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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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누가 그렇게 귀여운 얼굴 하래.”
“귀여운 얼굴이라니… 그딴 거 지은 적 없어.”
“했어. 모두 앞에서 지었잖아.”
성지훈이 거의 우기듯 이야기했다 나는 그런 성지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을 바꾸었다.
“그래서 싫었어?”
“아니, 질투나.”
그 대답에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자 성지훈이 내 얼굴을 잡으며 말했다.
“그런 표정은 내 앞에서만 지어.”
“내가 조절 가능한 거 아닌데.”
“그럼 내 앞에만 있어.”
“그건 불가능.”
“정말… 말 많아.”
그렇게 말하며 성지훈은 입을 벌려 내 입을 틀어막았다. 입속으로 들어온 혀는 혀를 진득하게 옭아매었다. 하아 숨을 들이 마시면 성지훈의 향기가 입안을 가득 메운다. 성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명백히 섹슈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흥분을 한 걸까. 떨어지는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물었다.
“왜 그렇게 다급해?”
“내 밑바닥을 보고 네가 질릴까 봐.”
“응?”
“네가 날 떠날까 봐.”
“아니, 서로의 것이 된지 얼마나 됐다고 그걸 걱정해.”
귀여운 투정에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은 채 성지훈의 양 뺨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성지훈은 내 손에 얼굴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아이고 이렇게 살짝 눌려도 잘생겼네. 천천히 성지훈이 눈을 뜨고 나와 눈을 마주한다. 거기에 빙그레 미소를 지으니 비슷한 미소를 따라 지으며 말한다.
“이제 생각하면 널 처음 만났을 때 병신 새끼인가 했는데.”
“응, 그럴 만하지.”
강렬했던 첫 만남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응?”
“잘했어, 윤계인.”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게 뭐야 하고 푸핫 웃음을 터트리면 뺨에 콧등에 눈꺼풀에 자잘한 입맞춤이 내려온다.
“사랑해 윤계인.”
“응, 나도.”
날 감싸는 단단한 팔에 가볍게 기대며 응하자 성지훈이 몸을 밀착해온다. 그러자 딱딱하게 선 성지훈의 성기가 느껴진다. 거기에 난 또 키득키득 웃었다.
“침대로 갈까?”
“어.”
성지훈은 망설임 없이 침대로 갔다. 아까 전 축축해졌던 시트는 어느새 뽀송뽀송하고 매끄러운 새 시트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아주머니…. 약간 민망했지만 이 집에서는 흔한 일이라니. 문란한 생활을 한다는 걸까. 잠깐 궁금했지만 그뿐이었다. 내 알 바인가. 난 성지훈만 관리하면 그만이지. 카디건을 벗고 상의를 훌떡 벗는 성지훈을 보며 나도 주섬주섬 옷을 벗었다. 넥타이를 푸르고 톡톡 단추를 푸는데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성지훈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속옷까지 모두 벗은 녀석은 알몸으로 내게 다가오더니 손을 뻗어 내가 풀고 있던 단추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이 하나하나 풀어 주기 시작했다. 드러난 배에 키스를 한 성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벌리고 앉아 내 바지 버클을 손으로 잡았다. 찰그락 소리와 함께 바지 버클이 풀리고 바지가 아래로 뚝 떨어진다. 나는 다리를 움직여 바지를 완전히 벗은 뒤 바지를 한 쪽 구석으로 밀어 치워버렸다.
“침대에 올라가자.”
“하아… 어…….”
벌써 흥분한 것인지 성지훈의 숨은 이미 들떠 있었고 성기는 조금씩 성을 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기에 저렇게 성이 났을까 하는데 침대에 누운 성지훈이 다리를 벌리고 양손으로 엉덩이를 벌려 항문이 잘 보이도록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정말 아까 전부터 이런 건 어디서 배워 온 건지.
“박아줘.”
“풀어야지…….”
“이미 풀렸어. 얼른.”
내 말에 성지훈이 반박했다. 사실이긴 했다. 식사 전에 그렇게 괴롭혔던 곳인데 이미 녹진녹진하게 풀려 뻐끔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표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서랍에서 콘돔을 찾았다. 그러고 천천히 내 속옷을 내렸다. 그러자 퉁하고 잔뜩 성이 난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성지훈은 자신의 아랫입술을 혀로 핥는다. 나는 콘돔 껍질을 찢어 콘돔을 꺼낸 뒤 성기에 쓰였다. 그리고 젤을 꺼내 내 성기 위에 짜낸다. 그리고 손으로 성기를 잡아 흔들며 젤을 골고루 묻히고 성지훈에게 다가갔다. 천천히 성기를 잡아 성지훈의 벌름 거리는 항문에 갖다 대자 항문의 움직임이 멈춘다. 마치 내 성기에 집중하는 것 같은 모양새에 묘한 쾌감이 찌르르 올라온다.
귀두를 천천히 밀어 넣자 항문이 입을 벌리며 오물오물 내 성기를 씹는다. 흐읏… 기분 좋아…. 한 손으론 성지훈의 다리를 한 손으로는 내 성기를 붙잡은 채 성기와 항문에 집중하고 있던 나는 고개를 들어 성지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성지훈은 입을 반쯤 벌린 채 눈을 가늘게 뜨고 교접 부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가 너무 아름다워 보여 키스하고 싶어졌다. 나는 약간 다급해졌다. 저 미소가 사라지기 전에 얼른. 그렇게 생각하니 천천히 밀어 넣던 성기를 나도 모르게 힘을 주어 밀어 넣었다.
“흐으응……!”
공중에 뜨려는 성지훈의 허리를 잡아 누르며 성지훈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벌리는 성지훈. 모습에 안 맞지만 그게 마치 어린 병아리가 먹이를 달라는 듯이 삐약 거리는 것만 같아서 귀여웠다. 사실상 거대한 호랑이지만. 나는 성지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혀를 얽고 쪽쪽 빨며 타액을 삼켰다. 아까 후식으로 먹었던 케이크 때문인지 성지훈의 입안에서 가득 단 맛이 넘어왔다. 하아 입을 떼고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직 뿌리까지 깊게 들어가지 않은 성기를 뿌리까지 깊게 찔러 넣자 성지훈이 허리를 부르르 떤다.
“흐으응…! 윤… 계인… 하아…….”
“움직…일게…….”
“좋아… 읏… 좋아…….”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성기를 길게 뺐다. 그리고 바로 퍽 소리 나게 허리를 놀렸다. 그러자 잔뜩 수축한 내부로 인해 사정할 뻔했다. 으아, 진짜 좋아. 성기가 녹아내릴 것 같아. 아니, 터질 것 같아. 너무 조여. 밖으로 나올 때는 끈질기게 따라붙어 오고 안으로 박을 때는 길을 내주며 안에 박혔을 때는 성기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기분 좋아… 아냐아냐, 자중해. 처음 넣은 거잖아. 허리만 흔들어 대다가 말 거야? 나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했다. 땀이 또르르 떨어지는 것이 내가 얼마나 참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나는 허리를 길게 빼고 세게 박고를 반복했다.
“응…! 앗…! 하앗…! 흐응…! 응……!”
“하아… 후우…….”
“아앙…! 윤…계인…! 더… 더… 흐읏… 빨리……!”
느리게 빼는 것에 애가 타는 모양인지 성지훈이 허리를 약간 흔들며 더 빨리를 외쳤다. 자위할 때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좀 느렸던 걸까 싶어 허리를 놀리는 속도를 조금 높였다. 내 골반과 성지훈의 엉덩이가 부딪히며 찰싹찰싹 소리를 내었고 그 소리가 빨라질수록 성지훈의 신음은 높아졌다. 나는 양손으로 성지훈의 허리를 잡아 깊게 박아 댔다.
“깊…! 어…! 으흐응……!”
“하아… 성지훈…….”
몰려오는 사정감에 허리를 깊게 찌르고 길게 빼며 페이스 조절을 했다. 그러자 성지훈은 부족한 것인지 허리를 놀리며 양손으로 자신의 유두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유두를 잡아당기며 허리를 놀리는 성지훈은 그렇게 야할 수가 없었다. 윽 사정할 것 같아. 나는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선액을 질질 뱉고 있는 성지훈의 성기를 잡아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윤계이이인……!”
“하아… 가자… 읏… 같이…….”
퍽 소리와 함께 귀두 끝에 뭔가 걸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성지훈이 허리를 휘고 뒤틀며 가버렸고 내벽에 수축에 나 또한 사정해버렸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꽉 성기를 물어오는 내벽에 나가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옴칠옴칠 내벽이 수축했다 펴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앙…! 아앗…! 흐응…! 으읏…! 윤계이인…! 응…! 앗……!”
“읏… 너무… 조여……!”
내가 천천히 허리를 빼내기 시작하자 성지훈이 다리로 나를 잡았다.
“움직이지 마…….”
“윽… 하지만…….”
“지금… 읏… 너무 좋으니까… 아직 빼지 마…….”
땀방울이 톡 하고 떨어진다. 그건 성지훈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쾌감에 쌓인 몸에 몸을 움찔움찔 거리고 온몸에서는 땀이 흐르고 치부는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성지훈의 다리를 잡았다.
“빼고 다시 해야지…….”
“읏… 하… 다시?”
“콘돔 바꿔야지.”
