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57화 (257/318)

# 257

< 내 언데드 100만 >

제257화  영주성

제물로 바친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과 시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한성의 앞으로 거대한 푸른빛의 마법진이 나타났다.

즈즈즈증.

얼마 후, 마법진에서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주성의 입구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나타난 푸른 눈의 검은 해골용.

크아아아아아아!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은 푸른 눈을 빛내며 길게 포효했다.

“두 번째 보는 거지만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의 거대한 위용에 마리사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50미터 크기의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이 움직일 때마다 대지가 흔들리고 공기가 요동쳤으니까.

“우리 깜용이 대단해영?”

그때 마녀 복장을 한 루루가 마리사의 다리에 찰싹 달라붙으며 말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루루의 붉은 눈이 마리사를 올려다본다.

그 모습에 마리사는 살며시 웃으며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래. 대단하네. 하지만 루루는 귀엽단다.”

“헤헷.”

마리사의 말에 루루는 귀여운 미소로 화답했다.

“하지만 루루는 마스터거에영. 죄송합니당~”

루루는 마리사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그 귀여운 모습에 마리사는 자제심을 잃고 말았다.

“이리오렴. 우리 루루야.”

마리사는 허리를 숙이고 있는 루루를 그대로 들어 올리고 품속에 안았다.

“루루는 어쩜 이렇게 귀엽니?”

루루의 매력에 넘어간 마리사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우우웅!”

마리사의 풍요로운 대지의 여신 같은 가슴에 얼굴이 묻힌 루루는 아등바등 거렸다.

“루루는 언니 거 하지 않을래?”

“아, 안 되영. 루루는 마스터 거예영!”

“정말 안 돼?”

“안 돼영!”

루루는 단호하게 말하며 보라색 뿔로 마리사를 찔렀다.

“아, 아파. 루루야.”

결국 가슴을 찔린 마리사는 루루를 품에서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마리사의 품속에서 뛰어내린 루루는 애니멀 댄스의 자체를 취했다.

“크왕! 크왕!”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광폭한 북극곰을 추기 시작합니다. 상대의 어그로가 상승하고 이동 속도가 감소합니다.]

루루가 북극곰 춤을 추기 시작하자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북극곰 춤은 한성이 200레벨을 넘기고 4차 전직을 한 후 새롭게 생겨난 어그로 스킬이었다.

기존의 어그로 스킬이었던 일반 곰춤보다 루루의 귀여움이 배로 증가했다.

그렇게 뒤편에서 루루와 마리사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한성은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으로 영주성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이다!”

크아아아아아!

한성의 외침에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은 입을 벌렸다.

키이이잉!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의 벌어진 입 앞에서 푸른빛의 마력이 집속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른빛의 마력이 집속되고 있는 푸른 구체 앞으로 위력을 증폭시켜 주는 부스터 마법진이 전개되었다.

“파이어!”

투확! 슈와아아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이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주성을 향하여 일직선으로 쏘아졌다.

목표는 성문이다.

단숨에 성문을 찢어발기고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은 성문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순간!

슈왁!

밤의 장막 같은 어둠이 성문을 감쌌다.

그 직후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의 푸른빛과 어둠의 막이 충돌했다.

콰지지지지직!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은 어둠의 막을 긁으며 위쪽으로 뻗어나갔다.

그 와중에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의 푸른빛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콰콰콰콰콰쾅!

비산한 푸른빛은 영주성 전체로 뿌려지며 작은 폭발을 수차례 일으켰다.

“…….”

그 모습을 본 한성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얼핏 보면 영주성에게 큰 데미지를 입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목표였던 성문은 굳건했다.

“대체 누가…….”

가늘게 뜬 눈으로 한성은 영주성을 바라봤다.

하얀 달빛 아래에 고고하게 서 있는 영주성은 잘 보이지 않았다.

어둠의 막이 커튼을 친 것처럼 영주성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만한 규모의 방어 마법이라니. 역시 마인 놈들의 짓인가?’

영주성 전체를 감싸고 있는 어두운 막은 아말감의 흑마법사들이 시전하기에는 규모가 컸다.

분명 마인 놈들이 뒤에 있을 터였다.

“헐, 대박.”

“말도 안 돼.”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의 일격을 막아낸 어둠의 장막을 바라보며 마나와 카나는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다음은 나야.”

그때 세이란이 앞으로 나섰다.

크르르르?

그러자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이 가소롭다는 듯이 세이란을 내려다봤다.

자신의 공격이 막혔는데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눈빛으로.

“뭐야? 나랑 해보겠다는 거야?”

도발적인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의 눈빛에 세이란은 쌍심지를 켰다.

세이란의 투지에 발맞추며 사상무장병기, 성검 엑스칼리버에서 은은한 황금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깜용아, 그만해. 너 그러다 뼈가 아작 날 수 있어. 쟤는 건드리지마.”

크륵?

그 말에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은 화들짝 놀라며 세이란을 바라봤다.

눈앞에 있는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인간이 자신의 소중한 뼈를 아작 낼 수 있다니!

크르르릉.

쿠궁쿠궁.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은 뒤로 슬쩍 물러났다.

어쨌든 마스터인 한성이 건드리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으니까.

‘뭐, 지금은 아무리 깜용이라고 해도 세이란한테는 못 이기겠지.’

괜히 세이란이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어가고, 검성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그만큼 레벨도 높고, 장비도 최고였다.

당장 무기만 봐도 신화급인 사상무장병기이지 않은가?

