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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 용서받지 못한 자가 사과받지 못한 자에게 인사드립니다. (24/24)

후기 - 용서받지 못한 자가 사과받지 못한 자에게 인사드립니다.

드디어 끝났다.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덜 끝났다. 부피가 큰 두 개의 이야기는 따로 떼서 또 내놓을 생각이다. 난 최선을 다했다.

항상 탈진상태였는데 지금은 더 탈진상태다. 후기는 따로 오타를 교정한다거나 띄어쓰기에 목매지도 않을거다. 문법? 왜 이래 우리 원래부터 친구 아니었잖아

편하게 쓸거다......

일단 벤체슬라스에게 먼저 사과를 해두고 싶다. 그렇지만 너희들이 굴러가는게 소설의 주요 컨텐츠이기 때문에 너희 셋은 앞으로도 데굴데굴 굴러갈 예정이란다. 공 굴리기는 운동회 정식종목이기도 하단다. 에베레스트 정상부터 마리아나 해구 밑바닥까지.

쓸 얘기는 많은데 귀찮아졌기 때문에 카이사르 스타일로 간략하게 큰것들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Veni, Vidi, Vici.

햇수로 따지면 글을 쓴지 20년이 넘어가는데 평생 소망이 책을 내보는 것이었다. 감사하게도 출판사 쪽에서 먼저 출간제의를 주셨지만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어떤 사정으로 거절하게 되었다. 죄송한 마음이다. 누군가한테 상처 주고싶지도 않고 상처 받고싶지도 않다. 어쨌든 개인출판이라는 방식으로 내 나름대로 소원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 평생소망 달성이라는게 상당히 현자타임을 안겨주는 것이라서...... 쉬어버렸다

절대 내 탓이 아니고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 잘못이다 먼 훗날 누군가가 이 글을 보면 2020년대에는 코로나라는게 시끄러웠지 하고 기억해줬으면 한다. 그때까지 지구상에 남아있지는 말고.

전자책을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지금보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몇 개 있다. 일단 파일 하나하나가 용량이 크다는게 불만이었다. 그래서 외전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폰트를 따로 집어넣지 않은 것, 표지를 빼보기로 한것 등이다. 이걸로 용량이 얼마나 줄여질지는 모르겠다. 단편집이라 당연하지만, 챕터별로 소설 내용을 나눠놓은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나는 주로 리더기로 전자책을 보는데 페이지 한장 한장 넘기는데 로딩이 오래 걸린다는건 큰 고통이다.

뭐 차차 나아지려고 한다. 앞으로도 책 작업은 계속할 예정이다.

이 이야기는 1부 말미에 던져놓은 떡밥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2부가 준비되어 있다. 연재중에는 서프라이즈라면서 독자님들께 알렸지만 전자책은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고로 후기에 적는다

그렇지만 상술한 코로나가 계획을 몽땅 엎어버렸기 때문에 2부 연재는 무기한 보류한다.

나는 이 글을 남자에 의한, 남자가 구르는 이야기로 썼는데 연재중에 온갖 코멘트와 쪽지를 받다보니까 "아 이분들이 사파이어를 여자로 생각하시는구나"하고 그때부터 굴림의 강도를 조절하게 되었고, 방향도 살짝 바꾸게 되었다. 나는 용서받지 못할 악당 두 명을 콜로세움에 밀어넣고 둘이 죽을때까지 검투사시합 하는 걸 관중석에 편히 앉아 팝콘 뜯는 기분으로 즐기고 싶었는데, 사파이어의 입장에 이입하시는 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하고 강력하게 어떤 이야기를 밀어붙였다.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사파이어는 선택권을 빼앗기고 행동을 강요받는다. 억압되어 있고, 누군가에게 착취당하기만 한다. 그 자신이 암살자이고 사람을 여럿 죽인 살인자라는 죗값은 있지만 애초에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었다. 저 상황에서 선택이라고 해봤자 자살 정도 밖에 없는데, 지옥같은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자살하는 것을 선택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야비하지 않은가. 그건 떠밀려 죽은거지.

이렇게 선택을 강요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사파이어에게 공감한다는 건 사파이어와 비슷한 입장인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닌가. 사파이어의 고난에 가슴이 아플 정도로 이입하셨다면, 사파이어가 쇠사슬을 깨부수고 자유를 얻는 과정에도 이입해주시길 바란다. 그는 스스로 선택했고, 선택하며 살아가기로 결정했고, 그 과정에서 오는 모든 고통까지 각오했다. 자기 입으로 "그럴 가치는 있다."고도 했다.