내 말에 성지훈의 다리가 벌어진다. 그럼 한 번만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틀렸어. 몇 번이나 유혹해 놓고 한 번에 그칠 거라고 생각하다니 성지훈, 이 야속한 녀석아…. 천천히 조여 오는 내부에서 성기를 꺼내자 성지훈의 몸이 움찔거린다. 성기가 완전히 빠져나간 항문은 채 다물어지지 않은 채 빠끔거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다 약간 다급해진 나는 내용물이 찬 콘돔을 벗어 거의 내던지고 새로운 콘돔을 끼운 뒤 성지훈의 다리를 모았다. 그리고 엉덩이 골에 내 성기를 비볐다. 빠끔거리는 항문이 애가 탄다는 듯이 오물오물거리고 중간중간 빠끔거리는 항문에 귀두가 걸렸다. 나는 계속해서 엉덩이 골을 거쳐 회음부까지 성기로 비비다가 성지훈이 고개를 들 때 즈음 허벅지 사이로 바짝 선 성기를 박았다. 그러자 성지훈의 성기가 내 성기에 스쳐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읏…….”
“하아…….”
퍽퍽 거리는 소리가 다시 울리고 나는 다시 허리를 놀리기 시작한다. 살짝 서 있던 성지훈의 성기가 바짝 서는 것이 느껴지고 나는 성지훈 허벅지와 음낭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계속해서 허리를 놀린다. 그러다 성지훈이 상체를 일으키더니 다리를 벌린다. 성지훈? 부르는 입을 입으로 막고 나를 밀어 눕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아래 누워 있고 내 허리 위에 올라타 있었다. 입술이 떨어지며 성지훈은 배부른 사자의 미소를 지은 채 날 내려 본다.
“좋은… 하아… 꼴이야.”
“성지훈?”
“응… 으읏…! 하앙……!”
그렇게 말한 성지훈은 천천히 내 성기 위에 올라타 허리를 내렸다. 천천히 내려오던 허리는 곧 안달이 났는지 훅 아래로 처박았다. 그러자 성지훈의 바짝 선 성기가 다시 퓻 하고 묽은 정액을 내뱉었고 성지훈은 내 허리 위에 앉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숙인다. 쾌감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 녹진녹진하게 녹아내린 얼굴. 내가 보고 싶어 했던 그 얼굴을 하고 있는 성지훈은 너무나 관능적이며 야했다. 나는 슬쩍 허리를 움직였다. 허리를 천천히 빼자 성지훈이 들뜬 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허리를 쳐올리면 성지훈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을 내뱉는다.
“하앙…! 앗, 응…! 흐으응…! 깊어… 읏… 하앙!”
“하아, 무슨 정신으로 올라탄 거야 응? 말해봐 나 미칠 것 같으니까 얼른.”
“널… 하앗… 내려…보고, 싶었, 어…! 응, 앗… 하앙……!”
“날 내려 보고 싶었어? 왜?”
내 물음에 성지훈은 대답하지 않은 채 신음을 내뱉으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내 목에 붙어 있는 파스를 떼어 냈다. 혀로 입술을 축인 성지훈은 입을 크게 벌려 내 목덜미를 와그작 물었다. 악. 고통에 악 소리를 내자 큭큭 웃은 성지훈은 천천히 반대쪽 목덜미도 똑같이 물더니 아래로 내려가 쇄골을 콱 문다. 고통에 허리 짓이 멈추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성지훈은 날 물고 씹고 맛보았다. 분명 멍들 거다. 이거. 이 정도면 멍든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성지훈이 천천히 피스톤 질을 다시 시작한다.
“하아… 응, 읏… 꼴…좋다. 하아… 읏!”
성지훈의 말에 나는 허리를 움직이며 손을 뻗어 성지훈의 유두를 꼬집었다. 유두를 잡아당기다가 주무르고 빙빙 돌리며 희롱하자 이번엔 성지훈이 가슴 위로 손을 받치며 무너져 내린다. 나는 퍽퍽 소리 나게 허리를 움직이며 성지훈의 상체를 위쪽으로 당겼다. 순순히 위로 올라온 성지훈의 가슴을 쪽쪽 빨았다.
“으응…! 읏…! 핫, 흐읏! 앙… 윤계인… 윤계인……!”
그대로 성지훈의 유두를 물고 당기며 허리를 세게 퍽 놀리자 성지훈의 성기에서 묽은 정액이 튀었다. 정액이 복부를 적셨지만 내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같은 곳만 집중적으로 쾅쾅 찍어 대자 성지훈이 안 된다. 안된다고 이야기하더니 곧 정액도 오줌도 아닌 액체를 품어 내며 내 가슴에 무너져 내렸다. 나는 성지훈의 얼굴을 들어 내 얼굴과 마주 보게 한 뒤 성지훈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짹짹 작은 새소리와 따사로운 햇살에 눈을 떴다. 평소엔 곧장 형광등이 보였을 천장이 깨끗하다. 아, 성지훈네서 잤지. 얼마나 했더라. 성지훈이 시오후키 한 다음엔 내가 사정을 안 해서 계속 몰아붙였고, 그다음엔 성지훈이 다시 불이 붙어서… 하여튼 원 없이 했네. 몸을 슥 일으키려는데 뭔가에 가로막혀 일어날 수가 없었다. 뭐지 하고 아래를 보니 성지훈의 팔이 날 감싸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곰 인형을 찾는 어린아이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덩치는 190을 넘는 다 큰 녀석인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콩깍지가 얼마나 쓰인 건지. 나는 성지훈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성지훈 일어나.”
“…응…….”
“아침이야.”
“…윤계인…….”
“응.”
눈을 떠 나를 확인한 성지훈은 나를 더 깊게 끌어안았다. 그러자 살과 살이 맞닿아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성지훈이 감싼 등이라든가 서로 맞닿아 버린 성기라든가. 음….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성지훈의 입에 입을 맞추며 성지훈의 성기를 만졌다. 어제 성기로 가게 해준 적은 없으니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깊게 혀를 얽으며 성기에 손을 대자 성지훈의 허리가 움찔 거린다. 귀두를 손바닥으로 비비다가 다른 손으로 기둥을 잡아 마치 젖을 짜듯이 아래에서 위로 피스톤 질을 하고 요도 구멍을 쑤시자 성지훈의 허리가 뜬다.
“읏… 하아… 윤계인… 흐으읏……!”
성지훈이 가볍게 가고 양손은 정액 범벅이 되었다. 하하. 가볍게 웃은 나는 양손을 위로 치켜 올린 채 성지훈의 미간에 입을 맞추었다.
“굿모닝.”
“변태 자식…….”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내가 했던 것과 똑같이 미간에 입을 맞춰주는 상냥함이 좋다. 양손을 어떻게 할 줄 모르니 성지훈이 티슈를 가져다 닦아주었다. 그 뒤엔 가볍게 입을 맞추고 둘이 함께 씻으러 갔다. 만약을 대비해서 집안에 ‘성지훈 윤계인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최면을 걸었더니 성지훈이 괜한 짓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보이는 거 원치 않으니까.”
“난 평소에도 이러고 다녀.”
“그래도.”
그렇게 말하자 성지훈이 날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몸매에 자신 없어서 그런 건 아닌데. 욕실 안으로 들어가서 나는 손부터 씻었다. 끈적끈적한 것이 아무것도 만지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손을 깨끗이 씻고 난 나는 성지훈을 바라보았다. 물에 젖은 조각같이 오밀조밀 짜인 근육들과 나른하게 풀린 얼굴로 눈을 감은 채 물을 맞고 있는 성지훈은 퇴폐미가 넘쳤다. 어딘가의 표지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나 역시 풀린 얼굴로 성지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눈을 뜬 성지훈과 눈이 마주치고 난 뒤에야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어디 불편하거나 아프지 않아? 그러고 보니 중간에 안에 싸버렸었는데…….”
후반부에 콘돔을 완전히 소비하고 난 뒤에도 성지훈과 나는 떨어질 줄 몰랐고 결국 생으로 삽입해버린 바람에 성지훈의 안에 정액이 남아버렸다. 배탈을 걱정해 이야기하자 성지훈이 대답한다.
“괜찮아.”
“괜찮아? 음, 일단 빼자.”
“…어.”
성지훈의 등 뒤로 다가간 나는 자연스럽게 성지훈의 탄탄한 엉덩이를 손에 쥐었고 성지훈은 숨을 깊게 내쉬며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나는 엉덩이 골을 타고 성지훈의 항문을 건드렸다. 아직 예민한 항문은 내가 손가락을 대었을 뿐인데 움찔움찔하며 손가락을 반기었다. 나는 항문 주변을 빙빙 돌다가 천천히 손가락 두 개를 성지훈의 항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이미 반쯤 풀려 있는 항문은 수월하게 손가락 두 개를 수용했다. 쫀쫀하고 따듯한 내부는 약간 질척거렸다. 나는 원을 그리며 내부의 질척거리는 것들을 모았다.
“응… 흐읏…….”
“진작 안 빼줘서 미안해. 조금만 참아…….”
“하아…….”
대충 모인 질척한 것들에 손가락을 세워 내부를 긁으며 항문 밖으로 빼내자 하얀 반투명한 액체가 손가락을 따라 나온다. 역시 남아 있었네. 중간에 콘돔을 안 했는데도 마구잡이로 해버려서… 배탈이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이럴 때만큼은 건강하다 못해 넘치는 건강을 가진 성지훈에게 감사하다. 그 짓을 몇 번 더 반복하니 손을 따라 나오는 액체는 더 이상 없었다. 그 대신 성지훈의 성기가 바짝 섰을 뿐이지. 그 이상은 없었다.
“섰어?”
“네가 변태 새끼처럼 손을 놀리니까…….”
“그래. 괜찮아. 빼줄게.”
“너도 같이 빼.”
