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94화 (293/318)

# 294

< 내 언데드 100만 >

제294화  한성 vs 슈타인

콰콰콰쾅!

그리폰에서 뛰어내린 한성은 그 기세 그대로 지면을 강타했다.

곧이어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향해 부채꼴로 퍼져 나갔다.

“크아악!”

“뭐, 뭐야 이건!”

갑작스럽게 지면이 뒤흔들리자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네, 네놈은!”

하지만 슈타인은 재빨리 몸을 추스르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오랜만이다. 슈타인.”

정말 오랜 만에 다시 보게 된 슈타인을 향해 한성은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

“일단 맞고 시작하자.”

스팟!

순간 한성의 모습이 사라졌다.

제트 스텝으로 슈타인을 향해 달려들면서 동시에 투명 망토를 발동시킨 것이다.

“익스플로전 스매시!”

눈 깜짝할 사이에 슈타인 앞에 나타난 한성은 라이트 훅으로 슈타인의 얼굴을 후려쳤다.

콰앙!

타격과 동시에 붉은 화염이 폭발했다.

“크아아악!”

붉은 화염을 헤치며 슈타인이 나가떨어진다.

“한 방 더!”

한성은 앞으로 치고 들어가며 레프트 훅을 내질렀다.

“큭!”

하지만 슈타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재빨리 플람베르그를 뽑아들며 방어자세로 들어간 것이다!

쾅! 투우우웅!

붉은 화염과 하얀 화염이 터져 나오며 한성과 슈타인은 뒤로 튕겨지듯 떨어졌다.

“역시 두 방까지는 안 되나?”

한성은 아쉬운 표정으로 슈타인을 노려봤다.

슈타인은 조금 전 익스플로전 스매시를 정통으로 맞았기 때문에 전신이 살짝 그을려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상태로 한성을 노려보며 통렬한 한마디를 남겼다.

“비겁한 놈.”

“지랄한다. 먼저 내 뒤통수를 친 놈이 누군데.”

한성은 코웃음을 쳤다.

클랜의 이익을 위해서 아무 말도 없이 한성을 배신한 인물이 누구던가?

다름 아닌 슈타인이었다.

슈타인의 승인 없이 카슈발이나 다른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한성을 척살할 리는 없었으니까.

그런데 투명 망토로 모습을 감춰서 기습했다고 비겁한 놈이라니.

같잖은 소리였다.

“그래. 날 배신하고 나서 잘 먹고 잘살았냐?”

“그 말을 하는 걸 보니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군.”

“화이트 헤론이랑 손잡고 하늘 섬을 공략하려고 했다며? 나보고 화이트 헤론 녀석들을 없애라고 할 때는 언제고 그놈들이랑 손을 잡아?”

“그 녀석들과 손을 잡는 게 이익이 되니까.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네놈이 방해였지.”

“그렇다고 날 그렇게 쉽게 내치나? 네놈이나 클랜을 위해서 그렇게 헌신한 나를?”

“네놈을 쳐낸 건 후회하지 않는다. 필요에 의해서였으니까.”

“웃기는군. 그래서 클랜성이 날아가고, 블랙 레이븐 클랜이 괴멸적인 피해를 입었는데도 그런 말이 입에서 나와?”

“클랜성은 다시 되찾으면 되고, 죽은 클랜원들은 조만간 전부 부활할 거다. 그 후에 네놈을 처리하면 될 뿐인 이야기지.”

한성의 도발에도 슈타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의 모든 인원을 한성이 감금해 놓은 것도 아니었다.

또한, 사망한 클랜원들과 중앙 대륙 각지에 흩어져 있는 클랜원들을 모으면 클랜성 재탈환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하여간 입으로는 절대 지지 않는다니까.”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슈타인은 차가운 눈으로 한성을 노려보며 플람베르그를 고쳐 잡았다.

한성 또한 인벤토리에서 아크스태프와 전설의 육죽창을 꺼냈다.

그렇게 서로가 노려보고 있는 상황.

키에에엑!

쉬이이익!

“큭! 아머 스파이더 놈들이……!”

“대, 대장님!”