여자에게 하는 소리라는 게 더 적합할 것이다. 여러분이 사파이어를 여자로 보셨다면, 이건 여자에게 하는 소리가 맞다.

사람마다 억눌려 있는 형태와 사정은 다를 것이고 그걸 헤쳐나올 방법도 제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 위치, 그 자리, 그 상황이 싫다면, 부디, 맞서 싸워주시길 바란다.

이게 내가 줄곧 하고 싶었던 이야기고 가장 사적인 이야기다.

집중력이 떨어지니까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외전은 벤체슬라스의 동기를 중심으로 쓰려고 했다. 쓰고 싶은건 얼추 다 쓴 것 같지만 사실 드문드문 빠진 부분도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작년부터 줄곧 괴로워했는데, 안 써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집에서 나가야 뭘 창조적인 활동을 하든말든 하는데 세상이 도와주질 않는다. 말 그대로 세상이 방해한다. 말 그대로.

벤체슬라스는 가해자가 된 피해자다. 그렇다고 그의 악행을 정당화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이 인간은 어떻게 살았길래 이런 성격파탄자가 된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개연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덧붙여서 사파이어가 무고한 피해자로만 인식되는 것도 경계한다. 사파이어는 암살자가 되기 이전에도 지은 죄들이 있었다. 2부에서는 그 인과응보를 다루고 싶었다.

절대적인 피해자나 절대적인 가해자도 없는 세상. 각 범죄에 대한 판결은 각각 따로 법정을 열어서 개별적으로 죄의 유무를 구별해야 한다. 사파이어가 불쌍하기 때문에 무죄고, 벤체슬라스가 나쁜 놈이기 때문에 유죄인 판결을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벤체슬라스도 아동 학대라는 측면에서는 피해자였지만, 그는 사파이어에게는 철저히 가해자다. 사파이어 역시 벤체슬라스에게 학대당한 피해자지만, 그 역시 다른 사람에겐 가해자다.

벤체슬라스의 양아버지인 일리에 콘스탄티네스쿠는 본래 엘리아스 룬드보리라는 이름의 스웨덴인으로, 그것도 한차례 신분이 바뀐 뒤의 이름이다. 원래는 노르웨이 출생이고, 나치 정권이 설치한 레벤스보른에 의해 태어난 시대의 피해자다. 레벤스보른은 그러니까...... 아리아인을 생산하기 위한 아기공장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정책에 의해 인간을 가축처럼 생산한다는 발상이 무척 끔찍하다.

벤체슬라스 역시 차우셰스쿠 정권의 인구증가 정책의 희생자로, 그 세대를 차우셰스쿠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벤체슬라스와 그의 양아버지는 어떤 면에선 비슷한 인생을 살았고, 실제로 양아버지가 벤체슬라스에게 끼친 영향이 지대했지만, 그 결말은 조금 달랐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대물림된다는 이야기도 다루고 싶었는데 이 부분은 쓰다가 내 자신이 너무 괴로워져서 대충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다"하고 뭉개고 지나갔다. 나는 내가 너무 게으른줄 알았는데 퇴고하면서 다시 한 번 내 글을 정독하다보니 정신적으로 탈진해버려서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 너무 괴로운 글이다. 솔직히 말해서, 사파이어를 굴릴때는 웃으면서 썼다. 어린 벤체슬라스가 펑펑 울때는?

아.... 그러지 못했다..... 가슴이 많이 아프다.

사파이어는 앞으로 저항할거라는 걸 알기도 하고 성인남자니까 심리적으로 "반항하면 액션씬 나오겠지"싶은 막연한 안도감이 있는데 어린아이에겐 그런게 전혀 없지 않은가. 어린아이에게는 폭력이 닥치면 그저...... 이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고 싶다.

벤체슬라스를 굳이 차우셰스쿠의 아이들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는가. 예전에 본 만화에서 이것을 소재로 한 쌍둥이 캐릭터가 나온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 캐릭터들의 결말은 좋지 못했다. 아직 그렇게나 어린데, 삶을 살아보지도 못하고 끝난 것이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고 가슴 아팠다. 벤체슬라스가 굳이 살아남는 엔딩을 맞이하게 된 것은 그 아이들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어떤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편히 쉬길.