으르렁거리듯이 말하는 성지훈의 말에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성지훈과 마주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짝 선 성지훈의 성기와 내 성기를 함께 잡고 천천히 움직였다. 성지훈의 성기는 따뜻하다 못해 뜨겁고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왔으며 모양이 곧고 예뻤다. 하아, 섰다. 약간 급해진 내 손이 조금씩 빨라지자 성지훈이 내 손을 겹쳐 잡으며 속도를 줄였다. 윽 조금 안달이 나 성지훈을 바라보자 성지훈이 요염한 미소를 띤 채 날 내려 보고 있었다. 아, 이거 일부로 이러는 거였구나. 헛웃음을 삼킨 채 성지훈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성지훈은 기다렸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입을 벌리며 나를 반겼다. 성지훈이 키스에 정신이 팔린 사이 나는 손을 놀렸다. 탁탁 거리는 소리와 츄룹 거리는 소리가 욕실 안을 가득 메웠다. 입술과 입술이 떨어지며 긴 은사가 떨어지는 물방울에 끊어질 때 즈음 우리 둘의 손은 질척하게 하얀 불투명한 정액 범벅이 되었다. 그것도 물방울에 금방 씻겨 내려갔지만.
우리는 그 뒤 몸을 서로 씻겨주고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다. 내가 입을 옷이 교복밖에 없어 바닥에 늘어진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줍자 성지훈이 갑자기 날 부르더니 자신의 상의를 푹 씌웠다. 뭐 하는 거지 하는데 손수 팔을 펼쳐주기에 팔을 꿰어 입었더니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본다. 왜 그러지 하면서 커다란 성지훈의 옷가지를 팔락거리는데 문뜩 생각이 났다. 아, 이거 남친 셔츠…! 혼자 남친 셔츠를 행했다는 것에 오두방정을 떨었다. 남친 셔츠라니. 이런 걸 내가 하다니. 살면서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어, 그런데 성지훈의 옷이 나한테 이렇게 크면 내 옷은 성지훈한테 꽉 낀다는 건데. 어, 그럼 역 남친 셔츠를 하면, 엄청난 그림이 되겠는데 특히 바스트가. 언젠가 꼭 한 번 해 봐야지.
큰 옷을 입고 팔랑팔랑 돌아다닐 수는 없어서 다시 교복을 꿰입고 성지훈에게 부탁해 파스를 목과 목덜미에 붙였다. 성지훈은 뭔가 아쉬워 보였지만 딱히 무어라 이야기하지 않았다. 최면을 해제하고 성지훈과 함께 식당으로 가자 아주머니께서 이미 아침을 차리고 계셨다. 자리에 있는 것은 성지한 한 명뿐 다른 사람들은 이미 나간 것 같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 좋은 아침. 잘은 잘 잤니?”
“네 덕분에요.”
“지훈이 너도 좋은 아침.”
“…….”
성지훈은 성지한의 인사에 별 대꾸하지 않은 채 내 의자를 빼주었다. 나는 자리에 앉으며 테이블 위를 살폈다. 각종 잼과 과일, 햄, 소시지, 치즈, 샐러드 같은 것들이 널려 있어 알아서 골라 먹는 것 같았다. 오, 그럼 소시지부터 먹을까 생각하고 생각하는데 아주머니께서 빵이 든 바구니와 주전자 하나를 들고 들어오셨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잔을 가져다드릴게요. 아, 계인 학생은 홍차였죠?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계인이는 예의가 바르구나?”
성지한의 말에 고개를 들자 성지훈이 성지한을 낮게 읊조리듯이 불렀다. 그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그렇게 든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아니, 칭찬이야 칭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식당 안에 내려앉고 아주머니가 홍차가 들은 찻주전자를 들고 오실 때까지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차를 따라 주시고 성지훈이 빵을 접시에 덜어주며 아침식사가 시작되었다. 나이프로 빵 사이를 갈라 버터를 바른 뒤 샐러드, 햄, 치즈 같은 것을 사이에 끼워 넣자 아주머니가 계란 프라이를 가져다주셨다. 그걸 빵 사이에 밀어 넣고 한입 크게 물고 있자 성지훈이 소시지를 잘라 내 그릇에 덜어주었다. 이렇게 챙겨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생각하는데 성지한이 꽤나 흥미롭다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본다.
“어… 형은 약속 없으신가 봐요?”
“형? 나?”
“네.”
“어… 그렇지 내가 형이지 참. 그렇게 불리긴 처음인데?”
“어, 그래요? 성지훈이 형이라고 안 불러요?”
내 말에 성지한은 예쁜 미소로 답변을 해주셨다. 응, 안 부르는구나.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위계질서가 뚜렷해서 누나를 누나로 부르지 않으면 혼이 났었는데. 여긴 또 이렇게 개방적이구나.
“식사 후엔 뭘 할 거니?”
“어… 집에 가야죠.”
“벌써? 좀 더 있다 가지.”
“너무 오래 있으면 민폐잖아요. 모처럼 휴일이기도 하고. 성지훈도 쉬는 편이 더 좋을 테니까요.”
“윤계인.”
“나도 옷은 갈아입어야지.”
“…….”
내 말에 성지훈이 혀를 차며 빵을 씹어 먹는다. 그 모습을 성지한이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샌드위치를 씹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뒤 가방을 챙기고 현관 밖으로 나오면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그냥 버스 타고 가도 되는데.’ 라는 내 말에 성지훈은 불만 어린 얼굴로 차를 타고 가라고 이른다. 결국 차 안으로 쑤셔 넣어지고 바로 옆엔 성지훈이 탄다. 데려다줄 생각이었나 보다. 우리를 태운 기사님은 부드럽게 차를 몰아 담벼락이 길게 늘어진 동네를 벗어나 시내를 통해 아파트와 빌라가 가득한 우리 동네로 들어섰다. 나는 편의점 앞에서 차를 세워 달라 부탁했다.
“연락할게.”
“어.”
“조심히 들어가.”
“너나 조심해.”
성지훈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에 서 있던 나는 천천히 걸어 우리 집으로 향했다.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가니 누나의 신발만 현관에 놓여 있었다. 어, 누나 안 나갔네. 휴일이면 매번 밖으로 쏘다니던 사람이 집 안에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어 누나 방으로 곧장 향했다. 방문에 가볍게 노크를 하자 거실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계인이 왔어?”
“어, 다녀왔어. 웬일이야 집에 다 있고.”
“그냥… 좀… 생각할 게 있어서…….”
거실로 가자 소파도 아닌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누나가 있었다. 나는 그런 누나 옆에 앉았다. 그러자 누나가 몸을 뒤집어 엎드린다.
“무슨 일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묻자 누나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연우 말이야…….”
“어.”
“왜 그러는 걸까… 말이 막 뒤죽박죽이야. 날 사랑했대. 그런데 이제 여자로 안 보인대. 그래서 정말 미안하대. 그래서 이제 와서 여자로 안 보인다네 뭐네 할 거면 고백을 왜 받아 줬냐고 했더니 다 내 탓이래. 뭐가 또 내 탓이냐 물었더니 아무런 대답을 안 해.”
“흐음.”
“남자들은 원래 다 이래?”
“걔가 이상한 거야.”
이유를 다 알고 있지만 나는 누나를 보지 않은 채 이야기했다. 걔가 이상한 거라고. 누나는 잘못 없다고. 그런데 그것도 맞으니까. 누가 좋아하는 여자를 따먹고 갈아치울 생각을 다 하냐 그것도 돌림빵으로. 아무리 약점이 잡혔다고 해서. 아니, 약점이 잡혀 있다면 더더욱 본인이 알아서 피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새끼한테 약점이 잡히면 당연히 지가 알아서 피해야지. 생각해보니 더 어처구니없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누나가 이야기한다.
“왜 하필 내가 좋아한 애가 이상한 애일까.”
“그냥 미친개한테 한 번 물렸다 생각하고 접어.”
“그게 어렵다 계인아. 너어어무 어려워.”
그렇게 말한 누나는 비척비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들어가서 잘래. 나는 쉬라고 대답한 뒤 누나가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고 옷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운 나는 그저 누나가 상처를 많이 받지 않았길 빌고 빌 뿐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체육대회 날이 왔다. 그동안 학교가 끝나고 난 뒤에도 체육대회 연습과 시합이 있어 성지훈네에 며칠간 가지 못했다. 성지훈은 그것이 못마땅해 보였지만 나는 학교 일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착실한 학생 신분이었기에 무어라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점심시간마다 양호실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수음뿐이라 그런지 성지훈은 불만이 가득했고. 기어코 내게 끝날 때 즈음 찾아온다는 메시지만 남긴 채 체육대회 날에 결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래, 솔직히 예상은 했어. 운동회 연습이나 시합이나 일절 참가 안 했었잖아.
그래도 좀 아쉬웠다. 성지훈네 반 반티 복고 교복이던데. 엄청 멋있었을 텐데. 그 떡대에 모자까지 쓰고 어깨 떡 벌어지고 허리선 쫙 내려오면… 상상하면 뭐 하냐. 당사자는 없는데. 더불어 우리 반 반티는 탈주 닌자다. 새까만 바탕에 빨간 구름이 그려진 그 탈주 닌자 복장. 더불어 이걸로 하자고 박박 우긴 것은 짐작하듯이 선웅이 놈이다. 비범한 새끼. 결국 이걸로 하게 만들었어. 다들 더울 거라고 찡찡거려놓고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를 받게 만들다니. 참고로 다른 복장으로는 알로하 복장과 배구복이 있었다.
거추장스럽게 긴 겉옷을 입고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꽤나 고난이었다. 그럼에도 선웅이 새끼가 세상을 다 가진 얼굴로 돌아다녀서 더 짜증 났다. 개새끼. 중간에 한 번 걷어 차버리자 다른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와 한 대씩 때리고 지나간다.
