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화 베이도스에서 생긴 일(2)
“혹시 그 설계를 보셨소?”
“물론, 대략적으로. 세부적인 것까지 보진 않았지만.”
“그럼 그게 어렵다는 것도 알겠군요. 아니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그의 태도가 다소 정중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한량 같아 보였던 그의 눈이 어느덧 빛을 내며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허나 칼슨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답하였다.
“보통은 그렇겠지. 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
“네? 그게 무슨…. 헉!”
차르르르
그의 눈앞에 떨어지는 보라색의 돌덩이들.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이것들은 바로 마나석이었다.
“이, 이건 마나석!!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도대체 어떻게…?”
그것을 본 스테파노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그는 여태까지 이렇게 굵고 커다란 마나석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 수 또한 열댓 개가 넘어갔다.
“지금 그것이 중요한가?”
“아, 아닙니다. 드레이크 백작님이라고 하셨습니까?”
마나석을 본 그는 그 태도가 급속도로 공손해졌다. 그의 오만불손한 모습이 갑자기 변하자 잔뜩 이를 갈고 있엇던 우터와 에드조차 당황스러워했다. 놀란 그들과는 달리 칼슨은 여전히 태연하였다. 스킬로 상대의 상태창을 봤기 때문에.
[인물정보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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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스테파노 알바레스
나이 : 47세
클래스 : 건축가
힘 C(5) 민첩성 C(6) 지능 A(16) 체력 A(15) 정신력 B(10) 건축 S(19)
성향
[모험] [효율] [창의] [균형]
상태
흥분됨
관계
중도(4)
스킬
모의 건축(에픽)
공간 파악(희귀/패시브)
칭호
없음.
아크레프 제국의 건축가.
늘 의욕 넘치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유능한 건축가.
최근 마나석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을 지어보려 하였다. 하지만 마나석은 너무 귀하였고 모든 이들이 그의 설계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게다가 그를 시기하고 있던 다른 건축가의 계략으로 업계에서 평판이 최악으로 치달으며 현재 아무도 그에게 건축설계를 맡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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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건축(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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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를 보면 머릿속으로 미리 건축을 시도할 수 있다. 실제랑 유사하게 진행되며 설계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바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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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파악(희귀/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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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와 공간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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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가 지금 하고자 하는 설계는 마나석이 필요하였다. 그것도 꽤 많은 양을 말이다. 그래서 이것을 미끼로 녀석을 끌어들이려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곧 지금과 같았다.
“제가 설계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까?”
“그래, 하지만 조건이 있다.”
“그게 무엇입니까?”
“드레이크 건설에 들어와.”
“드레이크 건설? 혹시 백작님이 가지고 계신 사업체입니까?”
“그래, 이래 봬도 규모가 상당해. 우리 왕국에서 제일 잘나간다고 자부하지.”
“그렇군요.”
칼슨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스테파노.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아하니 그래도 제법 큰 사업체인 것 같았다. 물론 그래봤자 제국의 쟁쟁한 건설업체들과는 비교할 순 없을 것이다. 그곳에서 일해 봐서 안다. 그곳은 일개 왕국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수준.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눈앞의 이 사람은 귀족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이곳으로 찾아왔다. 평생을 여기에서 살아왔지만 이제까지 귀족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최소한 자신을 업신여기거나 홀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 조건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칼슨에게 손을 내밀었다. 칼슨 또한 그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탁월한 선택이다. 이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야.”
그렇게 칼슨은 유능한 건축가인 스테파노를 영입하는 데 성공하였다.
스테파노에게 추후에 다시 연락하겠다고 약속한 후 다시 거리로 나온 칼슨. 그 뒤 건축가를 찾기 위해 두 곳을 더 찾아갔지만.
“난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벤투스 왕국이라고? 거긴 또 어디에 있는 나라입니까? 아무튼 먼 곳에서 온 것 같은데 미안하게 됐소이다. 살펴들 가시오.”
둘 다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래도 딱히 미련은 생기지 않았다.
인물정보 열람으로 확인한 그들의 능력치와 스킬 등은 정보 길드에서 얻어온 정보와는 달리 평범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칼슨 또한 건성으로 그들을 대하였다.
어차피 스테파노를 얻은 시점부터 나머지들은 있으나 마나. 능력이라도 좋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면 굳이 데려올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열댓 명의 무리들이 다가오더니 그들을 둘러싸기 시작. 그중 중앙에 있던 자가 앞으로 나와 말을 하였다.
“어떤 겁 없는 놈들이 이곳저곳을 쑤시고 있다고 하더니 그게 바로 네놈들이었냐?”
남자치고는 톤이 높고 가는 목소리.
‘여자?’
그러고 보니 키가 컸지만 몸매의 굴곡을 보니 확실히 여자가 분명하였다. 그녀는 탐스러운 은발에 보랏빛 눈을 하였는데 우유같이 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검은색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네놈들은 대체 누구냐! 당장 물러서지 않는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우터가 앞으로 나서며 성난 목소리를 내뱉는다. 에드 또한 검을 뽑으며 다가올 위협에 대비를 하였다.
“우리가 누구냐고? 그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고 일단 맞고 시작하자! 야, 어서 저놈들 잡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단장. 크크크. 어디 한 번 몸 좀 풀어 볼까?”
“흐흐, 어디서 온 지 모르는 귀족 나리들 같은데 이 기회에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자고.”
“우리를 원망하지 마라. 모든 건 너희들이 자초한 거니까 말이야.”
