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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지가 제일 강함-135화 (135/162)

134화 북벌 (6)

갑작스런 폭발과 함께 먼지로 인해 주변의 시야가 갇혔다.

“씨발, 이건 또 뭐야!”

폭발하는 순간 오러 바디로 몸을 보호한 칼슨.

다행히 다치진 않았지만 만약 그대로 당했더라면 꽤나 큰 상처를 입었을 지도 몰랐다.

갑작스런 해골 병사의 난입으로 칼슨은 두통이 왔다.

야만인을 상대하는 것만 해도 만만찮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언데드 몬스터까지. 심지어 이 뼈다귀 놈들은 통상적인 공격은 먹히지 않기에 일반 병사들로는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웠다. 게다가 놈들을 쓰러트렸다 하여도 남은 뼛조각에서 폭발까지 일어났다. 그나마 자신은 오러 바디로 몸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들에게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야만인 대장에게 알아낸 정보를 보건대 이들은 네크로맨서를 따르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해골 병사들은 네크로맨서의 소행이 틀림없었다.

방금 전 폭발 또한 놈이 벌인 일일 테고 말이다.

그렇게 판단한 칼슨은 재빨리 네크로맨서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 이전에 폭발에 대한 위험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 했다.

“해골 병사들의 잔해가 폭발할 수 있으니 쓰러트려도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놔라!”

여기저기 혼잡한 와중에도 그의 목소리가 요새 안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그의 말에 따라 기사들은 처치한 해골 병사들의 잔해를 병사들에게 시켜 요새 밖으로 치우게 하였다.

이후로 가끔씩 간헐적으로 폭발이 일기는 하였지만 칼슨이 사전에 주의를 주었기에 병력들에게 큰 피해는 없었다.

그렇게 기사와 합심해서 차근차근 해골 병사들을 막아내고 있던 벤투스 왕국의 병력들. 허나 적들은 해골 병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직 남아있는 수만 명의 야만인들. 놈들까지 합세하니 아군의 피해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실시간으로 아군이 밀리는 게 보이자 칼슨은 이를 악물었다. 다시 한번 비전 검술을 사용하려 했지만 그 스킬은 오러를 모으는데도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지금처럼 여유가 없을 때는 도저히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막상 한다고 해도 해골 병사들의 수는 많았고 그중 몇백이 없어진다 한들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였다.

고심하던 그때 칼슨은 해결방안을 찾아낸다. 아니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곳에서 보여줄 만한 것인가 결정을 못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머뭇거리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 보였다.

스윽

품속에서 낡아 보이는 주머니를 꺼냈다. 그것은 예전 던전에서 얻었던 아공간 주머니였다. 칼슨은 그곳에 손을 넣었다. 그러자 주머니를 중심으로 시커먼 원이 형성. 그것은 점점 커지면서 이윽고 그 크기가 5미터가 넘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대한 철갑 거인이 나타났다.

무려 4미터는 돼 보이는 철갑 거인.

그것은 바로 드레이크 영지에서 골렘 연구로 만들어낸 기간테스였다.

게다가 초기 버전에 비해 많은 문제점을 고친 베타 버전.

그것이 나타나자 주변에 있던 이들이 놀란 눈을 하며 쳐다보았다.

“허걱! 저, 저것이 대체 뭐야?”

“세상에 뭐지 저건?”

아군은 물론이고 적들조차 갑자기 나타난 기간테스를 보고는 잠시 시선을 고정하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런 전장에 갑작스레 커다란 물체가 등장하니 아무래도 신기할 수밖에. 칼슨은 익숙한 동작으로 해치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 탑승을 하였다.

그리고 곧장 오러를 운용하여 기간테스를 움직였다.

쿠우웅!

이 커다란 거체를 좁은 성벽 위에서 움직일 수 없기에 칼슨은 요새 아래로 내려갔다.

무려 5미터나 되는 높이였지만 기간테스에게는 자신의 신장보다 조금 큰 높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콰아아아앙!

그 거대한 몸체가 떨어지자 그 주변의 땅이 흔들리며 토사가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그곳에 있던 이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앙이었지만 칼슨은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부우우우우웅!

퍽! 퍽! 쾅! 퍽! 퍽!