“아 왜!”
“넌 맞아도 싸.”
“탈주 닌자의 말로를 보여주려 하다니 사악한 자식.”
“사탄: 교수님 진도가 빠릅니다.”
“진도가 빠르대, 미친.”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왔다!”
“와아아아아!”
중간에 학부모들이 쏘는 간식 덕분에 간간이 목숨을 연장할 때 즈음 축구 시합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입에 쭈쭈바를 하나씩 물고 경기에 임했고 쭈쭈바 덕인지 선웅이 놈의 비범한 플레이 덕인지 알 수 없지만 10반과의 접전을 걸치고 우승했다. 담임은 크게 기뻐하며 피자를 쏜다고 소리를 쳤고 우리는 점심으로 피자를 한 조각씩 씹어 먹고 점심 이벤트로 열린 학부모 푸드 존에서 큐브 스테이크와 호두 파이, 망고 주스를 사 마시고 그늘 아래에서 겉옷을 벗은 채 숨을 돌렸다.
“아, 진짜 이선웅 개새끼 하필 골라도 이런 걸 골라서 사람 힘들게 하냐.”
“헐 준서준서 앞담 까기 있긔없긔?”
“꺼져 새끼야.”
“너무햇! 계인아 내 친구야!”
“하아, 이선웅 존나 패버려.”
“아 왜! 간지 나잖아! 이것 봐 서클릿!”
“이마에 땀 차잖아 병신아.”
둘이서 선웅이 놈을 갈굴 때에 뒤에서 누군가가 날 불렀다. 뭐지 싶어 뒤를 돌아보니 강연우가 날 부르고 있었다. 우리 누나와 강연우 사이에 일어난 일들은 이미 공공연하게 퍼진 사태라 선웅이와 준서가 수상하다는 얼굴로 강연우를 바라보았다. 그 가운데에서 나 홀로 태연하게 강연우를 맞이했다.
“네, 선배 왜요?”
“체육 대회 끝나고 만날 수 있을까? 아주 중요한 이야기야.”
“여기서 하시죠.”
“괜찮겠어?”
그렇게 말한 강연우는 우리를 보는 시선들과 준서와 선웅이를 둘러보고 나에게 속삭였다. 괜찮겠냐고.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다고. 그럼에도 강연우는 포기하지 않은 것인지 나에게만 들리도록 이야기를 남긴 채 달아났다. 체육대회가 끝난 뒤 수학 심화실에서. 아, 정말 이제 쟤랑은 끝인 줄 알았더니 이번엔 뭐야. 뒷목을 긁으며 한숨을 내쉬자 선웅이가 말한다.
“널 왜 불러?”
“나도 몰라.”
“어이없네. 사랑싸움은 계을이 누나랑 하면 되잖아. 그런데 동생인 널 왜 찾아?”
“모르겠다. 이따 가보고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이응이응 가자. 슬슬 점심시간 끝난다.”
“다음 뭐지?”
“몰라.”
우리는 다시 우리 반 천막으로 돌아왔다. 내가 이 이후에 참여하는 건 단체 줄넘기와 큰 공 튕기기와 터널 통과 릴레이 정도인가. 그래도 계주 달리기와 선생님과 함께 달리기 같은 건 안 나가니까 다행인가. 그리고 모든 단체 종목을 마치고 난 뒤 운동회의 꽃이라는 계주 달리기에서 선웅이 놈이 왜 그렇게 탈주 닌자 복장에 집착했는지 알게 되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선웅이 놈은 무지막지한 속도로 다른 녀석들을 추월해 1등을 하더니 그대로 우리 반 앞에 섰다. 뭐지 이 신박한 미친 짓은? 하고 있는데 양손 중지와 검지만 쭉 펴 십자가 모양으로 만든 녀석이 외쳤다.
“그림자 분신술!”
그렇다. 이 녀석은 이거 하나를 하겠다고 이 찜통더위에 우리에게 이 롱 코트를 입힌 것이었다. 더 웃긴 건 다른 녀석들이었다. 쟤 왜 저래? 하던 녀석들이 선웅이 놈이 그림자 분신술을 외치고 달려감과 동시에 우르르 달려가 선웅이 놈 뒤를 따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야 이 참신한 새끼들아.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짓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똑같이 웃었다. 옆을 보니 담임선생님이 나랑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톤으로 헛웃음을 짓고 계셨다. 그래 누가 제일 고생이겠냐 담임이 제일 고생이겠지.
[선수 아닌 학생들은 자리로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진행 담당 선생님의 말씀에 담임선생님이 다른 녀석들을 인솔하러 가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어이구 어쩌다가 저런 녀석의 담임을 맡으셔서 이 고생을 하시는지. 그렇게 자리에 털썩 앉는데 준서가 보이지 않는다. 어, 설마. 했더니 역시나 선웅이 놈과 함께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야 너도 거기 꼈냐 한심한 얼굴로 녀석을 바라보자 준서가 슬금슬금 시선을 피했다. 결국 선웅이 놈의 그림자 분신술은 페널티로 돌아오고 종합 우승은 10반이 하였다. 대신 우리는 응원상과 축구 우승상을 받았다. 우리가 있던 자리의 쓰레기를 줍고 난 뒤 교실로 돌아온 우리는 종례를 들은 뒤 흩어졌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나는 강연우의 부름에 응하기로 결정하고 성지훈에게 연락했다. 일정이 다 끝났다고. 그런데 잠깐 누굴 좀 만나야 할 것 같다고. 거기에 성지훈이 누구냐 물었고 나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강연우라고 대답했다. 잠깐 침묵을 지키던 성지훈은 알았다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 천천히 수학 심화실 쪽으로 향했다. 만약을 대비해 공기계를 손에 꼭 쥔 채로 수학 심화실 안으로 들어가자 약간 초조한 기세의 강연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온 것을 확인한 강연우는 약간 다급한 기세로 문을 잠갔다. 그 모습을 삐딱하게 바라보던 나는 물었다.
“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이에요?”
“채, 책임져.”
“무얼?”
내 물음에 강연우는 안절부절못하더니 곧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번엔 무얼 하는 건가 싶어서 하는 양을 지켜만 보자 두서없이 말을 내뱉는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내가, 내가 이상해져 버렸어. 내가 이상해져 버렸다고! 알아들어? 내가, 내가. 너 때문에. 그러니까 책임져!”
“그니까 무얼 책임지라는 건지 제대로 이야길 하라고.”
내 말에 안절부절못하던 녀석은 곧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달려들었다. 강연우에게 걸었던 최면을 해제하지 않았기에 재빨리 강연우에게 멈추라고 소리치려던 나는 갑작스럽게 입을 막는 녀석의 행동에 재빨리 녀석의 손을 이와 이가 맞닿을 정도로 세게 깨물었다.
“아악!”
소리와 함께 강연우는 피가 나는 손을 떼어냈다. 하지만 동시에 공기계를 강연우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텅 빈 내 손에 인상을 쓴 채 강연우를 바라보자 강연우가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다.
“네 그 이상한 힘은 이거 덕분에 일어나는 거지? 이게 없으면 너도 평범한 인간이야!”
그 꼴이 너무 웃겨 그대로 헛웃음을 내뱉자 강연우가 웃기냐고 버럭 소리를 쳤다. 그럼 웃기지. 자기 혼자 착각해서 그 착각에 미쳐 허우적거리는 꼴을 보면 웃기지 안 웃기겠냐. 나는 손을 내밀며 이야기했다.
“줘.”
명령이 아닌 가벼운 요구에 강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와락 소리친다.
“시, 싫어! 내 부탁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돌려주지!”
“아, 그래. 그 부탁이란 거 아까부터 되게 거슬리고 신경 쓰였거든? 일단 말해봐.”
내 말에 강연우는 강한 척한다네 뭐네 혼자 중얼거리더니 곧 버럭 이야기했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내 몸이 이상해졌어! 전처럼, 전처럼 가버릴 수가 없게 되었다고! 날 원래대로 되돌려놔!”
그 말에 난 인상을 쓰고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니, 이게 무슨 헛소리야 내가 무얼 했다고. 그래 내가 한 번 감도를 확 올려서 혼자 가버리게 만들기도 하고 친구 녀석들을 마조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지만 직접적으로 손을 댄 적도 없고 그 이후 그 최면은 다 해제하고 친구 녀석들 건드릴 때는 건드리지도 않았건만 무슨 딱 그 짝 아니야 지 혼자 발현해서 끙끙거리는데 생각나는 게 나밖에 없다고 나한테 성내는 거. 서투른 무당이 장구만 나무란다고. 어처구니가 없네. 나는 가만히 녀석을 바라보다가 공기계 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쪽으로 와. 니 주인은 그 녀석이 아니라 나야. 주인에게 돌아와.
그러자 파직하고 강연우 손에 들려 있던 공기계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으악 소리와 강연우가 함께 공기계를 집어던지자 그것은 정말 당연하다는 듯이 내 발치로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주워 들며 이야기했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뭐라고 해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네요. 그럼 돌아가 보겠습니다.”
“우, 웃기지 마! 그래, 이 손 보여? 난 이 손을 들고 교무실에 가서 네가 미친개 마냥 날 물어뜯었다고 할 거야. 그렇게 되면 난처할 텐데? 내 손에 난 잇자국이 네 잇자국이란 건 병원에 가면 쉽게 알 수 있다고!”
