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316화 (314/318)

# 316

< 내 언데드 100만 >

제316화 남겨진 이야기

클랜장과 부클랜장 놈들이 사라졌으니 남은 건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을 완전히 와해될 때까지 철저하게 깨부수는 것뿐이었다.

“이젠 진짜 게임을 즐겨야지.”

전승을 하고 난 이후부터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에 대한 복수와 월드 히든 미션을 수행하느라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둘 다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여유가 생긴 것이다.

“내일부터는 루루를 중심으로 방송도 재개해 볼까?”

가끔 소환수들을 찍어서 방송 동영상을 올렸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이제 여유가 생겼으니 한동안 티르 나 노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방송을 할 생각이었다.

‘천공섬 공략하면서 방송도 찍고,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이나 화이트 헤론 놈들이 보이면 족치면서 다녀야지.’

이미 한성은 일인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중소규모의 클랜이라면 한성 혼자 쓸어버릴 수 있었다.

거기다 한성에게는 디아나가 이끄는 미스릴 조직과 정보길드 블랙캣츠가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도 움직일 수 있는 상황.

어디 그뿐인가?

바다라면 해적 여제 크리스티나가 이끌고 있는 그레이스 오 말리 해적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보상부터 뜯어내야겠지?’

오딘 사 입장에서 보면 한성은 큰일을 해냈다.

자칫 잘못했다가 회사 이미지에 꽤 큰 타격을 입었을지도 모르는 사건을 해결했으니 말이다.

‘이시스한테는 무엇을 받으려나?’

여신 테스타롯사의 소중한 ???

정말 보상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쿠구구구궁!

“……?”

순간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한성은 갑작스럽게 클랜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뭐지?”

한성은 의아한 얼굴로 테라스에서 주변을 살폈다.

밤하늘의 별빛 아래에 클랜성을 향해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댕댕댕!

그와 동시에 클랜성 내부에서 경고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시탑에서 클랜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무리들을 발견한 것이다.

“적습!”

“블랙 레이븐 클랜이 쳐들어왔다!”

이어서 클랜성 내부에서 미스릴의 조직원들과 크리스토 백작가에서 파견 나온 사병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클랜성의 관리와 운영을 위해 남아 있는 인력들이었다.

한성 혼자서 클랜성을 관리할 수 없으니까.

“안 그래도 내가 직접 찾아갈까 했었는데 제 발로 걸어 들어왔네?”

한성은 클랜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의 잔당들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       *       *

천공섬 하르모니아의 중간지점.

최소 270레벨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장소다.

그 때문에 플레이어 방문자들도 최소 270은 되어야 사냥이 가능하다.

크아아아앙!

지금 천공섬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고대 유적 필드에서 우렁찬 괴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천공섬의 고대 유적 던전 보스인 블러드 아이 화이트 타이거가 포효하고 있었던 것이다.

“울음소리 대따 커영!”

붉은 눈의 백호가 내지르는 포효성에 루루가 팔을 활짝 펼쳐 보이는 시늉을 했다.

“응응. 우리 루루는 언제 봐도 귀엽네.”

한성은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전방을 둘러봤다.

화이트 타이거를 중심으로 수많은 동물형 마수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보스 몬스터인 화이트 타이거 주변을 호위하고 있는 송곳니가 길고 칼처럼 휘어진 검은 근위 검치호 두 마리와 재규어, 치타 같은 마수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진짜 많네.”

한성은 혀를 내둘렀다.

얼마 전 클랜성을 탈환하기 위해 슈타인과 다니엘이 없음에도 쳐들어온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을 격퇴했다.

티르 나 노이의 각지에 흩어져 있던 클랜원들을 규합해서 쳐들어온 녀석들은 어떻게든 성을 돌파해서 지하 감옥에 있는 갇혀 있는 동료들을 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성 근처에도 다가갈 수 없었다.

클랜성 성문 앞으로 한성이 대규모 언데드 군단들을 소환해서 출현 시켰던 것이다.

수많은 다크 메탈 마스터 솔져들과 스켈레톤 마수들.

그뿐만이 아니다.

마법 병단을 이끄는 엘레오노라와 언데드 나이트들을 이끄는 마계기사 레이몬, 그리고 끝판 대장격인 블루 아이즈 얼티메이트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도 있었다.

혼자 블랙 레이븐 클랜성을 습격했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해진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을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았다.

그날 약 반나절 동안 싸운 결과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을 전멸시킬 수 있었다.

그 후 한성은 천공섬을 공략하기 위해 올라왔다.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이 다시 부활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테니까.

“블랙 레이븐 놈들을 처리하고 천공섬에 오른 것 까지는 좋았는데 역시 만만하지는 않네?”

지금 한성이 있는 고대 유적은 천공섬의 중간 지점에서 떠올라 있는 작은 대륙이었다.

크기는 천공섬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았다.

고작해야 길이가 500미터 정도 되는 땅이었으니까.

그 위에 고대 유적의 흔적이 남아 있는 던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처음 입장하게 되면 양 옆에는 절벽 같은 협곡이 있기 때문에 전방으로 직진해야 했다.

좌우 너비는 약 80미터 정도 되며, 절벽은 30미터 넘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몬스터들을 처치하면서 전진하다보면 콜로세움 같은 넓은 공터가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 고대 유적의 보스, 미쳐 버린 핏빛 눈의 성수 블러드 아이 화이트 타이거가 있었다.

