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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다 젊은이-130화 (130/375)

나 빼고 다 젊은이 130화

제130화

저물어가는 노을.

깊어가는 땅거미 속에서도 [뮬란의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세 번째 전통. 그리고 그것은 이곳 뮬란 훈련소의 꽃이자,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마지막 전통인 '유적 격파'를 시작하겠다!"

우레와 같은 쿤타의 외침과 함께 훈련병들의 함성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그는 손을 들어 함성을 저지시킨 다음 간략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곳 뮬란은 대대로 늑대들이 많이 출몰한다! 그 이유는 남쪽에 있는 '스미르 산'을 넘어가면 나오는 '울브스 유적' 때문이지! 또…."

긴 이야기가 이어졌다.

백무열은 그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지루하군. 결론은 우리끼리 그 유적으로 쳐들어간단 얘기잖아.'

너무나 간단히 결론을 내렸지만, 정확한 팩트였다. 장황하게 이어지는 설명에 하품을 쏟아냈다.

이어지는 고단함에 피곤이 밀려오는 것 같다.

옆에 있던 해바가 조용히 속삭였다.

"좀 주무십시오. 제가 들어두겠습니다."

"크흠. 그럴래?"

백무열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꾸벅이며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설명이 끝난 것은 30분이 지난 후였다.

꿈나라에 가 있는데, 누군가 흔드는 것이 느껴졌다.

주변에 있던 훈련병들이 하나, 둘 이동을 하고 있었다.

"큼, 다 끝난 거냐?"

"예. 회장님."

눈앞에 빛이 아른거린다.

약간의 어지러움에 고개를 털은 백무열은 일행들을 이끌고,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남쪽의 스미르 산. 저번에 촌장을 만나러 갔다가 쫓겨난 곳이었다.

저물어가는 석양에 물든 스미르산은 퍽 좋은 운치를 자랑했다.

어느새 익숙한 대장간이 하나 보이자, 백무열은 미간을 찌푸렸다.

"빌어먹을 촌장 놈."

"예? 회장님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니다. 그냥 열 받는 일이 떠올라서."

물어오는 해바에게 백무열은 말을 얼버무렸다. 어차피 지나간 일인데, 이러는 것도 웃기다.

뒤에서 일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30대 정도의 청년처럼 보였는데, 인상이 꽤 험악한 편이었다.

뭐, 자신보다는 못하지만.

"교관님 정말 그만두실 겁니까?"

"그래. 이놈아."

"꽤 잘 어울리는데요."

"처음부터 여기 계속 박혀 있을 생각은 없었다. 친구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거든."

"친구요…? 교관님 같은 또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그 녀석도 강하지."

"교관님 만큼요?"

"음, 젊었을 땐 그랬지. 근데 지금은 모르겠다."

"맙소사. 소름이 다 끼치네요."

그의 말에 또 다른 일행이 가세했다.

그는 조금 부드러운 인상이었지만, 매서운 눈매는 제법 날카롭다.

"근데 저희 계속 이름도 모르고 이렇게 지낼 겁니까?"

훈련소에 입소하는 순간. 유저들의 아이디는 전부 훈련병으로 처리가 된다.

번호를 붙여서 00번 훈련병.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것도 웃기네. 교관님 이름이야 알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서로의 이름도 몰랐던 건 조금 웃기지 않슈? 난 저 양반 이름은 알아. 교관님이 해바라고 그러는 걸 들었거든."

"……."

세 사람의 시선이 모이자, 해바가 머쓱한지 볼을 긁적였다.

"하하…. 네. 전 해바라고 합니다. 다들 반갑습니다."

그의 인사와 동시에 다들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내 이름은 묵사발이오. 왜 묵사발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내게 찍힌 놈은 반드시 묵사발 내놓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지. 흐흐."

"난 지킬입니다. 누굴 지킨다는 뜻은 아니고, 그냥 내가 지 씨라서 그런 별명이 붙었어요. 어릴 때부터."

지킬의 말에 묵사발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오? 나도 지 씨인데? 이야. 친하게 지냅시다. 어디 지 씨요?"

"그냥 이름 없는 가문입니다. 족보를 샀다고 아버지가 그랬거든요."

"이야. 통했네? 나돈데 말이야. 크하하하!"

