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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지가 제일 강함-127화 (127/162)

126화 발전하는 드레이크 영지 (1)

한 창 높이 올라가고 있는 30층 건물의 공사 현장.

그곳 한 현장에 두 명의 사내가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 명이 털썩 주저앉으며 다른 사내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한다.

“이봐, 사딕! 이제 좀 쉬면서 하지 그래? 그러다 퍼지겠다, 임마!”

“하하, 제프 형님 벌써 지치신 겁니까? 그렇게 해서 언제 할당량을 끝내시려고 합니까?”

드레이크 건설의 계약직 인부인 제프와 사딕. 제프의 핀잔에 사딕은 입꼬리를 올리며 이죽거렸다. 그러자 인상을 잔뜩 구긴 제프가 성질을 내며 한 소리를 하였다.

“야, 이 자식아. 네 놈도 내 나이 돼 봐라! 그리고 너도 그렇게 몸 막 굴리다 한순간에 골로 가는 수가 있어!”

“하하하, 천하의 제프 형님이 이런 약해빠진 소리를 하다니. 형님도 이제 늙었나 봅니다.”

“이 새끼가! 너 죽어볼래! 아오!”

퍽! 퍽! 퍽!

사딕이 나이를 들먹이며 빈정대자 화가 난 제프가 소리 지르며 발길질을 하였다.

하지만 온몸이 근육 덩어리인 사딕은 그의 발길질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주둥이를 나불대었다.

“아아, 제프 형님! 왜 이렇게 약해지셨습니까! 발길질이 예전 같지 않네요. 이 사딕, 정말 슬퍼서 눈물이 납니다. 흑흑.”

“아오! 시발!”

그 얄미운 모습에 제프는 욕을 내뱉으며 계속해서 발길질을 하였다.

마침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작업반장 타일러가 한심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이미 이런 장면을 많이 본 듯이 익숙한 듯한 표정. 그는 한숨을 쉰 후 성난 목소리로 그들에게 소리쳤다.

“야, 이 자식들아! 네들은 허구한 날 그렇게 붙어 다니면서 농땡이만 부리냐! 얼른 일 안 해? 시벌, 지금 우리가 맡은 구역이 속도가 제일 느린 건 아냐? 이 밥버러지 새끼들아!”

그의 불호령에 움찔한 두 사람은 부리나케 자리로 돌아가 하던 작업을 마저 하기 시작하였다.

콧소리까지 내며 능청스럽게 다시 일을 하는 모습에 작업반장은 진저리가 난다는 듯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자신도 작업에 임하려 할 때. 갑자기 아래 구역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왔다.

웅성거리는 소리를 보건대 사고는 아닌 듯하고 본사에서 높은 분이라도 왔나 싶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 타일러.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슬쩍 그곳을 향해 시선을 던진다.

그리고 그곳을 보자 순간 놀라고 만다.

그곳에는 바로 드레이크 건설의 중역인 더스틴이 있었다.

그는 이 건물의 건설 책임자로 있었는데 평소 지랄맞은 성격 탓에 그동안 자신은 물론이고 여러 작업반장들이 깨졌었다. 상종도 하기 싫은 놈이었지만 이렇게 몸소 행차했다는 것은 작업이 잘되고 있나 확인하러 온 것이 분명하였다.

“씨벌…….”

입에서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요즘 저 두 말썽쟁이 때문에 작업속도가 늦어졌기에 할당량에 한창 못 미친다. 만약 더스틴, 저 자식이 이곳을 확인한다면 엄청난 갈굼을 토해낼 것이 분명할 터. 그 생각을 하자 작업반장은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밀린 작업량을 뚝딱 해치울 수도 없는 법.

빠득.

소리가 나도록 이를 악물었다.

조만간 다가올 폭풍을 대비하며 마음을 단단히 먹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던 타일러가 더스틴을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던 상황이었다.

