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69화 (269/318)

# 269

< 내 언데드 100만 >

제269화  흑염불사룡

“설마 여기서도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가 나올 줄이야.”

한성은 놀란 표정으로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을 바라봤다.

‘역시 월드 히든 미션 때문인가?’

현재 한성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조사하는 월드 히든 미션을 수행 중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성은 비교적 높은 확률로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와 조우했었다.

덕분에 수정구의 조사 진행 상항은 이제 한 개 남았다.

‘이놈을 마지막으로 잡으면 월드 히든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겠군.’

지금까지 만난 수정구들은 다양했다.

괴수화, 광폭화, 대규모 마수 소환, 그리고 이번에는 융합까지.

아무래도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는 여러 가지 효과를 가진 다양한 종류가 있는 모양이었다.

끼에에에에엑!

그때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이 세 개의 머리에서 동시에 괴성을 내질렀다.

“시끄러운 녀석이네.”

한성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보스 몬스터인 얼티밋 패밀리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을 노려봤다.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검붉은 기운과 토끼답지 않게 박력감 넘치는 머리를 가진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

한 가지 확실한 건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이 비슷한 레벨의 보스 몬스터들 중에서는 최상급으로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이윽고 트리플 헤드에 있는 여섯 개의 빛나는 붉은 눈이 한성을 내려다봤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나직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막아.”

“하이하이!”

“디펜디펜!”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저들이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을 향해 달려들었다.

쿵쿵!

트리플 헤드 아이런 래빗은 발을 굴렀다.

그러자 지면이 마구 요동치며 마스터 솔저들을 넘어트렸다.

그 틈을 노리고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은 엄청난 속도로 마스터 솔저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퍼버버버벅!

눈부신 속도로 움직이며 마스터 솔저들을 두들기는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

“누가 토끼 아니랄까 엄청 빠르네.”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의 펀치는 재빨랐다.

‘기습 공격은…… 무리겠지.’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은 머리가 세 개나 된다.

그 때문에 시야각이 굉장히 넓으며, 무슨 소리든 놓치지 않는 거대한 귀도 있어서 기습 공격은 아무래도 힘들었다.

‘정면에서 때려잡을 수밖에 없나?’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지면에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의 시체들과, 잡몹 시체들이 상당수 깔려 있었다.

한성은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져들을 추가적으로 소환했다.

“나와라! 블랙 스켈레톤 스피어맨!”

펑! 펑! 펑!

눈 깜짝할 사이에 스피어맨 백 마리가 나타났다.

“스피스피!”

기존에 있던 스피어맨들과 새롭게 소환된 스피어맨들은 우렁찬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앞으로 나섰다.

드디어 자신들의 차례가 왔다며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스터 솔저가 된 후 전투 본능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스피어맨들은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과의 전투를 기대하며 흑골창을 양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후우우웅.

그런 그들의 발밑으로 한성은 푸른 마법진을 전개시켰다.

“스피스피?”

스피어맨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그 모습에 한성은 차마 스피어맨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슬픈 듯이 한마디 했다.

“미안.”

“……!”

그 말에 스피어맨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했다.

“스피스피(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가).”

“피어피어(우리가 그러면 그렇지 뭐).”

“스피어어어엉(흐어어어엉).”

스피어맨들은 혈기 넘치게 치켜들었던 창들을 내려놓으며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그사이 모든 준비를 끝마친 한성은 마법진을 발동시키며 외쳤다.

“나와라! 블루 아이즈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

키이이잉!

번쩍!

장엄한 BGM이 흐를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푸른 마법진이 눈부신 빛을 뿌렸다.

퍼버버버벙!

순간 푸른 마법진 위에 서 있던 블랙 스켈레톤 스피어맨 서른 마리가 터지면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엔트 울프 서식지에 있던 시체 10구도 함께 사라졌다.

푸른 눈의 검은 해골용의 제물이 된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빛 속에서 푸른 눈을 빛내며 어둠보다 어두운 검은 해골용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직이다! 나와라! 블루 아이즈 다크 플레임 스켈레톤 드래곤!”