하아. 녀석의 행동에 고개를 크게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어쩔까. 누나랑 떼어놓으면 다 끝날 줄 알았더니 지 혼자 질척거리기 시작했잖아. 누나는 어쩌다가 이런 녀석한테 걸려서 남을 이렇게 귀찮은 사태에 빠지게 만드는 건지. 이대로 두면 냅두는 대로 문제일 텐데. 무슨 최면을 걸어야 할까. 생각하며 공기계를 켰다. 이에 강연우가 자기 말을 무시하지 말라며 소리를 쳤고 갑작스럽게 본 휴대폰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이 상황에 누구야 하고 휴대폰을 확인하니 성지훈이다.
“어 여보세요.”
-“어디야.”
“아 나 지금 수학 심화반. 이리로 와.”
-“어.”
뚝 끊긴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강연우를 바라보았다. 강연우는 굉장히 불안한 기세로 엄지손톱을 깨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지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겠지. 나는 그런 강연우를 가만히 바라보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 잠깐 음, 이건 성지훈이 싫어할지도… 음, 허락을 맡아야 할 것 같은데. 일단 이 녀석 좀 제압하고.
“속옷까지 벗고 무릎 꿇어.”
“읏……!”
내 명령에 강연우는 착실히 움직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넥타이를 끌어내린 뒤 조끼를 벗고 단추를 하나하나 푼 뒤 셔츠를 벗어 던진다. 그 뒤 바지 버클을 풀어 스륵 소리와 함께 바지와 속옷을 동시에 내린다. 그 모든 것들을 바닥에 널브러진 녀석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고 나는 느긋하게 성지훈을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뒤 덜컹 소리와 함께 문이 살짝 움직였다. 나는 문 앞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너야?”
-“나야.”
“기다려 지금 열어 줄게.”
전화를 끊고 강연우가 잠갔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으로 들어온 성지훈은 알몸에 무릎을 꿇은 강연우를 보고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문을 다시 잠그고 공기계를 꺼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야 할 거야 윤계인.”
“다짜고짜 날 불러내서 나보고 자기가 이상하니 나보고 책임지라고 하잖아. 입도 막으려 하고 기계도 뺏으려 하기에 이로 물었더니 그걸로 협박을 하네. 어떻게 둘 수가 없어서 제압했지.”
“그딴 거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나도 알아 가만히 있어도 너한테 이야기하면 네가 해결해 줄 거란 거. 하지만 그 이후도 생각해야지. 당장만 해결해 봤자야.”
“어쩌려고.”
“임자가 따로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내 말에 성지훈은 인상을 썼다. 싫은가? 생각을 했는데 하는 소리가 귀여웠다. 그걸 꼭 알려줘야 안대? 안타깝게도 알려줘야만 아는 녀석들이 있더라고. 내 말에 성지훈은 날 가만히 바라보더니 나에게 서서히 다가와 내게 키스했다. 가볍게 입에 내려온 입은 탐욕스럽게 혹은 게걸스럽게 입안으로 들어와 타액을 탐하고 혀를 희롱한 뒤 입천장을 비벼 교성을 일으키고 치열을 훑으며 자신의 영역을 확인했다. 거기에 나 역시 타액을 탐내고 혀를 비볐다. 쪽 츄릅 쪽 거리는 소리가 빈 교실 안을 가득 메우고 나와 성지훈이 혀를 내밀며 떨어지자 서로의 혀를 긴 은사가 잇는다.
“하아…….”
“그런데 그냥 있으면 선배 정말 외롭겠다. 그치?”
“하…….”
“그러니까 선배. 지금부터 선배는 말이죠. 성지훈이의 감각을 공유하는 거야.”
내 말에 성지훈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바라본다. 나는 앱을 키고 톡톡 공기계를 두드린다. 강연우 ‘성지훈이 느끼는 것을 보고 그대로 느낀다.’
“성지훈에게서 눈을 떼지 마. 아, 자위는 해도 돼.”
강연우에게 그렇게 명령을 한 뒤 나는 성지훈에게 다가갔다. 성지훈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성지훈의 탄탄한 등 근육을 어루만진다. 그러자 강연우가 몸을 배배 꼬며 무언가 불편해한다.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성지훈에게 입을 맞추며 성지훈의 넥타이를 푼다. 그리고 조끼를 벗기고 톡톡 단추를 풀어 활짝 펼친다. 그러면 전날의 흔적이 가득한 성지훈의 야해빠진 몸이 보인다. 목덜미와 가슴, 배 같은 곳들에 남은 키스마크들과 이번에도 퉁퉁 부어 남들에게 보일 수 있어 붙인 밴드.
나는 입맛을 다시며 어딜 어떻게 손을 댈까 고민하다가 곧장 성지훈의 돌출된 가슴으로 향했다. 가슴을 가볍게 핥으며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 유두에 닿자 이로 유두와 밴드를 한 번에 문다. 그대로 앙앙 유두와 밴드를 물자 성지훈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 유두와 밴드를 한 번에 문 채 밴드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유두가 밴드에 쓸리며 퉁퉁 성이 난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 반대쪽 유두는 끝부터 천천히 잡아 뜯으며 성지훈의 반응을 즐겼다. 퉁퉁 부은 유두를 혀로 낼름낼름 핥는다.
“흣… 하아… 응… 윤계인…….”
“흣… 아앙… 응…….”
분명 희롱당하는 이는 한 명인데 신음소리는 두 개가 들려온다. 그 아이러니가 웃겨 키득거리며 반대쪽 유륜을 집게손가락으로 꼬집는다.
“흐읏!”
“응……!”
단단한 살에 비해 말랑말랑한 유륜의 느낌을 즐기며 유륜을 꼬집고 잡아당기다가 놓은 뒤 손톱으로 유륜을 긁고 유륜을 따라 손가락을 놀렸다. 성지훈은 들뜬 숨을 내뱉으며 가슴을 나에게 바짝 내밀었다. 나는 그 반응을 즐기며 유두를 꼬집어 그 상태로 혀로 날름날름 핥는다.
“흐응… 하앗… 읏…….”
“으응… 읏…아앙…….”
그러다 손으로 잡고 있던 유두를 놓고 입으로 유두를 덮어 깊게 빨아들이자 성지훈이 허리를 튕기며 내 어깨를 붙잡는다. 윤계인 앓는 소리로 부르는 목소리가 듣기 좋다. 내 이름이 이렇게 듣기 좋았던가. 평소엔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느끼며 깊게 빨아들이는 유두를 잘근잘근 씹는다. 그 뒤 유두를 놓아주자 새빨개진 상태로 퉁퉁 부은 것이 눈에 보였다. 그대로 후하고 바람을 불자 성지훈이 다시 나를 부른다. 나는 그대로 반대쪽 유두를 노리고 움직인다. 반대쪽 유두를 곧장 입에 담은 뒤 아이가 젖을 빨듯이 쪽쪽 빨면 성지훈이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그러면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기분이 묘하다. 뾱 소리가 나게 유두에서 입을 떼면 반대쪽과 마찬가지로 새빨갛게 퉁퉁 부은 유두가 보인다.
나는 이에 키득거리다 성지훈의 가슴에 입술을 댄 채 쪽쪽 거리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명치를 지나 배꼽으로 내려와 배꼽 주변을 혀로 지분거리고 마치 배꼽을 파고들 듯이 혀로 파고들면 성지훈이 신음을 내뱉는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배꼽 바로 아래에 입을 맞추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 성지훈의 바지 버클에 도달한다. 그것을 양손으로 푸르고 지퍼를 입으로 앙 물어 내려 버리면 두툼한 성지훈의 샅이 보인다. 이에 입맛을 다시며 속옷을 이로 물어 천천히 내리면 퉁 하고 성지훈의 거대한 성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잔뜩 성이 난 그 녀석을 한 손으로 잡고 기둥을 길게 핥는다.
“응읏……!”
“아앙……!”
나는 이렇게 기둥을 길게 핥아주는 거랑 동시에 귀두를 문지르는 걸 좋아하는데. 성지훈 역시 이에 느끼는 것인지 뜨거운 성기가 껄떡거린다. 그리고 여기 귀두랑 기둥이 연결되는 곳이랑 요도를 쑤셔주면…….
“하앗… 응… 앗……!”
“앙…! 앗…! 하앙……!”
손에 튄 정액에 손을 잼잼해 곱게 핀 뒤 그대로 성지훈의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번엔 귀두에 입을 대며 기둥을 잡은 손으로 피스톤 질을 하고 귀두를 혀로 살살 핥았다.
“응… 앗…! 방금… 갔어……!”
“앗… 하앙…! 하앙……!”
그러든 말든 나는 계속해서 성지훈의 성기를 애무했다. 입안 가득 귀두를 담아 깊게 빨며 마치 피스톤 질을 하듯이 고개를 움직이고 엇박자로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성지훈의 손이 내려와 내 머리를 잡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살짝살짝 허리를 흔들었다. 기분 좋아하고 있어. 성지훈이 내 입으로 손으로 만족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니 아래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거에도 느끼다니 나도 참 변태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혀를 뾰족하게 만들어 요도를 쑤셨다.
“응그읏…! 가…! 가아앗……!”
“앗…! 흐아앗…! 하앙……!”
다행히 성지훈의 외침에 성지훈이 가기 직전에 입을 놓을 수 있었다. 입을 놓고 손바닥으로 요도를 마구 비비자 성기가 기둥부터 꺼떡거리며 퓻 하고 아까보다는 옅지만 많은 양의 정액을 토해냈다. 두 손이 완전히 정액투성이가 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강연우를 바라보았다. 강연우는 잔뜩 풀린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온몸이 정액투성이에 양 가슴은 바짝 선 상태로 온몸을 부들거리고 있었다. 흠, 혼자서 가슴을 꼬집어 대고 성기를 마구 흔들어 댄 건가. 그럴 만하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추정만 가능한 쾌감이 올 뿐이다. 그 추정한 쾌감이란 건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성지훈의 경우엔 나로 인해 개발된 것도 있고 해서 느끼는 모습을 더욱 보여주니 더더욱 괴로웠을 것이다.
