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303)

이윽고 좀전의 양복차림의 남자가 단상으로 올라오고, 경매가 시작되었다.

한미진은 3억 2천만원이라는 거금에 팔리게 되었다.

“음. 이건 좀 배 아픈데요? 겨우 3억이라니.”

하지만 VIP들은 고작 3억에 팔렸다며 혀를 차고 있었다.

3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푼돈 취급조차 하지 않는 그들에게서 어마어마한 재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곧이어 2번 입장하겠습니다.”

품평회는 계속되었다.

2번으로 등장한 여자는 김아영.

23세이고, 거액의 빚 때문에 노예를 자처한 여자였다.

유명 배우를 닮았다는 이유로 6억 2천만원에 거래되었다.

“3번입니다.”

3번 노예는 최미라.

42세이고, 대기업의 부장까지 올라간 엘리트이자 워킹맘이었다.

지금은 27세의 부하직원에 조교 당해 가정을 내팽겨치고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되었다.

거래가는 7억 3천만원에 거래되었다.

“4번 입장합니다.”

4번 노예는 안지수.

27세에 직업은 교사였다.

17살 남학생과 몰래 교제를 하다가 교장에게 들켜 협박당하고,

교장이 안지수를 암흑가 브로커에 팔아넘기며 여기까지 팔려온 신세가 되었다.

거래가는 4억 3천만원이었다.

“다음은 5번입니다.”

5번 노예는... 남자였다.

이름은 김서진.

21세에 아이돌 지망생이었고, 데뷔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몰래 연애를 하다가 소속사에서 퇴출당하고, 우연히 지하세계 마담이 그를 주워 호스트바 선수로 전락시켰다.

이후 호스트바 선수 생활을 이어오다가, 재벌가 사모님의 심기를 건드려 인생이 더욱 꼬이고, 결국 이렇게 노예로 팔려오는 신세까지 되었다.

놈은 남색은 밝히는 VIP에게 13억 6천만원에 거래되었다.

“6번 노예를 소개합니다!”

6번 노예는 24살 민하은.

그녀도 아이돌 지망생이었지만 소속사에 사기를 당해 저축한 돈을 모두 잃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비극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홀딱 망하며 가세가 기우는가 싶더니, 어머니마저 유방암에 걸리며 삶이 저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그렇게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화류계에 뛰어들었고, 노래방 도우미로 시작해 텐프로, 결국 그것으로도 돈이 부족해 스스로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며 자신을 사주길 VIP들에게 간청했다.

하지만 그녀는 열정에 비해 고작 4억 3천만원이라는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끝났다.

“자! 드디어 고대하던 순간이 왔습니다! 7번 노예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노예는, 나의 여주인님이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여주인님이 기어오는 걸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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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의 중앙으로 네발로 기어오는 여주인님.

그 비주얼은 충격적이었다.

네발로 기어갈 때마다 출렁이는 거대한 유방과, 그 끝엔 맺혀있는 갈색 유두엔 반짝이는 피어싱이 박혀있었다.

-뻐끔. 뻐끔.

거기다 항문에 꽂혀있는 애널비즈.

마치 강아지의 꼬리처럼 꽂혀있는 애널비즈는 남성의 성기 모양을 하고 있었고, 여주인님의 귀에 걸린 귀고리도 자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그 음란한 모습에 압도당한 듯, 숨을 죽이고 있었다.

“하아...하아...”

가쁜 호흡을 내뱉는 여주인님.

여주인님이 기어가는 곳마다 뚝뚝 떨어지고 있는 애액.

입에는 고환 모양의 재갈을 문 채, 머리엔 검정 가죽 타이즈를 뒤집어쓰고, 목에는 개목걸이가 채워져 있었다.

개목걸이의 목줄은 우리의 주인이신 ‘주인님’이 쥐고 있었다.

“역시 미스터 최는 다르군요.”

“기대를 저버리는 법이 없죠.”

“저 정도로 조교가 잘 되어 있다니... 역시.”

저마다 탄식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VIP들.

그들은 저마다 다른 크기의 자지를 빳빳하게 세운 채, 탐욕의 시선으로 여주인님을 훑어보았다.

축 처진 뱃살과 유방을 보며 독사처럼 혀를 날름거렸다.

“안녕하십니까. 미스터 최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제 ‘최고’의 작품을 소개해드리고자 나왔습니다.”

적막한 실내.

VIP들의 목대가 울렁거렸다.

‘최고의 작품’이란 말에 열망의 시선을 담아 여주인님을 노려보았다.

“먼저 상품의 간략한 소개부터 해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작업당해 인생이 망가지기 전,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부터 보시죠.”

거대한 크기의 스크린.

그곳에 ‘하영이’의 사진이 나타났다.

아이돌, 혹은 배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녀가 화면에 나타났다.

“보다시피 개조당하기 전, ‘상품’은 외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갈릴 순 있지만, 한국이란 나라에서 가장 선호하는 유형의 외모를 지니고 있었죠.”

여주인님의 예전 모습에 자지를 더욱 빳빳이 세우기 시작한 VIP들.