퍼버버벙!

이어서 한성은 또 다른 종류의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시켰다.

이번에도 스피어맨 서른 마리와 시체 10구가 사라졌다.

쿠아아아아아!

이윽고 푸른 마법진의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거대한 붉은 눈의 해골 흑염룡.

“마지막이다! 나와라! 블루 아이즈 다크 메탈 스켈레톤 드래곤!”

퍼버버벙!

마지막으로 한성은 또 한 마리의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했다.

스피어맨 서른 마리와 시체 10구가 추가적으로 사라졌다.

“허, 허억…….”

홀로 남은 빌란드는 두 눈을 부릅떴다.

네크로맨서 직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본 드래곤.

그마저도 초월한 50미터 크기의 스켈레톤 드래곤이 무려 세 마리나 현신한 것이다.

끼이이잉?

끼에에?

낑…….

아무리 레벨 250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이라고 해도 눈앞에 나타난 50미터 크기의 드래곤 세 마리 앞에서는 왜소해질 수밖에 없었다.

자기보다 몸이 열 배나 더 큰 드래곤 세 마리가 푸른 눈을 빛내며 공중에 떠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은 기가 죽어 버렸다.

‘역시 스켈레톤 스킬 계열은 마스터가 답이네.’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와 스켈레톤 드래곤 스킬의 숙련도를 마스터 레벨까지 찍자 변화 생겼다.

지금처럼 블루 아이즈 스켈레톤 드래곤을 세 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에 포함되어 있는 데스엠페러의 특전 익스트렉션이었다.

익스트렉션에 저장 가능한 몬스터들의 두개골로 스켈레톤 소환수들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현재 저장된 몬스터들의 두개골은 총 10개였다.

그 덕분에 스켈레톤 솔저들은 이전과 비교도 안될 만큼 강화되었다.

특히 스켈레톤 드래곤은 지금처럼 총 세 마리의 다른 종류의 블루 아이즈 스켈레톤 드래곤들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걸로 아직 끝이 아니지.”

한성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스켈레톤 드래곤의 소환 스킬 숙련도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스킬 포인트를 필요로 했다.

일반적인 스킬의 마스터 레벨 숙련도는 스킬 포인트 10개를 소모한다.

하지만 스켈레톤 드래곤은 마스터 레벨을 찍기 위해 무려 30 스킬 포인트나 필요했던 것이다.

4차 전직을 하면서 추가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를 무려 100개나 더 받았다곤 하지만, 한 스킬에 스킬 포인트 30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스켈레톤 드래곤은 한 방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스킬이니 어쩔 수 없지.’

거기다 네크로맨서 소환 스킬의 정점이자 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본 드래곤을 이끌면서 타고 다니는 네크로맨서의 모습은 너무 멋져 보였으니까.

실제로 네크로맨서 직업의 트레일러 영상 속에 등장하는 본 드래곤을 보고 수많은 플레이어 방문자들이 끔벅 넘어갔다.

정작 초보 기간을 넘기고 네크로맨서로 1차 전직을 한 후에는 욕을 한 바가지씩 쏟아냈었지만 말이다.

초반에 아무 도움 없이 네크로맨서를 혼자 키우는 건 완전 헬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성은 네크로맨서 계열의 히든 직업이다.

그래서 본 드래곤보다도 좀 더 강력한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었다.

실제로 스켈레톤 드래곤은 한성에게 있어 거의 최종 결전 병기와도 같았다.

위기의 상황에서 한 방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강력한 소환수였으니까.

프나코틱에 봉인되어 있는 5대 소환수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블루 아이즈 스켈레톤 드래곤들의 융합 발동!”

“뭐, 뭐라고!”

한성의 외침에 빌란드는 식은땀을 흘리며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스켈레톤 드래곤 세 마리만 해도 정신이 혼미할 정도인데 거기서 융합이라니?

“블루 아이즈가 세 마리 모이면 융합이 가능하거든.”

스켈레톤 드래곤 스킬이 가진 마스터 숙련도의 또 다른 효과.