벤체슬라스는 좀 혼나야하긴 하는데, 그가 피해자였다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벤체슬라스는 작정하고 만든 악당 캐릭터가 맞다. 벤체슬라스는 혼나도 된다. 난 팝콘 뜯고 있을거다.

벤체슬라스는 혼나도 되는데 어린 미르체아는 나랑 같이 관중석에 앉아있는거다. 사탕 줄거다.

원래는 벤체슬라스 중심으로 외전이라기엔 부피가 좀 많이 큰, 스핀오프격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제목은 Miserere Mei Deus로, 가톨릭 성가에서 따왔다. 벤체슬라스의 어린 시절이 연상되는 음악이다. 이것도 내용이 너무 늘어지는데다가 여러가지 사정이 겹쳐서 그만둬버렸다. "미르체아가 자기 손으로 개를 죽였다"던가 "미로에서 연쇄살인마와 술래잡기를 했다"같은 내용들은 이 작품에서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이야기들이었다.

본편이 끝나고 연재처 후기에도 여러번 쓴 이야기인데 이 소설은 비염으로 인한 공포에서 시작한 지름작이다. 그렇다. 지름작이었다. 초반부가 진입장벽이 높다던가, 지루하다던가, 그런 부분은 아무 계획 없이 나 혼자 즐거운 상태로 썼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글을 오랫동안 손에서 놓은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복귀해서 감을 다시 잡아볼 겸 쓴 작품이 이거다. 일이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다.

지름작이라서 사실 뭘 그렇게 크게 의도하거나 교훈들을 숨겨놓은 것도 아니다. 그 왜, 양치기 소년같은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거짓말을 시작했는데 중간에 멈출수가 없어서 거짓말을 다른 거짓말로 덮다보니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거짓말이 되버리는걸로... 일단 거짓말로 시작했는데 거기에 정당성을 부여해야하다보니 그럴싸한 설정들을 덧붙이면서 지금같은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사실 시놉시스라는 것도 처음 써본 것 같다. 이건 아직도 적응하지 못했다.

분위기가 대단히 우울하고 절망적인 것도 내 개인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이야 비염이라고 웃고 넘기지만 당시엔 상황이 심각했다. 의사도 표정이 심각했고, 천식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호흡기를 달아야 된다는 소리도 나왔고, 하여튼 심각했다.

나는 시간이 되게 많이 남은 줄 알았다. 모든 인간이 죽을거라는 건 알지만 그게 굉장히 먼 훗날의 이야기고 지금의 나랑은 상관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한 번 크게 놀라버리면 사람이 사물이나 자기 인생을 보는 관점이 아예 달라져버리는거다. 어느 날 갑자기 평생 못고치는 병에 걸린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자신이라고 생각해보자.

솔직히 그 뒤로 자포자기했다. 그래서 안해본것들을 하기로 했다.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기가 너무 무서웠는데, 죽으면 모든게 끝이지 않은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막 질렀다. 소설도 써보고, 이걸 출판해보고 싶기도 했다. 내 평생 소망이었으니까. 안될거 뭐가 있나. 잃을 게 있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닥쳤을때, 병상에 누워서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일시적으로 공포가 마비됐던 것 같다. 죽음의 공포가 더 컸기 때문에 평생을 얽메인 부끄러움이나 사회적 공포가 마비되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뭐 그 뒤의 이야기는 기호지세로 지금까지......

소설 안에 외국어 얘기가 잔뜩 나온다던가, 술과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잔뜩 나온다던가 하는데 뭐... 지름작으로 시작하다보니까 중간에 소재가 떨어져서 내 이야기를 끌고 오는 수 밖에 없었다. 내 경험이 상당부분 녹아들어가 있다. 특히 커피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얼마 나오지도 않았지만.

벤체슬라스는 다개국어를 구사하는 폴리글롯인데, 새로운 작품을 쓰면서 이전에 시도해보지 않은 걸 시도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저것도 일정부분 내 경험을 끌고 왔다. 나는 외국어를 잘하지는 않는데 그냥 앵무새처럼 말소리를 따라하는 걸 좋아한다.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지만 그냥 소리를 따라하는게 재미있다.

