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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지가 제일 강함-108화 (108/162)

107화 엉망이 된 연회(1)

에드가 한 놈을 처치하며 주변에 외쳤다.

“이 괴물들 피부에 있는 점액질을 제거하면 검이 통합니다! 이 점액질은 불에 타면 사라집니다. 그러니 마법사들과 협력해 싸우시길 바랍니다!”

명료하고도 또렷한 목소리. 거기다 괴물을 처치한 그가 한 말이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따랐다.

그리고 이내 마법사들과 소드 마스터가 호흡을 맞춰 한 놈씩 상대하였다.

《화염구》

퍼엉! 화르르르

“으아아아압!”

서걱─

“크에에에엑!”

워낙 큰 몸뚱이라 에드처럼 목을 자르지 못했지만 상처를 입으며 놈이 괴로워한다.

자신들의 공격이 통하는 것을 깨닫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그 방법으로 마수들을 상대하였다.

허나 마수 자체가 워낙 강하였기에 몇몇의 희생자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그 수가 하나둘씩 줄어가고 있었기에 혼란스럽던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나타난 수상해 보이는 무리들에 의해 그 혼란은 더욱더 가중되었다.

검은 후드를 뒤집어써서 그 인상을 가린 괴한들.

수상해 보이는 이들이 회장에 들어서자 근위 기사들이 그들에게 다가가 제지를 한다.

“네 놈들은 누구냐? 여기는 너희들 같이 초대받지 않은 자가 올 곳이 아니다!”

검을 들이밀며 일갈하는 근위 기사. 고압적인 태도로 상대를 위협하였지만 그들은 동요하거나 겁을 먹지 않으며 그저 태연한 모습으로 있을 뿐이었다.

상대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근위 기사들은 무언가 기시감을 느꼈다. 그때 그 중 한 사람이 손을 뻗으며 주문을 외자 불길한 마력이 뿜어져 나오며 검은 기운이 근위 기사의 목을 조인다.

《생명력 흡수》

“크어억! 케헥 켁!”

숨이 막히는 듯 괴로워하는 기사는 생기가 빨리듯 점점 피골이 상접하기 시작. 그대로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털썩.

힘없이 쓰러져 버리는 동료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이들. 근위 기사들은 눈앞의 놈들을 보며 치를 떨었다.

“허억, 누네스! 크윽! 이 사악한 마법은 설마…! 네 놈들은 바로 흑마법사들이로구나!”

동료가 죽은 모습을 확인한 근위 기사는 놈들의 정체를 파악하였다. 상대가 사용한 것은 흑마법.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는, 대륙에서 금기시되던 악독한 마법이었다.

흑마법사라는 말이 나오자 근위 기사들은 물론 회장 안에 있던 다른 이들 또한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대륙 내에서 흑마법사들은 척살의 대상이었다.

사람의 생명력으로 그 힘을 키우는 흑마법사의 특성상 대륙에서 배척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 게다가 그들은 그렇게 힘을 취하다 보니 인성 자체도 상당히 마모되어 있었다. 생명 자체도 하찮게 여길뿐더러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잔악무도한 짓마저도 서슴지 않는 이들이었기에 모든 이들이 그들을 지탄하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음지에 숨어들 수밖에 없었고 가끔씩 들리는 악행으로 그 존재를 알렸지만 이렇게 대놓고 황궁을 침입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죽어라 이 악독한 놈들!”

상대가 흑마법사들인 걸 안 이상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들이 재차 마법을 쓰기 전에 근위 기사들은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며 놈들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무시무시한 오러 블레이드가 다가오며 그들을 위협할 때.

《어둠의 장막》

그들의 앞에 어둡고도 반투명한 장막이 생기더니 오러 블레이드를 그대로 튕겨내 버렸다. 마치 이전 마수들의 점액질 피부처럼 말이다.

그렇게 근위 기사들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 버리자 곧이어 흑마법사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생명력 흡수》

휘리리리릭─

여러 흑마법사들이 손을 뻗자 시커먼 기운이 근위 기사들에게 덮쳐갔다. 그리고 곧 그들은 먼저 죽어 나간 동료들과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커어억! 크억!”

