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83화 (282/318)

# 283

제 283 화 급변하는 전장

“방벽 전개.”

[명령 수락. 방벽 전개.]

한성의 명령에 따라 다크 메탈 골렘은 마력 방벽을 전개했다. 쭉 내 뻗은 다크 메탈 골렘의 손바닥에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푸른빛의 방벽이 전개되었다.

가로 10미터 세로 5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방벽!

그 방벽을 내세우고 다크메탈 골렘과 디펜더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방벽 유지 시간까지 앞으로 180초.]

남은 시간은 3분.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미 라이와 레이몬, 사라와 세라를 비롯한 한성의 주력 소환수들이 다크 메탈 골렘의 등 뒤를 따라가고 있었으니까.

콰쾅! 콰드드득!

클랜성에서 쏟아지는 공격들이 다크 메탈 골렘의 방벽에 막혀 튕겨 나간다.

하지만 아무리 방어 특화 모드인 다크 메탈 골렘이라고 해도 프론트 라인 전체를 막을 수 없었다.

“포메이션 이지스.”

“디펜디펜.”

한성의 명령에 최전선에 선 디펜더들은 전방과 하늘을 향해 방패를 치켜들었다.

콰쾅! 쾅쾅! 타다다다당!

칠흑의 방패를 치켜든 디펜더들 위로 갖가지 공격들이 내려 꽂히며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중에 최전선에 있는 디펜더들은 날아드는 스킬의 위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나가떨어졌지만, 거의 대부분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줄에 있던 디펜더들이 나가떨어지면 그 다음 열이 바로 방어태세를 갖추며 앞으로 나섰다.

디펜더들은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클랜성의 공격을 막으며 앞으로 달려갔다.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의 지휘가 빛이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대로 돌격이다!”

이미 성문은 뚫렸다.

그리고 장거리에서 블루 아이즈 얼티메이트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이 성벽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

성문뿐이 아니라 성벽이 박살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남은 건 성 내부로 진입해서 깃발을 꽂는 것 뿐.

“마, 막아!”

“들어오면 안 돼!”

클랜성 근처까지 다가가자 당황한 블랙 레이븐 놈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마 팔켄의 직속부하들이자 간부급인 인물들이 지휘 체계를 다시 잡고 대항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콰콰콰콰쾅!

철옹성 같은 블랙 레이븐 클랜성의 옆구리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장거리에서 블루 아이즈가 트리플 브레스를 날렸던 것이다.

블랙 메탈로 코팅한 덕분에 물리 및 마법 방어력이 높아졌지만 계속되는 공격을 버틸 수 없었다.

“폭발해라! 익스프로오오오오전!”

거기다 전장의 열기에 빠진 사라가 폭발 마법을 남발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일어나는 폭발과 정면에서는 마스터 솔져들이 디펜더들을 앞세우고 쳐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성문! 성문을 지켜!”

“성문에서 못 들어오게 막아라!”

클랜원들도 성문이 뚫리면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아는지 필사적으로 디펜더들과 다크 메탈 골렘에게 원거리 공격을 날렸다.

나머지 클랜원들은 성문에서 대기했다.

디펜더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디펜더들은 다크 메탈 골렘을 필두로 성문 앞에 도달했다.

“팔랑크스대 전진! 뚫어라!”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성은 장창병들을 디펜더들과 함께 전진 시켰다.

디펜더들의 방패 뒤에서 팔랑크스대는 안전하게 장창을 앞세우고 성문을 향해 전진해나갔다.

“라이. 레이몬. 엘레오노라. 사라. 세라.”

다크 메탈 골렘의 방벽 뒤에서 한성은 소환수들과 동료들을 불렀다.

“가서 날 뛰어.”

한성의 말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크아아아앙!

3미터가 넘는 거대한 푸른 늑대가 괴성을 지르며 지그재그로 성문 옆을 벽을 탔다.

“뭐, 뭐야?”

“저 빌어먹을 늑대 새키!”

라이에게 당한 적이 있는 클랜원들은 이를 갈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클랜원들은 화려한 움직임으로 성문과 성벽을 넘나드는 라이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눈을 떼는 순간 바로 달려들 것 같았으니까.

[이리 와서 나와 붙어보자!]

