내가 외간남자 앞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있지 않은가.

거기다 외간남자는 상의는 완전히 탈의하고 바지는 내린 채, 사타구니가 볼록 튀어나온 팬티를 입고 있었다.

아내는 볼록 튀어나온 그의 귀두 부분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

-우우웅~

충격이 채가시기도 전에 다음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녹음파일이었다.

정현재는 이어폰을 두 귀에 꽂은 다음, 녹음파일을 재생해보았다.

외간남자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채, 챌린맘님. 저 같은 게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요. 챌린맘님처럼 아름다운 분이...」

챌린맘.

아내의 너튜브명.

아내가 답했다.

「괜찮아요. 오늘 딱 한 시간만. 저는 당신의 애인이에요. 우리 하고 싶은 거 맘껏 해봐요...♥」

교성이 묻어나는 아내의 목소리.

정현재는 단추를 하나 풀었다.

저렇게 능숙하게 남자를 컨트롤 하는 아내가 낯설었다.

「무, 물론이죠...! 그러면! 그러면 이제... 아! 제, 제 옷을 벗겨주세요. 챌린맘님이 직접」

「네♥ 그것보다, 자꾸 챌린맘이라고 하니 이상하다~. 그냥 신아라고 불러요.」

「네. 시, 신아씨.」

「후후...그럼..」

-스르륵.

옷을 벗기는 소리.

그리고 흥분한 외간남자의 거친 숨소리도 함께 들렸다.

그는 아내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제, 제 젖꼭지 빨아주세요.」

「네...♥」

「후루룹...후우웁...후룹...쯉♥」

「크흐흐흑!!」

「우우움...쮸웁....후루룹...츄웁♥」

귓속을 가득 채우는 질척질척한 소리.

정현재는 아내가 보낸 사진을 다시 보았다.

외간남자의 불룩한 팬티에 입 맞추는 아내를 바라보다, 이내 사진을 확대해 외간남자의 유두를 바라보았다.

침이 묻는 듯 번들번들했다.

“크으으으...!”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동시에, 자지가 폭발할 듯 발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폭발적인 발기는 몇 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이제 제 자지에 키스해주세요.」

「으응~♥ 그건 좀 그런데~ 팬티 위엔 괜찮아요?」

「네... 괘, 괜찮습니다! 신아씨」

「후후...」

「쪽♥ 쪽♥ 쪽♥」

「크읏...하아...하아....」

「후후. 그럼 사진 한 장 찍고, 침대로 갈까요?」

녹음파일은 여기서 끝났다.

정현재는 이어폰을 뽑은 뒤, 다시 초조한 발걸음으로 거실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허나 그런다고 해서 마음이 진정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온갖 음란한 망상이 그의 머릿속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정현재는 쿠퍼액으로 팬티를 적시며 아내의 메시지를 애타게 기다렸다.

-우우웅~

그렇게 몇 분 만에 다시 도착한 아내의 메시지.

이번 메시지도 충격적이었다.

완전히 나체가 된 외간남자가, 자지를 발딱 세운 채 아내의 치마 안으로 얼굴을 파묻고 있지 않은가.

아내는 상의를 탈의한 채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표정 또한 음란한 암캐의 표정으로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우우웅~

그리고, 이번에도 사진과 매칭되는 음성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했다.

정현재는 이어폰을 꽂고 곧바로 파일을 재생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신아씨의 그곳을... 핥고싶습니다.」

「어머. 그럼 이리 안으로 들어와요. 팬티 위로 핥는 건 괜찮아요.」

「그, 그럼...」

「-스으윽....스으윽....」

침대 위를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미 사진을 봐뒀기에, 이어폰 너머의 소리만으로 행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외간남자가 네발로 기어가 아내의 치마를 들추고, 아내의 그곳에 얼굴을 파묻는 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스으읍...스으으읍....」

그리고는, 냄새를 맡는다.

자신도 하지 않았던 음란한 행위를 거리낌 없이 해대기 시작한다.

「.....하아. 최고네요. 신아님의 농후한 냄새. 스으으읍...」

크게 숨을 들이키며 연신 냄새를 맡아대는 외간남자.

이윽고 끈적이는 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외간남이 아내의 팬티를 핥고 있는 것이다.

「후루룹...후룹....」

「으응...♥」

아내의 신음 소리.

외간남자는 아내의 반응에 흥분한 듯, 혀를 더욱 빨리 굴리기 시작했다.

끈적이고 질척이는 침소리가 양방향 이어폰에서 끊임없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시, 신아씨도 흥건하네요. 흥분했나요?」

「네...♥」

「그, 그럼! 진짜를 핥아보면 안 됩니까. 팬티도 이렇게 다 젖었는데.」

「으음... 그건 곤란한데...」

「그럼 보기만 하겠습니다! 그냥 보는 것만 이라도...」

「후후. 좋아요. 그 정도는 남편도 이해해줄 거에요♥」

「감사합니다. 그럼...」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