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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섹스 (10/11)

카섹스

출렁이는 파도와 넓게 흩뿌려진 모래. 그 위로 반짝이는 자갈과 조개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나를 품에 안은 채 쓰다듬는 남자.

“어……?”

“일어났어요?”

꿈인 줄 알았는데 볼을 긁어내리는 감촉이 너무나 생생했다. 남자는 상황을 믿지 못하는 내 귀를 입에 넣고 굴리며 우리가 바다에 왔다는 말을 되뇌었다. 최대한 티 나지 않도록 눈만 굴려 주변을 살펴보니 이곳을 주목하는 이들은 없었다. 지금이 평일인지 주말인지 혹은 몇 시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적을 때인 것은 확실했다. 자는 사이에 바다로 왔다는 것보다 남자 둘을 주목할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관건이었기에, 안심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편히 뒤로 기댔다.

“사람들 찾았어요?”

“……아뇨.”

“거짓말이 더 싫은데.”

“……봤어요.”

“응, 솔직했으니까 넘어갈게요.”

지금의 남자는 기분이 좋은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른 이를 봤다는 내 말에 이렇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줄 리가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던지.

“추우니까 조금만 보다가 들어가요.”

예상대로 무언가 다른 계획이 있었나 보다. 어디로 들어가야 하냐며 남자에게 눈길을 주자, 오히려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며 차를 가리켰다.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었으나 차고지에서 봤던 외제차 중 하나였다.

“작가님은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 변태같이 야외플이나 호텔에서 수치플, 식당에서 기구ㅍ…….”

“그런 거 아니에요.”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던데!”

“하, 한율 씨!”

활짝 웃는 남자가 이대로 착각에 빠져 조금 전 말한 모든 것을 계획할까 봐 황급히 목을 끌어안으며 가까이 다가갔다.

“그냥 차에서 더 끌어안고 싶어서 물어본 거예요. 그런데 딱 맞아서…….”

“그런 거구나.”

표정을 보아하니 믿지 않으면서 그냥 매달려 있는 내가 좋은 것처럼 굴었다. 등을 만져 주다가도 무언의 의미를 담아 한 번씩 엉덩이를 두들기는 게 딱 그러했다.

“추, 추워요.”

“들어가고 싶어요?”

“네…….”

“그래요, 그럼.”

순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난 남자가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나를 안으려기에 그보다 더 빨리 일어나 중심을 잡았다. 탐탁지 않은 얼굴로 바라보는 게 느껴졌지만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를 다른 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그러나 손을 내미는 것까지는 거부하지 못하고 맞잡게 됐다. 이것마저 거절해 버리면 모래사장에 얼굴을 박은 채로 앙앙거리는 내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다.

“적셔 줘요.”

차에 타자마자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그냥 모래사장에 얼굴이 박힌 채로 뒤를 뚫리다가 빨리 돌아가는 게 더 나은 선택이지는 않을까. 뭐, 이런 암울한 내용이었다.

차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카섹스를 해 보자던 남자가 구멍을 더듬어 보더니 이내, 너무 메말랐다며 로션이나 다른 윤활제가 될 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새것처럼 보이는 차에서는 윤활제로는 쓸 수조차 없는 휴지 한 통만이 나온 상태였기에 찾는 걸 멈춘 남자가 곧, 제 성기를 꺼내며 내게 적셔 달라는 요구를 했다.

“빨리요.”

“꼭 카섹스를…….”

“이대로면 찢어질 수도 있어요.”

제 의견과 다른 말을 하면 꼭 무시하고 난리다. 밖에서 봤을 때 차의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 삼아 얼굴을 가까이하자, 그대로 뒷머리가 눌렸고 성기 끝을 입에 물게 됐다. 계속해서 머리를 누르는 행위에 벌어진 입으로 성기가 쭉 밀려들어 왔다. 입술의 주름이 다 펴지고도 모자랄 크기였다.

혀가 눌리고 입 안이 쓸려 눈물이 고였지만 남자는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 사이로 손을 넣어 잡고는 허리를 쳐올렸다.

유일한 숨구멍인 코로 어떻게든 호흡을 조절하려 해 봐도 너무 울어 댄 탓에 수월하지 않았다. 목구멍까지 찔러 오고도 안을 더 파고들려 하는 성기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났다.