하여튼 이 정도면 되려나. 지가 원하는 대로 해 주었으니 슬슬 처리를… 하고 생각하는데 성지훈이 내 팔을 잡았다. 응? 하고 성지훈을 바라보자 성지훈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던 바지와 속옷을 벗어 던지고 뒤로 돌아 책상에 기댄 채 엉덩이를 들어 나에게 잘 보이도록 보이며 말한다.
“부족해… 박아줘…….”
“너도 참…….”
“얼른…….”
성지훈의 재촉에 성지훈에게 다가간 나는 잠깐 우왕좌왕 거렸다. 양손이 다 정액투성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눈치챈 성지훈이 인상을 쓴 채 말했다.
“됐으니까 얼른…….”
“묻을 텐데…….”
“상관없어……!”
그렇다면야 뭐… 그러고 보니 성지훈 안을 풀어줘야 하는데 젤도 없네…. 나는 양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번만이야… 다음번에는 절대 안 돼… 그렇게 생각하며 양손의 정액들을 모아 그대로 성지훈의 항문에 주르륵 흘렸다. 움찔 거리는 성지훈에 나는 질척한 손가락으로 성지훈의 항문 주변을 빙빙 돌다 한 번에 쑥하고 성지훈의 안으로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다. 그대로 주름을 넓히며 손가락을 빙빙 돌리다 두 번째 손가락을 넣고 내벽을 더듬어 올라갔다. 손가락 뿌리까지 깊게 들어가자 성지훈이 퉁 허리를 튕긴다. 전립선이 이 근처였는데. 손가락을 계속 더듬자 곧 성지훈이 크게 몸을 휜다.
“하앙……!”
“앗…! 으읏…! 하앗!”
“응, 괜찮아 괜찮아. 기분 좋게 해줄게.”
“안에… 읏… 박아줘…….”
“더 풀리고 나면.”
그렇게 말한 나는 전립선 바로 위에서 손가락을 둥글게 원을 그리며 내벽을 휘저었다. 손가락이 전립선을 스칠 때마다 성지훈은 움찔 움찔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즐기다가 손가락을 하나 더 늘려 피스톤 질을 하듯이 움직였다. 손가락 끝으로 전립선을 박아대자 성지훈은 기분이 좋은지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하앙…! 하앗…! 앙 아앗…! 하아…! 윤…계인……!”
“응… 으읏… 하아앗… 아앗……!”
성지훈의 성기가 꿈틀거리고 조금만 더 하면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즈음 손가락을 쑥 뽑았다. 그러자 가볍게 가버린 것인지 성지훈이 휘청거린다. 나는 그런 성지훈의 허리를 잡은 뒤 바지 버클을 푸르고 바지와 속옷을 살짝 내려 이미 부풀 대로 부푼 성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성지훈의 엉덩이 골에 비비기 시작했다. 벌름 거리는 성지훈의 항문이 욕심을 부리며 넣어 달라 조르는 것이 느껴진다. 그대로 집어넣으려던 나는 순간적으로 생각났다.
“하아, 안 돼. 콘돔…….”
저번에는 그래도 집 안이라 괜찮았지만 지금은 속에 남으면 속옷에도 흐르고 난리가 날 것이다. 또 수음만 해야 하나 하는데 성지훈이 다급하게 말한다.
“내 지갑!”
“지갑?”
성지훈의 말에 성지훈의 지갑을 찾았다. 안에는 수많은 카드들과 콘돔 몇 개가 들어 있었다. 나는 콘돔을 하나 꺼내 껍질을 뜯어 다급한 손길로 성기에 씌었다.
“얼른…! 박하으으읏……!”
“흐으으으응……!”
성지훈의 외침에 그대로 천천히 성지훈의 항문으로 귀두부터 집어넣었다. 항문과 내벽이 조이며 성기를 반기고 그대로 쑥 들어가 내벽에 성기를 박자 성지훈이 허리를 비틀며 가버린다. 그 모습에 혀로 입을 축이며 천천히 허리를 뒤로 뺐다. 그러자 성지훈의 내벽이 수축하며 나가지 말라는 듯이 내 성기를 조여 온다 처음엔 천천히 그리고 얕게. 얕은 곳에 성기를 놀리며 성지훈의 가슴을 주무른다. 더 깊은 곳을 원하는 성지훈 이기에 내 허리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놀린다. 나는 팍팍 소리가 나게 얕은 곳을 박다가 중간에 깊이 박아 허리를 둥글게 움직인다. 그러면 성지훈은 마치 나가지 말라는 듯이 내벽을 조여 온다.
“하앗… 하앙… 항 으응…! 윤… 계인… 좀 더… 으음……!”
“하앙… 앙… 으응… 흐으응……!”
“하아… 좀 더?”
“좀 더… 읏… 안에 박아!”
성지훈의 말에 허릴르 길게 뺀 뒤 한 번에 박아 올렸다. 급격하게 수축하는 내벽에 한순간 위험했지만 다행히 내부에 사정하는 일은 없었다. 성지훈은 그 자극이 좋은지 앞에서 전립선액을 질질 흘리고 있다. 나는 가슴을 만지던 손으로 유두를 잡아 늘리며 허리를 세게 놀리기 시작했다. 퍽퍽하는 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메우고 두 명의 신음 소리가 가득 울린다. 허리를 세게 놀리면서도 중간중간 성기를 길게 빼서 한 번에 퍽하고 박자 바짝 선 성지훈의 성기가 퓻하고 또다시 정액을 토해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허리를 마구 놀리자 성지훈이 허리를 멈춘 채 신음 소리만 내뱉는다.
“아항…! 하앙…! 아앗…! 흐응…! 앗…! 윤… 계인…! 읏…! 가아…! 갓……!”
“으으응…! 으으…! 응읏…! 핫…! 아앙……!”
퍽! 소리와 함께 내 성기가 전립선을 찌른 순간 성지훈의 내벽이 엄청나게 수축하며 성지훈이 오줌도 아니고 정액도 아닌 것을 뿜어냈다.
“하앗…! 하앙…! 으읏…! 흐응…! 하아… 하아… 읏……!”
“흐응…! 앗…! 아앗! 하아…! 그, 그만… 앗… 그만……!”
오르가즘이 계속 오는 것인지 성지훈의 내벽은 단단히 수축해 있고 성지훈은 허리를 비틀며 계속해서 느낀다. 나는 그 상황에서 싸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고 성지훈의 내벽이 오물오물거릴 때 즈음 천천히 빠져나왔다. 성지훈을 잡고 있던 손을 놓자 성지훈이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 상태로 숨을 몰아쉬며 책상에 기대고 있다가 내가 아직 가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천천히 기어서 다가와 내 성기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입안으로 밀어 넣어 쪽쪽 빤다. 읏, 작은 자극에도 쌀 정도로 예민해진 상태이기에 나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빼려 하자 성지훈이 내 허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머리를 앞뒤로 움직여 피스톤 질을 한다.
“읏… 하아… 성지후우운……!”
“웁 우웁 우우웁.”
그런 소리를 내며 성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는다. 손을 뻗어 내 음낭을 잡아 쭉 늘리다 손으로 데굴데굴 굴리더니 곧 입안에서 성기를 빼내고 기둥을 핥으며 아래로 내려가 음낭을 입에 물었다. 잠깐만 나 거기 약한데…! 결국 성지훈의 얼굴에 싸버린 나는 숨을 몰아쉬며 나도 모르게 성지훈의 머리를 잡은 손을 놓고 얼굴에 튄 내 정액을 말끔히 걷어 냈다.
“미안…….”
“기분 좋았어?”
“어… 엄청 좋았어. 넌?”
“어…….”
그렇게 대답하며 성지훈은 천천히 일어나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내 성기를 핥았던 입이라든가 그런 생각은 그 순간만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는 성지훈의 혀와 내 혀를 얽으며 키스하고 타액을 게걸스럽게 삼켰다. 긴 은사가 우리 사이를 잇다가 끊어지고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려 강연우에게 다가갔다. 강연우는 혼자 항문을 쑤시며 자위를 한 것인지 아까보다 더 처참한 몰골로 바닥에 누워서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성지훈이 시오후키 한 것 역시 똑같이 느꼈는지 오줌인지 정액인지 알 수 없는 액체로 범벅이 된 녀석은 흐릿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앞에 앉아 물었다.
“만족해?”
강연우는 대답이 없다.
“오늘 이후로 넌 날 잊을 거야.”
그러자 강연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움직인다. 나는 그런 강연우를 지켜보기만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공기계를 꺼냈다. 강연우 [깨어나면 성지훈 윤계인에 대해 잊어버린다. 손은 스스로 스트레스에 못 이겨 깨문 것이며 수학 심화실에 있던 것 역시 스스로 스트레스에 이기지 못하고 자위를 하고 싶어 들어온 것이다.] [윤계을이 눈에 들어와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 역시 들리지 않는다. 존재는 느낄 수 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이제 잠들어.”
내 명령에 강연우의 몸은 착실히 이행한다. 눈을 감는 강연우를 확인하고 성지훈을 바라보았다. 성지훈은 옷을 입으며 상황을 가만히 바라본다.
“가자.”
“어.”
뒷정리는 알아서 하겠지. 오늘 이후로 강연우와는 영원히 안녕이다.
