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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지가 제일 강함-119화 (119/162)

118화 반역이 아닌 구국 (7)

우르르르르르───

“허, 저건 또 뭐야?”

시커먼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이 딱 봐도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혹시 이전에 상대했던 마족이라도 소환하는 것인가 하는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칼슨이 미간을 찌푸리며 표정을 구기고 있을 때 어느새 반대쪽을 정리한 에드가 다가오며 보고를 하였다.

“영주님, 이제 성벽은 우리가 점령하였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흘깃 에드를 보며 흘러가듯 말한 칼슨. 그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자 에드 또한 그 연유를 궁금해하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점점 커지는 그의 눈동자. 에드는 깜짝 놀라며 칼슨에게 질문을 하였다.

“허걱! 저, 제게 무엇입니까? 영주님!”

호들갑을 떨며 물어보는 그에게 칼슨은 조용히 입을 열며 대답해주었다.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누군가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듯한데….”

“서, 설마 그때 그 마족 같은 것을 소환하는 것이 아니겠….”

“잠깐, 저기 저쪽을 봐봐. 저게 뭔지 알겠어?”

칼슨이 에드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말하였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에드도 보았는데 그곳에는 일단의 무리들이 움직이는 게 보였는데 그것은 전에 보았던 마수들이 분명하였다.

“허억! 저기 마수들입니다! 영주님!”

“그래, 그렇게 소리 지르지 않아도 나도 알아들어.”

칼슨도 놈들을 인지하였다.

저렇게 바로 튀어나오는 걸 보니 아주 대놓고 준비하고 있었던 듯. 그는 서둘러 병력들에게 명을 내렸다.

“저기 마수들이 다가온다. 모두 빨리 대형을 갖추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영주님!”

칼슨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착착 대형을 맞추는 드레이크 군. 전방에 방패병이 자리를 잡고 그 뒤로 바로 창병들이, 후방에는 궁수들이 위치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기사들은 병사들 사이에 위치하였으며 대포를 운용하는 부대는 제일 후방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마법사들은 순찰대원과 함께하였으며 건물들 옥상에서 적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왕국의 수도인지라 로버데인의 거리는 제법 넓은 편이었다. 그중 가장 넓은 중앙 거리에서 진을 친 드레이크 군. 이윽고 그들의 눈에 마수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케헤에에엑!”

“키에에엑!”

커다란 이빨을 무섭게 드러내며 기이한 소리를 내는 4족 보행 마수. 그것과 더불어 중형과 소형 마수들 또한 다수 모습을 드러내었다. 흉측한 마수들을 맞이하게 되자 병사들은 긴장을 한 채 마른침을 삼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놈들과 대면하기 직전.

공격의 첫 포문은 엘리시아가 열었다.

《화염 폭풍》

《화염 폭풍》

《화염 폭풍》

3개의 거대한 불기둥이 생기며 고온의 화염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그 엄청난 화력에 그곳에 있던 마수들이 모두 타들어 가고 말았다.

“끼이이이익!”

“카하아악!”

뜨거운 불길에 끔찍한 비명을 토해내는 대형 몬스터들. 덩치가 워낙 커서인지 다른 작은 놈들이랑 다르게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곧 시작된 드레이크 군의 포탄 세례.

콰아앙! 콰광! 콰과강! 콰광!

강철로 된 포탄에 직격으로 맞으며 몸이 걸레짝이 되고 마는 대형 마수들. 물론 중형과 소형 마수들 또한 그 여파에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제 놈들을 상대하는 방법이 제법 익숙해진 드레이크 군이었다. 그래서인지 막강한 마수들임에도 불구하고 손쉽게 처리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놈들의 주변에 어두운 빛깔의 반투명한 장막이 생성되었다.

콰직! 우지직! 와드득! 파박!

그 장막에 부딪힌 포탄들이 그것을 뚫어내지 못하며 그대로 바스러져 버렸다. 그리고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주변에 성애가 생기며 얼어붙더니 활활 타오르던 불길이 순식간에 가라앉아버렸다.

“허걱! 저건 또 뭐야!”

“세상에나, 불길이 갑자기 사라졌어!”

