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309화 (308/318)

# 309

< 내 언데드 100만 >

제309화 변이 몬스터들

빛 속에서 하얀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성녀처럼 하얀 빛을 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소녀.

하지만 한성은 소녀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이세트.”

페르젠을 데리고 사라졌던 소녀.

그녀가 한성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

이세트는 주위를 둘러봤다.

“늦었나.”

이세트의 표정이 우울하게 변했다.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 주던 자들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누구?”

뒤늦게 디아나와 크리스티나를 비롯한 여인들이 다가와 이세트를 바라봤다.

그녀들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갑작스럽게 이세트가 허공에서 나타났으니까.

이세트는 말없이 물끄러미 한성을 비롯한 크리스티나와 세이란을 바라봤다.

이세트가 바라보는 사람들은 전부 플레이어 방문자들이었다.

이세트는 말없이 팔을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이세트의 앞으로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 하나가 형성되어 나타났다.

무려 직경 5미터 크기의 큰 수정구였다.

“이건...”

수정구를 바라본 모두의 눈빛이 변했다.

‘마인들이 사용한 것들은 아니군.’

다행히 캐릭터를 삭제해 버리는 무지막지한 수정구는 아닌 모양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눈앞의 소녀는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소환할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정구는 하나뿐이었다.

캐릭터를 삭제해 버릴 정도로 위험한 녀석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 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한성뿐만이 아니라, 디아나나 검성 세이란 같은 든든한 동료들도 함께 있었으니까.

파바바밧!

“...!”

순간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정했다.

이세트의 등 뒤로 직경 1미터에서 3미터 사이의 크고 작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들이 허공에서 수백 개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쿵! 쿠쿵! 쿠구구구궁!

수백 개나 되는 수정구들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지면에 떨어져 내렸다.

[돌발 이벤트 발생!]

[돌발 이벤트: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

천공섬 스카이 레이크에서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가 대규모로 등장하였습니다. 수정구들을 전부 제거하십시오.

미션 요구 레벨: 최소 Lv250 이상.

난이도: A.

진행사항: (0/200)

보상(1): 수정구를 하나 제거할 때마다 Lv250 매직~유니크 랜덤 등급 보물 상자.

보상(2): 250000골드.

‘헐.’

돌발 이벤트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크리스티나와 에키드나, 세이란을 비롯한 플레이어 방문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 레이크 지역에 있는 모든 방문자들에게 돌발 이벤트 메시지가 떠올랐으니까.

‘수정구 하나 당 랜덤 등급 보물 상자라고?’

돌발 이벤트의 보상은 250레벨 매직에서 유니크 사이의 보물 상자였다.

나쁘지 않았다.

즈즈즈즈증!

[경고!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들이 변형합니다.]

이윽고 이세트가 소환한 수정구들에게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게... 정체를 알 수 없다던 몬스터의 비밀인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크리스티나와 세이란을 비롯한 방문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변형을 하고 있는 수정구의 몬스터들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나 세이란의 레벨은 최소 250이 넘는다.

크리스티나가 이끌고 온 그레이스 오 말리 해적단원들.

디아나가 이끌고 온 아말감의 대항 조직인 미스릴 조직원들.

이리야가 이끌고 온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

그들은 레벨이 각양각색이며 250은 되지 않는다.

천공섬 입장은 레벨 제한이 없다.

다만 문제는 천공섬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의 최소 레벨이 250이다.

그 때문에 250레벨 이하의 방문자들이나 켈트인들이 천공섬을 입장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디아나는 아말감의 조직원들을 방해하거나 붙잡기 위해 미스릴 조직원들을 이끌고 올라왔다.

아말감이나 미스릴은 서로 조직 규모나 레벨이 비슷하니 말이다.

거기에 이리야가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 중 일부를 움직여서 도움을 주러 온 것이다.

“천공섬의 몬스터인 건?”

“그런 것치고는 너무 다양한데.”

일행들은 눈앞에 나타난 기괴한 몬스터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문제는 몬스터들의 속성과 타입이 전부 달랐다.

설정으로만 존재하던 고대 마도 병기처럼 생긴 놈이 있는가 하면, 사막에서 서식하는 화염 가시 도마뱀처럼 생긴 녀석도 있었다.

전신에 노란 전격을 휘감고 날아다니는 라이트닝 이글도 있었고, 손에 차가운 서리가 맺을 정도로 강력한 한기를 내뿜고 있는 고릴라도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계열, 속성, 타입인 몬스터들이 한성의 눈앞에 나타났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이세트의 앞에 있는 직경 5미터짜리 수정구였다.

이세트의 앞에 있던 거대한 수정구는 몸길이 5미터의 거대한 전갈로 변형했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단단한 갑주, 강인한 집게발과 턱.

무엇보다 데스스토커 혼자 레벨이 무려 280이었다.

“이놈이 보스인가?”

아무래도 수정구들이 변형한 몬스터들의 보스격이 맞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몬스터들이 가진 한 가지 공통점은 전신이 칠흑처럼 어두운 검은색이었으며 섬뜩하게 빛나는 붉은 눈이 한성과 일행들을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 가렴.”