무려 3미터가 넘어가는 검. 아니 그것은 검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물체였다. 칼슨이 그것을 휘두르자 쇳덩이에 맞은 것들은 모조리 터지거나 부서졌다.

야만인들은 어육이 되었으며 해골 병사들은 뼛조각이 되어 주변에 흩뿌려지고 말았다.

칼슨이 휘두를 때마다 야만인 수십 명이 비명횡사를 하였다. 그동안의 개량으로 인해 이제 칼슨의 움직임을 8할 이상 맞출 수 있게 된 기간테스. 마치 폭풍처럼 주변의 적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허어! 저것은 뭐지? 설마 골렘?”

멀리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루지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금 전까지 분명 자신이 불러낸 해골 병사들이 요새 성벽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저 거대한 게 나타나더니 야만인들은 물론 자신의 해골 병사들까지 모조리 파괴해버린다.

“저, 저 망할 골렘 때문에 내 해골 병사들이 모조리 가루가 되고 있잖아? 이런 개 같은!”

그는 황당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병사들이 무참히 부서지는 데 분노하며 마력을 끌어모아 마법을 사용하였다.

그에 마법으로 인해 부서져 있던 뼛조각들에서 빛이 나더니 폭발하였다.

콰아앙! 콰앙! 콰앙! 콰광!

그곳에 있던 해골 병사의 잔해가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 여파가 어찌나 컸던지 터져나가는 흙먼지로 인해 거대한 기간테스의 모습까지 가려질 정도. 그 일대가 들썩일 정도로 폭발은 어마어마하였다.

그 모습을 본 루지오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저것이 골렘이라 할지라도 이런 폭발에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이내 눈에 들어온 장면에 루지오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지고 말았다.

흙먼지가 걷히면서 이윽고 드러나는 기간테스.

엄청난 폭발이 일었지만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그 모습에 루지오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젠장맞을! 아무리 강철로 된 골렘이라지만 어떻게 흠집 하나 생기지 않을 수가 있는 거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인 루지오. 그럴 것이 방금 전 그는 마법으로 무려 수백 기가 넘는 해골 병사를 일시에 터트렸었다. 거기다 저 골렘은 그곳의 중심에 있었다. 그 정도 파괴력이면 완전히 망가지진 않아도 여기저기 찢겨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저런 말끔한 모습이라니. 그가 그리 놀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였다.

“씨발, 뒤지는 줄 알았네!”

어느 정도 폭발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방금 전의 폭발은 정말 위험하였다. 주변을 보니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이 황량하였다. 아무리 자신이 가간테스 안에 있었다고 하였지만 이런 폭발에 직방으로 맞았으면 꽤나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전 칼슨은 오러 바디를 사용하였다. 그러자 기간테스의 주위에 강력한 오러 막이 생성되며 그 피해를 막아주었다.

이전 버전이라면 상당한 오러를 소모하였겠지만 이제는 개선을 많이 거친 상태라 오러 활용 효율이 상당히 좋아졌다.

칼슨은 가볍게 기간테스를 움직여보았다.

피해를 입은 것도 없고 몸 상태도 괜찮았다.

검을 들며 자세를 잡는 칼슨의 기간 테스. 다시 그 거체를 움직이며 해골 병사와 야만인들을 처리하기 시작하였다.

퍽! 퍽! 퍽! 퍼억! 퍽! 콰직! 퍼억!

거대한 검에 부딪히자 썩은 토마토처럼 터져버리고 마는 야만인들. 그 속에 간간이 있던 해골 병사들 또한 유리잔처럼 깨지며 그 파편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수많은 야만인들을 칼슨 홀로 상대하였지만 오히려 밀리는 것은 적들이었다. 아직 그들의 숫자는 많았지만 기간테스의 위용에 놈들의 사기가 실시간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이런! 갑자기 저런 철 괴물이! 저것은 도대체 뭐냐!”

“베르한! 어떡해? 이제!”