“이 세우지 말고 세게 빨아들여요.”

죽을 것만 같은데도 들려오는 말을 따르려 입에 힘을 줬다. 흐― 머리에 거친 바람이 닿았다. 정수리에 닿은 남자의 입술에선 뜨거운 숨이 흘렀다.

내게 박아 넣듯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던 남자가 행동을 멈추자, 확 퍼지는 역한 향이 억지로 목을 열고는 식도를 타고 흘러내렸다.

전부 삼켜 낸 뒤에야 빠져나간 남자가 뒷좌석에서 꺼내 든 휴지로 몇 번 닦아 내더니 버클을 잠갔다.

“잠시 기다려요.”

한껏 더 업된 목소리로 잠시 차를 나선 남자는 내가 생각이라는 걸 해 보기도 전에 다시 돌아왔다. 편의점이라도 다녀왔는지 물티슈를 들고 있었는데 그것을 뽑아 내 입가를 닦아 냈다.

“휴지도 해도 됐는데…….”

“피부도 약한데 상처 날까 봐요.”

이딴 걸 걱정한다면 구멍이 부어오르다 못해 헐어 버릴 정도로 박아 대서는 안 된다. 남자의 위선적인 행동에 인상을 쓰다가 눈이 마주치기 전, 황급히 원래의 표정을 되찾았다.

“이제 다시 집으로 갈까요? 아니면 바다에서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밥이요.”

눈을 반짝이며 묻던 남자가 내 대답을 듣더니 다소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온갖 플레이를 기대했겠지만 나는 밥이 먼저였다. 분명 자던 중에 깨어나서 밥을 받아먹은 기억은 났지만, 시달린 것에 비하여 너무 적은 양이라 여전히 허기졌다. 탈출이 급한 상황에서도 자꾸만 꼬르륵 소리를 내는 배를 문지르고 있으니 남자가 운전대를 잡았다. 도착한 곳은 바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식당이었다.

바닷가에 있는 음식점답게 해산물을 파는 곳이었는데 남자는 내 의견을 묻기보다는 바로 주문을 했다. 놀랍게도 모든 게 내 취향이었다. 내가 이런 것까지 독자님들께 말한 적이 있었나.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제 음식 취향은 말한 적이 없어서요.”

“아, 이건 소설을 보고 알았어요.”

“제 소설이요……?”

“두 번째 작품 92화에서 주인공들이 횟집에 가잖아요. 회의 자태나 식감, 부위에 따른 맛을 묘사하는 그 장면이 정말 길었던 거로 알아요.”

“정말 소설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요리일 수도 있잖아요.”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의 깊은 맛을 알고 그렇게까지 묘사할 수는 없으니까요.”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 가던 남자가 입을 쩍 벌린 조개를 손질하여 접시로 올려 줬다. 젓가락까지 손에 꼭 쥐여 주기에 하나둘 받아먹고 있는데 열 개쯤 입에 넣었을 때, 남자의 입에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나를 챙겨 주느라 정작 자신은 먹지 않는다니. 감동 따위를 한 건 아니었고 그저 식당 아주머니가 나를 쓰레기처럼 안 봤으면 하는 마음에 가장 큰 것, 그러니까 제일 맛있어 보이는 조갯살을 초장에 콕 찍어 남자의 입으로 가져갔다.

“아…… 고마워요.”

뭐지 이 반응은. 평소라면 감동했다며 웃음부터 날렸을 남자가 딱딱하게 굳은 입매로 받아먹었다. 설마 젓가락에 침 닿은 것 때문에 이러나. 입을 맞춰 댈 때는 언제고 겨우 이런 거로…….

“한율 씨 잠, 잠시만요. 설마…… 해산물 못 먹어요?”

단 몇 초 사이에 울긋불긋해진 남자의 피부를 보며 경악했다.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으면서 내가 주는 건 또 왜 받아먹는데! 도망치지 못하도록 죄책감이라도 심어 줄 생각이었다면 그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황급히 물수건 두 개를 펼쳐 남자의 양 볼에 눌러 주니 뭐가 좋다고 실실 웃어 댄다.

