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68화 (268/318)

# 268

< 내 언데드 100만 >

제268화  보스 몹 레이드

그라비티 홀(Gravity Hole).

4차 전직 후 배울 수 있는 스킬이다.

직경 1미터 크기의 검은 구체를 생성하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끌어당긴다.

그와 함께 지력 비례 데미지를 준다.

하지만 배율이 낮은 편이라 데미지는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한성이 그라비티 홀을 사용한 이유는…….

“우, 우와아아악!”

“뭐, 뭐야?”

“빠, 빨려 들어간다!”

“도와줘!”

그라비티 홀의 효과는 강력한 중력 구체의 힘으로 일정 범위 내의 모든 사물들을 한곳에 묶어두게 만든다.

그리고 숙련도 레벨에 따라 위력과 범위가 달라진다.

숙련도 레벨이 1일 때는 반경 2.5미터다.

그리고 현재 그라비티 홀의 숙련도 레벨은 10.

검은 구체의 크기는 직경 3미터까지 커졌으며, 범위 효과는 반경 7.5미터까지 늘어나 있었다.

휘우우우우웅!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그라비티 홀의 검은 구체를 향해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그중 몇 명은 그라비티 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았다.

몇 팀씩 나뉘어 사냥을 하던 중이라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꽤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 틴달로스.”

크앙!

[넵! 맡겨 주세요, 마스터! >_<]

한성의 외침에 라이와 틴달로스는 빠르게 지면을 달리며 근처에 있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우, 우와아아아악!”

“끄아악!”

라이는 거대한 앞발로, 틴달로스는 한성의 그림자를 쭉 늘려서 거대한 망치로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해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그라비티 홀 안으로 끌려가 하나가 되어 갔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에게 이렇다 할 데미지를 입히지 못한다.

하지만 그라비티 홀에 휘말려 들어가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라비티 홀에는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이, 이게 뭐야?”

“더, 더러워!”

“젠장! 몬스터들 시체들까지 딸려왔잖아!”

그랬다.

그라비티 홀의 검은 구체에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잡몹들의 시체들까지 함께 빨려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끼에에에에엑!

거기다 거대한 덩치의 강철 토끼까지 그라비티 홀에 끌려 들어왔다.

“와, 씨! 미친!”

“아, 안 돼!”

“오, 오지 마!”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기겁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지만 의미 없었다.

쿠우우웅!

거대한 강철 토끼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들이박았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그라비티 홀에서 떨어져 나가려고 했지만 이내 중력권에 붙잡혀서 끌려왔다.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현재 그라비티 홀에는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중력구에 붙잡혀서 강철 토끼의 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네임드 몬스터들과 잡몹들의 시체들까지도.

“시체 소환. 타이탄 아룸.”

거기에 한성은 시체들을 40구 더 추가했다.

거의 100구에 가까운 시체들이 그라비티 홀에 모여 있었다.

“그럼 잘 가라, 망할 블랙 레이븐 놈들아. 콥스 익스플로젼(Corpse Explosion)!”

콰콰콰콰쾅!

어마어마한 폭발이 숲속에서 일어났다.

그라비티 홀에서 붉은 화염이 터져 나오며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과 강철 토끼를 덮쳤다.

뒤이어 시체 폭발의 부가 효과인 보라색 부패가스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폭발 데미지에 이어 부패가스 데미지까지 입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전멸했다.

현재 한성의 시체 폭발의 숙련도 레벨은 마스터였다.

그로 인해 어마어마한 지력 비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다.

거기다 한성의 지력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생명력이 바닥상태인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한성은 시체 폭발 한 방으로 몰살시킨 것이다.

“역시 폭발은 예술이지.”

네크로맨서의 주력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콥스 익스플로전과 본 익스플로전.

그 중에서 한성은 본 익스플로전을 줄곧 사용해왔다.

아무래도 시체 폭발은 쓸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환수들을 소환하려면 기본적으로 시체들이 필요했으니까.

그에 반해 본 익스플로전은 가성비가 좋았다.

얼마든지 소모해도 다시 보충할 수 있는 해골 병사들이 많으니 말이다.

“마, 말도 안 돼…….”

단 한 명의 생존자, 빌란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체 폭발의 엄청난 위력과 그 이후 드러나기 시작하는 폭발의 흔적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끼에에엑.

방금 전 폭발로 클랜원들은 전멸.

하지만 강철 토끼는 생명력이 절반 이하인 상태로 살아남아 있었다.

“저, 전멸이라니…….”

털썩.

빌란드는 넋이 나간 채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한성이 블랙 레이븐 클랜에 있던 시절 이렇게까지 강하지 않았다.

거기다 빌란드가 알고 있는 한성은 이런 네크로맨서가 아니었다.

파이터 계열의 4차 직업 패왕이었으니까.

그런데 근접전투의 딜탱이었던 한성이 어떻게 네크로맨서가 되어버린 것일까?

아니 그냥 일반적인 네크로맨서라면 이렇게까지 강할 리 없었다.

네크로맨서가 후반에 가서 강해진다고 해도 일반적인 직업들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빌란드.”

그때 한성은 빌란드를 나직한 목소리로 불렀다.

“히익!”

빌란드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아직 이 정도로 놀라기에는 이르지. 잘 봐 둬라. 아직 끝이 아니니까.”

그렇게 말한 한성은 전방을 바라봤다.