그녀의 말에 덩치 큰 사내가 나와 목을 까딱거리며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사내들. 그렇게 십수 명의 남성들이 우르르 다가온다. 하지만 칼슨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쉬이이이익────
푸욱! 푹! 푹!
“크어억!”
“으아아아악! 내 다리!”
“어억! 뭐야 이건!”
우당탕탕─!
한순간에 세 명의 다리에 화살이 박히며 그대로 나뒹굴고 말았다. 그것을 본 덩치 큰 남성은 놀란 눈이 되었지만 이내 표정을 굳히며 허리에 매고 있던 철퇴를 뽑아 들었다.
“이 새끼들이! 기어이 피를 보겠다 이거지? 곱게 보내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무거운 철퇴를 한 손으로 가볍게 휘두르는 덩치. 어느덧 거리를 좁히며 다가온 녀석. 놈의 커다란 철퇴가 칼슨을 향해 내리치고 있었다.
서걱───!
“어?”
쿵─!
철퇴의 봉 부분이 그대로 절단되며 땅으로 떨어지는 쇳덩어리. 그 상황이 이해가 안 된 놈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언제 왔는지 그의 눈앞에 에드가 보였다.
“이런 버러지 같은 놈들이 감히 누구에게 무기를 휘두르는 거냐?”
그의 검이 그대로 상대의 목을 향해 다가갔다. 그때 칼슨의 목소리가 들렸다.
“죽이지는 마.”
“예, 영주님!”
칼슨의 말에 즉각 검을 거두며 주먹으로 놈의 복부를 가격하였다.
퍼어억!
“꾸웨에에에엑!”
고통에 가득 찬 처절한 비명 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진다.
에드의 일격에 맞은 덩치 큰 사내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며 그대로 자지러지고 말았다.
철퍼덕─
대장 격이었던 그가 쓰러지자 나머지 인원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바닥에 쓰러진 덩치를 보며 마른침을 삼키는 이들. 다리까지 떨며 잔뜩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우터와 에드는 그런 사정을 봐줄 이들이 아니었다.
쉬이이익────!
푹! 푹! 푹! 푸욱!
“크어억!”
“아악! 내 팔이!”
“아악! 아파!”
연달아 쏘아진 화살이 모조리 놈들에게 적중. 화살에 맞은 이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그대로 주저앉아 버린다.
그렇게 동료들이 당하자 당황하며 우왕좌왕하는 놈들. 그 무리 속에 에드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너도나도 달려들어 보지만 그들 누구도 에드의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하였다. 그리고 에드는 그런 그들을 단숨에 제압해나갔다.
퍽! 퍼억! 퍼억! 퍽!
“쿠에에엑!”
“커헉!”
그렇게 우터와 에드가 놈들을 처리하고 있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었던 여성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뭐, 뭐야? 이놈들은?’
얼핏 보면 뒷골목 불량배처럼 보이는 이들이었지만 실제 그들은 기사들이었다. 물론 소드 마스터 정도는 아니었지만 덩치의 남성은 최상급의 기사였다. 그런 그들을 상대로 저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싸움이라니.
그녀로서는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척─!
어느새 그녀의 목에 놓여있는 에드의 검. 냉혹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한다.
“꿇어라!”
그의 일갈에 그녀는 순간 가슴이 철렁였다. 이렇게도 매서운 눈빛이라니.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무릎을 꿇어버렸다. 그렇게 순식간에 제압되자 그녀의 앞으로 칼슨이 다가오며 말을 하였다.
“그래, 누가 여기저기 쑤시고 다닌다고 하셨나?”
“크윽!”
요즘 정보 길드에 웬 낯선 타국의 사람들이 제국 내 주요 기술자들 정보를 얻어갔다기에 어떠한 놈들인지 확인하려 했더니 이렇게 강한 자들이라니.
모르긴 몰라도 눈앞의 저 두 명은 최소 소드 마스터 급 실력자들이 분명하였다. 게다가 그런 그들을 수하로 데리고 있는 자라면 분명 평범한 놈이 아닐 것이다.
“너희 같은 자들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도대체 너희들의 정체는 뭐냐!”
앙칼진 목소리로 질문하는 그녀.
꼼짝없이 제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자신들의 정체를 캐묻자 칼슨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이, 지금 네가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본데. 정체를 물어봐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우리라고, 우리!”
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칼슨은 그녀에게 스킬을 써 정체를 확인해 보았다.
띠링─
[인물정보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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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나이아 베라 콘 아크레프
나이 : 19세
클래스 : 스카우트
힘 B(10) 민첩성 A(15) 지능 B(11) 체력 B(12) 정신력 A(15) 오러 A(14)
성향
[열정] [분방] [까탈] [엄격]
상태
당혹
관계
경계(-7)
스킬
은신(희귀)
치명적인 기습(희귀)
칭호
없음.
아크레프 제국의 황녀.
아크레프 제국 황제의 12번째 손녀.
아크레프 제국 3 황자의 차녀.
아크레프 제국의 정보단체 ‘은밀한 귀’의 단장.
어릴 때부터 왈가닥인 그녀는 본래 검술에 일가견이 있었으나 직접 싸우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기사가 되지 않았다.
3 황자의 추천으로 정보단체인 ‘은밀한 귀’에 소속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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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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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를 이용해 기척을 죽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한 없앤다. 밝은 곳에서는 그 효과가 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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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기습(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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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자신을 인식하지 못했을 때 공격을 적중시켜 치명상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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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준수한 능력치의 보유자. 허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뭐? 제국의 황녀라고?’
그녀의 정체를 알고 당혹스러워하는 칼슨. 어느새 그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