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302화 (301/318)

# 302

< 내 언데드 100만 >

제302화  마인 vs 한성

특수 대응 전담 프로젝트 사무실.

그곳 내부에 마련되어 있는 팀장 방 안으로 이 대리가 날듯이 뛰어들었다.

“신 팀장님!!”

이 대리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치며 팀장실을 벌컥 열며 들어갔다.

“왜? 무슨 일이야?”

신 팀장은 시끄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이 대리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늘 섬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생긴 이상 현상으로 신 팀장은 머리카락이 쑥쑥 빠졌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상 현상이 사라졌다는 이시스의 보고를 받고부터는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티르 나 노이 내부 상황을 가끔 모니터링만 하면 되었기에 일도 많이 줄었다.

지금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운영을 하고 있었기에 그야말로 꿀을 빨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팀장실에 홀로 앉아 여유롭게 음악 감상을 하고 있던 신 팀장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이 대리가 달갑지 않았다.

“큰일 났습니다!”

“뭐? 이상 현상 문제야?”

이 대리의 말에 신 팀장은 살짝 긴장한 채 질문했다.

“이상 현상 문제는 아닙니다.”

“에이 난 또 뭐라고. 이상 현상이 아니면 별문제 아니겠네.”

신 팀장은 김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이 대리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신 팀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 현상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문제입니다. 250레벨이 넘어가는 유저 두 명의 캐릭터가 강제로 삭제되었답니다.”

“……?”

이 대리의 말에 신 팀장은 머리 위로 ‘???’를 띄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방금 이시스로부터 특정 아이템을 사용한 캐릭터가 삭제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요!”

“아니 그게 무슨 개소리야!”

이 대리의 보고에 신 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캐릭터 강제 삭제라니!

이게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란 말인가!

“가상 현실 세계 내의 마인들이 연관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마인들?”

“네. 게임 내에서 탄생한 존재들인데, 이놈들이 만든 아이템이 버그를 일으켰는지 그 아이템을 사용한 캐릭터가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미친놈들 같으니…….”

신 팀장은 이마에 손을 대며 비틀거렸다.

아이템 버그로 인한 캐릭터 삭제라니.

만약 이 사실이 플레이어들 사이에 퍼지기라도 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만큼 캐릭터 강제 삭제는 큰 문제였다.

“일단 지금 이 이야기 퍼지지 않도록 검열시켜. 피해자에게도 빨리 연락해서 보상을 해 줄 테니까 조용히 시키고. 그리고 이 사실 알고 있는 직원들 없지?”

“저하고 박 주임밖에 없습니다.”

“좋아. 이 이야기는 더 이상 아무한테도 하지 마. 박 주임한테도 주의시켜 두고.”

“네.”

캐릭터 강제 삭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사전에 정보를 차단시켜 두어야 한다.

까닥 잘못하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인 놈들에 대해서 정보를 좀 더 알아봐. 최악의 경우엔 그 녀석들을 삭제시켜 버릴 생각이니까.”

마인들이 만든 아이템이 버그인지 에러인지는 모르지만 플레이어 방문자의 캐릭터를 삭제시켰다.

오딘 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험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신 팀장은 마인들을 가상 현실 세계 내에서 완전 배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그들을 게임 상에서 없앨 수 없었다.

가상현실 시스템은 굉장히 유기적이기 때문에 마인들을 강제로 없애 버릴 경우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단 조사가 급선무였다.

마인들과 캐릭터를 삭제시킨 아이템이 어떤 관계인지 우선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게…….”

“왜? 또 무슨 문제 있어?”

“안 그래도 마인들에 대해 조사를 해 보라고 이시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조사가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뭐?”

신 팀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시스는 티르 나 노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의 모든 일들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캐릭터가 강제 삭제된 걸 보고해 온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런데 마인들을 조사할 수 없다니?

“이상 현상…… 인가?”

“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이 대리의 말에 신 팀장은 골치 아프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시스가 유일하게 파악할 수 없었던 이상 현상들.

그런데 이상 현상과 마인들이 연관되어 있을 줄이야!

“어찌되었든 조사해 와. 직접 발로 뛰어서라도 조사해.”

“알겠습니다.”

신 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이 대리는 팀장실을 나섰다.

“하…… 이거 또 머리카락 빠지게 생겼네.”

홀로 남은 신 팀장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머리를 감싸 쥐었다.

*       *       *

[당신은 마인들의 계획을 밝혀냈습니다. 월드 히든 미션의 진행 사항이 갱신됩니다.]

[진행사항(1): 마인들의 계획 조사(1/1) 완료.]

[축하합니다. 당신은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의 음모를 클리어 하셨습니다. 보상으로 Lv260 ~ Lv270 레전드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의 음모가 새롭게 갱신됩니다. 새로운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을 막아라’가 발동합니다.]

카르엘이 카인들의 목적을 친절하게 이야기 해준 덕분에 한성은 그들의 계획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한성은 월드 히든 미션을 클리어하면서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새로운 월드 히든 미션을 확인하기 전 한성은 카르엘을 바라보며 한마디 던졌다.

“네놈들의 계획을 그렇게 막 알려 줘도 되나?”

“상관없다. 너희 방문자들을 이 세계에서 없앨 수 있는 프로토타입 수정구가 완성되었으니까. 남은 건 양산해서 티르 나 노이 전역에 보급하면 될 뿐이지. 그리고 어차피 네놈은 이곳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할 수 있으면 해 보던가.”

카르엘의 도발에 한성은 웃어 보였다.

그리고 카르엘을 비롯한 다른 마인들을 견제하면서 빠르게 월드 히든 미션 내용을 훑어봤다.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을 막아라.]