갑작스레 슈바르츠 솔다트들 후방에서 아라크네를 비롯한 아머 스파이더들이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상태가 좋아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니엘. 뒤를 맡기겠다.”

“네.”

슈타인은 원정대의 부대장인 다니엘에게 아머 스파이더들을 맡겼다.

상황이 상황이었다.

아머 스파이더들로부터 완전히 도망칠 수 없었다.

다니엘은 슈타인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지휘하며 아머 스파이더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스팟!

그 직후 한성과 슈타인이 움직였다.

플람베르그에 하얀 화염을 피어 올리며 슈타인은 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엑셀러레이션인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로 앞까지 와서 사선으로 플람베르그를 내려치는 슈타인의 모습에 한성은 재빨리 아크스태프와 육죽창을 교차시키며 막아 냈다.

카가가강!

“보고에 의하면 흑사림에서 레벨이 꽤 많이 하락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지?”

“내가 말할 거 같냐?”

“글쎄. 부활 장소에서 계속 죽다 보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한성은 본 스피어와 본 리터레이션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한성과 슈타인을 중심으로 본 스피어 10개가 원형으로 생성되었다.

슈아아악!

이윽고 본 스피어 10개가 슈타인을 향해 쏘아지기 시작했다.

푸푸푸푹!

본 스피어가 착탄하기 직전 한성은 일찌감치 뒤로 빠졌다.

‘역시 직격은 피했네.’

본 스피어가 지면에 내리꽂히면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한성은 알 수 있었다.

본 스피어 10개 중 단 하나도 슈타인에게 명중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슈타인은 본 스피어들을 전부 피해 냈다.

본 스피어들은 슈타인의 주변에 내리꽂혀 있었다.

“겨우 이 정도로 날 쓰러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슈타인은 자신의 발밑과 주위에 꽂혀 있는 본 스피어들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플람베르그를 한성을 향해 겨눴다.

그 순간,

“본 익스플로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성은 본 스피어들을 폭파시켰다.

콰콰콰콰쾅!

검은 뼛조각들이 사방으로 폭발하면서 자욱한 흙먼지들이 치솟아 올랐다.

폭심지에 있던 슈타인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터.

“해치웠…….”

본 스피어들을 폭파시킨 한성은 다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마터면 진리의 부활 주문을 말할 뻔했기 때문이다.

후웅! 화르르륵!

하지만 이미 늦은 모양이었다.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하얀 화염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흙먼지를 걷어 낸 하얀 화염 속에서 은빛 장발을 가진 미청년 슈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겨우 이 정도냐?”

“나름 기습이었는데 역시 무리였나?”

전신에 은빛 오러를 내뿜으며 나타난 슈타인의 모습에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한성이 블랙 레이븐 클랜으로부터 배신당했을 때보다 슈타인은 강해졌다.

현재 그의 레벨은 274.

그리고 직업은 5차 히든 직업, 광속의 기사였다.

번쩍!

순간 슈타인의 모습이 사라졌다.

남은 건 허공에 수놓아져 있는 은빛의 잔상뿐.

5차 전직 광속의 기사 전용 스킬, 플래시 드라이브가 발동한 것이다.

“큭.”

한성도 재빨리 라이트닝 드라이브를 발동시켰다.

그 직후 한성도 황금빛의 잔상을 남기며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스카카카카캉!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눈으로도 쫓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며 한성과 슈타인은 전투를 시작했다.

그 모습은 금빛과 은빛이 허공에서 맞부딪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네크로맨서라고 들었는데 이 정도 전투력이라니.’

고속 전투 영역에서 슈타인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근접전이라면 최상위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움직임을 한성이 따라오고 있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생각 이상으로 끈질기게 자신의 공격을 막고 반격까지 해 왔던 것이다.

그것도 네크로맨서 계열의 히든 직업인 한성이 말이다.

‘여기서 끝내야 한다.’

하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히든 계열 네크로맨서치고는 근접 전투가 비정상적으로 강하지만, 5차 히든 광속의 기사로 전직한 슈타인의 상대는 아니었다.

“역시 네놈은 내 상대가 아니다. 여기서 그만 죽어라.”

슈타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한성에게 한마디 던졌다.

그리고 광속의 기사 전투 스킬을 하나 발동시켰다.