밖으로 나오자 저무는 태양이 보인다. 약간의 피곤함을 담아 숨을 하아 내뱉으면 성지훈이 내 팔을 붙잡는다. 뭐지 싶어서 성지훈을 바라보자 성지훈이 날 바라보며 입을 연다.
“…너.”
“응?”
“나한테도 그러려고 했었냐.”
“뭘?”
이해를 못 해 두 눈만 끔뻑거리며 되묻자 성지훈이 고개를 까딱이며 말한다.
“아까 그 새끼한테 했던 거.”
아까 그 새끼면 강연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강연우에게 한 짓이라면 혼자 마구잡이로 느끼게 해서 가게 한 것?
“그거 말고.”
표정에 다 드러났나 보다. 그럼 뭐지. 아.
“…기억… 말하는 거지?”
“그래.”
그 말에 나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 성지훈을 응시했다. 이번엔 정말 나한테 실망할 지도. 하지만 성지훈에게 거짓말을 치고 싶지 않다. 나는 마른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그렇게 하려고 했었어.”
“처음엔.”
“응, 왜냐하면. 나는 어중간한 양심을 가진 이기적인 새끼라. 너와의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하면서도 널 이용해 먹는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 너와의 관계를 나중에는 끝내고 네 기억을 지우고 몸도 원래대로 돌려놓고 서로 만난 적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돌아가려고 했었어…….”
“…병신 새끼.”
“그렇지…….”
성지훈이 나의 손을 놓았다. 아, 끝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질릴 만하잖아 눈앞에서 널 버릴 거라고 생각했어. 같은 소리 들으면 그게 누구라도 상처를 받고 상대에게 질릴 것이다. 나는 눈을 잘끈 감았다. 성지훈이 멀어지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할 것 같아서. 꽉 쥔 두 손이 파르르 떨린다. 어쩌다 이렇게 성지훈을 좋아하게 된 걸까. 해도 몸 정뿐일 것이다 생각했던 것이 어느새 이렇게 커져서 마음 정까지 줘버렸다. 한순간에 파박하고 빛나는 사랑 따위 없었다. 가랑비에 옷이 젖어 들듯이 그렇게 스며들었다. 안녕 성지훈. 안녕.
한참을 그러고 기다려도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코앞에 성지훈의 얼굴이 있었다. 성지훈?
“삽질 다 했냐?”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얼굴에 멍하니 성지훈을 바라만 보자 성지훈이 내 머리를 잡는다.
“요 쪼끄만 거에 무슨 생각이 들어있나 했었더니.”
“어… 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고 말이야.”
“쓸데없는 이라니… 나름 진지하다고.”
“존나 쓸데없어.”
쓸데없다고 두 번이나 이야기했어 나름 일생일대의 고해성사였는데. 그렇게 말한 성지훈은 내 머리를 빙빙 돌렸다. 아니, 뭐냐고 이 전개. 나는 이제 무얼 해야 하는 거야. 성지훈은 무슨 생각이지? 머리에 무슨 생각이 들어있냐니. 이쪽이 묻고 싶다 이 자식아.
“아니, 나름 일생일대의 고해성사였는데.”
“일생일대의 고해성사치고는 크기가 작군. 그 외에는?”
“응?”
성지훈은 내 머리를 놓고 팔짱을 낀 채 날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니, 뭘 더 설명하라는 거냐. 멀뚱멀뚱 성지훈을 바라보자 내 얼굴을 붙잡고 그런 얼굴을 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손을 올려 성지훈의 손을 잡아 천천히 내렸다. 성지훈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명백히 무언가 원하는 그 눈빛에 나는 가만히 성지훈을 바라본다. 성지훈 역시 날 가만히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튕겼다.
“둔탱이.”
“윽…….”
그렇게 이야기해놓고 키스하는 건 어느 나라 법이야. 혀와 혀가 얽히고 떨어지는 짧은 키스에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뭘 하고 싶은 거야 대체. 하고 터져 나온 웃음을 그냥 내버려 두자 성지훈이 미소를 지은 채 날 바라본다. 나는 웃음을 멈추고 성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술을 다시 비볐다.
“하아…….”
“네가.”
“응.”
“전에 무얼 생각했든 상관없어.”
“성지훈…….”
“어차피 넌 이제 내 거니까.”
“하하… 그렇지…….”
성지훈의 말에 긍정을 표하자 성지훈이 배부른 사자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 팔을 잡고 이끌었다. 가자 묵직한 목소리가 든든하다. 성지훈이 이끄는 대로 차에 쑤셔 넣어지고 성지훈이 옆에 앉는다. 그 뒤 기사님은 자연스럽게 성지훈네로 출발하고. 우리는 아주머니의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한 채 방 안으로 들어갔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옷을 벗어 던졌다. 서로의 입술을 먹어 가며 침대에 누운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서로의 몸을 애무했다.
“악, 성지훈…….”
“가만히 있어.”
온몸을 깨물어대는 성지훈 때문에 악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악, 아파!”
목과 목덜미, 배, 다리. 팔에 그득한 잇자국들이 서서히 시퍼렇게 변한다. 이렇게 보이는 곳에 하면 어떻게 해… 투정 부리듯이 이야기하자 성지훈이 배부른 사자처럼 미소를 짓는다. 일부러였구나. 팔에 난 잇자국을 혀로 핥았다. 화끈화끈 거리는 살들이 혀가 닿자 따끔거린다. 아, 핥지 말아야겠다. 따끔따끔해. 상처 났나? 팔을 훑어보는데 성지훈이 손을 뻗어 내 팔을 잡았다.
“나한테 집중해.”
새빨간 혀가 붉은 입술을 훑고 지나간다. 그 요염한 모양새에 홀려 입을 맞추자 성지훈이 부드럽게 혀를 핥아 온다. 아, 이렇게 부드럽게 하니까 오히려 꼴리잖아. 혀를 핥는 혀를 옮아 매 깊게 빨아 들며 타액을 삼켰다. 그대로 밀어붙여 입천장을 문지르며 성지훈의 가슴에 손을 올리자 성지훈이 내 손을 스스로 움직여 유두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나는 입을 떼고 반대쪽 유두를 그대로 입안에 담아 쪽쪽 소리가 나도록 빨았다. 유두를 손가락으로 굴리다 유륜을 꼬집자 성지훈이 허리를 비틀며 신음을 뱉는다.
“흐읏… 응…….”
“쭙 쭈웁 쭙.”
유륜을 꼬집고 늘리고 장난을 치다가 유두를 집게손가락으로 잡아 비틀며 잡아당겼다. 쪽쪽 빨고 있던 유두를 이로 잘근잘근 씹다 입을 떼자 긴 은사가 딸려 오다 끊어진다. 침으로 범벅이 되어 볼록 튀어나온 유두를 손톱으로 찍으며 비비자 성지훈이 비음 섞인 신음을 내며 들뜬 숨을 내뱉는다.
“하앙……!”
“후우…….”
천천히 가슴을 핥으며 근육 라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배꼽 주변을 지분거리다 배꼽을 파고들며 애무한다. 그러면 성지훈은 배를 들이밀며 몸을 비튼다. 그 모습이 또 귀여워 더욱 진득하게 배를 지분거린다.
“윤계인…….”
앓는 목소리로 애타게 나를 부른 성지훈이 다리를 활짝 벌린다. 그러면 바짝 선 성지훈의 거대한 성기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 성지훈의 목께를 지분거리며 성지훈의 성기를 잡았다. 움찔 성지훈의 몸이 반응한다. 그것을 즐기며 기둥을 길게 쓸고 귀두를 비비자 성지훈이 허리를 조금씩 움직인다. 나는 성지훈의 목께에 자국을 남긴 뒤 다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다. 가슴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 뒤 배꼽을 스쳐 여전히 깨끗한 치골에 닿아 그곳에 쪽쪽 입맞춤을 남기며 진득하게 핥는다.
“여전히 깨끗하네.”
“네가… 흐읏… 깨끗한 게 좋다며… 응…….”
정확히는 지저분하게 있는 게 싫으니 조금만 정리하자는 거였었지. 그때는 깨끗이 밀어버린 거에 놀랐는데. 혼자 생각하며 말을 아꼈다. 성지훈의 성기가 움찔움찔 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흘러나오던 선액의 양이 많아졌다. 슬슬 사정하려나 싶어서 아래로 더 내려가 성지훈의 성기를 길게 핥았다. 그러자 이미 한계였던 것인지 성지훈이 사정했다. 퓻 하는 소리와 함께 묽지만 많은 양의 정액이 뿜어져 나온다. 얼굴에 튄 정액을 손으로 닦아 내는데 시야가 반전되었다. 분명 성지훈의 치부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장을 보고 있는 상황에 어리둥절하고 있자 성지훈이 새빨개진 얼굴로 내 허리 위에 올라탄 것이 보였다.
“하아… 하아…….”
“성지훈? 어, 잠깐만 콘돔…….”
“상관없어.”
그렇게 말한 성지훈은 천천히 움직여 바짝 선 내 성기를 잡아 항문에 맞췄다. 움찔움찔하는 항문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안달이 난다. 저 안이 얼마나 따뜻하고 기분 좋은지 알고 있어서 더 그렇겠지. 하아. 들뜬 숨을 내뱉자 성지훈이 허리를 숙여 입을 맞추며 허리를 내렸다.
“응……!”
성지훈이 허리를 내리는 것에 맞춰 허리를 들자 좋은 곳에 닿았는지 성지훈이 억눌린 신음을 내뱉는다. 입술을 뗀 성지훈이 내 입을 한 번 깨물고 으르렁거리듯 이야기한다.
“움직이지 마…….”
“윽… 무리… 기분 좋아…….”
