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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지가 제일 강함-71화 (71/162)

70화 던전 탐사(3)

콰앙! 콰직─! 쾅! 퍼억 퍽! 콰앙!

다시 한번 칼슨의 비전 검술이 놈의 머리를 박살 내었다. 하지만 여전히 수호방벽으로 인해 파괴되지 않은 마력 핵. 그때 아르모의 마법이 발현되었다.

《얼음 창》

커다란 얼음의 창이 마력 핵을 감싸고 있는 수호방벽을 강타하였다.

퍼어억─! 파지직!

수호방벽에 강한 마력이 부딪히며 살짝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쉬이이이이익──── 콰직!

멀리서 쏜 우터의 화살이 꽂히며 방벽이 금이 커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다시 골렘의 머리가 복구되기 시작. 칼슨은 다시 한번 비전 검술 ‘어둠’을 사용하였다.

콰앙! 콰직 콰지직! 쾅! 퍼억! 파아악!

쨍그렁───!

수많은 검들이 머리를 부수는 동시에 마력 핵을 감싸고 있던 수호방벽까지 깨부숴버리고 말았다. 이제 마력 핵은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 그때 기회를 노리고 있던 에드가 뛰어오르며 온힘을 다해 검을 내려친다.

“으아아아아압!”

콰직─!

가벼운 파열음과 함께 부서져버리는 마력 핵. 그와 동시에 골렘은 힘을 잃으며 무너져 버린다.

우르르르르── 콰앙 콰아앙───!

먼지가 잔뜩 일어났지만 금세 걷히며 시야가 선명해졌다.

눈앞의 골렘은 형체가 부서지며 그대로 돌무더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곧 막혀 있던 통로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면서 길이 만들어졌다. 상황이 정리 되자 놈을 처리한 에드가 입을 열었다.

“휴~ 정말 위험했습니다. 다행히 기회가 생겨 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땀을 흘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에드. 그런 그를 본 칼슨은 왠지 모를 짜증이 올라온다.

‘이 새끼가 그동안 잠자코 있다가 막타 쳐놓고 생색이네?’

속으로 욕을 하지만 어쨌든 골렘을 쓰러트리는 데 일조하였으니 뭐라 하기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에드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허억! 여, 영주님! 이 이것은 설마…!”

그는 눈앞의 자신의 검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지이이이이잉────!

고밀도로 압축된 오러. 바로 오러 블레이드가 그의 검에서 뿜어지고 있었다.

“야, 이 시발!”

순간 화가 차오르면 칼슨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그 소리에 당황하는 에드. 그는 칼슨이 왜 자신에게 이러는지 이해를 못 하였다.

“왜, 왜 그러십니까. 영주님?”

그가 이유를 묻자 칼슨은 대답하였다.

“아니, 소드 마스터 된 거 축하한다고!”

“저, 정말입니까? 제가 소드 마스터가 되었습니까?”

“그래, 이 자식아!”

“하하하, 감사합니다! 영주님! 이게 다 영주님 덕분입니다.”

욕을 먹으면서도 기뻐하는 녀석. 그걸 보며 칼슨은 속으로 생각했다.

‘저 새끼 분명 막타 치고 경험치 가져간 거야. 확실해, 저거.’

확증은 없는데 심증이 너무 명확하였다.

아무튼 이걸로 영지에 자신 외에도 또 한명의 소드 마스터가 추가되었다.

골렘을 쓰러트린 후 일행은 그 방을 수색해 보았다. 아르모의 탐색 마법으로 한 쪽 구석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곳에는 제법 큰 궤짝이 하나 놓여 있었다.

“영주님, 여기서 마력이 느껴집니다.”

“그래?”

그렇다는 것은 이 안에 마법과 관련된 것이 있다는 것. 그리 생각한 칼슨은 궤짝을 열어보려 하였다.

덜컥 덜컥─

잠겨 있는 듯 열리지 않는다. 이에 오러 블레이드를 써서 상자를 부수려 하였지만 아르모가 그것을 말렸다.

“안됩니다, 영주님!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는 궤짝에 손을 대고 마법을 사용하였다.

《잠금 해제》

드르륵─ 틱! 탈칵─!

끼이이익─

그녀의 마법으로 손쉽게 열리는 상자. 칼슨은 그 안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흐음, 이건 뭐지?”