아군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것을 본 병사들은 굳은 얼굴을 하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그들의 눈앞에 몇 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대략 2미터는 넘어 보이는 장신의 사람들.

비이상적으로 어깨가 넓고 허리가 좁았으며 유난히 다리가 가늘고 긴 그들이었다. 낯익은 그 모습을 본 칼슨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시발!”

그의 입에서 절로 거친 욕이 나왔다. 그러는 것이 당연하였다. 눈앞에 보이는 놈들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검은자위 안에 붉은 눈동자.

바로 마족의 대표적인 특징이었다.

“허, 영주님. 저거 전에 황궁에서 봤던 그놈이랑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혹시 마족 아닙니까?”

에드 또한 혀를 내두르며 말을 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전에 한번 놈들의 위력을 체험하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놈들의 숫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세상에, 마족이 무려 8마리나 되는군요.”

엘리시아 또한 놈들의 숫자를 확인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예전에 황궁에서 보았던 그 마족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만약 저들이 그놈과 같다면 승산은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

하지만 조금 다행인 점은 놈들에게 느껴지는 기운이 이전에 봤던 마족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는 것.

아마도 그보다 급이 낮은 마족이 분명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상황이 긍정적인 것은 전혀 아니었다.

아무리 급이 낮은 마족이라 하지만 그 수가 무려 여덟이었다. 현재 드레이크 군에 그들을 상대할 수 있어 보이는 이는 안타깝게도 일곱 명. 애석하지만 최소한 한 명이 저들 중 둘을 상대해야만 했다.

칼슨이 이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놈들 중 가장 덩치가 커 보이는 놈이 팔을 크게 휘둘렀다.

단순한 손짓.

하지만 그 여파는 무시무시하였다.

콰과과과과광!

“으아아아아악!”

“크허어어억!”

놈의 손짓 한 번에 병사들 수십이 순식간에 찢긴다.

분명 방패병들이 전방을 막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물론 그 뒤에 있던 창병들마저 피해가 갔다.

그렇게 되니 중앙이 훤히 비며 거리가 뻥 뚫려버렸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아닐 수 없었다.

과연 마족이었다.

더 이상 놈들이 설쳐댄다면 병력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 분명하였다. 칼슨은 애꿎은 병사들을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었다.

그는 엘리시아를 비롯한 정예 인원들에게 말을 하였다. 각자 한 놈씩 맡아서 처리하자고 말이다.

이에 에드는 표정을 구겼지만 그것 외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얼굴을 굳히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른 사람들 또한 마족이 강하다는 것을 인지하였지만 이 방법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잡았다.

그들의 동의를 얻은 칼슨은 다시 전방을 주시.

마족들 중 가장 강해 보이는 덩치 큰 놈을 향해 튀어 나갔다.

그가 앞장서자 다른 이들도 그 뒤를 따라 마족들을 향해 다가갔다.

다다다다다───

웬 인간들이 겁 없이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비릿한 미소를 짓는 마족들. 그중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가볍게 손을 휘두른다.

파바바바바바박!

조금 전 병사들을 찢어발긴 그 엄청난 위력의 공격이다. 칼슨은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신속히 검에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키며 비전 검술을 사용하였다.

새하얗던 그의 오러 블레이드가 단숨에 검게 변하면서 넓게 퍼져나갔다. 그것은 전방으로 넓게 퍼지며 놈의 공격을 집어삼켰다.

슈우우우우욱──

자신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걸 안 놈은 조금 놀란 눈을 하였다. 그러나 이내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손을 양옆으로 길게 뻗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손이 칼날처럼 변하였다.

그리고 곧 칼슨이 다가와 놈에게 검격을 날렸다.

콰아아아앙────!

“@#$!!”

“흐읍!”

손에 느껴지는 반탄력에 칼슨의 호흡이 살짝 흐트러졌다. 상대 또한 생각지도 못한 위력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칼슨을 바라보았다.

마족의 양 칼날과 칼슨의 오러 블레이드가 부딪치며 거친 풍파를 불러일으켰다. 매서운 풍압이 주변에 퍼지며 먼지를 일으켰지만 칼슨과 마족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하아아압!!”

“%^#@##!!”

