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82화 (281/318)

# 282

< 내 언데드 100만 >

제282화  클랜성 공략

이미 팔켄은 틴달로스를 통해 한성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팔랑크스들의 장창에 팔다리가 꿰뚫려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그저 한성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 무슨 짓을 할 셈이냐?”

“네놈들이 나한테 하려고 했던 짓.”

한성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팔켄의 눈앞에 무언가를 잔뜩 꺼내 보였다.

“그, 그건 불사조의 깃털?”

“그래. 맞아. 죽으면 생명력을 5%로 살려 주는 부활 아이템이지.”

“이 개자식이!”

잠깐 봐도 불사조의 깃털은 수십 개가 넘어 보였다.

팔켄은 한성에게 대항하려고 했다.

쉬익!

하지만 그보다 빨리 만인의 평등을 위해 존재하는 정의로운 죽창이 팔켄의 배를 찔러 들어갔다.

푸욱!

[33% 확률로 3배 크리티컬이 발동합니다!]

“크헉!”

전설의 육죽창에 붙어 있는 옵션이 발동했다.

한순간에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은 팔켄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질렀다.

팔랑크스들의 장창조차 막아 내는 등급 높은 경갑을 입고 있었지만 죽창 앞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방어구 무시 관통 데미지를 입히니 말이다.

덕분에 팔켄은 치명상을 입었다.

“아직 죽으면 곤란하지.”

팔랑크스들의 장창과 한성의 죽창 연계 콤보 공격에 아무리 맷집 좋은 팔켄이라고 해도 생명력이 바닥을 칠 수밖에 없었다. 죽창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니까.

“엘레오노라.”

한성은 조용한 목소리로 엘레오노라를 불렀다.

“부르셨나요? 마스터.”

그러자 한성의 옆에서 엘레오노라가 공간이동을 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한성은 팔켄을 바라봤다.

“저놈 보관 좀 해 놔. 심문해야 될 게 있으니까.”

“네. 맡겨 주세요.”

한성의 말에 엘레오노라는 별말 없이 팔켄을 제압했다.

이미 생명력이 바닥을 기고 있던 팔켄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엘레오노라의 마법에 의해 기절하고 말았다.

‘불사조의 깃털을 쓰지 못 하는 게 좀 아쉽네.’

팔켄이 분위기에 휩쓸려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현재 부활 아이템은 같은 파티원이나 클랜원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한다.

플레이어 보호 차원에서 아군이 아닌 상대가 부활 아이템 쓰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이다.

이런 부분을 보면 게임 같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에 나오는 이 대사처럼 한성은 정말 답을 찾았다.

‘적당히 클랜원 놈 하나 붙잡아다가 부활 아이템을 쓰게 만들면 되지.’

즉, 내가 아니라 딴 놈이 부활 아이템을 쓰면 된다.

그리고 팔켄을 살리는데 쓸 클랜원들은 이곳에 수도 없이 많았다.

“어디 보자.”

팔켄을 처리한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팔켄의 명령대로 클랜원들은 성으로 튀었다.

일부는 마스터 솔져들에게 발목이 붙잡혀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성안으로 들어갔다.

‘불쌍한 놈.’

한성은 바닥에 자빠진 채, 엘레오노라가 발동한 마력의 쇠살로 포박되어 있는 팔켄을 불쌍한 눈으로 바라봤다.

명색이 그래도 부클랜장인데 아무도 구해 주러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 이제 전쟁을 끝내러 가 볼까?”

한성은 눈앞에 우뚝 서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의 검은 성을 바라보며 웃었다.

*       *       *

블랙 레이븐 클랜의 반수가 넘는 인원들이 성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앞을 막아서는 마스터 솔저들을 어떻게든 뚫어 낸 것이다.

뒤에 있는 스켈레톤 드래곤 세 마리의 압박 때문이었지만.

그렇게 마스터 솔저들을 뚫고 클랜성으로 숨어든 그들은 클랜성을 사수해야 했다.