“작가님이 주는 거라면 다 좋아요.”

“이 미친…….”

“더 줘도 돼요. 나는 작가님이 원하는 건 다 해 주고 싶어요.”

“아니 씨발, 말 좀 그만해 봐요!”

자꾸만 퉁퉁 부어오르는 입술은 어떻게 해 줘야 하는지, 근처에 약국이라도 있는지.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조개를 먹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개떡 같은 뉴스 기사로 세상에 알려질 수는 없었다. 나는 이렇게나 급한데.

“더 줘도 된다니까요?”

눈꺼풀까지 부어오른 남자가 자꾸만 지랄이었다.

“같이 있으니까 휴대폰 좀 줘요.”

“…….”

가만 보면 남자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편이었다. 걱정을 멈추고 휴대폰을 달라니까 누가 봐도 꽁한 표정으로 건네주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하는 게 궁금하기는 했는지 뭔가를 두들기는 내 손가락을 유심히 보고 있기에 액정을 보여 줬다.

“멀지 않은 곳에 약국이 있어요.”

“작가님 어디 아파요?”

남자가 내가 건네려던 조갯살을 집게와 함께 바닥으로 떨궜다. 과장된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다가 볼을 가리켰더니 못 들은 척 다른 집게를 꺼내 들기에 도로 뺏어 버렸다.

“한율 씨 지금 눈도 부었어요.”

“시간 지나면 가라앉아요.”

“아 정말 약국 한 번 가는 게 뭐가 어려워서 이래요. 한율 씨, 나 좋아한다면서요. 마음 불편해지게 이럴 거예요?”

“…….”

“응?”

“나를 걱정하는 건가요?”

기대 섞인 눈으로 바라보기에 대충 고개를 끄덕여 주니 눈가가 금세 촉촉해졌다. 맨날 울고 난리야.

“어서 가요.”

식당 아주머니에게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아직도 감격스러워하고 있는 남자를 두고 먼저 나가 버렸다. 그 와중에도 내가 혼자 나가는 건 못 참겠는지 금방 옆을 차지하기에 지도의 방향대로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러다 보니 자그마한 약국 하나가 나왔다.

“어서 오세요~”

“알레ㄹ…….”

“알레르기 약이요.”

앞을 가로막은 남자가 나 대신 약을 주문하고 결제했다. 물도 없이 입에 털어 넣고 와작와작 씹어 대는 게 다른 사람과 말 섞은 내게 화를 내는 듯하여, 뒷머리만 긁적이다가 슬쩍 팔짱을 끼고 횟집으로 돌아갔다. 약국에서 아무 약이나 집어 든 거였지만 남자에게는 효과가 있었는지 의자에 앉았을 때는 다시 피부가 가라앉아 있었다.

“한율 씨는 이거 먹어요.”

추가로 주문한 라면을 앞에 놓아주니 배가 안 고프다며 넘겨주려기에 억지로 입에 넣어 버렸다. 후후 불어 먹이니 귓가를 붉히며 받아먹는 게 기분이 이상해서 몇 번 먹여 주다가 손을 떼 버렸다. 새로운 조개를 구워 다시 조갯살을 발라 준 남자가 그제야 남은 식사를 이어 갔다.

그 후로는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다. 내가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기도 했고 남자도 얼큰한 국물에 입맛이 돌았는지 라면 하나를 싹 비운 뒤, 밥까지 말아 먹었다.

한참을 먹다가 모든 음식과 반찬이 사라졌을 때는 후식을 권하는 남자를 따라 카페까지 들렀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거 무슨 데이트가 따로 없더라.

“이제 집에 갈까요?”

“……네.”

도망을 생각해야 했는데 조개가 너무 맛있어서 잊고 있었다. 이미 차로 돌아가는 길이라 어찌할 수도 없고, 이제는 이전에 했던 여장플을 유도하며 백화점을 다시 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왜인지 조개가 역류하는 듯한 기분에 가슴 중앙을 꾹 누르며 차에 올랐다. 그런데 남자가 집으로 향하지 않고 웬 음침한 골목길에서 다시 차를 세웠다. 저녁 시간대에 가로등까지 없는 곳에 있으니 사방이 캄캄했다.