“크으윽, 켁켁!”

꼼짝없이 그대로 생명력을 빼앗기며 점점 말라가는 그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법사들이 그들을 향해 마법 주문을 날린다.

《화염구》

마법사의 주특기인 화염구 마법이 흑마법사들에게 쏟아진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주문을 사용하며 그것을 막아내었다.

《마법 교란》

주문을 외자 전방에 검붉은색 연기가 생겨났다. 그곳에 화염구가 지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며 엉뚱한 곳을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앙─ 화르르르

“으아아악! 왜 우리에게 마법을…!”

“꺄아악! 뜨, 뜨거워!”

자신들의 화염구 마법이 다른 이들에게 쏟아지자 당황한 마법사들. 그런 그들에게 아까 근위 기사들과 똑같은 마법이 날아왔다.

《생명력 흡수》

“커헉! 케헥! 살려줘!”

“크윽! 아, 안 돼!”

마법사들마저 그들에게 당하며 죽어 나가고 있을 때 누군가 그들을 도와준다.

《마법 무효화》

《극염》

엘리시아가 7서클 마법을 연달아 사용하였다.

마법 무효화로 마법사들에게 걸려있는 생명력 흡수를 없애버리고 극염으로 흑마법사들 공격.

모든 것을 재로 만들어버리는 새하얀 구가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그들은 필사적으로 마력을 모아 주문을 외운다.

《마법 교란》

그들의 앞에 검붉은 연기구름이 생성. 만약 저곳에 닿는다면 엘리시아의 마법 또한 마법사의 화염구처럼 방향을 잃어버리고 다른 곳을 향해 적중될 터. 하지만 그녀는 마법을 동시에 3개를 쓰는 삼중 영창이 가능하였다.

《마법 무효화》

또다시 발현된 마법 무효화에 의해 흑마법사의 검붉은 연기구름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되자 거침없이 그들을 향해 떨어지는 극염. 새하얀 불덩이가 흑마법사들에게 명중되며 그곳에 있던 이들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크아아아악!”

“커허어억!”

“꺄아아아아악!”

단말마가 퍼지며 재가 되어버린 그들. 그렇게 흑마법사 몇이 당하자 다른 흑마법사들은 놀라며 엘리시아에게 무차별적으로 마법을 날리려 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다가온 에드가 그들의 목을 순식간에 베어버린다.

서걱─

털썩. 털썩.

“허어억! 언제 이리로 온 거야?”

“어서 이자를 없애라!”

동료들이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자 소스라치게 놀라는 흑마법사들. 그곳에 있는 에드를 향해 흑마법을 쓰려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시도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쉬이이이이익──── 푸욱!

쉬이이익────푹!

쉬이이이이익──────퍼억!

“케헥!”

“커헉!”

“켁!”

머리에 화살이 꽂히며 그대로 절명해버리고 말았다.

그런 그들을 저 멀리서 우터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 3명의 공세에 속속들이 무너지는 흑마법사들.

상황이 그렇게 되어가자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기이한 마력을 뿜으며 알 수 없는 주문을 내뱉는다. 그러자 그 주변에 검은 구가 생기더니 그곳에서 괴물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에엑!”

“쿠워어어어억!”

처음에 보았던 마수 정도의 크기는 아니었지만 훨씬 더 재빠르고 민첩한 놈들이 수십 마리가 튀어나왔다.

크기는 사람보다 조금 컸지만 사족 보행이 아닌 이족보행에 커다란 턱과 이빨 대신 칼날 같은 손톱에 길쭉한 팔이 인상적이었다. 불길하고도 지독한 검은 기운을 뿜어내던 그것들.

놈들은 각기 숫자를 나누어 엘리시아와 우터, 그리고 에드 이 세 사람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괴생명체에 당황하였지만 이내 자세를 잡은 에드는 오러 블레이드를 피어오르며 다가오는 놈에게 일격을 먹인다.

서걱─

에드의 검에 놈이 머리가 반으로 쪼개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은 죽지 않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에드의 갑옷을 찢어발겼다.

콰지직!

“크윽!”