그때 칠흑의 갑주로 무장한 레이몬이 클랜원들을 향해 정면으로 뛰어들었다.

라이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있던 클랜원들은 미처 대처를 하지 못했다.

“크아아악!”

“무, 무슨 힘이 이렇게 쌔?”

뒤늦게나마 대비를 한 클랜원들은 레이몬의 거검을 막았지만 엄청난 힘에 나가떨어졌다.

“뒤는 맡겨 주세요.”

그 뒤를 이어 세라가 클랜원들 사이에서 빙검을 휘두르며 지나다녔다.

그리고 미끼 역할을 하던 라이도 성문을 막고 있는 클랜원들의 뒤를 달려들며 날뛰기 시작했다.

“모두 폭발해라!”

“큰 거 하나 가요~”

그뿐만이 아니라 원거리에서 사라와 엘레오노라의 마법 지원이 이어졌으며, 전방에서는 하이랜더와 팔랑크스가 압박을 해왔다.

순조롭게 클랜성을 공략해나가고 있는 상황.

그 순간,

콰콰콰콰콰콰쾅!

[경고! 레인저 부대와 마법 병단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뭐, 뭐야?”

갑작스럽게 들려온 폭음에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어둠 속에서 레인저 부대와 마법병단이 있는 장소가 불타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스윽.

그리고 피어오르는 붉은 화염 속에서 하얀 빛을 내고 있는 갑주를 입은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핏 봐도 1000명은 넘어갈 것 같은 하얀 군단.

뿌우우우웅!

그때 어마어마한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아!

그 직후 어둠 속에서 하얀 갑주로 무장한 정체불명의 군단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지원군이다!”

성문에서 한성의 언데드 몬스터들과 싸우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화색이 만연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지원군?’

그 소리에 한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뒤편에서 달려들고 있는 하얀 군단을 노려봤다.

가까이 다가올수록 그들의 모습이 선명해지며 가슴에 새겨져 있는 문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과 대조적으로 갑옷 왼쪽 가슴부분에 새겨져 있는 하얀 새.

두루미처럼 생긴 하얀 새 문장을 확인한 한성은 눈을 부릅떴다.

“미친! 저 놈들이 왜 여기서 나와?”

한성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저런 새 문장을 내걸고 있는 클랜은 하나 밖에 없었다.

화이트 헤론.

블랙 레이븐 클랜과 앙숙이자 한성에게 있어서도 용서할 수 없는 클랜.

블랙 레이븐과 화이트 헤론이 서로 대립하는 시절 한성은 개고생을 했다.

화이트 헤론 놈들 때문에 뭐만 하면 방해를 받아서 목적 달성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거기다 그놈들한테 죽은 횟수도 많았다.

그건 화이트 헤론도 마찬가지.

그들도 한성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다.

‘어떡한다?’

한성은 언데드 군단의 뒤를 노리고 달려드는 화이트 헤론 클랜원들을 노려보며 생각에 잠겼다.

***

“무슨 이벤트라도 하는 건가?”

화이트 헤론 클랜 진영.

그곳에서 30대로 보이는 사내가 검을 지면에 박고 손잡이 뒤에 손을 올린 채 전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의 이름은 스테판이었으며, 약 1000명 정도 화이트 헤론 군단을 이끌고 있는 사령관이기도 했다.

“그런 것치고는 블랙 레이븐 녀석들 힘겨워 보이는데요?”

스테판의 말을 받은 건 20대 후반의 청년 부관인 필립이었다.

“흥. 그놈들이 그러면 그렇지.”

필립의 말에 스테판은 코웃음을 쳤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블랙 레이븐 클랜의 철옹성이 금방이라도 함락당할 것처럼 보였으니까.

“도우시겠습니까?”

“그래야지. 그러려고 온 거니까.”

스테판은 클랜성을 공격 중인 언데드 군단을 뒤에서 지켜봤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랙 레이븐의 클랜성이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습격 받고 있었다.

거기다 언데드 몬스터들은 놀랍게도 움직임이 체계적이었다.

그 말은 누군가의 지휘를 받고 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스테판은 감탄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정말 빈틈없는 놈이로군.’