“작가님이 너무 잘 드셔서 서 버렸어요.”

“그건 왜 맨날 서는 거예요…….”

“혼자 있을 때는 안 그래요.”

구라다. 저 말은 100% 거짓말이다. 겪어 본 바에 따르면 남자는 자는 중에도 정액을 쏴 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여기는…….”

“밖이지만 차 안이잖아요. 아무도 안 봐도 그리고 저는, 세 번째 작품 2화에 나오는 카섹스도 해 보고 싶었어요.”

“…….”

“작품에서는 여장플을 한 채로 했었지만 지금은 옷도 가발도 없으니까 그냥 할게요. 대신 이건 차고 있어 줘요.”

남자의 주머니 한쪽이 볼록하다 싶었는데 이상한 기구를 담고 있었다. 동글동글하면서도 그 밑으로는 길게 빠진 것이 어디에 쓰는 건가 했으나 곧, 내 선단을 파고드는 고통을 느끼며 꺼내지도 못할 욕들을 씹어 삼켰다.

“흐으, 이거 왜, 왜 하는, 으…….”

“저 한 번 싸는 동안 여러 번 싸시잖아요. 그래서 더 빨리 지치니까 그러지 않게 도와주는 거예요.”

“저 지쳐도 박을 건 박잖아요!”

“으음, 방금 그 말 좋은데요? 더해 줘요. 뒤 따이고 억울해하니까 벌써 뭐가 나와요.”

조수석으로 넘어온 남자가 카 시트를 뒤로 확 젖히더니 바지를 끌어 내렸다. 바닷바람이 닿아 소름이 돋은 다리를 몇 분간 어루만지더니 더는 못 참겠는지 제 옷도 벗어 던졌다.

“사랑해요.”

쿠퍼액으로 잔뜩 젖어 든 성기가 엉덩이에 문질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 * *

한 번인가. 아니면 두 번? 요도 구멍에 쏙 들어와 있는 고리 때문에 사정감을 강제로 참게 된 횟수다. 새하얗게 질려 가는 내 아래로는 여전히 남자가 들쑤시고 있었다.

“아흑!”

쥐어짜듯 성기를 잡고 잡아당기는 힘에 연신 비명이 터졌다. 억센 손길을 따라 주름이 팽팽해지도록 당겨졌다가 붉어진 살이 보일 정도로 밑까지 내려갔다. 본능적으로 느끼는 쾌락을 버티려 발끝에 힘을 줘 봐도 액이 줄줄 흐르니 미칠 것만 같아 입술을 깨물었다. 소리가 참아지기는커녕 짐승 같은 흐느낌으로 변해 갔다.

“으, 이…… 이것 좀 풀고……. 제, 제발요. 제발……. 흑, 흐아! 으흑, 앗!”

세 번째 사정감조차 밖으로 분출되지 못했다. 인위적인 조임이 강해져 얼굴을 내려다보니 남자가 고리를 더욱 깊게 끼워 넣고 있었다. 나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잘못된 곳을 찔리는 듯한 생리적인 고통에 눈가가 뜨거워졌다.

“이, 이건 아니야. 이거는, 아픈, 아파, 아파……. 아파…….”

“이렇게나 액을 흘려 대면서 아프다고 하면 믿어 줄 수가 없잖아요.”

“흐윽……!”

“이 관계가 싫어요?”

터질 듯한 성기를 잡아낸 남자가 질문으로 둔갑한 협박을 던지며 구멍을 자극했다. 눌리고 쓸려 따가울 정도였는데 분출하지 못한 통증까지 더해지니 죽을 맛이었다.

“읏, 으……조, 좋……아요.”

“늘 이래야만 본심이 나오시네요. 저는 나쁜 사람이 되기는 싫단 말이에요.”

애달프게 나를 바라보는 눈을 찔러 버리고 싶었다. 협박하는 주제에 내게 책임을 돌리다니. 따지고 보면 남자는 내가 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매번 가스라이팅을 시전한다.

“……협박충이야.”

“뭐예요, 그 유치한 말은?”

땅으로 꺼지듯 중얼거린 말에 조소가 돌아왔다. 불안한 기운에 몸을 빼내려 했지만 이미 시트에 딱 달라붙어 있었기에 도망갈 수가 없었다.