영어의 경우에는 이 소설을 쓰기 몇달 전에만 해도 원어민으로 가득찬 영어 학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기억을 소재로 따와서 집어넣은 셈이다. 지금은 소설을 쓴지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문법이고 단어고 다 까먹었다. 사파이어가 한국어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말소리도 어눌하게 된 것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걸 쓸 당시의 감성을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다행히 1부 말미에 모든걸 싹 끝내놓고 깔끔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2부를 쓰게 된다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사파이어에게 분노조절장애라는 변수를 심어놨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없어서 즐겁다. 아무데서나 터지는 폭탄인데 누구도 그 발화점을 모른다. 알료샤와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똑 떼어놨다는 그 두 개의 에피소드가 뭐냐면

1) 사파이어와 벤체슬라스가 처음으로 만난 이야기. 그 당시에는 조영우와 안드레이 플로레스쿠라는 이름이었다. 이 둘이 어떤 이유로 이렇게 꼬인 관계가 되었는지 그 전후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2) 조영우가 사파이어로서 길들여지기 시작한 초반부의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이 이야기는 짧을 것 같다.

사실 저 두개가 핵심이지 싶은데 벤체슬라스의 과거 사정도 꼭 다뤄야하는 필수적인 이야기이기는 했다. "왜?"에 대한 대답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제목들 중에 몇개는 노래 이름인데, 그 이야기에 맞는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목으로 사용했다.

솔베이의 노래는 시셀 슈샤바를 추천하고, 라 폴리아(La Follia)는 안토니오 비발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Hell to your doorstep)은 뮤지컬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노래다. 라 폴리아의 경우에는 상술한 미제레레 메이 데우스(Miserere Mei Deus)와 더불어 벤체슬라스의 과거를 이미지한다고 생각한다. 음악 전체가 벤체슬라스의 성장과정인 것 같은데 내 능력으로 표현이 안되서 마냥 괴롭다. 후반부에 활이 예고없이 바이올린의 현을 난타하기 시작하는 부분이 압권이다. 바이올린의 명복을 빈다. 

쓸 얘기는 더 남았는데 귀찮아졌으니까 그만 써야겠다. 사실 지금까지 쓴것도 전부 쓸데없는 사족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을 안하고 넘어가기엔 억울한 것들이 많고 나한텐 변명할 기회도 없으니까, 후기 말고 언제 쓰겠는가. 그렇다고 있는 것을 없다고 쓸수도 없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할수도 없고, 그런건 전부 거짓말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썼다. 귀찮음이 날 이기기 전까지...... 귀찮음은 항상 이긴다. 귀찮음은 항상 인류를 이겨왔다. 위대한 귀찮음이여......

마지막으로 다시 벤체슬라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유미 씨가 대신 다 해줬다.

사파이어가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면, 미르체아 역시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했겠지. 나는 모종의 이유로 용서받지 못한 사람인데 너는 사과받지 못한 사람이니까 한번도 용서를 빌지 않은 세상을 대신해서 내가 첫 번째로 너한테 용서를 빌겠다. 미안하다. 살아남아줘서 고맙다. 사실 난 사파이어보다 너한테 몰입해서 썼기 때문에 고통이 두배였단다. 그래서 더 자세히 표현하지 못하고 지나간 참극이 많다. 이게 너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그치만 벌은 받아야지.

물론 사파이어도.

아 그리고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이 녀석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이 녀석의 성씨는 이후에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알료샤... 알료샤.... 알료샤아아아아아아! 너 때문에 시놉시스 짜놨던거 틀어진게 한 두개가 아니야! 이 능구렁이같은 놈아!

너를 위한 맞춤형 참극도 준비해뒀으니 각오하는게 좋을거다 알료시카

마무리를 어떻게 짓는게 좋을까.

끔찍한 이야기들을 많이 썼기 때문에 분위기를 환기 시키기 위해 밝고 유쾌한 이야기들을 맨 뒤로 배치했는데, 솔직히 이걸로도 부족할 것 같다. 후유증을 심하게 겪으시는 분이라면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깨고나면 사라지는 악몽같은거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뭐? 후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이 깨진다고? 그렇다면.... 이거 전부 취소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린다.

나? 계속 글 써야지. 뭐 어떻게 하겠는가. 이것 말곤 남은 게 없는데.

장르적 욕심이 많아서 다른 장르에서 뵐지도 모르겠다.

내내 평안하시길 바란다.

우리 모두에게 안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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