목에 잔뜩 힘을 주던 그가 갑자기 굽실거리더니 한 사내를 맞이한다. 더스틴의 그런 모습이 제법 낯설던 타일러는 호기심이 생기며 그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금발? 아니 그보다 하얀 백금발의 머리.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 그와 더불어 곱상한 선이 어울리지 않는 건장한 체격이 꽤나 인상적인 사내였다.

도대체 그가 누구인가 곰곰이 생각하던 찰나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한 인물이 있었다.

‘서, 설마 영주님?’

설마가 아니라 확실하였다.

외향적인 모습은 둘째로 치더라도 언제나 목이 뻣뻣했던 더스틴이 저리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을 보니까 확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큰일이었다.

만약 더스틴이 아닌 영주가 이곳을 보고 문제 삼는다면 단순히 갈굼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꿀꺽.

긴장감이 밀려오며 절로 마른침이 삼켜졌다.

타일러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그때 그들의 발걸음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젠장!’

덜컥 놀란 타일러는 자리로 돌아가 태연히 작업을 하며 벌떡벌떡 뛰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곧 그곳으로 올라온 더스틴과 영주.

그들이 온 것을 느꼈지만 애써 모르는 체하며 열심히 일하는 척을 한다. 그때 더스틴이 그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봐, 타일러! 자네 이리 와보게나.”

올 게 왔다.

잠시 눈을 감은 타일러는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몸을 돌려 더스틴을 향해 갔다.

“예, 부르셨습니까?”

“여기 영주님께서 오셨다. 이곳의 작업 현황이 궁금하다고 말씀하셨다.”

“허억, 여, 영주님이시라고요! 미천한 타일러가 영지의 주인이신 영주님을 뵙습니다.”

타일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깜짝 놀란 척하며 과도하게 예의를 차렸다. 그의 호들갑에 살짝 눈을 찌푸린 더스틴이 슬며시 입을 열며 묻는다.

“그래, 자네가 이 구역 반장이지?”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크흠, 여기만 유독 진행이 느리다고 하는 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예? 아…. 네, 그것이 말입니다….”

상대가 평소처럼 욕부터 박지 않고 굉장히 점잖게 말하자 조금 당황한 타일러. 하지만 그는 이내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이 미친개 같은 녀석이 왜 이리 점잖을 떠나 싶었더니 영주 옆이라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타일러는 이 기회에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몇 가지 요구사항을 언급하였다.

“저희 쪽 인원이 좀 부족해서 말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속도가 많이 늦습니다. 층이 높으니 그만큼 오르내리는 시간이 소비되는데 그것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인지 다른 곳의 인부들 또한 이쪽으로 오기를 꺼려합니다.”

사실 주된 이유는 저 망나니 2명이 설렁설렁 일을 해서이지만 인원이 적은 것 또한 사실이니까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인부들이 이쪽으로 오기 꺼려하는 것도 맞다. 일이 힘든 것도 있었지만 저 2명이 꼴 보기 싫어서인 게 주된 이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대뜸 저 새끼들이 일을 안 해서요 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작업반장인 자신이 그들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대놓고 시인하는 꼴이었으니까. 아무튼 타일러가 그렇게 이야기하자 더스틴은 순간 인상이 구겨졌다. 하지만 이내 헛기침을 내며 정중히 말을 이어 나갔다.

“크흠, 그렇단 말이지. 알았네. 그럼 내 그렇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네.”

“네? 아 네, 정말입니까? 그래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상대가 쉽게 허락하자 놀라면서도 넙죽 받아먹는 타일러.

생각 외로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더스틴도 그 모습을 보았지만 영주 옆이라 괜히 뭐라 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화를 삭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영주인 칼슨이 눈을 지그시 뜨며 뭔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타일러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저자들은 여기서 일하는 인부들인가?”

“네? 아, 네 그렇습니다만…….”