화이트 타이거는 피처럼 붉은 눈을 치켜뜨며 한성을 노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저놈 눈을 빼오면 된다는 거지?”

[네.]

순간 한성이 끼고 있는 푸른 반지에서 앳된 소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정체는 놀랍게도 이시스였다.

“설마 천공섬까지 그놈들의 잔재가 남아 있었을 줄이야.”

한성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불과 하루 전 한성은 다시 이시스와 대면했다.

이세트가 일으킨 사건의 향후 이야기와 보상을 주기 위함이었다.

‘보상이 반지였을 줄은 몰랐지만.’

이시스로부터 보상을 받았을 때를 떠올린 한성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이시스는 얼굴을 붉히며 한성에게 보상을 주는데 머뭇머뭇 거렸었다.

왜 그렇게 이시스가 뜸을 들였었는지 몰랐었는데 반지를 받았을 때 알았다.

[여신 테스타로사의 소중한 서약의 반지.]

최소 요구 레벨: 275.

등급: 신화.

옵션(1): 모든 능력치 +25%.

옵션(2): 물리 및 마법 데미지 35% 감소.

옵션(3): 마나회복 초당 0.5%.

옵션(4): 액티브 스킬: 여신의 축복.

특이사항(1): 여신 테스타로사와 소통 가능.

특이사항(2): 하루 한 번 GM 마스터 소환.

설명: 여신 테스타로사의 소중한 반지.

이 반지를 소유한 자는 티르 나 노이의 여신 테스타로사의 사랑과 축복을 받을 수 있다.

그로 인해 항상 여신 테스타로사와 반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무려 등급이 신화인 서약의 반지였던 것이다.

여신 테스타로사는 이시스의 또 다른 모습.

당연히 한성에게 반지를 주는 걸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테스타로사의 서약 반지는 사기적인 성능과 옵션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등급이 전설을 넘어서는 신화였다.

거기다 모든 능력치 25% 증가에 물리 및 마법 데미지가 무려 35% 감소와 마나회복이 초당 0.5%가 붙어 있었다.

황혼의 목걸이에 붙어 있는 마나 포스 배리어까지 사용한다면 어지간해서는 치명상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장비들에 붙어 있는 마나 회복 옵션들까지 더하면 마나가 부족해지는 일도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

어디 그뿐인가?

서약의 반지는 두 가지 특이사항이 붙어 있었다.

하나는 방금 전처럼 티르 나 노이의 여신 테스타로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하루 한 번 GM 마스터 즉 운영자 소환이 가능했다.

그렇지 않아도 신화 등급의 액세서리였기에 기본 성능이 높은데다 옵션만 해도 사실 사기적이었는데 특이사항 덕분에 더욱 더 사기적인 아이템이 되고 말았다.

이 세계를 관리하는 여신과 언제든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모자라, 하루 한 번 운영자를 강제 소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세트가 제작한 수정구들은 거의 대부분 처분했어요. 하지만 이미 많은 수의 수정구들이 티르 나 노이 세계에 풀린 뒤였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플레이어들의 아바타를 삭제할 수 있는 수정구들이 없다는 사실이에요.]

반지에서 이시스의 말이 계속 들려왔다.

한성에게 제압당한 이세트와 함께 이시스는 마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이시스는 이세트를 받아들였다.

이세트는 이시스의 어둠에서 태어난 존재였으니까.

사실상 이시스는 자신의 몸으로 이세트를 봉인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이시스는 이세트와 하나가 되면서 그녀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이세트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정보들까지도 말이다.

“그건 다행이네.”

한성은 이세트의 사건 때문에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가 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인물 중 한명이었다.

그동안 티르 나 노이에 투자한 시간과 돈이 어마어마했으니까.

애초에 한성이 티르 나 노이를 시작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잘하고 있던 게임이 망한다면 여러 가지로 힘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서 쫓겨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렇기에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의 근간을 흔들만한 플레이어 방문자 아바타 삭제가 가능한 수정구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슈타인과 다니엘 자식들 캐릭터 복구하는데 현실 시간 기준으로 반년은 지나 봐야 알 수 있다고 했었지?’

캐릭터 복구가 될지 안 될지 몰랐었는데 아무래도 복구가 가능한 모양이었다.

다만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반년이면 뭐 볼 장 다 봤군.’

반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을 터.

그에 반해 슈타인과 다니엘은 반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한성과 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블랙 레이븐 클랜 입장에서도 핵심적 인물들이 빠져 버리니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게 왜 날 배신해서. 망할 놈들.’

한성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자신을 배신하고,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서 검증되지 않은 수상한 아이템을 쓴 끝에 그들은 캐릭터가 삭제되고 말았다.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었다.

크아아아아아!

그때 화이트 타이거가 붉은 눈을 번득이며 포효했다.

“이제 준비가 다 끝났다 이거냐?”

갑작스러운 포효성에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화이트 타이거와 한성은 서로 대치하면서 병력을 뽑고 있었다.

한성은 시체들에서 언데드 군단을.

화이트 타이거는 유적에 잠들어 있는 마수들을 일깨워서 보스 룸으로 하나둘씩 모았다.

그리고 이제 꽤 숫자가 모였는지 화이트 타이거 쪽에서 먼저 선수를 쳤다.

한성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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