몇몇 VIP들은 발기한 자지를 노예들에게 물린 다음,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자위하기 시작했다.

“성격 또한 모난 곳이 없습니다. 향상심이 있으나 질투하는 법이 없었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보상을 바라는 법이 없었습니다. 관계 지향적이지만 특정 이익을 위해 무리를 형성하지 않았고, 아는 것이 많지만 자랑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여기 자료화면을 보시죠.”

자료화면엔 여러 선행을 베푸는 하영이가 보였다.

주로 일상 속에서 베풀어왔던 작은 선행이나 배려들이 대부분이었다.

허나 저런 작은 선행이야말로 하영이를 빛나게 하는 것들이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이끌어주고, 그것을 키워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그로 인해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선한 힘.

그것이 하영이가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

“자료화면에서 보이듯, 이번 상품은 외모나 인격 모두 훌륭했습니다. 마땅히 빛나는 미래를 거머쥐어야 할 인재였지요.”

열락의 콧김을 내뿜는 VIP들.

몇몇은 혀를 날름거리고, 몇몇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욕망을 표출했다.

“하지만 보십시오. 그랬던 이하영은, 결국 이 꼴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완벽하게 개조당해 시궁창 인생으로 전락해 버린, 더러운 불순물 쓰레기통에 불과한 년이 되었죠”

주인님은 그렇게 말하며 여주인님의 머리를 짓밟았다.

이에 여주인님은 엉덩이를 부들부들 떨어대며 애액을 뚝 뚝 떨어뜨렸다.

“하하하.....어떻게... 어떻게 저토록 빛났던 아이가, 저 지경으로...”

“조교가, 조교가 아주 훌륭하게 되었군요.”

“훌륭하군요. 아주 훌륭합니다...!”

여주인님의 처참한 몰골에 흥분하는 VIP들.

이들은 누군가의 추락에 진심으로 열광을 하는 족속들이었다.

특히 그 ‘누군가’가 가치 있으면 가치 있을수록, 그 추락에 성기를 빳빳이 세우는 악마들이었다.

..... 마치 나처럼.

“이쯤에서, 조교의 성과가 궁금하실 겁니다. 지루한 과정은 모두 생략하고 주요 조교과정만 간략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주인님의 설명과 함께 넘어가는 화면.

그곳엔 주인님을 노려보며 독설을 퍼붓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당신은 악마야!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어? 어떻게, 어떻게 그런 악랄한 짓을...”

눈물을 머금은 채 주인님을 노려보는 여주인님.

주인님은 화면을 보며 VIP들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보다시피 처음엔 이랬습니다. 저를 지독히도 싫어했었죠. 하지만-.”

다음으로 넘어가는 화면.

그곳엔 주인님의 자지에 박혀 보지와 항문을 벌렁대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관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교육을 해주니 얌전해지더군요. 다음 장면을 보시죠.”

또다시 넘어가는 화면.

그곳엔 주인님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영상은 잔여 쿠퍼액을 빨아먹고, 오줌을 받아먹는 것까지 재생되었다.

“어, 어떻게 저만한 미인이 저런 짓을...”

“아주 잘 망가뜨려 놨군요. 아주 좋습니다.”

호평 일색인 VIP들.

그 훈훈한 분위기에 주인님은 미소를 지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다음 자료화면도 보시죠.”

또다시 다음으로 넘어가는 화면.

그 화면 속엔 노예 선언을 하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알몸 도게자 자세를 한 채 애액을 뚝뚝 떨어트리고, 침을 질질 흘리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저헌....전... 쓰레기도 못한 암캐년 입니다하... 저를 떨어뜨려 주세요..."

그토록 빛나던 여주인님이 내뱉는 처절한 노예 선언.

VIP들의 동공에 광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들은 노예들의 머리채를 더욱 빨리 흔들어대며 자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노예 선언을 하는 데까지 3달 정도 걸린 거 같군요. 이다음 영상도 볼 만 하실 겁니다.”

곧바로 재생된 다음 영상.

그곳에서 여주인님은 주인님에게 짓밟히고, 담배꽁초로 지짐을 당하고, 항문에 돈다발을 꽂은 채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이윽고 주인님과 함께 침대로 간 뒤 짐승 같은 섹스를 하는 것으로 영상이 끝났다.

“참으로 음탕하고 천박한 암캐년입니다! 역시 미스터 최입니다!”

“저, 저 씨발년은 무조건 사야겠습니다. 그토록 빛나던 아이가 저렇게 천박한 암캐년으로 전락하다니!”

“꽃이 피기도 전에 졌군요. 아주 아름답습니다.”

실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마지막 순번으로 배치한 메인이벤트 답게, VIP들의 객석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인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가 조교 완료 과정이었고, 이제 망가지는 장면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을 보시죠.”

일제히 전방의 화면으로 쏠리는 시선.

그곳엔 온갖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섹스를 하는 여주인님과, 정신을 파괴당해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여주인님의 영상이 차례로 재생되었다.

VIP들은 눈에 핏대를 세우며 여주인님의 자아붕괴를 감상했다.