칼슨이 보랏빛이 나는 돌을 만지며 의문을 표하였다. 이에 아르모는 놀란 눈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 그건 바로 마나석인 것 같습니다. 영주님!”

“뭐? 이게 마나석이라고?”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란 칼슨.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이 있다.

마나를 저장하고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광석.

대신 그 숫자가 굉장히 드물어서 보기조차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 귀한 것을 여기에서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한 주머니에 가득 들어있었다.

“그러면 이건 또 뭐지?”

마나석 꾸러미 옆에는 책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런데 표지에 쓰인 글씨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고대어 같았다. 칼슨은 그것을 아르모에게 건네며 말하였다.

“혹시 이게 어떤 책인 줄 알겠어?”

“음, 좀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을 받은 후 바로 펼치며 살피는 그녀. 페이지를 넘기며 꼼꼼히 보던 그녀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 결국엔 입까지 벌어지며 소스라치게 놀란다.

“사, 설마 이것은…!”

“왜, 뭐길래 그러는데?”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칼슨이 되묻는다. 그러자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책 안의 내용이 전부 고대어 문자로 쓰여 있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략적으로 살펴보니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이것은 바로 골렘 제작에 대한 방법이 쓰인 책인 듯합니다.”

“뭐? 골렘 제작이라고! 그게 정말이야?”

“예, 영주님 아마도 그렇습니다.”

확언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거의 확실해 보였다. 예상 못한 수확에 칼슨의 얼굴이 밝아졌다. 현재 고대어 문자로 쓰여 있기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그거야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독하면 되었다.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궤짝을 더 뒤져보았지만 이 두 가지 물건 말고는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그렇게 물건을 챙긴 일행은 다시 4개의 기둥이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선택은 3개.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다음 진행을 할 수 있어 보였다.

‘흠, 도대체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

딱 봐도 기둥의 모양이 연결되는 방의 특성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기사의 모습과 여인의 모습, 그리고 불길한 해골의 모습. 세 개의 기둥 중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하던 칼슨은 여인의 모습을 선택하였다. 그나마 이 셋 중에 덜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르모, 이번엔 이쪽을 부탁해.”

“아, 네. 영주님.”

벌거벗은 여인의 기둥을 만지려 하니 어색한 듯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아르모. 너무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돌리며 기둥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곧 전과 마찬가지로 한쪽 벽면이 벌어지며 통로가 생겼다.

일행은 그곳을 통해 새로운 공간에 들어섰다. 골렘이 있던 곳이랑 비슷한 크기의 방. 하지만 그곳이랑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뭔가 싸늘한 기운이 가득한 느낌.

“여, 영주님, 여, 여기 너무 추운 것 같아요.”

“응? 그런가?”

정말 추운지 몸을 덜덜 떨며 말하는 에밀리. 칼슨은 그런 그녀를 보며 의아해하였다.

이곳이 좀 써늘하기는 하였지만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다른 이들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였고. 유독 에밀리 혼자만 추워하니 너무 이상할 수밖에. 그때 갑자기 그들이 들어왔던 출구가 닫혀버렸다. 하지만 그건 이미 예상했던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슨을 비롯한 일행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그들의 눈앞에 머리통만한 푸른 유리구슬이 나타나 지독한 한기를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크윽! 이건 또 뭐야? 아르모 혹시 알아?”

“윽!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영주님.”

칼슨의 질문에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그녀. 서릿발 같은 추위에 어쩔 수 없이 화염마법을 사용하였다.

《화염구》

퍼어엉──! 화르르르르

마법의 불길이 푸른 유리구슬을 에워싸며 번져 나갔다. 쇠조차 녹일 정도의 뜨거운 화염. 그렇지만 더 이상 커지지 못하고 사그라지며 꺼져버리고 말았다.

“히익! 마법이 먹히지 않습니다. 영주님!”

“흠, 잠시 물러나 있어! 내가 해볼게.”

일행들을 잠시 뒤로 물린 후 그는 비전 검술을 사용. 오러 블레이드를 먹은 수십 개의 검이 그 유리구슬을 향해 쏟아져 들어갔다.

티잉! 치잉─! 키잉! 티잉─! 캉─!