갑자기 칼슨이 묻자 타일러는 조금 당황하며 대답하였다. 왜 영주가 그것을 묻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그걸 따질 용기는 없었다. 그저 의문만을 마음속에 품을 뿐.

칼슨이 그들을 주목한 이유는 별거 없었다. 그들의 몸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한 명의 몸은 어지간한 보디빌더 뺨칠 정도로 완벽해 보였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에게 스킬을 사용해봤다.

[정보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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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사딕

나이 : 21세

클래스 : 노동자

힘 S(20) 민첩성 A(14) 지능 C(5) 체력 S(19) 정신력 B(9)

충성도 88/100

성향

[호탕] [유쾌] [안정] [태평]

상태

눈치

관계

중도(08)

스킬

바디 빌드(에픽/패시브)

불타는 스태미나(희귀/패시브)

칭호

없음.

드레이크 영지의 노동자.

드레이크 건설의 계약직 노동자로 대략 3년 전부터 일하기 시작하였다. 선천적으로 좋은 골격을 타고났으며 근력이 좋았다. 늘 재미를 추구하는 유쾌한 성격을 지녔으며 현재 목표가 없지만 그 계기가 생기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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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빌드(에픽/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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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사용할수록 낮은 확률로 힘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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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스태미나(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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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미나를 소모하여 일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높입니다.

지속적으로 사용 시 체력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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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건 또 뭐야?’

힘과 체력이 S급이었고 민첩성 또한 A급이었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에픽 특성 2개나 되었는데 이 또한 상당히 좋아 보였다.

지속적인 힘 상승을 주는 패시브 스킬과 더불어 체력까지 올라가는 스킬까지.

아마도 이 스킬로 인해 힘과 체력이 S급에 달한 듯싶었다.

이런 인재가 왜 아직까지 이곳에서 노동자로 썩고 있는지 궁금한 칼슨.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칼슨이 타일러에게 넌지시 말을 하였다.

“저자들을 이리로 불러와라.”

“아, 저들 말입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 봐! 제프! 사딕! 자네들 어서 이리 좀 와보게나. 얼른!”

타일러가 재촉이며 말하자 슬며시 고개를 돌린 제프와 사딕. 그들은 장비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터벅터벅 그쪽으로 다가갔다.

“호오….”

칼슨의 눈에서 이채가 돌았다.

멀리서 봤을 때도 느꼈지만 가까이서 보니 더욱 몸이 우람하였다. 근육의 크기도 컸지만 그 선명도가 미쳤다. 아마도 지방은 거의 없고 순수 근육만으로 뭉쳐진 게 분명하다.

칼슨은 사딕의 옆에 있는 제프의 능력치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내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일반인 치곤 제법 준수해 보이는 수치였지만 사딕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였다.

“이것들아! 영주님이시다! 어서 몸을 낮추지 못할까!”

“허억, 여, 영주님이시라고요!”

“저, 정말입니까?”

더스틴의 호령에 둘은 급히 몸을 낮추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바들바들 떨면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예를 올린다.

“비천한 사딕이 영주님을 몰라 뵙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둔하여 영주님께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제발 자비를 부탁드립니다.”

덩치 큰 사내 둘이 바짝 엎드려 자신에게 비는 모습이 굉장히 낯설어 보였지만 자신과 저들의 신분 차이를 생각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간에 이 둘을 이런 데서 썩혀둘 순 없었다.

칼슨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을 하였다.

“제법 괜찮아 보이는 녀석들이구나. 혹시 기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

“예?”

“그, 그게 무슨!”

그의 갑작스런 제안에 앞에 있는 둘은 물론이고 옆에 서 있던 더스틴과 타일러 또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벌을 내릴 줄 알았던 영주가 뜬금없이 기사가 되고 싶냐하고 물으니 당황할 수밖에. 하지만 눈치가 제법 빨랐던 사딕이 마음을 진정시키며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예, 영주님! 기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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