네임드 몬스터 강철 토끼가 폭심지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강철 토끼는 강철 같은 피부를 가진 탓에 물리공격과 마법공격에 대한 저항력과 방어력이 높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Lv240 강철 토끼의 생명력이 30%가 되었습니다. 특수 스킬 동료를 부르는 소리를 발동합니다.]

끼에에에에엑!

돌연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오르면서 강철 토끼가 특수 스킬을 시전했다.

‘역시 강철 토끼는 성가시다니까. 이래서 한 방에 쓰러트렸어야 했는데…….’

강철 토끼는 방어력이 높아서 상대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문제는 생명력이 일정 이하가 되면 보스 몬스터들처럼 특수 스킬을 사용한다.

대부분 보스 몹들은 광범위 공격 스킬이나 광폭화와 같은 폭주를 한다.

그에 반해 강철 토끼는 동료를 부른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동료를.

키이이잉!

동료를 부르는 소리에 의해 강철 토끼 양쪽에 푸른색과 붉은 색 마법진이 지면에 생겨났다.

소환 마법진이었다.

번쩍!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 각각의 마법진에서 5미터 크기의 토끼 두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네임드 몬스터 강철 토끼의 부모 토끼들이었다.

아이언 파더 래빗은 푸르스름했으며, 아이언 마더 래빗은 불그스름했다.

둘 모두 강철 피부를 가진 토끼들이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보스 몬스터들 등장이군.”

한성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네임드 보스 몬스터, 아이언 래빗 두 마리를 바라봤다.

이래서 강철 토끼는 상대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한 번에 처치하지 못하면 엄마, 아빠 부모 토끼들을 강제소환하기 때문이다.

끼에엑!

끼에! 끼에엑! 끼에에에엑!

퍽! 퍼벅!

강제소환이었기에 부모 토끼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파더 래빗은 강철 토끼의 머리를 몇 번 후려쳤으며, 마더 래빗은 쉴 새 없이 괴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부모 토끼들은 어디 가서 처맞고 다니냐고 묻는 듯한 표정으로 강털 토끼를 바라봤다.

끼에에엥.

그러자 강철 토끼는 우는 듯한 소리를 내며 짧은 앞다리로 한성을 가리켰다.

부모 토끼들의 서슬 퍼런 눈빛이 한성을 향했다.

“흠.”

자식 걱정을 하는 부모의 눈빛에 한성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부모 토끼들의 살기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상황은 좋지 않았다.

240레벨 네임드 몬스터가 250레벨 보스 몬스터를 무려 두 마리나 불러낸 상황이었으니까.

사실 일반적인 200레벨 초중반의 파티라면 강철 토끼를 본 시점에서 도망쳤어야 했다.

‘하지만 내가 도망칠 이유는 없지.’

한성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부모 토끼들의 보상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 토끼가 나타나는 건 이미 예상범위 내였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기 전부터 강철 토끼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공유되고 있었으니까.

“준비해.”

“하이하이.”

한성의 말에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저들이 전투 태세를 취했다.

해골 병사들을 데리고 나타난 건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에게 위세를 보이기 위함도 있었지만,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었다.

“그럼…….”

한성은 강철 토끼들을 향해 달려들 태세를 취했다.

그 순간,

쿨럭! 쿨럭!

돌연 강철 토끼가 사례라도 걸린 것처럼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파더 래빗이 움직였다.

강철 토끼의 배에 짧은 앞발을 찔러 넣은 것이다.

퍼억! 꾸웨에에엑!

배를 맞은 강철 토끼는 토악질을 하며 괴성을 질렀다.

“설마?”

그 모습을 한성은 불안한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하늘 섬 대륙의 추가와 함께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고 나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있은 후 설마가 사람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

툭.

토악질을 하던 강철 토끼의 입에서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수정구가 튀어나왔다.

[강철 토끼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토했습니다.]

“또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냐!”

설마 강철 토끼의 배 속에 수정구가 있었을 줄이야!

[마녀의 숲에서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가 발견되었습니다. 월드 히든 미션을 갱신합니다.]

강철 토끼의 배 속에 있던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가 밖으로 드러나자 한성이 수행 중이던 월드 히든 미션이 갱신되었다.

그와 동시에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에서 불길한 붉은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의 효과, 융합이 발동합니다.]

“유, 융합이라고?!”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닌 게 아니라 붉은 빛이 터져 나오고 있는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중심으로 강철 토끼와 부모 토끼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었다.

“그렇게는 안 되지!”

자고로 변신이나 합체 중에는 기다려 주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한성에게 그런 건 없었다.

“다크 플레임 익스플로전!”

4차 전직 후 새롭게 배운 공격 스킬이 시전되었다.

상대에게 어둠의 화염 폭발을 일으키는 스킬이다.

거기에 일정 시간 동안 상당한 화염 데미지까지 입힌다.

네크로맨서 공격 마법 중에서도 상위에 속한다.

하지만.

[융합 중에는 공격을 할 수 없습니다. 다크 플레임 익스플로전이 캔슬됩니다.]

“쳇.”

눈앞에 떠오르는 안내 메시지에 한성은 혀를 찼다.

역시나 변신 중이나 합체 중에는 공격을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강철 토끼 가족들은 합체를 끝마쳤다.

전신에서 불길한 검붉은 기운을 흘리며 약 5미터 크기의 머리 세 개가 달린 강철 토끼가 한성의 눈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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