화이트 헤론과 블랙 레이븐 클랜 간에는 공조 체계가 있다.

서로 공격을 받을 경우 서로 도와주기로 말이다.

본래라면 천명이나 되는 인원을 이끌고 화이트 헤론에서 블랙 레이븐 클랜성까지 가는 데만 시간이 온 종일 걸린다.

하지만 블랙 레이븐 클랜의 슈타인은 클랜 간에 빠른 도움을 위해 포탈을 설치했다.

각 클랜의 거점에서 좀 떨어진 비밀 장소에 거금을 들여 설치한 것이다.

지금처럼 어느 쪽이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서로 빠르게 돕기 위해서.

또한 그건 서로를 신뢰해야 하고 배신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거점 근처에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포탈을 설치한다는 건 서로 위험부담을 안겠다는 의미였으니까.

포탈을 침략용으로도 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포탈을 설치한 건 함께 손을 잡는 게 더 이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로 손을 잡기 위해 두 클랜은 숙청 작업까지 했다.

배신의 불씨를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 결과 서로 긴밀한 협력관계가 되었으며, 블랙 레이븐 클랜은 그 혜택을 지금 당장 볼 수 있게 되었다.

동맹 계약을 위해 화이트 헤론 클랜이 도와주러 왔으니까.

“가자.”

스테판은 부관인 필립과 함께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 뒤로 약 1000명에 달하는 화이트 헤론 클랜이 언데드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

“망할.”

한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전황이 급변했다.

등 뒤에서 나타난 하얀 군단, 화이트 헤론 클랜 때문에.

‘저놈들이 왜...’

헨리나, 네리아로부터 블랙 레이븐과 화이트 헤론이 동맹관계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블랙 레이븐을 처리하면 화이트 헤론도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설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뒷치기를 하면서 나타날 줄이야!

‘나름 대비를 해놓았다는 건가?’

화이트 헤론을 보는 순간 한성은 바로 눈치 챘다.

지금 상황은 다름 아닌 슈타인이 안배 해둔 것이라고.

그놈이 무언가 수작을 부려서 화이트 헤론의 하얀 군단이 나타났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당한 거리에 있을 화이트 헤론 클랜 놈들이 지금 이곳에 나타날 리 없었으니까.

‘뭐 상관없지.’

현재 마스터 솔져들의 숫자는 4000이 넘는다.

어찌되었든 숫자로는 이쪽이 우위였다.

‘시간을 벌면 돼.’

“시체 소환. 타이탄 아룸!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져 소환!”

한성은 소모된 마스터 솔져들을 보충하기 위해 시체들 소환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의 시체들까지 제물로 삼아 새롭게 마스터 솔져들과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을 불러냈다.

“하이하이.”

“스피스피.”

“나이트나이트.”

순식간에 1000마리나 되는 언데드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엘레오노라.”

“네.”

한성의 부름에 엘레오노라가 냉큼 달려와 옆에 섰다.

“마스터 솔져 3000마리와 배틀 커맨더들, 그리고 블루 아이즈를 주마. 저놈들을 휩쓸고 와라.”

“맡겨주세요. 그리고 마스터.”

한성의 명령에 엘레오노라는 한성을 올려다봤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불만스러운 표정과 함께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성은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왜, 왜?”

“마스터? 절 부르실 때는 엘레나라고 했잖아요. 애칭으로 안 불러주시면 저 삐질 거에요.”

‘아, 맞다.’

그제야 한성은 그녀가 자신을 애칭으로 불러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 알았어. 그럼 부탁할게. 엘레나.”

“네!”

조금 전의 불만스러운 표정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엘레오노라는 남자들의 가슴을 녹일 것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언데드 몬스터들을 이끌고 화이트 헤론을 상대하기 위해 물러났다.

“그럼.”

한성은 다시 블랙 레이븐 클랜의 철옹성을 바라봤다.

엘레오노라가 화이트 헤론을 상대하며 시간을 버는 사이 클랜성을 함락시켜야했다.

“빨리 끝을 내주마.”

한성은 전신에서 마나를 끌어올렸다.

4차 전직을 하면서 디아나가 준 3개의 스킬 주문서 중 하나를 시전 할 생각이었다.

너무 위험해서 봉인한 스킬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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