스켈레톤 드래곤 세 마리가 모이며 융합 커맨더 발동이 가능해진다.

사실 세 마리를 모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제물로 사용되는 마스터 솔저들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솔저 20마리에 시체 10구면 깜용이를 소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스터 숙련도가 되고 나서는 솔저 30마리를 제물로 바쳐야 했다.

번쩍!

순간 블루 아이즈 스켈레톤 드래곤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세 마리의 드래곤들이 융합을 시작한 것이다.

“융합 소환! 블루 아이즈 얼티메이트 다크 플레임 언데드 드래곤!”

궁극의 푸른 눈의 흑염불사룡!

얼마 지나지 않아 검붉은 화염을 몸에 두르고 절대로 죽지 않는 불사의 스켈레톤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기는 이전보다 조금 더 커진 약 80미터 정도.

머리는 세 개로 늘어났으며 몸도 변했다.

이전에는 골격으로만 이루어진 드래곤이었지만, 지금은 실제 살아 있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다만, 불사룡의 전신을 덮고 있는 건 검은 비늘이 아니라 튼튼한 칠흑의 뼈였다.

“그럼.”

움찔!

한성의 시선에 트리플 헤드 아이언 래빗은 주춤 뒤로 물러났다. 눈앞에 거대한 불사룡이 있었으니까.

아무리 아이언 래빗이 강하다고 본질은 토끼였다.

그에 반해 불사룡은 드래곤.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끝을 내 주마! 불사룡! 다크 플레임 테일이다!”

크롸롸롸ㅤㄹㅘㄱ!

육중한 크기의 불사룡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우우웅!

불사룡의 움직임은 거대한 몸에 비해 상당히 민첩했다.

불사룡의 거대한 꼬리가 검붉게 불타오르면서 아이언 래빗을 향해 휘둘러졌다.

콰아아앙!

키에엑!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듯 휘둘러진 불사룡의 꼬리에 직격당한 아이언 래빗이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다크 플레임 드래곤 크로!”

쉬쉭! 쉬쉭!

불사룡의 날카로운 두 앞발이 엑스자로 교차하면서 휘둘러졌다. 그러자 엑스자 모양의 검붉은 화염이 공중에 떠 있는 아이언 래빗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앙!

키익!

드래곤 크로에 적중 당한 아이언 래빗은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더욱 떠올랐다.

“아직이다! 블랙 스켈레톤 비트 전개!”

한성의 외침에 불사룡에게서 검은 뼈로 이루어진 작은 형체들이 떨어져 나왔다.

작다고 해도 한 개 크기가 무려 1미터나 되는 육각형 모양의 비트였다.

육각형 방패와도 닮은 모습이었다.

총 12개의 스켈레톤 비트들은 불사룡의 주위를 호위하듯 움직였다.

그 모습은 마치 행성을 돌고 있는 위성과도 같았다.

“다크 플레임 버스터!”

번쩍!

순간 불사룡의 주위를 돌고 있는 스켈레톤 비트에서 검붉은 화염이 레이저처럼 아이언 래빗을 향해 쏟아져 들어갔다.

키엑!

다크 플레임 블래스터에 적중당한 아이언 래빗은 공중에서 고정됐다.

그와 함께 아이언 래빗의 생명력이 조금씩 깎여 나갔다.

다크 플레임 블래스터는 상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공간에 고정시킴과 동시에 데미지를 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크 플레임 버스터를 발동하면, 다음 공격태세에 들어간다.

키이이이잉!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 불사룡의 머리 앞으로 푸른 마법진이 하나 전개되었다.

거기다 푸른 마법진을 중심으로 보조 마법진들이 화려하게 전개되며 뻗어 나갔다.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는 푸른 꽃을 보는 듯 한 마법진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어마마어마한 마력이 집속되고 있었다.

“지금이다! 말살의 라스트 스타 브레이커!”

마력 에너지가 임계점에 달하는 순간 한성은 불사룡에게 명령을 내렸다.

투확! 슈아아아아악!

이윽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마력집속포가 아이언 래빗을 노리고 공기 중의 수분을 불태우며 날아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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