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3
< 내 언데드 100만 >
제293화 복수의 끝 (2)
수어사이드 본 익스플로전.
기존의 본 익스플로전은 그저 해골 병사들이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뼛조각을 날려 데미지를 입혔다.
하지만 수어사이드 본 익스플로전은 조금 달랐다.
타다다닥.
“어? 뭐지?”
슈바르츠 솔다트들 중 몇 명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처리한 마스터 레인저들의 뼛조각들이 다닥다닥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몸에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 우왁!”
“무, 무슨 짓이야!”
여기저기에서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살아남은 마스터 레인저들이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몸을 끌어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인레인~(숨겨왔던 나의~).”
“레이인 레이인(수줍은 나를 봐)!”
레인저들은 팔에 힘을 꽉 주며 버텼다.
스아아아악!
그 직후 레인저들의 검은 뼈가 붉게 달아오르는 게 아닌가?
“어? 어어?”
“서, 설마?”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얼굴에 낭패감에 어렸다.
그 직후,
콰콰콰콰콰쾅!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레인저들의 뼛조각들이 터져 나갔다.
“크아아아악!”
이번에는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200마리나 되는 레인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슈바르츠 솔다트들에게 상당한 데미지를 입혔다.
거기다 거의 달라붙다시피 한 상태에서 터졌기 때문에 데미지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크, 크으으으윽.”
“히, 힐러 좀…….”
“누가 치료 좀 해 줘…….”
여기저기에서 슈바르츠 솔다트들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수어사이드 본 익스플로전은 단순히 적들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상태이상도 걸리게 만들었다.
대다수의 슈바르츠 솔다트들이 상태이상 골절에 걸린 것이다.
“젠장!”
눈앞의 참상을 바라보며 슈타인은 이를 악물었다.
그나마 슈타인의 주변에 있던 자들은 무사했다.
슈타인의 외침을 듣고 재빠르게 몸을 뺐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명 중에서 30명이 넘는 인원이 뼈 폭발에 당하고 말았다.
남은 인원은 슈타인을 포함한 약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슈타인 대장님. 이제 어떻게 합니까?”
슈타인의 옆에서 부대장인 다니엘이 긴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부상자들을 데리고 이탈한다.”
한순간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곳에 또 무슨 수작을 부려놓았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슈타인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리고 나머지 대원들에게 연락해서 우리 쪽으로 오라고 해.”
최대한 빨리 나머지 슈바르츠 솔다트들과 합류해야 한다.
자신들을 공격한 놈이 이대로 물러날리 없을 테니까.
“트레인이 왔다.”
“……!”
슈타인의 말에 다니엘을 비롯한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앙 대륙에 있어야 할 트레인이 벌써 천공섬에 올라왔다니!
“저, 정말입니까?”
다니엘은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슈타인을 바라봤다.
“지금 이 참상을 보고도 모르겠나? 이런 짓을 할 놈은 트레인, 그놈밖에 없다.”
“그, 그런 바보 같은…….”
짧은 금발 청년인 다니엘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설마 트레인이 벌써 천공섬에 올라와 있다니!
“빨리 움직여라. 시간이 없다.”
이만한 피해를 입히고 트레인이 물러날 리 없었다.
분명 다음 공격이 올 터.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슈타인의 명령에 주섬주섬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명력이 바닥에, 골절까지 당했지만 체력 회복 포션과 상태 이상 회복 마법으로 어느 정도 치료를 한 덕분이었다.
“일단 스카이 레이크로 돌아간다. 스카이 레이크에 있는 녀석들을 빨리 이쪽으로 불러와라.”
“네.”
확실히 조금이라도 동료가 모여 있는 편이 안전했다.
스카이 레이크에 남아 있던 동료들에게 연락을 한 다니엘은 주변을 경계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끼에에에엑!
슈바르츠 솔다트들 주위로 기괴한 괴성이 울려 퍼졌다.
두두두두.
멀리서 무언가가 질주해 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지면이 흔들려온다.
슈타인과 다니엘은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덜그럭덜그럭.
그런 그들을 향해 검은 갑주를 입은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저 몇 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역시 그냥 보낼 생각은 없군.”
슈타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저들을 노려봤다.
“하이하이!”
“하이하이!”
마스터 솔저들은 검을 든 하이랜더들이었다.
하이랜더들은 구호성을 외치며 슈타인과 다니엘의 앞에 다가오더니 그대로 멈춰 섰다.
“하이…… 하이…….”
그리고는 슈타인과 다니엘 앞에서 주저앉거나 아니면 땅바닥에 드러누우며 가쁜 숨을 몰아쉬듯 구호성을 내뱉었다.
“……?”
그 모습을 슈타인과 다니엘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뭐지? 트레인의 소환수들 같은데 미쳤나?’
자신들의 눈앞에서 속편하게 쉬고 있는 하이랜더들을 바라보며 슈타인의 눈살이 사정없이 찌푸려졌다.
한성에게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건방진 놈들.”
스르릉.
슈타인은 자신의 애검이 된 플람베르그를 꺼내들었다.
붉은 검집에서 장검이 뽑혀져 나오며 새하얀 빛을 발했다.
천공섬 하르모니아에서 260레벨 보스 몬스터 화이트 피닉스를 잡고 얻은 보물이었다.
스아악!
플람베르그가 뽑혀 나오며 공기를 세차게 갈랐다.
그와 함께 작열하는 하얀 화염이 하이랜더들을 덮쳤다.
플람베르그가 가지고 있는 패시브 스킬 화염의 은총이었다.
단지 플람베르그를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화염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용자의 마나를 상당히 소모한다.
그 때문에 On/Off가 가능하다.
“하이하이……(역시 우리의 운명은……).”