이상한 곳에서 공통점을 찾은 두 사람을 보며, 백무열은 웃음기를 머금었다.

"미친놈들."

"크하하. 저희 미친놈들 맞습니다."

"그 특훈을 견딘 것 자체가 미친놈이라는 반증이죠."

두 사람의 말에 백무열이 고개를 저었다.

이어서 바라본 것은 묵묵히 말을 아끼는 외국인. 그는 거대한 덩치처럼 우직한 성격인 듯 보였다.

"자넨 이름이 뭔가."

"…바로크."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는 특훈을 하며 한 번도 힘들다는 내색을 한 적이 없었고, 오랜 경험에 따르면 이런 놈이 진짜 진국이다.

그렇게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새 산을 넘었다.

해는 완전히 졌고, 으슥한 밤이 찾아왔다.

쿤타는 교관들에게 하나씩 횃불을 나누어 주었고, 우리들은 계속해서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울브스 유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잠깐 여기서 쉬는 시간을 가진다. 모두 야영 준비를 해라!"

훈련병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작은 모닥불이 피워졌다.

그 주변으로 우리들은 둥글게 앉았다. 가운데 선 것은 쿤타였다.

"약 10분 뒤, 1조와 2조가 짝을 이루어 유적을 들어간다. 오늘은 만월이 찬 밤이니 늑대들이 사나울 것이다. 교관들은 안전을 위해 함께 들어가 싸워도 좋다. 이번 목표는 바로 유적에 사는 야생 늑대들을 뚫고 들어가 은빛 늑대의 갈기를 가져오는 것. 15분 간 가장 많은 은빛 늑대의 갈기를 가져오는 팀이 우승이다."

모두가 설명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10분이 흘렀고, 1조와 2조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유적의 입구로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본 다른 훈련병들이 외쳤다.

"힘내라~! 누가 이길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하하! 우승은 당연히 우리 4조가 아니겠어?"

"무슨 소리야?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멍청아!"

"우리 5조를 빼놓으면 섭하지!"

"8조도 빼놓지 말라고!"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며 열정을 끌어올리는 모습에 백무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묵사발이 거들먹거리며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아니, 교관님 우리는 우승 안 합니까?!"

"해야지. 오늘 밤 뚝배기란 뚝배기는 모조리 다 터트린다."

"야 이놈들아! 들었냐?! 여기 영감님이 네놈들 뚝배기를 모조리 터트리겠단다!"

"푸하하하하!"

모두가 웃으며 배를 잡았다.

이젠 그들 모두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서로 아쉬움을 내비치지 않았다.

어차피 훈련소를 떠나는 순간부터 새로운 모험이 시작될 테니까.

4조에 앉아있던 손자가 이곳을 향해 걸어온 것은 그때였다.

일행들은 다른 조로 가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백무열은 그에게 곁을 내주며 앉을 것을 권했고, 백성찬은 곧장 옆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이러고 있으니까 좋네요."

"그러게 말이다. 옛날 생각도 나고."

두 사람은 타닥거리는 모닥불을 그윽한 눈빛으로 보았다.

서로가 말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둘은 웃었다.

서로가 공유한 추억이 같았음이리라.

'그러고 보니, 벌써 1년이 지났군.'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두 사람은 함께 산으로 들어가 검을 맞댄 적이 있었다.

오로지 검과 둘 뿐이었지만, 제법 추억도 많았다.

산토끼도 잡고, 위험했지만 멧돼지를 때려잡은 일도 있었다. 제법 알찬(?) 방학을 보낸 것이다.

"할아버지. 내일 아빠랑 엄마의 기일이에요."

"…그래. 알고 있다. 내일 아침 일찍 가자꾸나."

덤덤하게 말하는 손자의 말에 백무열은 마음이 울컥했다.

불운의 사고로 성찬이는 부모를 잃었고, 백무열은 아들과 며느리를 잃었다.

그날은 시린 바람이 부는 겨울.

거친 눈발이 휘몰아치던 밤이었다.

두 사람은 성찬이의 생일 선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 음주운전을 한 트럭에 휘말려 죽었다.

그들은 입버릇처럼 말하던 한날한시에 죽겠다는 약속을 지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찬이의 선물을 사주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좀 있으면 생일이구나. 갖고 싶은 게 있냐?"

"음…."