지금의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으로서는 이길 수 없었다.

아직 레벨이 되지 않으니까.

“그럼 가 볼까?”

세이란은 경쾌한 목소리를 내며 발검 자세를 취했다.

아크 발키리(Ark Valkyrie).

퍼스트 소드 스킬(First Sword Skill).

버스터 블레이드(Buster Blade).

번쩍!

순간 성검 엑스칼리버에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위대한 황금의 검에서 뻗어 나온 빛이 채찍처럼 날카롭게 휘면서 영주성을 감싸고 있는 어둠의 장막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앙!

“아직이다!”

최초의 일격은 그저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엑스칼리버를 뽑아든 세이란은 계속해서 영주성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럴 때마다 날카로운 황금빛이 채찍처럼 휘면서 어둠의 장막을 강타했다.

그리고 강타당한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날카로운 일격에 이은 폭발 데미지.

하지만 영주성을 지키고 있는 어둠의 장막을 없애기에는 약간 부족했다.

‘방어력 진짜 사기네.’

푸른 눈의 검은 해골용에 이어 세이란의 공격에도 어둠의 장막은 없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처음보다는 많이 옅어져 있는 상황.

“엘레오노라! 사라!”

한성은 자칭 리치킹인 마녀 엘레오노라와 폭열 마법의 대가 사라를 불렀다.

세이란 일행들뿐만이 아니라 사라와 세라도 한성과 함께 있었다.

말도 없이 이리아를 데리고 영주성으로 가려고 한 속죄로 한성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현재 이리아는 후방에서 카먼스 도시의 미스릴 지부 조직원들과 함께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한성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틴달로스의 분신을 이리아에게 몰래 붙여 놓았다.

“엘레멘탈 다크 블래스터!”

“하이드로겐 익스플로전(Hydrogen Explosion)!”

한성의 외침에 엘레오노라와 사라는 각자 공격력이 강한 광역 마법을 시전했다.

공중에 떠올라 있는 엘레오노라의 앞으로 푸른빛의 마법진이 전개되면서 검은빛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어둠의 엘레멘탈 에너지가 집속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상에 있는 사라의 머리 위에는 하얗게 백열하고 있는 거대한 구체 하나가 떠 있었다.

번쩍!

이윽고 어둠의 장막을 향해 엘레오노라의 엘레멘탈 다크 블래스터가 날아들었다. 검은 구체에서 검은 빛이 어둠의 장막을 향해 쏘아진 것이다.

슈와아아아악!

뒤이어 사라의 하이드로겐 익스플로전이 어둠의 장막을 향해 날아갔다.

백열하는 거대한 하얀 빛의 구체가 공기 중의 수분을 증발시키며 빠른 속도로 쏘아졌다.

콰콰콰콰콰쾅!

엘레멘탈 다크 블래스터와 하이드로겐 익스플로전이 어둠의 장막과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지면이 흔들리고, 대기가 요동쳤다.

하얀빛과 검은빛이 서로 섞이며 춤을 추었으며, 충격파가 주변을 집어삼켰다.

폭발의 여파는 한성이 있는 장소까지 덮쳤다.

그 때문에 한성 일행들은 몸을 숙이며 폭발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어느 정도 주변 상황이 잠잠해졌다.

한성은 고개를 들고 영주성을 바라봤다.

“헐. 어마어마하네.”

영주성을 바라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둠의 장막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으며, 성문까지 뻥 뚫려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성문 주변의 일부 성벽들까지 완전히 박살 나 있었다.

‘이런 폭탄 마녀들 같으니.’

한성은 질린 눈빛으로 엘레오노라와 사라를 바라봤다.

확실히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과 세이란의 공격으로 어둠의 장막이 약화되어 있긴 했었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영주성을 파괴시켜 버릴 줄이야.

“마스터. 해냈어요.”

엘레오노라는 상공에서 내려오며 작은 미소와 반짝이는 눈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마치 루루와 틴달로스가 한성을 보며 짓는 표정과 닮아 있었다.

“자, 잘했어.”

한성은 그녀를 칭찬했다.

그러자 엘레오노라는 한성을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마스터. 보상은 없나요?”

엘레오노라는 한성의 앞에서 상체를 숙이며 슬쩍 올려다봤다. 어딘가 뾰루퉁한 표정이다.

한성은 더더욱 그녀가 루루와 틴달로스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 나중에 줄게. 지금은 이걸로 참아줘.”

결국 한성은 엘레오노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으로 보상을 뒤로 미뤘다.

“네~”

한성의 말에 엘레오노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엘레오노라의 뒤에 있던 사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인! 나는?”

여전히 사라는 벌칙 중이었다.

몸매가 다 드러나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있는 그녀는 기대감이 깃든 표정으로 고양이 귀를 펄럭이며 한성을 바라봤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안 주려고 했었지만. 그래도 나름 한 건 실적을 올렸으니 합당한 댓가는 줘야겠지. 그리고 역시 전장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다니는 건 위험하니까 말이야.”

한성은 인벤토리에서 적당한 장비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사라를 향해 인형 옷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입어라.”

“……?”

한성이 내밀고 있는 인형 옷을 본 사라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 이걸 지금 나보고 입으라고?”

“응.”

사라의 반문에 한성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무리 머릿속이 폭열 마법으로 가득 차 있는 사라라고 해도 눈앞에 있는 인형 옷만큼은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본능적으로.

왜냐하면 한성이 꺼낸 인형 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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