당신은 훌륭하게 마인들의 음모를 밝혀냈습니다.

마인들은 이 세계에서 방문자들을 추방하려고 합니다.

그들을 막고, 그들의 여신 이세트에 대해 조사하십시오.

미션 요구 레벨: Lv260 ~ Lv270.

난이도: S.

진행사항(1): 마인 처치 (0/3).

진행사항(2): 여신 이세트의 정체 밝히기 (0/1).

보상: 이시스 강림.

‘헐...’

잠깐 월드 히든 미션 내용을 확인한 한성은 속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상이 이시스 강림이었기 때문이다.

‘뭐 이런 보상이…….’

번쩍!

순간 카르엘에게서 하얀빛이 한성을 향해 쏘아져 나왔다.

“마나 포스 배리어!”

한성은 재빨리 황혼의 목걸이가 가진 옵션 능력을 발동시켰다.

파지지지직!

하얀빛의 섬광이 푸른빛의 보호막을 불태웠다.

“성질이 너무 급한 거 아니야? 다짜고짜 공격이라니.”

“이미 말했을 거다. 네놈은 여기서 사라지게 될 거라고.”

카르엘은 자신의 주변에 사람 상체만 한 하얀 빛의 마법진 8개를 전개시켜 두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카르엘은 손을 휘둘렀다.

번쩍!

이번에는 8개의 마법진에서 하얀빛이 쏟아져 나왔다.

“본 월.”

콰콰콰콰콰!

한성의 바로 앞으로 검은 뼈로 된 방벽이 솟구쳐 올랐다.

콰쾅! 콰콰쾅!

본 월과 하얀 빛이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슈아아악!

그때 오른쪽 옆에서 한성을 향해 검붉은 화염이 채찍처럼 날아들었다.

“본 실드!”

한성의 옆으로 다섯 개의 오각형 모양의 뼈 방패가 일렬로 전개되었다.

콰콰콰콱!

검붉은 화염채찍은 네 번째까지 그대로 부수고는 다섯 번째 뼈 방패에서 금이 가게 만들며 멈췄다.

“페르젠이냐.”

한성은 자신을 옆에서 공격한 페르젠을 노려봤다.

그의 손에는 검붉은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는 피의 검, 블러드 체이서가 들려 있었다.

한성은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레이몬은 레비아와 불꽃이 튀기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레이몬의 검은 장검과 레비아의 붉은 손톱이 맞부딪칠 때마다 진짜 불꽃이 튀고 있었고, 그들의 시선도 불꽃이 튀고 있었다.

레이몬이 레비아에게 부모님 안부를 시작으로 온갖 패드립을 날리고 있었으니까.

‘저긴 괜찮겠고 문제는…….’

크롸롸롸ㅤㄹㅘㄱ!

[당신의 소환수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의 소환시간이 3분 남았습니다.]

흑염불사룡은 소환 지속 시간이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거기다 한성이 마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공격을 계속 받고 있었다.

장거리에서 포격 마법과 다양한 공격 스킬들이 날아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인들뿐만이 아니야. 대체 누구지?’

한성은 다시 카르엘과 페르젠을 노려봤다.

“여기서 살아서 나갈 생각은 버려라.”

“흥. 누구 마음대로? 깜둥아!”

한성은 다크 메탈 골렘을 불렀다.

[명령 수락.]

쿵쿵쿵!

크로스 레인지 배틀 모드 상태인 다크 메탈 골렘이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칠흑의 칼날을 번뜩이며 달려왔다.

우우우웅!

초진동 마나 블레이드인 그란세이버는 위협적인 진동음을 발산했다.

“이딴 장난감 따위에게 내가 당할 거라 생각하나?”

페르젠은 다크 메탈 골렘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틴달로스! 라이!”

크아아앙!

그때 한성의 그림자 속에서 라이가 불쑥 튀어나왔다.

흑염불사룡이 공격 받았을 때 한성은 쌔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미리 라이를 틴달로스에 숨겨두었다.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서 뛰쳐나온 라이는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정신이 팔려 있던 페르젠의 등 뒤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이런 잡종견이!”

“나는 잡종견이 아니야!”

페르젠의 말에 멀리서 레이몬과 싸우고 있던 레비아가 반응했다.

“너 말고 미친년아!”

레비아를 향해 한 차례 쏘아붙이듯이 소리친 페르젠은 전신에 검붉은 화염을 일으켰다.

그 직후 라이와 다크 메탈 골렘이 페르젠을 향해 날카로운 손톱과 트윈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콰가가가각! 콰가가가강!

페르젠은 빠르게 회전하는 검붉은 원형 화염 방패를 양쪽에 만들어 공격을 막아냈다.

라이와 다크 메탈 골렘은 공격이 막히자 다음 기회를 노리기 위해 페르젠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의 소환 지속 시간이 앞으로 1분 남았습니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다시 한 번 흑염불사룡의 소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루루의 궁극기인 거대화 마법의 지속 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한성은 흑염불사룡을 향해 소리쳤다.

“가! 어서!”

그 말에 흑염불사룡은 가만히 한성을 바라보았다.

흑염불사룡의 블루 아이에는 복잡한 심정이 담겨 있었다.

크롸아아아아아.

장거리에서 정체불명의 누군가들의 공격을 막아 내고 있던 흑염불사룡은 한 차례 크게 울부짖었다.

그리고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장거리 포격을 날리고 있는 정체불명의 부대가 있는 장소였다.

공중에 떠오른 흑염불사룡은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정체불명의 부대가 있는 곳을 향해 쇄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흑염불사룡이 예정된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자 한성은 회심의 스킬을 시전했다.

“본 익스플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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