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67화 (267/318)

# 267

< 내 언데드 100만 >

제267화  새로운 스킬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과 네임드 몬스터들의 전투는 치열했다.

쿠허어어엉!

이 구역의 미친 곰인 크레이지 킹 베어가 흉폭한 괴성을 터트리며 돌진해왔다.

“피, 피해라!”

“벌써 돌진기 쿨이 다 돈 거야?”

“아, 나 돌겠네.”

미친 곰의 전매특허 기술.

크레이지 대쉬.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돌진해오는 기본적인 공격 스킬이다.

단순한 공격이지만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미친 곰이 돌진해 오면 그저 피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쿵쿵쿵쿵쿵! 콰콰콰콰쾅!

크레이지 대쉬를 시전한 킹 베어는 앞을 가로막는 나무들까지 쓰러뜨렸다.

“미친.”

“저걸 무슨 수로 막어?”

만약 탱커들이 방어 스킬을 믿고 버텼다면 볼링공에 맞아 튕겨나가는 볼링핀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스트라이크한 일격.

끅끅. 끄끄꾹.

그때 옆에서 강철 토끼가 울음소리를 흘리며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내려 봤다.

크레이지 킹 베어 또한 5미터 크기이건만 강철 토끼는 무려 두 배나 컸다.

사실상 네임드 몬스터들의 톱이다.

“공격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부 쓰러트려야 돼!”

그래도 이곳에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나름 베테랑들이었다.

적어도 레벨이 200은 넘긴 자들이었으니까.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과 네임드 몬스터들의 데미지는 서로 누적되어 갔다.

잡몹들도 상당수 쓰러진 상황.

클랜원들도 일부 사상자가 나왔다.

하지만 부활의 깃털이나 혹은 부활 마법으로 되살리면서 어떻게든 전투를 이어 갔다.

‘이대로는 위험하겠는데. 지원은 언제 오는 거야?’

네임드 몬스터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판단한 빌란드는 클랜원들을 다독여서 전투에 들어갔다.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에서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틸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절반 이상이 죽어나갈 터.

‘대체 어떻게 해야…….’

“본 스피어!”

그때 빌란드의 귀에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반색한 빌란드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봤다.

“왜 이렇게 늦었어. 기다리다가 죽는 줄 알…….”

블랙 레이븐 클랜에서 지원이 온 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린 빌란드는 말꼬리를 흐렸다.

“하이하이?”

“스피스피?”

“레인레인?”

숲속 저 너머에서 시커먼 어둠의 군단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발, 저건 또 뭐야?”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으며 빌란드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막타는 내가 가져간다.”

“헉!”

귓가에서 속삭이듯 들려오는 목소리에 빌란드는 화들짝 놀라며 옆으로 물러났다.

스스슥.

빌란드의 옆으로 스텔스 망토의 투명 스킬을 쓰고 있던 한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 너는……?”

“오랜만이다? 빌란드, 개놈의 자식아.”

“미, 미친 개 트레인!”

“닥쳐! 레이몬보다도 못한 놈아!”

퍼억!

한성은 아크스태프로 빌란드의 턱을 시원하게 쳐 올렸다.

“꺼흑!”

불의의 일격을 맞은 빌란드는 한 방에 나뒹굴었다.

한성은 그런 빌란드를 차가운 눈으로 노려봤다.

한성이 블랙 레이븐 클랜에 있을 시절, 빌란드는 제1공격대 대원들 중 하나였다.

한성이 믿고 있던 부하들 중 하나였지만, 발토르와 한통속이 되어 뒤통수를 후려쳤었다.

용서하지 못할 인간들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1공격대 녀석들이랑 추적대 놈들은 쓴맛 좀 봐야지.’

1공격대는 한성이 믿었던 부하들이었고, 추적대 놈들은 한성을 한계까지 몰아가는데 일조한 놈들이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손을 봐줘야 할 부류였다.

“뭐, 뭐야!”

“저, 저놈은!”

“설마?”

빌란드가 쓰러지고 나서야 주변에 있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한성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들 중에는 한성을 알아보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자들도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네? 신입들인가?”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에 있을 당시에 보지 못했던 클랜원들을 씁쓸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거 참. 처음 보는 애들한테는 미안하게 됐네. 그러게 왜 블랙 레이븐 클랜 따위에 들어가서는.”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미리 소환해 두었던 블랙 본 스피어 5개를 머리 위로 불렀다.

한성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3미터 길이의 거대한 본 스피어들.

“본 리터레이션.”

이어서 한성은 본 스피어들을 복제해서 총 10개까지 만들어냈다.

“이, 이 자식!”

“설마 MPK를 한 게 네놈이냐!”

“감히 건방지게 우리들을 건드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정황상 지금 상황을 만들어 낸 게 한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죽일 것 같은 표정으로 한성을 노려봤다.

하지만 그뿐.

머리 위에 본 스피어 10개를 만들어서 돌리고 있는 한성을 클랜원들은 그저 욕설을 내뱉으며 구경밖에 할 수 없었다.

네임드 몬스터들에게서 손을 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 한 명이라도 손을 떼며 순식간에 방어선이 무너지고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거기다 이미 빌란드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손을 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막타는 내가 잘 먹을게.”

“뭐, 뭣?”

“대체 무슨 짓을…….”

네임드 몬스터들을 상대하면서 힐끔힐끔 한성을 바라보던 클랜원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순간,

쌔애액.

한성의 머리 위에서 돌고 있던 본 스피어들이 네임드 몬스터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푸푸푸푹!

총 10개의 본 스피어들이 네임드 몬스터 세 마리에게 박혀 들어갔다.

끼에엑!

크아앙!

꾸어엉!

킹 센티피드, 트리플 헤드 울프, 크레이지 킹 베어는 괴성을 내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상대하면서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상태였다.