망연자실한 얼굴을 하고 있는 베르한과 그와 함께 어쩔 줄 모르는 아테르. 야만인들의 수장인 둘은 기간테스의 위력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저 덩치 큰 철갑 거인이 검 한번 휘두를 때마다 야만인 수십이 죽어 나갔다. 아무리 두려움을 모르는 야만인들이지만 저런 항거할 수 없는 위력에는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베르한은 자신이 어렸을 때 한 늙은 예언가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갑옷을 입은 거인이 내려와 빛을 내뿜는 검으로 자신들을 징벌하고 새로운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

베르한은 그녀가 매우 비범한 예언자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갑옷을 입은 거인이라니…. 고대의 존재인 거인. 이제는 모두 죽고 그들의 흔적조차 찾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비슷한 것이 몬스터인 오거. 하지만 그것들은 자신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하였다. 거기다 놈들은 검술에 조예도 없었다.

하지만 저 거대한 거인은 다르다. 그때 들었던 예언을 바로 떠오르게 할 정도로 비슷한 면이 많았다.

아니 마음속에서 부정하고 있었던 예언이 바로 눈앞에서 실현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저 거인이 자신들의 왕이 되는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이곳의 지배자는 바로 자신이었다. 저런 괴물 따위가 아니고.

으드득!

각오를 다진 베르한은 이를 악물었다.

* * *

기간테스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건 적들뿐이 아니었다.

“뭐야? 저것은 대체?”

세리나는 갑자기 나타난 철갑 거인의 모습에 당황하였다.

방금 전까지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성벽 위에서 저런 커다란 것이 나타났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저곳은 분명 아까 칼슨이 있었던 곳. 그렇다면 저것은 아마 그가 벌인 일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그 거인은 요새 밖으로 나가 적들을 쓸어버렸다.

하지만 그것의 위력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거인은 기사처럼 자연스럽게 검을 휘둘렀는데 그럴 때마다 수십에 달하는 적들은 마치 벌레처럼 뭉개지고 찌그러졌다. 그렇게 단숨에 적들의 진영을 휘저으며 깨부수는 철갑 거인. 그 모습이 너무나 일방적이어서 왠지 모르게 야만인들이 불쌍해 보일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동정할 순 없었다. 그놈들은 적이었으며 그들이 벌인 참사는 도저히 용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리나는 병사들에게 이야기해 적들에게 화살을 더욱더 날리라 명하였다.

푹! 푹! 푹! 푹! 푹! 푹!

수천 발의 화살이 요새 근처에 있는 야만인들을 향해 쏟아지며 고슴도치로 만들어주었다.

게다가 아군이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은 화살뿐만이 아니었다. 비록 근거리에서 각이 안 나와 힘을 쓰지 못하였지만, 중장거리에서는 절대적인 위력을 자랑하는 대포. 저 거인을 조종하는 것이 칼슨인 것을 안 기사들은 주군을 돕기 위해 주변의 적들을 향해 맹렬히 포격을 가하였다.

콰왕! 쾅! 콰광! 콰아앙!

“크아아악!”

“캬아악!”

한 번에 십여 발이 쏟아지며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포격에 야만인들의 피해가 가중되어가자 루지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젠장, 이것까지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쩔 수 없군.”

그리고는 다시 한번 마력을 모아 지팡이에 집중하였다.

고오오오오오───

어두운 잿빛의 기운이 바닥에 스며들자 그곳에서 은은하게 빛이 뿜어져 나온다. 이윽고 진동이 느껴지면서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퍼어억!

해골 병사를 소환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얀 뼈의 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것과는 달랐다.

쿠웅!

손이 바닥을 짚으니 큰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

그리고 우악스럽게 생긴 상체가 튀어나왔다. 인간의 두개골이라고 하기엔 턱이 크고 이빨이 뾰족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바로 크기였다.

대충 봐도 상체의 크기가 거의 성인 남성의 키를 가뿐히 넘어갔으니 말이다.

쿠우웅!

어느새 튀어나온 발이 땅을 치자 또다시 땅이 울렸다.

이제 완연히 나온 뼈 괴물. 인간과 유사한 이족보행이었는데 크기와 뼈의 굵기가 확연히 달랐다.

녀석의 신장은 대략 4미터가 좀 안 되는 크기.

영락없는 해골 거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시발, 저건 또 뭐야?”

눈앞에 거대한 해골 거인이 나타나자 칼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인간형이 분명한데 골격의 형태가 사람의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특히 우악스러운 두개골로 보아하니 몬스터가 확실해 보였다.

저렇게 거대한 크기의 인간형 몬스터.

문득 칼슨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설마 저거 오거야?”

인간형 몬스터 중 최강인 오거. 놈의 유해가 괴물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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