이세트의 명령에 200마리에 달하는 검은 몬스터들이 물결처럼 한성을 비롯한 일행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한성과 일행들은 수정구가 변형한 몬스터들과 맞붙었다.

*       *       *

수정구가 변이한 몬스터들은 무차별적으로 주변에 있는 자들을 공격했다.

“허, 허억?”

“왜, 왜 우리들까지?”

어둠의 신봉자들인 아말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말감의 조직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변이 몬스터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들 중 간부급 인물들이 소리쳤다.

“모두 물러나라!”

“후퇴해!”

뒤늦게 변이 몬스터들을 피해 물러나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후였다.

그리고 미스릴의 조직원들이나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이놈들 뭐가 이렇게 쌔?”

“10명이 붙어도 못 버티다니...”

미스릴이나 사병들도 변이 몬스터들과 레벨차가 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방어진형을 짜서 상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변이 몬스터들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에서 탄생한 티르 나 노이에서 본적 없는 괴물들이었다.

그들로서는 변이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모두 물러나라! 저 괴물들은 우리가 상대하겠다!”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이자 디아나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숫자로는 이쪽이 유리하지만 변이 몬스터들 한 마리 한 마리의 전투력이 상당히 높았다.

결국 주요 멤버라고 할 수 있는 디아나, 셀라스틴, 크리스티나, 에키드나, 세이란, 마리사, 카나, 마나, 네리아, 사라, 세라 등등 그녀들이 변이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했다.

비전투 인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리야는 사병들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뿐만이 아니라 미스릴의 조직원들도 이리야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진형을 짜며 둘러쌌다.

“엘레나. 나머지 변이 몬스터들을 부탁한다.”

“네. 맡겨 주세요. 마스터.”

한성의 명령에 엘레오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스카이 레이크 이외의 필드에서 사냥 중이던 블랙 레이븐 클랜의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처리하고 합류했다.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도 함께.

“마스텅! 루루는영?”

그때 루루가 한성의 다리를 붙잡고 몸을 흔들흔들 거리며 올려다보고 있었다.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에는 한성에 대한 신뢰감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런 루루의 귀여운 모습에 한성의 얼굴이 잠시 풀렸다.

“응. 우리 루루는 춤춰야지.”

“넹!”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표정으로 가슴을 탕 친 루루는 소환수들 뒤에서 광역 버프 고양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스터 솔져들이 서로 다급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하이하이(야야. 루루님 춤추신다).”

“디펜디펜(뭐? 그럼 우리 뚫리면 제물각)?”

“하이하이(루루님 버프 주시는데 뚫리면 당연히 제물각이지).”

“디펜디펜(아, 저놈들 막기 빡세 보이는데)...”

“팔랑팔랑(디펜더가 막아야지 뭐 어쩌겠어. 힘내라).”

마스터 디펜더들은 울상을 지었다.

디펜더들이 적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이랜더들과 팔랑크스들이 부담 없이 싸울 수 있었다.

하물며 지금 그들의 등 뒤에서는 루루가 귀엽게 응원을 하면서 버프를 걸어 주는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디펜더들이 뚫린다?

당장 제물이 되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건 최전방에서 싸우는 하이랜더들이나 팔랑크스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등 뒤에 있는 한성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성은 마스터 솔져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쉬아아아악!

5미터 크기의 데스스토커가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한성은 변이 몬스터들 너머에 있는 하얀 소녀, 이세트를 바라봤다.

이세트는 그냥 지켜볼 요량인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럼...’

이세트에게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한성은 데스스토커를 바라봤다.

다른 변이 몬스터들이 1, 2미터가 대부분이고 3미터 크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 5미터 크기인 데스스토커는 상당히 눈에 띄였다.

‘변이 몬스터들 중에서도 보스격인가?’

두두두두두!

변이 몬스터들과 함께 데스스토커가 수많은 다리를 움직이며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이에 한성도 움직였다.

데스스토커를 향해 달려든 것이다.

“에어 스텝!”

한성은 공중 밟기 스킬을 사용하며 뛰어올랐다.

약 5미터 높이까지 뛰어오른 한성은 그대로 수직낙하를 시작했다.

목표는 데스스토커의 머리였다.

쉬아악?

데스스토커는 자신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는 한성을 발견 하더니 단단한 집게발을 들어올렸다.

그 위로 한성의 라이트닝 실버 건틀렛이 내려 꽂혔다.

“그라운드 임팩트!”

콰아아아아앙!

데스스토커의 집게발과 실버 건틀렛이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그 일격에 집게발이 좌우로 튕겨져 나갔으며, 데스스토커의 머리가 지면에 박혀 들어갔다.

한성 또한 강한 반동을 받으며 튕겨 올랐다.

슈아아악!

그때 데스스토커의 꼬리가 움직였다.

데스스토커의 꼬리에서 검은 마력포가 쏘아진 것이다.

‘독침이 아니었어?’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오는 검은 광선 같은 마력포에 한성은 재빨리 황혼의 목걸이가 가진 옵션 스킬을 발동하며 양팔을 교차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푸른 막이 생성되면서 한성을 감쌌다.

콰앙!

그 직후 검은 마력포와 마나 포스 배리어가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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