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7
< 내 언데드 100만 >
제297화 슈타인과 다니엘의 최후 (2)
“어, 어떻게?”
슈타인과 다니엘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명 회심의 일격을 날려 한성을 처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체 언제 등 뒤로 돌아와 있단 말인가?
놀란 그들의 물음에 한성은 심플하게 대답해 주었다.
“알 필요 없잖아?”
한성은 입가에 희미한 비웃음을 흘렸다.
슈타인과 다니엘이 회심의 공격을 날렸을 때, 착용 중인 신비한 화이트 스텔스 망토의 옵션 스킬을 발동시켰다.
먼저 분신체를 만든 다음 투명화를 사용하여 슈타인과 다니엘의 등 뒤로 돌아갔다.
그 직후 사용자의 공격력, 방어력, 속도를 3배로 뻥튀겨 주는 스킬, 베르세르크를 준비했다.
지속 시간이 3분밖에 되지 않고, 버프 효과가 끝나면 약 1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가 30% 하락한다는 페널티가 있지만 버프가 적용되는 동안은 전투에서 강력한 힘이 되어 주기에 한성은 기꺼이 스킬을 사용했다.
쾅!
베르세르크를 시전한 한성은 곧바로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슈타인과 다니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람처럼 달려드는 한성을 본 슈타인과 다니엘은 대응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한성이 실버 건틀렛을 휘둘렀다.
퍼억! 파지직!
“컥!”
“크헉!”
원투 훅 펀치가 슈타인과 다니엘의 턱에 곡선을 그리며 꽂혀 들어갔다.
학살자의 라이트닝 실버 건틀렛의 효과인 감전이 발동하면서 전격속성 추가 마법 데미지까지도.
그 때문에 그들은 감전으로 인한 상태이상 둔화에 걸렸다.
[25% 확률로 2배 크리티컬이 터졌습니다.]
거기다 2배 크리티컬까지!
그야말로 턱이 돌아가는 충격을 받으며 슈타인과 다니엘은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자식이…….”
바닥에 쓰러진 슈타인과 다니엘은 얼굴을 찌푸리며 한성을 노려봤다.
“일단 시간 없으니까 죽창으로 끝내자.”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을 치켜들었다.
“순순히 당할 것 같으냐!”
비록 둔화 상태에 걸려 움직임이 느려졌지만 다니엘은 페어슈테켄을 움켜쥐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 순간.
푸욱!
“크헉!”
다니엘은 눈을 크게 치켜떴다.
어느 틈엔가 죽창이 복부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망할 자식이…….”
다니엘은 한성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런 그에게 한성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마라. 힘 빼고 눈 감은 채 가만히 입 다물고 맞아라.”
푸푸푸푸푹!
한성은 죽창을 빠르게 내질렀다.
전설의 육죽창이 시원하게 다니엘을 농락했다.
“크아아아악!”
죽창이 몸을 관통할 때마다 무섭게 떨어지는 생명력 수치를 바라보며 다니엘은 비명을 내질렀다.
털썩.
생명력이 거의 바닥난 상황.
진짜 스쳐도 죽을 정도로 생명력이 떨어진 다니엘은 차가운 땅바닥에 쓰러진 채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상태이상 과다출혈에 걸린 것이다.
“……!”
순간 한성은 재빨리 몸을 뒤로 뺐다.
잠깐 동안 다니엘을 공격했을 때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슈타인이 플람베르그를 휘둘러왔기 때문이다.
“발버둥은 이제 그만 쳐라. 넌 이미 졌어.”
한성은 슈타인을 바라봤다.
2:1인 상황에서 이미 다니엘은 전투 불능인 상황에 빠진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한성에게는 수많은 소환수들이 남겨져 있는 상황.
“네놈 혼자서 내 소환수들까지 상대할 수 없다. 그만 포기해라.”
사실 소환수들을 움직이면 보다 빠르게 상황을 정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손으로 슈타인과 다니엘에게 마무리를 짓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슬슬 끝을 내야지.’
이미 이곳에 있는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괴멸적인 피해를 입었다.
열 명 남짓한 슈바르츠 솔다트들로는 상황 역전을 꾀할 수 없었다.
또한 한성은 슈타인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기다리고 있다면 기대를 버려라. 이미 내 소환수들 중 일부가 네놈이 데리고 올란 다른 슈바르츠 솔다트들과 싸우고 있을 테니까.”
“……!”
한성의 말에 슈타인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다 이내 평정을 되찾으려는 듯 숨을 한 차례 내쉬었다.
“천공섬에 올라올 때 이미 모든 걸 준비하고 왔군.”
“당연하지. 다른 놈도 아닌 네놈을 상대해야 하는데 내가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왔을까봐?”
복수는 철저하게.
천공섬에 오를 때 한성은 속으로 이를 갈면서 왔다.
슈타인을 상대하게 되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거의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리고 슈타인이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분산시켜서 던전과 필드를 공략 중일 때를 노렸다.
분산되어 있는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각개격파하는 게 훨씬 수월하니까.
“다른 녀석들이 오려면 오래 걸릴 거다. 아니 오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맞겠군.”
지금 현재 라이와 루루, 다크 메탈 골렘을 제외한 레이몬과 엘레오노라,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이 마스터 솔저들을 지휘하며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상대하고 있을 터.
슈바르츠 솔다트들 중에서 스카이 레이크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고, 설령 도달한다고 해도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다.
‘당했군.’
슈타인은 탄식했다.
승패는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않는 자의 차이였다.