머리가 반으로 쪼개졌는데도 죽지 않는 놈들. 그 질긴 생명력에도 진저리가 났지만 그것들의 공격력 또한 가공할 정도였다. 어지간한 오러 공격을 튕겨내는 에드의 갑옷이 그대로 찢어질 정도이니까. 대충 가늠하자면 오러 블레이드랑 비슷한 절삭력이라고 볼 수 있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에드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다시 오러를 끌어모은 후 놈의 사지를 절단. 그렇게 괴물의 팔다리를 해체해버리자 그제야 놈의 움직임이 멈추고 만다. 그렇게 그것을 제압하였지만 그것들은 한 마리가 아니었다. 대략 스무 마리 이상이 에드에게 덮쳐들고 있었다.

그것들이 덮친 것은 에드뿐이 아니었다.

엘리시아와 우터에게도 비슷한 숫자가 다가가고 있었다.

“흐어어억!”

“꺄아아악!”

“아아악!”

그들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중간에 있던 애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몇몇 실력자들이 그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썼지만 놈들의 질긴 생명력을 끊지는 못한 채 그대로 당해버리고 말았다.

《빙결 감옥》

기민한 놈들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엘리시아는 7서클 냉기마법을 썼다. 순간적으로 그녀 주변에 새하얀 서릿발이 올라오며 온도가 순식간에 내려갔다. 그곳에 들어선 마수들 또한 온몸이 얼어붙기 시작하며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녀.

하지만 마력이 줄어들자 이내 동결이 풀리면서 놈들이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마력을 불어넣어 빙결 감옥을 유지하는 그녀.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고착 상태가 되어버렸다.

우터에게도 십수 마리의 마수들이 달라붙었다.

도망치면서 그것들에게 화살을 날려보지만 질긴 생명력을 지닌 놈들은 꿈쩍도 하지 않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급소를 맞춰 단숨에 제압하는 우터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성. 계속해서 놈들을 피해 다니고 있지만 놈들 또한 재빨랐고 수 또한 많기에 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당할 판.

그때 칼슨이 나섰다.

자신이 지닌 오러를 최대한 끌어모아 검에 집중 시커먼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며 뭉쳐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모인 검은 오러 블레이드를 그대로 땅에 찍어버린다.

그러자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검은 그림자들.

그것은 마수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그림자와 겹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솟구쳐 오르며 사정없이 그것들을 난자해버렸다.

스윽! 서걱! 서걱! 서걱서걱!

단숨에 모든 마수들을 토막 내어버린 칼슨.

그 모습에 마수를 소환한 대장 격인 흑마법사 또한 흠칫 놀라며 식은땀을 흘렸다.

나름 비장의 수였는데 불구하고 누군가 그것을 순식간에 처리해버리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에게 남은 수는 아직 몇 가지 더 남아있었다.

원래 여기서 이것을 선보이려고 하지는 않았다지만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졌기에 어쩔 수 없이 그는 결심을 하였다. 아마 다량의 생명력이 소모되겠지만 그것이야 이미 많이 모아놨고 앞으로도 벌충하면 그만이었다.

“후우…….”

그렇다고 해도 아까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깊게 심호흡을 한 그는 부하 흑마법사들에게 시간을 벌기 위해 적들을 상대하라 하였다. 그리고 자신은 새로운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언어의 주문이었지만 굉장히 불길하고 음습하였다.

그가 그러고 있을 때 나머지 흑마법사들은 칼슨을 비롯한 벤투스 왕국의 인원들과 맞붙고 있었다.

《생명력 흡수》

《어둠의 장막》

《마법 교란》

여러 흑마법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엘리시아는 단 하나의 주문으로 그것을 없애버렸다.

《마법 무효화》

엘리시아의 마법 무효화가 발현되면서 그들이 쓰던 흑마법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되자 당황해하는 그들. 어쩔 수 없이 생명력을 사용하여 소환의식을 행하였다.

“크으으윽!”

생명력이 빠져나가자 고통에 침음을 삼키는 흑마법사들.

이윽고 검은 구체가 생성되며 조그만 마수들이 나왔다. 대략 어린아이 키만 한 놈들이었는데 등에는 박쥐의 날개가 달려있었고 두 눈과 입안에는 녹황색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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