기합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놈의 쌍검과 칼슨의 오러 블레이드가 맞붙는다. 연달아 일어난 충돌에 섬광과 함께 피부가 떨릴 정도의 충격파가 전해졌다.

그렇게 칼슨이 대장 마족을 상대하고 있는 동안 에드는 푸른 머릿결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마족과 싸우고 있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부터 잘록한 허리.

굴곡진 몸을 보건대 여성형 마족으로 보였다.

“*$#%%@?”

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띤 채 에드를 바라보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곧장 손을 내밀자 그곳에서 엄청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슈아아아아아────

그 한기에 노출된 에드의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자 그는 온몸에 오러를 불어넣어 오러 바디를 구축하였다.

활성화된 오러가 극한의 한기를 몰아내자 운신이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검을 찔러 넣었다.

스걱───!

갑작스런 공격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마족의 목이 베이며 그곳에서 검은색 피가 분수처럼 치솟았다. 하지만 이내 벌어진 상처에 실타래들이 엮이면서 상처가 아물어갔다.

그리고 이내 아무런 일도 없는 양 매끈한 피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을 본 에드는 생각 외로 놀라지 않았다. 그전에 상대했던 마족 또한 말도 안 되는 신체 재생력을 보여주었기에 이 같은 모습은 어느 정도 예상하였다. 그는 틈을 주지 않고 연이어 검을 휘둘렀다.

매서운 그의 오러 블레이드가 사방에서 몰아치며 그녀의 몸을 사정없이 난자하였다.

서걱! 스걱! 스윽! 서걱! 서걱!

에드의 공격에 의해 몸이 조각조각 나버리는 그녀. 하지만 또다시 검은 실들이 뒤엉키기 시작하며 몸을 이어 붙이기 시작하였다. 이쯤 되면 진저리를 칠 법도 하였지만 에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착같이 끝장낼 심산으로 비전 검술을 사용하였다.

슈아아아아아악──────!

그의 검푸른 오러가 서서히 짙어지며 수백 개의 이빨로 변하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곧 허기에 허덕이는 아귀로 변하였다. 수십의 아귀가 조각난 마족을 게걸스럽게 씹어 먹었다.

와드드득! 와작! 와자작!

살점과 뼈가 갈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섬뜩함을 새겨주었다. 제아무리 가공할 재생력을 가진 마족일지라도 이렇게 잘게 부서져버리니 더 이상 되살아나지 못하였다.

에드가 그렇게 마족을 막 처치하고 있었을 때 엘리시아와 라델리안 공작은 두 명의 마족이랑 대치하고 있었다.

그 둘은 마치 쌍둥이처럼 외모가 흡사하였는데 다만 차이점을 말한다면 머리색과 의복의 색깔.

한 명은 하얗고 다른 하나는 검정색이었다.

그중 하얀 마족이 손에는 기괴한 모양의 검이 들려있었다. 일반적인 검과는 달리 뼈와 고깃덩이 같은 것이 엉겨 붙은 모습. 그 그로테스크한 검으로 놈은 엘리시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파지지지직─── 콰아앙!

“크윽! 이런 위력이라니? 과연 마족이로군!”

어느새 나타난 라델리안 공작이 놈의 공격을 막아내며 침음과 함께 말을 뱉어내었다. 상대 마족 또한 목을 갸우뚱거리며 의외라는 얼굴을 보이더니 재차 검을 휘두른다.

콰앙! 치이잉! 콰앙!

둘이 그렇게 맞붙고 있는 동안 엘리시아 또한 마법을 시전 하며 공격에 가담하였다.

《마력 격류》

《번개 폭풍》

보랏빛 구가 형성되며 그곳에서 마력탄들이 라델리안 공작과 대치하고 있던 백색 마족을 향해 무수히 발사되었다.

퍼엉! 퍼퍽! 파박! 퍼억!

보라색 빛을 뿜어내는 수십 발의 마력탄들이 백색 마족의 몸을 강타하며 놈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렸다.

동시에 흑색 마족에게 시전 된 번개 폭풍. 순식간에 놈의 머리 위에 먹구름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십 개의 굵은 벼락이 내리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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