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9
< 내 언데드 100만 >
제249화 암흑거인의 최후
콰콰콰콰콰쾅!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본 스피어들이 암흑거인의 몸 안에서 폭발하면서 방어 무시 데미지를 입혔다.
크아아아아아아!
쿠구구궁.
한순간 큰 데미지를 입은 암흑거인은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한성을 향해 공격하려던 창처럼 생긴 검은 물체도 사라져 버렸다.
“와, 세다.”
“네크로맨서가 이렇게 좋았나…….”
한성의 전투 스타일을 본 마나와 카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들도 안다.
네크로맨서가 어떤 직업인지.
초반에는 키우기가 욕 나오게 힘들고, 그나마 200레벨이 되고 4차 전직을 하고나서야 진가가 드러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성만큼 강해진다고 볼 수 없었다.
그럭저럭 다른 직업들과 비슷한 정도였으니까.
‘아직이야.’
본 스피어의 방어 무시 폭발 데미지는 상당하다.
하지만 광폭화에 이어 폭주 상태인 암흑거인을 한 방에 보내버리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딜러분들은 공격 준비하세요. 프리스트님은 생명력 컨트롤 좀 부탁합니다.”
한성의 말에 파티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와 카나는 데미지가 큰 스킬과 마법을 쓰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마리사는 하얀 사제 지팡이를 움켜쥐며 생명력 회복 마법을 준비했다.
“나는?”
그때 세이란이 한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한성은 암흑거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놈 막아야지. 한타 시작하기 전에 몸빵 좀.”
“아니, 왜 나만…….”
“탱커잖아.”
“근접 딜도 된다고!”
“그럼 둘 다 하던가.”
“…….”
혹 떼려다 하나 더 붙인 꼴이 된 세이란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한성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크아아아아아!
그때 암흑거인이 괴성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아직 남아 있는 암흑거인의 생명력은 약 10%가 넘는 정도.
“가자, 깜용아!”
한성은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을 불렀다.
크아아아앙!
푸른 눈의 흑골룡은 한성의 부름에 화답하며 날아올랐다.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
즈즈즈증.
한성의 머리 위를 날고 있는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의 앞으로 푸른빛의 마법진이 전개되었다.
키이이잉!
벌어진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 입에서 마력이 집속되기 시작한다.
푸른빛의 마력 구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져갔다.
크워어어어어어!
그사이 완전히 정신을 차린 암흑거인이 거대한 워해머를 치켜들고 달려왔다.
“세이란!”
그 모습을 본 한성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알고 있다고!”
스팟!
한성의 등 뒤에서 황금빛이 스쳐 지나갔다.
세이란이었다.
신체능력을 강화시키는 아크 발키리의 전용스킬을 사용한 세이란은 전신에서 황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금빛 잔상을 남기며 달려든 세이란은 암흑거인 앞에 당도했다.
“소드 배리어!”
번쩍!
위대한 황금의 검, 엑스칼리버가 폭풍처럼 휘둘러진다.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엑스칼리버가 휘둘러지며 금빛 잔상이 세이란을 덮었다.
마치 금빛의 막이 세이란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세이란의 금빛 소드 배리어에 암흑거인의 워해머가 내려쳐졌다.
콰아아아앙!
“크윽!”
20미터 크기의 거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대한 일격에 세이란의 발이 지면 속으로 푹 박혀 들어갔다.
후우우웅!
어디 그뿐인가?
암흑거인은 재차 공격할 생각인지 워해머를 다시 치켜들었다.
“아직 멀었어?”
그 모습을 본 세이란은 고개를 뒤로 돌리며 소리쳤다.
방금 전 일격을 어찌어찌 막긴 했지만 데미지가 꽤 들어왔기 때문이다.
파앗!
순간 세이란의 몸에서 하얀 빛이 터졌다.
마리사의 회복 마법이 날아온 것이다.
쐐애액!
그와 동시에 워해머가 공기를 찢으며 내려쳐져왔다.
파지지직!
그런데 어째 워해머의 상태가 위험해 보였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붉은 스파크가 튀고 있었으니까.
거기다 내려쳐지는 속도도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빨랐다.
자신의 공격이 한 차례 막히자 암흑거인이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이거 위험…….’
틀림없었다.
지금 공격은 틀림없는 광역 공격 스킬이었다.
[경고! 암흑거인이 광역 공격 스킬을 시전합니다.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뒤늦게 세이란을 비롯한 파티원들에게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메시지를 확인한 세이란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자신이 버티지 못하면 뒤에 있는 파티원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결정을 내린 세이란은 재빨리 방어 스킬을 펼쳤다.
“윙 실드!”
순간 세이란의 등에서 아름다운 황금빛 날개 네 장이 펼쳐져 나왔다. 이윽고 금빛 날개는 세이란을 견고하게 감쌌다.
‘이걸로는 부족해!’
하지만 세이란은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윙 실드로는 버틸 수 없다고.
“라이트닝 드라이브! 데스사이즈 모드!”
그때 세이란의 등 뒤에서 한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트닝 드라이브를 시전한 한성은 내려쳐지는 워해머를 향해 뛰어올랐다.
‘미리 대비를 해 두어서 다행이었네.’
암흑거인이 세이란을 재차 공격하려고 할 때 도와주려고 다가가고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암흑거인이 광역 공격 스킬을 쓰는 게 아닌가?
그 때문에 한성은 라이트닝 드라이브를 시전하면서 아크스태프를 데스사이즈 모드로 변형시키며 암흑거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슈가각! 슈가가가각!