왜냐하면 클랜원들의 기본 부활 장소가 성안 광장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농성전을 하면 다 될 줄 아나?”

수만에 가까운 마스터 솔저들로 성을 포위한 한성은 비웃음을 흘렸다.

클랜원들이 성안으로 숨어 주는 덕분에 한성은 오히려 언데드 몬스터들을 더 늘릴 수 있었다.

성 앞 평원에 있었던 전투 덕분에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으니 말이다.

“흠.”

눈앞에 서 있는 검은 철옹성을 바라보며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팔켄이 이끌고 나온 선봉대 500명 중 약 절반 이상이 전멸했다.

하지만 선봉대 외에도 약 500명의 병력이 성안에 남아 있었으며, 어떻게든 살아서 복귀한 클랜원들도 약 200명이 넘었다.

‘남은 병력은 약 700에서 800 정도인가?’

그 정도 병력이라면 부활한 마스터 솔저로 쓸어버릴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공성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과 개개인의 무력이 마스터 솔저들보다 클랜원들 쪽이 조금 더 강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만큼 마스터 솔져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지만.

‘어떡한다?’

한성은 고민했다.

어떤 방식으로 철옹성을 깨부숴 버릴까.

이미 한성의 머릿속에는 블랙 레이븐 클랜성을 파괴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파괴시킬지 고민하고 있는 것일 뿐.

“역시 화려하게 가는 게 좋겠지?”

성안에 있는 클랜 놈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공성전에서 수비 병력보다 최소 3배는 더 많아야 성을 공략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세계에서의 이야기다.

이곳은 꿈과 모험의 세계, 티르 나 노이다.

농성 중인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고레벨의 실력자들이며, 광역 공격 마법을 날리는 마법사들도 수두룩하게 남아 있었다.

아무리 마스터 솔저들의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섣불리 접근했다간 광역 마법 한 방에 수십 마리 이상이 뼛가루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융합 발동!”

한성은 블루 아이즈 세 마리의 융합을 발동시켰다.

거대한 스켈레톤 드래곤 세 마리 주위로 푸른 마법진이 전개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블루 아이즈 3개체는 융합을 하면서 점점 더 크기가 커져 갔다.

“나와라! 블루 아이즈 얼티메이트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

궁극의 푸른 눈의 흑염불사룡!

칠흑의 뼈를 갑주처럼 입고 전신에 검은 화염을 두른 궁극의 언데드 드래곤.

흑염불사룡이 한성의 눈앞에,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성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게 한번 가 보자고. 가랏! 블루 아이즈! 얼티메이트 트리플 버스터!”

한성의 외침에 흑염불사룡의 세 머리에서 각자 입을 벌렸다.

흑염불사룡의 머리 세 개는 각각 블랙 드래곤, 다크 플레임 드래곤, 다크 메탈 드래곤들이었다.

트리플 헤드를 가진 흑염불사룡은 클랜성을 향해 입을 벌리며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이잉!

트리플 헤드의 입에서 각양각색의 마력들이 모이며 구체를 형성했다.

블랙 드래곤은 푸른빛의 구체를, 다크 플레임 드래곤은 검붉은 화염을, 다크 메탈 드래곤은 검은빛의 구체를 쩍 벌린 입 앞에서 모으고 있었다.

투확! 콰콰콰콰콰!

이윽고 흑염불사룡은 블랙 레이븐 클랜성을 향해 트리플 헤드 브레스를 쏘았다.

세 가지 속성의 브레스는 꽈배기처럼 꼬아지면서 클랜성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콰아아앙!

“오? 버티네?”

한성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창고성에는 없었던 푸른빛의 배리어가 블랙 레이븐 클랜성을 감싸며 나타났기 때문이다.

콰콰콰콰콰!

흑염불사룡의 브레스와 클랜성 배리어 간에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 브레스와 배리어 간에 튀기는 빛으로 주변이 환하게 빛났다.

“엘레오노라, 사라.”

한성은 나직한 목소리로 그녀들을 불렀다.

“네, 마스터.”