“브릴리언트 블레이드.”

순간 슈타인의 검에서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

“화이트 나이트.”

슈아아아악!

고속 전투를 벌이고 있는 한성을 향해 하얀 빛의 화염이 덮쳐들었다.

한성의 주위가 마치 하얀 빛으로 가득 차는 것처럼 보였다.

슈타인이 준비한 회심의 일격.

광휘검(Brilliant Blade).

백야(white night).

상대의 반경 1미터 내의 공간을 하얀 빛으로 태워 버리는 광속의 기사 전용 강력한 공격 스킬이다.

‘큭!’

공간 채로 사방을 압박해 오는 하얀빛의 화염을 본 한성은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탈출은 무린가?’

서서히 좁혀 들어오는 하얀빛의 화염을 뚫고 나가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한성은 자색의 수호 반지가 가지고 있는 옵션 액티브 스킬을 발동시켰다.

번쩍!

하얀빛의 화염이 한성을 집어삼키기 직전 보라색 보호막이 한성을 감쌌다.

콰아아아앙!

한성을 집어삼키던 하얀빛의 화염이 고열 팽창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한성과 슈타인은 각자가 발동 중이던 플래시 드라이브와 라이트닝 드라이브의 지속 시간이 끝났다.

“끝났군.”

광휘검 백야를 사용한 슈타인은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그의 등 뒤에서는 여전히 하얀 화염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지속 시간이 지날 때까지 절대 꺼지지 않는, 공간조차 불태워 버리는 백열의 지옥.

이 스킬로 슈타인은 수많은 적들과 몬스터들을 불태웠다.

아무리 한성이라고 해도 버티지 못할 터.

남은 건 클랜성을 다시 탈환하고, 한성이 부활하는 지점을 찾아서 끊임없이 척살하기만 하면 된다.

“여전히 성급한 거 아니야?”

“……!”

그때 슈타인의 등 뒤에서 한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슈타인은 재빨리 고개를 뒤로 돌렸다.

푸욱!

“커…… 헉!”

하지만 슈타인은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봤다.

그곳에 여섯 개 날카로운 창날을 가진 육죽창이 꿰뚫려져 나와 있었다.

“어, 어떻게?”

슈타인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중얼 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슈타인의 등 뒤에서 전신을 감싸고 있던 자색의 기운이 옅어져 가고 있는 한성이 웃고 있었다.

“그건 알 필요 없고.”

자색의 수호 반지가 가진 특수 옵션 능력.

1회에 한해서 피해 무효화 능력의 스킬, 자색의 수호.

그 스킬을 발동한 한성은 슈타인의 광휘검 백야를 한번 버텨 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백야의 지속 데미지는 셀피쉬로 버텼다.

셀피쉬의 숙련도 레벨은 마스터.

스킬 효과는 약 15초 동안 무적 상태가 된다.

다만 셀피쉬의 효과 범위인 반경 5미터 내에 있는 모든 적군 및 아군까지도 받는 데미지가 3배까지 늘어난다.

그나마 숙련도 레벨이 오르면서 반경 10미터에서 5미터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페널티로 약 15분 동안 스텟이 25% 다운된다.

‘셀피쉬 페널티가 장난 아니네.’

한성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15초 동안 무적 상태가 되기는 하지만 그로 인한 페널티는 어마어마했다.

그만큼 조금 전 슈타인의 공격은 한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괜히 한성이 몸담고 있었던 블랙 레이븐 클랜의 수장이 아니었다.

“그, 그걸 버티다니. 쿨럭.”

한성은 죽창을 슈타인에게 뽑아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슈타인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그런 슈타인을 향해 한성은 한마디 더했다.

“아직 끝이 아니야. 이제부터가 시작이지.”

한성은 슈타인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었다.

사실 조금 슈타인의 백야를 막기 위한 방어 스킬은 셀피쉬 말고도 있었다.

그럼에도 한성은 페널티가 있는 셀피쉬를 사용했다.

왜냐하면…….

“망자의 대지 발동.”

최소 25% 이상 스텟 하락 상태이상에 걸릴 시 5차 직업 죽음의 신 타나토스의 특수 스킬, 망자의 대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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