데스사이즈의 마력 칼날은 상대에게 물리 데미지와 마법 데미지를 동시에 준다.
또한 절삭력도 높여 주기에 베지 못하는 게 거의 없었다.
그 덕분에 한성은 에어 스텝으로 허공을 박차며 암흑거인의 팔을 데스사이즈로 베어 냈다.
하지만 워낙 암흑거인의 공격이 빨랐기 때문에 광역 공격 스킬을 멈추지 못했다.
콰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굉음이 몬테르디 초원에서 울려 퍼지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타닥.
‘아슬아슬했어.’
암흑거인의 등 뒤에 착지한 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돌아봤다.
비록 광역 공격 스킬을 멈추지는 못했지만 워해머의 궤도를 어긋나게 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끝이다.”
그 한마디를 남긴 한성은 암흑거인의 등 뒤에서 벗어났다.
그 직후.
“샤이닝 레이!”
“헬 파이어!”
마나와 카나의 공격이 암흑거인을 향해 쏟아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투확! 슈와아아악!
그녀들의 공격에 이어서 지금까지 계속 마력을 집속시키고 있던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도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을 날렸다.
하얀빛과 푸른빛, 그리고 검붉은 화염이 나선으로 합쳐지면서 암흑거인을 향해 쇄도 했다.
콰콰콰콰콰콰쾅!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대기가 흔들리고 지면이 들썩인다.
거기다 폭발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얗게 터져 나오는 섬광과 화염을 피해 한성은 자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건 파티원들도 마찬가지.
암흑거인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폭발은 주변에 있던 좀비들까지 집어삼켰다.
거의 반경 100미터는 초토화가 되다시피 했다.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뿐만이 아니라 마나와 카나의 공격 스킬로 인한 시너지 효과 덕분이었다.
쿠구구구구궁.
이윽고 폭발이 잦아들면서 진동이 멈췄다.
전투 장소에서 멀찍이 물러났던 한성은 폭심지를 바라봤다.
“헐.”
암흑거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고, 거대한 크레이터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Lv200 안드로말리우스의 암흑거인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200000 골드와 암흑거인의 정수, 그리고 Lv200 레전드 보물 상자를 지급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월드 히든 미션 안드로말리우스의 암흑거인을 처치하라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Lv200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월드 히든 미션 마인의 음모가 갱신됩니다.]
‘역시.’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암흑거인의 정수와 200레벨 레전드 보물 상자를 보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승 특전 효과에 의해 3개씩 받았다.
“앗, 대박이다!”
“200레벨 유니크 보물 상자라니!”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마나와 카나가 환호성을 질렀다.
보통 던전이나 필드에서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대부분 레어 등급의 보상을 준다.
하지만 그녀들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암흑거인을 잡으면서 유니크 보물 상자를 받은 모양이었다.
‘난 암흑거인 정수랑 레전드 보물 상자 받았는데.’
유니크 보물 상자를 받고 기뻐하는 마나와 카나를 바라보며 한성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암흑거인의 정수]
타입: 수정구.
레벨: 200.
등급: 유니크.
옵션: 근력 +100.
내구도: 1500/1500.
설명: 암흑거인이 남기고 간 수정구.
암흑거인의 강력한 근력이 깃들어 있다.
장비제작을 할 때 조합할 수 있으며, 근력을 어마어마하게 상승시켜 준다.
한성이 지급 받은 암흑거인의 정수는 근력을 증가시켜 주는 장비 조합 아이템이었다.
그것도 무려 근력을 100씩이나!
‘대박이다.’
한성은 속으로 만족스럽게 웃었다.
등급만 유니크지 실제 성능은 레전드에 가까웠으니까.
‘흠. 조만간 무기용 건틀렛을 구해야 하는데…….’
광산도시에서 한성은 헨리에게 레전드 등급의 방어구 세트를 받았다.
하지만 건틀렛은 주문하지 않았었다.
방어구 세트를 제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그리고 한성이 필요한 건틀렛은 방어구용이 아닌 무기용이었다. 무기용 건틀렛은 제작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린다.
‘나중에 내 전용 건틀렛을 제작할 때 조합 아이템으로 쓰는 게 나으려나?’
암흑거인의 정수는 팔아도 이득이고, 나중에 무기용 건틀렛을 제작할 때 조합해도 이득이었다.
또한, 현재 한성은 초진동 매직 안티 디바이스 젬 스톤과 블러드 드레인 젬 스톤을 가지고 있었다.
그 전에 가지고 있었던 플래시 골렘의 생명력 정수처럼 비교적 레벨이 낮은 조합용 아이템들은 전부 경매장에 보내 처분했다. 특히 방어구 조합용 아이템들 위주로 말이다.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의 음모]
진행사항(1): 진행사항(1): 중앙대륙에 존재하는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 조사하기(2/10).
진행사항(1) 완료보상: 20000 골드. Lv200 유니크 보물 상자. 다음 월드 히든 미션 갱신.
다음으로 월드 히든 미션을 확인하자 수정구 조사 진행사항이 진척되어 있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암흑거인을 처치한 덕분이었다.
암흑거인이 쓰러지고 난 후, 아직 남아 있던 구울 몇 마리들과 좀비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느려졌다.
그전에는 진짜 미친놈들처럼 재빠르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의욕이 없는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탕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럼 이제 남은 건…….’
한성은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한성이 이곳까지 오게 만든 사라와 세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