백성찬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저도 캡슐 사주세요."

"기태 녀석이 쓰는 게 네 건데?"

"그건 삼촌 주시구요."

"그래. 알았다."

고개를 끄덕이자, 어느새 시간이 지났는지 1, 2조가 함께 나왔다. 아무래도 1조의 교관인 더치가 소리 지르는 것을 보니, 1조가 이긴 모양이다.

이어서 3, 4조가 들어갈 차례였다.

"할아버지. 갔다 올게요."

"그래. 꼭 이기거라."

"하하. 당연하죠!"

백성찬은 호기롭게 웃으며 뛰어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역시나 4조가 이겼고, 1조와 비교하니 4조의 갈기가 훨씬 많았다. 현재 1등은 4조였다.

역시 내 손자라니깐.

"다음은 5조와 6조가 들어간다!"

기다란 목봉을 어깨에 들쳐 멘 머머리가 앞장섰고, 달빛에 반사되는 그의 뒤통수가 유독 눈에 띈다.

훈련병들이 그것을 보며 킬킬대자, 타르모가 노호성을 터트렸다.

"웃지 마라!!"

하지만 그럼에도 훈련병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들도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훈련병의 신분이 아니었다.

그들은 마음껏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하핫!"

"나 이제 고백하는데 진짜 웃기지 않냐?"

"아, 진짜 참기 힘들었어."

"큭큭. 저렇게 대머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거야."

"제식 훈련할 때가 제일 힘들었지. 눈부셔서 말이야."

비아냥 섞인 조롱에 타르모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백무열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흐음. 도가 좀 지나치네.'

사람은 누구나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두 살이나 어린 동생이 반말을 찍찍해대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말은 놓을 순 있다. 하지만 개념은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백무열은 인벤토리에서 마력 이발기를 꺼냈다.

위이이이잉-!!

"시끄럽다. 이놈들아. 모두 삭발이 하고 싶은 모양이지?"

그러자, 조롱하던 이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모습을 보며, 쿤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새 5, 6조가 끝났고, 우리들의 차례가 되었다.

우리는 곧장 유적의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그때, 옆에 있던 타르모가 꾸벅 인사를 했다.

"아깐 감사했습니다."

"아니다. 내가 보기에도 좋은 모습은 아니라서."

"그리고 죄송합니다. 그동안 제가 무시했던 것들 말입니다."

'흐음.'

갑자기 이놈이 왜 이러나 싶지만, 숙이고 들어오는 놈을 내칠 정도로 백무열은 야속하지 않았다.

"뭘 새삼스럽게. 최선을 다해보세나."

"예.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악수를 나누었고, 얼마 가지 않아 야생 늑대 떼거리가 나타났다.

그들은 3레벨을 가지고 있었다.

"으라차차!! 우승은 우리 7조다!!"

"무슨 소리! 우승은 우리 8조의 것이다!!"

"가즈아!!"

"이야아아얍!!"

묵사발, 지킬, 해바가 가장 앞에서 뛰어갔고, 바로크는 묵묵히 그들의 뒤를 지키며 뛰었다.

8조도 지지 않겠다는 듯, 함께 소리를 질렀다.

"끼잉! 끼이잉!"

목검과 목봉에 후드려 맞은 야생 늑대들의 비명이 유적 안을 가득 울렸다.

우리들은 서둘러 은빛 늑대를 찾았고, 오른쪽에서 소리를 친 것은 그때였다.

"저쪽에 은빛 늑대다!"

"간다!"

"으랴아아아!"

은빛 늑대는 5레벨을 가진 몬스터였다.

처음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임에도 훈련병들은 거침이 없었다.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거친 그들은 이미 전투의 기본기를 모두 갖추게 된 것이다.

"죽어라!"

묵사발의 공격이 은빛 늑대에게 마지막 타격을 가했다.

[당신의 훈련병이 '은빛 늑대의 갈기'를 획득하였습니다.]

"흐하하하! 내 손에 걸린 놈들은 반드시 묵사발이 난다니깐!"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 다가간 지킬이 말했다.

"거, 그럴 시간에 늑대나 한 마리 더 잡읍시다."

"야. 임마. 같은 지 씨끼리 이러기야?"

"이러깁니다."