“하이하이(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하얀 화염에 덮쳐진 하이랜더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오오…….”
순식간에 하이랜더들을 재로 만들어 버리는 슈타인의 모습에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감탄했다.
“서둘러라. 트레인 그놈이 겨우 이 정도 공격을 보낼 리 없…….”
하이랜더들을 처리한 슈타인은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향해 경고를 하다가 말을 멈췄다.
“이미 늦었나?”
쿠구구구궁!
돌연 지면이 마구 흔들리면서 무언가가 돌진해 오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으니까.
쿠아아아아!
키아아아악!
쉬에에에엑!
잠시 후 마스터 레인저들의 자폭 공격에도 냉정한 모습을 보이던 슈타인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눈앞에 숲속의 나무들을 부러뜨리며 몬스터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트레인 이 빌어먹을 자식이!!!”
슈타인은 사정없이 얼굴을 찌푸렸다.
눈앞에 나타난 스파이더 몬스터들의 숫자는 약 30마리 정도.
하지만 문제는…….
“아, 아라크네?”
“장갑거미 숲 보스 몬스터가 왜 이곳에…….”
스카이 레이크 거의 바로 옆에 있는 붙어 있는 통칭 장갑거미 숲.
그곳은 슈바르츠 솔다트들도 꺼려 하는 사냥터였다.
보상은 괜찮은 편이지만 숲속에 도사리고 있는 장갑거미들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갑거미 숲의 기본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슬레이브 아머 스파이더들조차 크기가 몸길이만 2미터나 된다.
거기다 강철 갑주처럼 생긴 외각을 가지고 있다.
방어력이 무지하게 딴딴한데다가 강력한 산성침을 내뱉는 더러운 원거리 공격을 해온다.
움직임도 굉장히 재빠르기 때문에 여러모로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그리고 보스 몬스터인 헤비 아머 스파이더 퀸 아라크네.
몸길이만 5미터나 되는 중형급 보스 몬스터다.
굉장히 두터워 보이는 붉은색 갑주가 몸통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다리도 몸길이만큼이나 길었다.
또한 아라크네는 항상 근위대라고 할 수 있는 아머 스파이더들을 데리고 다닌다.
몸길이 3미터에 슬레이브 아머 스파이더들보다 더 단단한 은빛 갑주 같은 외각을 가지고 있으며 블레이드 같은 날카로운 앞발 가지고 있는 탓에 근접전에 강력한 개체들이었다.
“MPK냐!”
“아머 스파이더들이라니…….”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장갑거미 숲에 있어야 할 아라크네를 비롯한 아머 스파이더들이 검은 갑주의 해골 병사들에게 이끌려 자신들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철수! 후퇴하라!”
부상자들로 가득한 현재 인원으로는 아머 스파이더들을 상대하기 힘들었다.
쉬에에엑!
투투투투!
물약이나 회복 마법으로 어느 정도 회복을 하던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향해 슬레이브 아머 스파이더들이 입에서 산성 독극물을 내뱉었다.
“우, 우왁!”
“피, 피해라!”
“맞으면 안 돼!
“장비가 부식된다고!”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난리가 났다.
슬레이브들의 산성침 공격은 장비들의 내구도를 급격하게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거기다 산성침에 의한 데미지도 지속적으로 입힌다.
투두두둑!
“탱커들 앞으로! 방패로 산성침을 막아!”
처처척!
슈타인의 명령에 그나마 생명력과 방어력이 높은 탱커형 직업을 가진 슈바르츠 솔다트들이 아머 스파이더들 앞을 막아섰다.
“이대로 후진부터 빠르게 스카이 레이크로 후퇴한다!”
탱커들은 각자 방패를 들며 슬레이브들의 산성침을 막아냈다.
덕분에 방패 내구도가 급속도로 깎여져 갔지만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탱커들을 희생하고 나머지 인원들을 살리는 작전이었다.
‘이곳에서 병력을 전부 잃을 수는 없지.’
약 열 명 정도 되는 탱커들을 뒤로하고 슈타인은 다니엘과 함께 나머지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데리고 뒤로 빠졌다.
머지않아 아머 스파이더들이 쫓아올 테지만 스카이 레이크에는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터.
그곳에 도착하면 이미 남겨 놓았던 10명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고, 아직 치료가 덜 된 슈바르츠 솔다트들을 포션과 상태이상 회복 마법으로 부상을 회복시킨 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승산이 있었다.
슈타인을 비롯한 슈바르츠 솔다트 부대는 생명력과 상태 이상 회복을 하며 스카이 레이크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스카이 레이크의 거대한 푸른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조금이다. 모두 힘내라.”
슈타인은 부하들을 다독이며 속도를 더욱 높였다.
‘……!’
가장 먼저 스카이 레이크에 도착한 슈타인은 흠칫거리며 발걸음을 멈췄다.
“뭐, 뭐야 이건?”
슈타인은 놀란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스카이 레이크를 노려봤다.
스카이 레이크에 존재하는 일반 몬스터들이 죽어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이놈들은 또 어디 갔어?”
스카이 레이크에서 대기 중이어야 할 10명이 사라지고 없었다.
슈타인은 사라진 10명을 찾기 위해 스카이 레이크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니 어떤 빌어먹을 놈이 레이크 서펜트를 죽인거야!”
거의 개피를 만들어 놓았던 레이크 서펜트도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궁금하면 가르쳐 주지!”
바로 그때 슈타인의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슈타인과 슈바르츠 솔다트들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큭! 태양 때문에 눈이…….’
고개를 치켜들던 그들은 밝은 태양빛 때문에 잠시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그 순간,
“그라운드 임팩트!”
슈타인과 슈바르츠 솔다트들 앞쪽에 어마어마한 기세로 누군가가 떨어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