슈타인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한성은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슈타인은 끝까지 한성을 과소평가하며 무시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
한성이 천공섬에 올라올 거라고 예상했다면 이렇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하기는커녕 오히려 한성을 궁지 몰아넣을 수 있었을 거라 슈타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
“인정해 주지, 트레인. 내가 네놈을 너무 쉽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슈타인은 한성을 가만히 노려봤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성 혼자도 어떻게 할 수 없다.
믿었던 정예부대 슈바르츠 솔다트들에게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이걸 사용할 수밖에 없겠군. 다니엘, 그걸 써라.”
씁쓸한 미소와 함께 슈타인은 다니엘을 향해 한마디 던진 후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냈다.
슈타인의 말에 바닥에 쓰러져서 몸을 추스르고 있던 다니엘도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꺼냈다.
슈타인과 다니엘이 인벤토리에서 꺼낸 정체불명의 아이템.
아니, 요사스러운 보랏빛을 흘리고 있는 주먹만 한 크기의 작은 수정구체.
“서, 설마 그건?”
그들이 꺼낸 아이템을 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디서 많이 본 수정구였기 때문이다.
슈타인은 놀라고 있는 한성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다.”
“아니, 그게 왜 너희한테서 나와?”
한성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한동안 안 보인다 싶더니만…….’
천공섬에 오르기 전, 던전이나 필드에서 보스 몬스터들을 잡았었지만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사용해서 2차 각성을 하는 녀석들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보지 못했었는데 설마 슈타인과 다니엘이 수정구를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페르젠이라는 마인에게서 받은 거다.”
“페르젠? 그 녀석과 만났나?”
슈타인의 말에 한성은 놀란 얼굴로 반문했다.
“그래. 멍청한 리처드 백작과 손을 잠시 잡았을 때 아말감 놈들을 통해서 마인이라는 수상쩍은 녀석들을 만났었지.”
당시 리처드 백작은 이리아와 가문의 상징인 반지를 얻기 위해 아말감과 손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과도.
그 덕분에 슈타인은 아말감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고, 그들의 배후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인들과도 접촉하게 되었다.
마인들과 교류를 하게 된 슈타인은 그들에게서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우호의 증표라며 선물해왔다.
물론 슈타인은 그들을 믿지 않았다.
어딘가 위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놈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걸 쓰면 광폭화가 된다는 모양이던데 그래도 네놈한테 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
슈타인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가슴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Or No.]
한성에게 보이지 않는 메시지가 슈타인과 다니엘의 시야에 떠올랐다.
“자, 잠깐!”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는 위험하다.
지금까지 수정구는 보스 몬스터들이나 NPC라고 할 수 있는 켈트인들이 사용했다.
방문자인 플레이어가 사용한 적은 적어도 한성이 알기로는 지금까지 없었다.
불안감을 느낀 한성은 슈타인과 다니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사용한다.”
하지만 슈타인과 다니엘은 망설임도 없이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몸 안에 흡수시켰다.
번쩍! 콰아아아앙!
“큭!”
순간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충격파에 한성은 튕겨져 나왔다.
슈타인과 다니엘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마나가 충격파처럼 사방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콰콰콰콰콰!
슈타인과 다니엘에게서 어마어마한 기운과 마나가 강렬한 기세로 흘러나왔다.
“이건…… 대단하군.”
“이거 정말 사기적인데요?”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흡수한 슈타인과 다니엘은 놀란 표정으로 자신들의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모든 능력치가 5배 증가하고 생명력과 마나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치트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아무래도 패배는 네놈이 할 것 같군.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어.”
“진작에 쓸 걸 그랬습니다.”
조금 전까지 수세에 몰려 있던 슈타인과 다니엘은 빛의 속도로 태세전환을 하며 한성을 바라봤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생명력과 마나뿐만이 아니라 상태이상까지 모두 회복되었다.
그리고 전신에서 흘러넘치는 엄청난 힘!
쾅!
가장 먼저 한성에게 호되게 당했던 다니엘이 지면을 박차며 날듯이 달려왔다.
금빛 오러가 흘러나오는 페어슈테켄이 공간을 찢으며 한성을 향해 쇄도한다.
순간 한성의 앞에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까가가가강!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페어슈테켄이 튕겨져 나갔다.
“뭐, 뭣?”
갑작스러운 사태에 다니엘의 눈에 놀라움이 번졌다.
다니엘은 자신의 공격을 막아 낸 존재를 바라봤다.
[마스터에 대한 적대적 위협 감지. 섬멸 모드로 이행.]
다니엘의 공격을 막은 건 다름 아닌 다크 메탈 골렘이었다.
다크 메탈 골렘이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트윈 블레이드로 페어슈테켄을 옆으로 쳐낸 것이다.
다니엘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놈 혼자 상대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건 네놈들이 수정구를 쓰지 않았을 때 이야기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사용한 슈타인과 다니엘의 전투력은 뻥튀기가 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올라갔다.
한성 혼자 상대하기에는 벅차진 것.
그래서 다크 메탈 골렘을 투입시켰다.
거기다 아직 한성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가라.”
“하이하이.”
“팔랑팔랑.”
“디펜디펜.”
한성의 명령에 마스터 솔저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루루! 고양이 춤!”
“넹~”
이어서 루루가 모든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걸어 주는 캣 댄스를 귀엽게 추기 시작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한성은 아크스태프를 지면에 내려찍으며 소리쳤다.
“나는 하이랜더 30마리와 시체 10구를 제물로 바쳐 블루 아이즈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하겠다. 나와라! 블루 아이즈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