그 사이, 주인님은 여주인님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주고 마이크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러자 여주인님이 기괴한 미소를 짓더니 마이크에 대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아, 앞의 화면은... ‘이하영’이 완전히 붕괴하는...영상입니다...저 같은 천박한 마조 노예년으로...태어나는 영상입니다아..... 절 짓밟아주세요오...”

질질 새는 발음으로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여주인님.

실내의 분위기는 거의 광기에 휩싸였다.

저마다 무리를 이룬 곳에서 웅성거리는 소음이 발생하며, 분위기가 타올랐다.

몇몇은 빨리 경매를 시작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주인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하하. 진정하시지요. 아직 조교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1단계 쾌락주입과 2단계 인격붕괴, 그리고 3단계 사상개조까지 대부분의 조교가 완료되었지만, 아직 4단계, 인격 재형성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화면을 보시죠.”

주인님은 그렇게 말하며 화면을 다음 장면으로 넘겼다.

화면엔 담배를 피고 있는 여주인님이 있었다.

“전방의 화면은 다음 공정인 ‘인격 재형성’이 거의 완료된 상태입니다. 제 노예년이 어떻게 추악해졌는지 화면을 통해 보시죠.”

스읍-후.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는 여주인님.

그리곤 주인님의 정액 젤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천한 말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아- 씨발. 그냥 학교 째고 싶은데.”

그렇게 열심히 학점관리를 했던 여주인님이 수업을 내팽개치는 모습.

여주인님은 한 번 더 담배를 빨아들이며 말했다.

“씨발, 그냥 째야지. 좆도 병신같은 교수밖에 없는데.”

여주인님은 그렇게 말하더니 배달 주문을 시켰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불법 도박 사이트에 들어가, [E스포츠 – 레전드오브리그] 항목에 자그마치 200만원을 배팅했다.

그리곤 경기를 기다리는 동안 불법도박 ‘사다리 타기’를 즐기며 배달 음식을 기다렸다.

-뾰로로로로롱...! 삐!

첫 번째 사다리 타기의 결과는 꽝.

여주인님은 책상을 쾅! 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주작질 처하고 있네. 미친 새끼들이.”

여주인님은 다시 한번 사다리 타기를 했다.

다행히 이번 사다리 타기는 성공.

5만원의 판돈이 1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어서 하시겠습니까? (Y/N)]

10만원을 판돈으로 또 사다리 타기를 하겠냐는 물음.

여주인님은 Y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다시 사다리 타기가 시작되었고, 이번에도 성공하며 20만원이 되었다.

“씨발 이게 정상이지.”

여주인님은 더 욕심을 부렸다.

20만원을 걸어 사다리 타기를 했고, 40만원이 되었다.

연이어 40만원의 판돈은 80만원이 되었다.

[이어서 하시겠습니까? (Y/N)]

손톱을 까득-까득 깨물며 고민하는 여주인님.

여주인님은 Y버튼을 눌렀다.

-뾰로로로로롱...! 삐!

하지만 이번엔 운이 따라주지 않아 실패.

여주인님은 키보드를 쾅-쾅 두들기며 고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아-! 개-씨발! 좆같은 새끼들이! 씨발! 개씨발 새끼들아!”

여주인님은 머리를 박박 긁으며 한참 동안 욕설을 내뱉어댔다.

그리곤 의자에 착석해 가쁜 호흡으로 어떤 상품을 검색하더니, 애타는 눈빛으로 그 상품을 바라봤다.

그 상품은 자그마치 2700만원이나 하는 유명 브랜드의 명품백이었다.

“하아....씨발 무조건 저거 매고 가야 하는데. 괜히 허세를 부려서 씨발 진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어떤 모임에서 재력을 과시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한 듯했다.

그러니 저렇게 불법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고.

-띵동.

배달이 도착한 건 그때였다.

여주인님이 시킨 건 치킨 두 마리 세트에 치즈볼 사이드 메뉴가 있는 것.

배달기사가 배달비로 3000원 요구하자, 여주인님은 기사를 째려보며 중얼거렸다.

“배달비요? 그거 주문할 때 포함된 거 아닌가?”

“아. 여기는 따로입니다.”

“하아. 씨발 현금 없는데.”

‘씨발’이라는 말에 미간이 꿈틀거리는 배달기사.

여주인님은 그러거나 말거나 방으로 들어가 현금이 있는지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씨발. 진짜 알아서 배달비 포함시킬 것이지 존나 귀찮게 하네.”

궁시렁-궁시렁- 욕설을 입에 담으며 침대와 책상을 뒤지는 여주인님.

이윽고 돈이 발견되지 않자, 머리를 벅벅 긁으며 배달기사에게 돌아갔다.

그리곤 배달기사를 아래위로 훑어보곤,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기, 걍 다른 거로 떼우면 안 되나요?”

요염한 눈빛을 보내며 배달기사를 바라보는 여주인님.

배달기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답했다.

“네? 아니, 그냥 이체해줘요.”

“하. 그게, 얼마 전에 카드값 빠져나가서 돈이 없거든요.”

“예?”

“으응~♥ 한 번만 봐줘요오....네?♥”

갑자기 애교를 부리며 배달기사의 옷 끝을 잡는 여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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