지킬은 해바가 싸우는 늑대들의 무리로 뛰어갔고, 바로크도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

혼자만 남게 된 묵사발이 이쪽의 눈치를 본다.

"뛰어라. 썩을 놈아."

위이이이잉-!

마력 이발기만 켰을 뿐인데도, 묵사발은 부리나케 뛰어갔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질 뻔한 백무열은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뭐, 뭐야?!"

"X발! 뭐 저렇게 커?!"

"미친!! 다들 물러서!"

서둘러 소란이 일어난 곳으로 뛰어갔다.

그곳엔 두 발로 서있는 은빛 갈기의 늑대가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당황한 타르모가 말을 더듬었다.

"웨, 웨어울프가 왜 있는 거야?!"

"아니, 그걸 당신도 모르면 어쩌자는 거요?"

"미친! 레벨이 20인데? 네임드잖아?"

"이거 어떻게 잡아?!"

크르륵!! 포효한 은빛 웨어울프가 발톱을 휘둘렀다.

마치 광기에 젖은 듯 굶주린 움직임. 훈련병들은 나가떨어졌고, 모두의 손에 쥐어진 목검과 목봉은 처참하게 부러졌다.

콰작-!

"크아아악!"

은빛 웨어울프의 날카로운 이빨이 타르모의 어깨를 물고 놓지 않았다.

비명이 유적 안을 가득 울렸고, 은빛 웨어울프는 핏기가 서린 눈빛으로 다른 먹잇감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백무열이 돌을 던진 것은 그때였다.

퍼억-!

날아간 돌은 은빛 웨어울프의 눈동자에 정확히 적중했다.

갑작스런 고통에 늑대는 타르모를 던져버리며 이곳을 보았다.

[Lv. 20 은빛 웨어울프 실버팽(새끼)]

'흐음. 새끼였구만. 그런데도 덩치가 이 정도라니 재밌군.'

"이놈아! 어디 나랑 붙어보자!"

달려든 백무열은 날카로운 목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가죽을 뚫고 타격을 주는 것은 힘들었다.

백무열은 어쩔 수 없이 손에 쥔 마력 이발기를 날카롭게 찔렀다.

서거거걱-!

[대상의 갈기를 실수로(?) 밀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대상의 정신력이 극도로 낮아진 상태입니다.]

[상태 이상 '동공 지진'이 통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갈기를 밀었습니다.]

[1초간 '마력 이발기'의 구동이 멈춥니다.]

"쯧. 쓸모가 없구만."

팔에 있는 갈기가 고속도로가 났음에도 눈앞의 웨어울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백무열은 인벤토리에 마력 이발기를 던져버리고는 눈앞의 늑대에게 집중했다.

"크화아아악-!"

"이런 미친…. 입 냄새 난다. 이놈아!"

백무열은 다시 한번 공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웨어울프도 만만치 않았다. 웨어울프는 목검이 별 타격이 없음을 알고 본능적으로 발톱을 휘두르며 위협을 해왔다.

심지어 목검을 부러뜨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이길 방법이 없다.

최선은 도망치는 것뿐.

문제는 저 망할 늑대가 쫓아 올 것이 뻔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희생하는 수밖에.'

하루 뒤면 그만둘 테지만 아직은 교관이다. 그래도 훈련병들을 챙기는 것이 먼저겠지.

"다들 떠나라. 여긴 내가 막으마."

"영감님!"

"교관님!"

"회장님!"

'…망할 놈들. 좀 하나로 통일해서 좀 부르지.'

백무열은 은빛 웨어울프를 안쪽으로 유인했다.

다행히 잘 따라왔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는 그들에게 다시 한번 외쳤다.

"나가라! 가서 지원군을 데려와!!"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죽으면 저희 손에 죽습니다!"

일행들은 부리나케 달렸고, 8조의 훈련병들은 피를 흘리는 타르모를 둘러메고 함께 뛰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백무열과 눈앞의 웨어울프 뿐.

그 고요한 긴장감 속에서 백무열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에휴. 이놈의 팔자야."

젊었을 적에도 이런 적이 많았다.

늘 그는 부하들을 구하는 입장이었고, 그럼에도 그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뭐, 이젠 그러려니 하다.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로고."

그때였다.

띠링-!

[지나가던 한 성좌가 당신에게 과업을 제안합니다.]

"응? 이놈은…?"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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