“으읏!”

내 다리를 제 어깨 위로 확 올려 버린 남자의 입으로 성기가 반쯤 가려졌다. 고리가 채워진 부분을 혀로 누르며 깊게 빨아들이고는 고환을 핥았다. 이성을 잃지 않으려 천장을 노려봤으나 입을 떼어 내고는 고환 구멍을 눌러 오는 탓에 이가 덜덜 떨려 왔다. 앞으로 튀어나가지 못한 허리는 어설프게 휘어졌고 열린 목구멍에서는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소리가 쏟아졌다.

“이래도 제 협박으로 하는 건가요?”

“흐어…….”

협박이고 뭐고 사정부터 하고 싶었다. 억지로 갇혀 있는 정액을 싸지르며 극락을 느끼고 싶어서 몸이 가려울 지경이었다.

“아아!”

답을 강요하듯 가슴에 닿은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이내 손톱을 세웠다. 몸이 뒤틀릴 정도로 세게 잡힌 살에는 손톱자국이 또렷하게 나 있었다. 살갗이 부어오르고 있는데도 같은 부위를 누르고 긁으며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아래에서는 허리까지 잘게 쳐 대고 있었다.

“흐어, 흐, 아아, 자, 잘못……. 흑, 흐아아!”

“제가 알아듣게 말해 주셔야죠.”

“미안…… 미안해요, 협박 아니야. 아니에요…… 아니니까 이거 빼 줘요…… 흐윽, 나 아파요…… 아파…….”

“아프기만 해요?”

“……싸고 싶어요.”

“아이, 착하다.”

고리가 뽑혀 나가는 것과 동시에 하얗게 비워진 머릿속은 쾌락만을 좇아 부르르 떨어 댔다. 참았던 사정을 끝낸 성기는 빠르게 줄어 들어갔다. 이제 끝난 건가. 몽롱함에 빠져 버린 뇌는 다리가 다시 들리고 있다는 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

살짝 벌어진 틈으로 끝까지 파고든 성기에 입이 벌어졌다. 엉덩이에 닿는 음모는 단 한 번으로 성기를 모두 삼켜 냈음을 알게 했다. 풀리지도 않은 곳으로 한 번에 받아들이려니 숨이 가빠 와 가슴을 두들겨 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자유를 찾은 손으로 몸을 밀어내려 해 봐도 단단한 몸은 밀리지 않았다. 밀어낼 수 없어 포기한 손으로 창틀을 붙잡자 멈춰 있던 남자의 몸이 움직였다.

“작가님은 너무 약해요…….”

“흐으, 이건…… 내 문제가 아니ㄹ…… 흑!”

“그래도 오물오물 씹어 대는 건 여전해서 예뻐요.”

“끄읍, 흑, 흐으……. 아!”

“이런 몸을 하고 도망가실 생각은 마세요. 다른 새끼들은 나만큼 만족 못 시켜 줄 거예요.”

들려진 다리가 거의 천장까지 올라갈 정도로 굽혀졌다. 두 다리가 모두 그렇게 올라가니 끝이라고 생각했던 성기가 더욱 깊숙이 들어왔고 아랫배가 찌르르 울렸다. 아래로 숨을 쉬는 것도 아닌데 꽉 막혀 있어서 그런가 산소가 모자란 것처럼 숨이 가빠졌다.

“하앗! 아! 아흐! 으읏, 아!”

“내가, 응? 이렇게나, 후우, 사랑해 주잖아요.”

“아아, 악! 아흑!”

“아무도, 절대, 못 가져요, 후으.”

“……하윽!”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허리를 꽉 붙든 남자가 더욱 깊게 눌러 왔다. 마찰 소리가 커질수록 눈앞에서는 여러 빛이 깜빡거렸다. 한껏 올라간 엉덩이와 허리는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따끔거렸으며 둔탁한 소음을 만들어 내는 깊은 안쪽에서는 간지러움을 동반한 쾌락이 가득했다.

“아흑, 아! 아앙, 아!”

“하아…….”

긴 숨을 내쉬며 사정을 끝낸 남자가 활짝 웃으며 정액을 배 위로 문지르는 광경을 보다가 힘이 빠져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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