하지만 모든 공격을 튕겨내 버리며 흠칫 조차 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칼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무엇이든 베어버리고 뚫어내는 오러 블레이드가 먹히지 않는다니. 그는 눈앞의 유리구슬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그러던 와중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건방진 인간 놈들. 감히 곤히 쉬고 있는 나를 깨우다니. 각오는 되어있는가!】

그와 동시에 푸른 유리구슬에서 얼음이 치솟아 오르더니 벌거벗은 여인의 형태로 변해갔다. 조각같이 매끈한 얼굴. 균형 잡힌 이목구비. 사람이라고 하기엔 현실성 없는 그 외모에 모두 홀린 듯이 쳐다보았다. 하지만 에밀리의 말에 모두 정신을 차린다.

“저것은 정령이에요! 정확힌 무슨 정령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중급, 아니 그 이상의 정령이 확실해요!”

“뭐라고? 그게 정말이야?”

“세상에, 그럼 상급 정령일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요! 어쩜 이럴 수가!”

정령왕 바로 아래 등급인 상급 정령. 비록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강력한 존재였다.

그런 존재답게 매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그녀는 즉시 칼슨에게 손을 뻗으며 말을 한다.

【아까 그 허접한 힘으로 나를 깨운 것이 너였느냐? 어디 그럼 내 힘도 한 번 받아 보거라.】

그러자 일제히 쏟아지는 푸른 빛살. 그거에 닿자마자 칼슨의 갑옷이 순식간에 얼어버리기 시작한다.

“이런 젠장!”

《굳센 의지》

끔찍한 냉기가 엄습해 들어오자 칼슨은 급히 오러를 불어넣어 마법각인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기운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화염구》

퍼어억! 사르르르르─

아르모의 마법이 그녀를 덮쳤지만 손을 한번 휘젓자 그대로 꺼져버리는 불길. 허무하게 자신의 마법이 사라져 버리자 아르모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입을 벌리고 만다. 허나 아직 다른 이들의 공격이 남아있었다.

쉬이이이익──── 파직!

지이이잉── 치이이이익!

우터와 에드가 공격을 가하였지만 거뜬하게 막아내는 정령. 하지만 그 얼굴은 조금 일그러졌다.

【이런 귀찮은 날벌레 같은 놈들! 당자 꺼져라!】

휘이이이이잉── 파아악!

“꺄아아아아악!”

“허어억!”

“크아악!”

그녀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매서운 찬바람이 불며 공격했던 이들을 모두 날려버렸다. 그사이 틈이 생기자 칼슨이 다시 한번 그녀에게 비전 검술을 시전 하였다.

수십 개의 새하얀 오러 블레이드가 그녀를 향해 빗발치듯 쏘아져 갔다. 위협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냉소적인 태도로 손바닥을 펴며 휘젓는다. 그러자 전방에 푸른 방어막이 형성되었다.

카앙! 콰앙! 파직! 콰직! 파악!

흡사 얼음 같은 방어막. 하지만 보기와 달리 견고하여 칼슨의 오러 블레이드를 거뜬히 막아내었다. 이에 당혹스런 표정을 하는 칼슨. 그런 그를 보며 그녀는 조소하며 입을 연다.

【훗, 그래도 이중에서는 네가 가장 낫구나. 하지만 그래봤자 미약한 힘일 뿐.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다.】

듣기에 기분 나쁜 말이겠지만 그만큼 강하였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공격이 통하지 않자 칼슨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그때 갑자기 돌풍이 불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뭔가를 느낀 정령이 흠칫 놀라고 만다.

【아니, 어떻게 이곳에서 그녀의 기운이….】

시선을 돌리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한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 기운은 그녀에게서 느껴졌던 것.

【네게서 어찌 에렐리안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냐?】

“뭐라고요? 에렐리안님을 아시나요?”

【바람의 정령왕인 그녀를 모를 수가 없지. 다시 한번 묻겠다. 어떻게 네가 그녀의 기운을 갖고 있는 것이냐!】

서릿발같이 차가운 목소리. 그러나 에밀리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곧장 대답하였다.

“그건 제가 에렐리안님의 가호를 받고 있어서예요.”

【뭐? 네가 에렐리안의 가호를 받았다고?】

그 말에 정령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며 당혹스러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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