전신에 상처를 입은 탓에 방어력도 꽤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블랙 본 스피어들이 냅다 날아와 박힌 것이다.

‘강철 토끼는 아직 무리지.’

하지만 네임드 몬스터들의 대장격인 강철 토끼는 본 스피어로 데미지를 주기 힘들었다.

피부가 강철로 되어 있어서 물리 방어력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공격해 봤자 다른 네임드 몬스터들처럼 본 스피어가 박히지 않았다.

“본 익스플로전! 다크 봄버!”

콰콰콰콰쾅!

네임드 몬스터들에게 박혀 있는 본 스피어들이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확실하게 마무리를 가하기 위해서 한성은 검은 구체까지 날려 보냈다.

본 익스플로전의 파편이 클레이모어처럼 사방으로 터져나가면서 네임드 몬스터들에게 피해를 줬다.

거기에 이어 다크 봄버까지 가세해서 폭발하자 네임드 몬스터들은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었다.

[축하합니다. Lv240 킹 센티피드를 처치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Lv240 트리플 헤드 울프를…….]

그 결과 한성의 시야에 강철 토끼를 제외한 네임드 몬스터들을 처치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와 함께 온갖 보상이 3배로 한성에게 지급되었다.

“어, 어?”

“야, 이 빌어먹을 자식아!”

“왜 막타를 치고 지랄이야!”

“악랄한 자식!”

하나둘 동료들이 희생하면서 겨우겨우 네임드 몬스터들의 생명력을 바닥까지 만들었다.

이제 조금만 더 공격하면 잡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난데없이 한성에게 막타를 뺏기면서 경험치와 아이템을 뺏기고 만 것이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MPK도 모자라서 막타까지 처먹다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그들은 분개한 표정으로 한성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들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그들의 말에 한성은 코웃음을 쳤다.

“지랄들 하고 있네. 먼저 시작한 게 누군데. 나라고 좋아서 이런 짓하는 줄 아냐? 네놈들이 먼저 날 배신하고 시작한 거야. 날 엿 먹였으면 당연히 빅 엿 먹을 각오는 하고 있어야지. 안 그러냐? 빌란드?”

“다, 닥쳐! 이 미친 개 자식아!”

아크스태프로 아래턱을 신명나게 얻어맞은 빌란드는 한성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블랙 레이븐 클랜을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이런 짓을 하는 거냐!”

“어차피 그냥 넘어갈 생각도 없으면서. 내가 알아보니까 아직도 카슈발 놈들이 날 찾고 있던데?”

“그, 그건…….”

순간 빌란드는 말문이 막혔다.

그 말대로였다.

한성이 블랙 레이븐 클랜을 건드리든 말든 상관없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에서는 한성을 가만 놔둘 생각이 없었으니까.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지금은 하늘 섬 공략으로 제재가 느슨해져 있을 뿐이지, 여유가 생기면 본격적으로 한성을 찾아 숙청하려고 들 터였다.

하지만 카슈발 녀석들은 그 시간도 참지 못할 정도로 성질이 급했다.

그래서 계속 한성을 찾기 위해 중앙 대륙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

그때 강철 토끼가 길게 포효성을 내질렀다.

“이야기할 시간도 안 주는구만.”

홀로 남은 강철 토끼는 붉은 눈을 빛내며 한성과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노려봤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직 남아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의 반수가 강철 토끼를 상대로 시간을 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빌란드는 한성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렇게 된 이상 살아서 나갈 생각은 버려라! 저 녀석과 함께 없애 주마!”

“지랄한다.

한성은 빌란드를 노려보며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빌란드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도 마찬가지.

“네놈 혼자서 뭘 하겠다고.”

“우릴 우습게 보는 것이냐!”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한성의 말에 발끈하며 소리쳤다.

지금 한성은 혼자였다.

그에 반해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빌란드를 포함한 약 열 대여섯 명 정도 살아남아 있었다.

물론 생명력이 깎여 있고 지쳐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220레벨이 넘었으면 파티 2개를 돌리고도 남을 정도로 인원수가 많았다.

한성 하나 정도는 충분히 때려잡을 수 있었다

만약 네임드 몬스터들이 살아 있었다면 한성을 상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네임드 몬스터들의 공격도 버텨내야 했으니까.

하지만 이제 강철 토끼 한 마리와 얼마 되지 않는 잡몹들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조금 여유로워진 것이다.

“망할 놈! 다시는 게임을 못 하게 해 주지.”

“감히 우리를 건드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중에서 한성이 나가고 그 이후에 들어온 녀석들은 살기등등한 기세로 노려보며 말했다.

“역시 끼리끼리 논다고 네놈들도 똑같다?”

‘하긴 제정신인 놈들이었으면 블랙 레이븐 클랜에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겠지.’

헨리의 이야기나, 네리아의 정보에 의하면 한성이 배신당한 이후 블랙 레이븐 클랜은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눈앞에 있는 신입 녀석들은 블랙 레이븐 클랜에 들어간 간 것이다.

게임을 접게 해 주겠다는 신입 클랜원들의 말에 한성은 일말의 미안한 감정을 접었다.

“그럼 이제 끝을 보자고.”

딱!

한성은 손가락을 마주쳤다.

저벅저벅.

그러자 거대한 나무 그늘 속에서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헛!”

“뭐, 뭐야?”

“어디서 저런 녀석들이…….”

한성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블랙 스켈레톤 마스터 솔저들.

족히 백 마리는 넘어갔다.

수많은 언데드 소환수들 앞에서 한성은 작은 미소를 지으며 4차 직업 데스 엠페러의 새로운 스킬을 시전 했다.

“날 건드렸다는 사실을 후회하며 죽어라. 그라비티 홀(Gravity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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