“맡겨 두라고!”

그녀들은 한성의 등 뒤에서 대기 중이었다.

물론 그녀들뿐만이 아니라 한성의 주력 소환수들과 세라도 있었다.

엘레오노라와 사라는 자신들을 지목한 한성의 의도를 눈치챘다.

현재 브레스와 배리어는 비등비등한 상황.

여기서 추가 공격이 가해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폭발해라! 파이널 익스플로전!”

“꿰뚫어라! 다크 랜서!”

캐스팅을 마친 사라와 엘레오노라의 마법이 시전되었다.

사라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화염폭발 마법이 클랜성 배리어에 발현되었다.

그리고 엘레오노라는 관통력이 높은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3미터 크기에 달하는 칠흑의 창을 배리어를 향해 날렸다.

콰장창창!

순식간에 클랜성을 감싸던 푸른빛의 방어막은 새하얗게 빛나더니 산산조각으로 깨져 나갔다.

그 직후 흑염불사룡의 브레스가 클랜성의 성문을 강타했다.

콰콰콰콰쾅!

강철로 이루어진 성문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검붉은 폭염이 치솟아 오르고, 폭발로 생긴 먼지가 주변을 집어삼켰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화염이 일렁거리며 성문을 불태웠다.

그리고 잠시 후.

[뚫렸군.]

한성의 등 뒤에서 레이몬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크르르.

라이도 레이몬의 옆에서 전의를 불태웠다.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태세였다.

“아직이야.”

하지만 한성은 그들을 제지했다.

그리고 다크 메탈 골렘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루루를 올려다봤다.

“루루야.”

“넹.”

한성의 부름에 루루는 쪼르르 내려왔다.

그리고 한성의 등에 매달리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깜둥이 좀 빌려야겠다. 방어 버프 좀 걸어 줘.”

“넹. 맡겨 주세영!”

루루는 방어형 애니멀 댄스, 아르마딜로 천산갑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깜둥아. 잘 받아. 방어 방어 비임!”

루루는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양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그러자 루루의 손에서 푸른빛이 다크 메탈 골렘을 직격했다.

쿠오오오오!

그러자 다크 메탈 골렘은 양팔을 들어 올리며 괴성을 내질렀다.

[당신의 소환수 다크 메탈 골렘의 방어력이 +50% 증가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방어력이 높은 다크 메탈 골렘이 더더욱 강화되었다.

루루의 1인 방어 특화 버프 마법, 디펜스 업이 걸린 것이다.

“가자, 깜둥아. 앞장서라.”

쿵쿵.

한성의 명령에 다크 메탈 골렘은 성큼성큼 클랜성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전선에서 공격 대형을 하고 있는 마스터 솔저들 앞에 섰다.

“디펜스 모드.”

[명령 수락. 노멀 모드에서 디펜스 모드로 이행.]

철컥철컥.

순간 다크 메탈 골렘이 변형하기 시작했다.

방어에 특화된 모습으로 체인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페셜 디펜스 모드.

(방어 특화 형태).

이모탈 가디언.

(불멸의 수호자)]

다크 메탈 골렘의 디펜스 모드는 공격에 들어가는 마력 에너지를 방어로 돌린다.

장갑 표면에 마력을 흐르게 만들어 방어력을 높이고, 다크 메탈 주위에 강력한 방어장을 형성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격이 들어올 경우 자동적으로 배리어가 펼쳐진다.

또한, 디펜스 모드로 들어가면 다크 메탈 골렘에게 원거리 공격 데미지 50% 감소라는 기본 패시브 스킬이 붙는다.

거기다 루루에게 방어 특화 버프까지 받은 상황.

“전진해라.”

한성은 디펜스 모드 상태인 다크 메탈 골렘과 마스터 솔저들 중 디펜더들을 앞세우고 클랜성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클랜성에서 온갖 마법들과 화살들, 그리고 다양한 원거리 스킬 공격들이 날아들었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 놈들이 예상대로의 행동을 해 왔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 놓았던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한성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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