“핫… 꼴좋네…….”
그렇게 말한 성지훈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들어갈 때는 길을 내주고 안에 박힐 때는 조이고 밖으로 빠져나올 때는 나가지 말라는 듯이 들러붙는 내벽에 안달이 나 허리를 움찔거리지만 성지훈이 무지막지한 힘으로 내 배를 눌러 허리를 놀릴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성지훈의 아래에서 별 수 없이 성지훈의 밑에서 신음이나 흘리는 꼴이 되었는데 성지훈은 그게 만족스러운 것인지 내 가슴팍에 엎드려 본격적으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성기를 빼낼 때는 천천히 박을 때는 확 박아 버리는 게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내부가 엄청 조여 기분 좋아. 하지만 천천히 빼는 건 애가 탄다.
“하아… 윽… 으윽… 하으…….”
“응… 하앗… 앗… 하앙……!”
점점 성지훈의 허리짓이 빨라지고 내 사정감 역시 고양되기 시작한다. 윽 하아, 기분 좋아. 안 돼. 아직 싸면 안 돼. 윽, 하지만…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사이에 성지훈이 허리를 크게 움직여 성기를 길게 빼내고 빠르게 박아버린다. 천천히 성기를 빼거나 박고 난 뒤 잠깐의 텀을 두던 것과 달리 빠르게 귀두 바로 아래까지 허리를 빼고 바로 박아 허리를 들어 올리는 행위에 사정감이 훨씬 몰려와 아랫입술을 깨무는데 성지훈이 새빨간 입술로 내 아랫입술을 핥는다. 아 정말. 나는 두 손을 뻗어 성지훈의 유두를 잡아 비틀었다.
“하응……!”
“정말이지… 하아… 멋대로…하는 건 좋은데… 하아… 이쪽 사정도 좀… 봐달라고…….”
“하읏… 으읏…….”
유두에 오는 쾌감에 성지훈의 힘이 약해지자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성지훈의 입에 입을 맞추며 천천히 성지훈을 눕히고 천천히 성기를 꺼냈다. 엄청난 내벽의 압박이 나가지 말라는 듯이 내 성기를 붙잡았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았다. 뾱 소리와 함께 성지훈의 항문에서 성기가 빠져나오고 나는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상체를 침대 아래로 내려 더듬더듬 성지훈의 바지를 찾았다. 그리고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지갑 안에서 콘돔을 찾았다. 껍데기를 뜯으려 했지만 손이 미끄러워 뜯어지지 않는다. 아 급한데. 입으로 껍데기를 까기 위해 입에 콘돔을 물어뜯어 내고 다급한 손길로 콘돔을 집어 성기에 끼우고 성지훈의 다리를 잡아 어깨에 걸쳤다.
“하응……!”
그대로 퍽 소리와 함께 성기를 단숨에 박아 버리자 성지훈이 허리를 크게 비틀며 신음을 내뱉는다. 그대로 허리를 쉬지 않고 귀두 끝까지 쭉 빼고 퍽 다시 빠르게 박고 다시 허리를 쭉 뺀다.
“흐응…! 하앗…! 항…! 읏……!”
아까보다 더 깊이 성기가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고 쫀쫀한 내벽이 성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물고 늘어져 딸려온다. 처음 들어갔을 때도 생각했지만 성지훈의 안 쫀쫀하고 들러붙고 따뜻한 게 기분 좋아. 거친 숨을 내쉬며 허리를 계속 놀렸다. 들어갈 때는 길을 내주고 나올 때는 잡아당기며 같이 딸려 나오는 내벽. 원래는 이렇지 않았지. 원래는 그냥 단순한 내장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만든 건 나지. 응, 나야. 묘한 정복욕이 쾌감이 되어 발끝에서부터 타고 올라와 뇌까지 찌르르 전달되어 온다. 그리고 그 쾌감이 한순간에 터진 순간 나는 성지훈의 안에서 사정했다.
“하읏……!”
“하아… 읏… 조여…….”
“응…! 응읏…! 하응…! 윤… 계인…! 읏으으응……!”
오르가즘이 온 것인지 성지훈의 내부가 바짝 조이며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옴칠옴칠 조였다 풀어지는 항문도 꿀꺽꿀꺽 게걸스럽게 성기를 훑는 내벽도 모두 사랑스럽다. 그중 가장 사랑스러운 건 당연히 성지훈 자체지만. 나는 넓고 탄탄한 성지훈의 가슴에 엎드려 쌕쌕 성지훈이 숨을 거칠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느끼며 말한다.
“사랑해. 성지훈.”
“하, 이제야… 말하긴…….”
그렇게 말하며 성지훈은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우리는 다시 불이 붙어 끈적하게 들러붙었고. 성지훈 지갑의 콘돔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에도 떨어질 줄을 몰랐다. 결국엔 다음날 나는 또다시 성지훈의 내벽에 남은 정액을 긁어 내주며 사죄했다.
“이러다가 생으로 하는 게 버릇 들면 어떻게 하지…….”
라는 내 말에 성지훈은 헛웃음을 흘렸다. 그 헛웃음의 의미를 깨우친 것은 성지훈 안에서 가는 것이 버릇이 들고난 뒤였다. 빠져나갈 구석이 없다는 의미였구나. 성지훈의 가슴의 누워 중얼거리자 성지훈이 내 코를 깨물었다. 거기에 맞춰 나도 성지훈의 입술을 깨문다.
강연우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하자면 어느 날 복도에서 만난 강연우는 우리를 전혀 보지 못했다. 최면이 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지. 성지훈은 그 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내 목덜미를 콱 물었다. 아니, 왜?! 누나는 며칠 뒤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강연우 건이 있었던 터라 나는 누나와 누나의 새 남자친구에게 최면을 걸어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친우 관계는 어떠하며 가장 크게 진 죄질이 무엇인지까지 알아내고 연애를 허락했다. 솔직히 허락하고 말고 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큰일이 있던 만큼 나는 신중했다. 그 모습을 본 성지훈은 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하여튼 그랬다.
“계인계인 오늘은 반드시 데려간다!”
“뭘.”
“지훈쓰에게 널 빼앗기지 않겠어!”
“그니까 뭘.”
“2인 팟은 딸린단 말이야! 같이 가자아아아, 응? 같이 가자아아, 영 껄끄러우면 지훈쓰도 데려가면 되잖아!”
“아니, 걔가 피시방을 가겠냐.”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피시방이었고 내 옆에서는 성지훈이 피시방 컴퓨터 켜는 법을 나한테 배우고 있었다. 나는 왜 이런 걸 알려 주고 있는 것인가. 성지훈은 왜 이곳까지 따라온 것인가. 이선웅 무서운 새끼.
“웬일로 이런데 오는 게 좋다고 했어?”
“…….”
“응?”
내 질문에 성지훈은 잠깐 말이 없다가 게임이 켜져 내가 대리 접속을 하는 사이에 선웅이 놈과 준서를 보며 이야기한다.
“누구랑 무얼 하든 넌 내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야, 야!”
“아, 드디어 이야기하네.”
“응?”
드디어 이야기하네, 라는 준서의 자태에 나는 멍하니 준서를 바라본다. 뭐라고요? 그 와중에 해맑게 선웅이 놈이 외친다.
“지훈쓰, 집착 보소─!”
“아니, 너희.”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거냐, 이 자식들아. 나 그렇게 티 났어? 그 말에 선웅이가 해맑게 ‘너 말고 성지훈이!’ 라고 대답한다. 아니, 어떻게 티가 났는지 설명을 해달라고, 거지 같은 새끼야. 선웅이 놈을 흔들고 있는데 그 와중에 게임 로딩에 들어간 준서가 비장하게 이야기한다.
“그럼 우리도 밝힌다.”
“뭘?!”
“나랑 준서랑 오늘부로 22일! 2천 2백 원 주세요.”
“응?”
나는 멍하니 선웅이 놈의 가지런한 양손을 바라본다. 그러자 준서가 그 손을 잡아 집어넣으며 선웅이 놈의 등을 팍팍 친다.
“야, 야 달라고 하지 마 쟤네도 줘야 한다고. 심지어 쟤네가 더 오래 됐어.”
“야, 너네…….”
“알았어. 자기!”
“자기?!”
두 사람의 깜짝 선언에 쇼크를 받은 찰나 성지훈이 로딩이 완료된 게임 화면을 가리키며 날 불렀다. 나는 멍하니 성지훈에게 다가가 게임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천천히 내 자리로 돌아와 멍하니 앉아 있다 헛웃음을 흘렸다. 허허, 허허허허. 태양이 작열한 더운 여름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피시방 안에서 더위를 먹은 것 같은 아득한 기분이 들었다. 음, 그러니까 성지훈이랑 나랑 사귀는 건 이미 들켰고 선웅이 놈이랑 준서가 사귀고 있고 그리고 또 없지? 응, 없을 거다. 그날 게임은 우리가 참패했다. 내가 정신이 없는 것도 한 몫 했고 성지훈이… 응, 성지훈을 위해서 이 이상의 말은 끊겠다.
게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성지훈의 차에 탄 나는 문뜩 공기계를 꺼냈다. 최면 앱을 실행해 성지훈 란에 들어가 텅 비어 있는 성지훈 란을 보고 성지훈을 한 번 보고 공기계를 다시 집어넣는다. 그런 나를 보고 성지훈이 손을 잡아온다. 앞으로 내가 성지훈에게 최면을 쓰는 날은 없겠지. 그리고 언젠가 최면 앱 자체가 필요 없어져서 최면 앱을 봉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날이 언제든. 성지훈은 내 곁에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내 생각대로 (Making Thoughts)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