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46화 (246/318)

# 246

< 내 언데드 100만 >

제246화  암흑거인 레이드

콰아아앙!

어둠을 가르며 날아온 금빛 궤적이 암흑거인을 강타했다.

쿠오오오오오!

쿠궁쿠궁.

금빛 궤적에 적중 당한 암흑거인은 괴성을 지르며 뒤로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대체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한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금빛 궤적이 날아온 장소를 바라봤다.

“어?”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 처음 보는 네 명의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지? 왜 이런 곳에 여자들이…….’

정황상 방문자들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성이 있는 곳은 방문자들이 그저 지나가는 길목이었으며, 잘 다니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사냥터가 아니었으니까.

아마 그 때문에 여성들은 잠시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그녀들은 몬테르디 초원의 공터 상황을 둘러보면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성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음, 설마 아니겠지?’

멀리서 그녀들의 시선을 느낀 한성은 불안감을 느꼈다.

본래라면 몬스터가 존재하지 않아야 할 장소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한성이 소환한 언데드 몬스터들이 대거 밀집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과 영지군 병사들은 서로 한바탕 붙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수많은 좀비들과 구울 수십 마리들도 영지군들을 덮치고 있는 상황!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켈트인 병사들이 습격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번쩍!

순간 그녀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하얀빛을 발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하얗게 빛나는 무기들을 한성이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향해 겨눴다.

‘프리스트가 있는 건가!’

그 모습을 본 한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언데드 몬스터들과 역상성인 성속성 마법을 무기에 인챈트한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길.”

그녀들이 공격하기 전에 한성은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에어 스텝을 시전하면서 다리에 마나를 집중시켰다.

쾅!

지면을 박찬 한성의 몸이 수 미터가 넘게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허공에 바닥이 있는 것처럼 한성은 정체불명의 여성들을 향해 달려갔다.

“멈춰!”

흠칫!

이제 막 빛속성 화살과 화염 마법을 준비 중이던 원거리 딜러 두 명이 한성의 외침에 멈칫거렸다.

그사이 그녀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간 한성은 지면에 낙하했다.

쿵!

“너희들은 누구냐!”

지면에 착지한 한성은 눈앞에 있는 여성들을 노려봤다.

“어? 너는…….”

순간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고급스러운 장비들로 무장해 있는 그녀들 중 한명이 어딘가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눈부신 금발 머리카락과 금색 눈, 그리고 긴 귀를 가진 아름다운 엘프 종족 여성. 헤어스타일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한성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 너는!”

은빛 갑주로 무장한 금발머리 엘프 또한 한성의 정체를 눈치챘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이란!”

“트레인!”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재회한 탓에 한성과 세이란은 서로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니, 검성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그건 내가 할 말이지. 너야말로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잠깐 볼일이 좀 있어서…….”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키에엑! 키익! 꾸에에에엑!

한성의 등 뒤에서 좀비들의 기괴한 비명이 연이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구울들에 의해 좀비가 된 영지군들은 레벨이 200까지 상승했기 때문에 움직임도 빨랐고 힘도 강했다.

거기다 생전에 쥐고 있던 무기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처음에는 비등했었지만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체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좀비들은 밀리기 시작했으니까.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세이란은 궁금한 얼굴로 한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마나와 카나가 세이란의 팔을 잡아당겼다.

“언니, 이 오빠 누구야?”

“언니의 이거야?”

마나와 카나는 세이란에게 새끼손가락을 올려 보였다.

그 모습에 세이란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니야!”

“그런데 그쪽 분들은…….?”

한성은 헛기침을 한 번 하며 세이란과 함께 있는 여성들을 바라봤다.

하나같이 미녀들이었다.

특히 은색에 가까운 백금발 머리카락의 여성은 독보적으로 예뻤다.

상냥해 보이는 푸른 눈빛과 하얀 사제복을 입은 그녀는 은은한 기품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남자라면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로 나이스 바디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마리사예요.”

네 명 중 큰 언니인 마리사가 한성을 바라보며 인사를 해왔다. 그 뒤로 이제 갓 소녀티를 벗은 마나와 카나도 한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서로 짧게 인사를 나누자 마나와 카나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오빠, 오빠. 세이란 언니랑 어떻게 알게 되었어요?”

“와, 우리 둘째 언니 언제 이렇게 남자를 만들었지?”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마나와 카나는 눈을 빛냈다.

“우리 그런 사이 아닙니다.”

한성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마나와 카나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헐, 대박.”

“말도 안 돼.”

“우리 언니 인기 얼마나 많은데.”

“단호박인 줄.”

마나와 카나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한마디씩 했다.

“야, 그만해라?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자꾸 그러면 가만히 안 있는다?”

결국 보다 못한 세이란이 앞으로 나서며 마나와 카나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남자한테 관심도 없던 언니가 아는 남자가 있으니까 그렇지!”

“마리사 언니. 이거 대박 뉴스 아니야? 우리 둘째 언니한테 알고 지내는 남자가 있어! 스캔들 감인 듯.”

콱!

“엑?”

“억?”

순간 마나와 카나는 짤막한 비명을 내질렀다.

세이란이 그녀들의 목을 뒤에서 움켜쥐었기 때문이다.

“너희들 자꾸 이렇게 나올래? 시베리아 허허벌판 같은 북풍지대에서 오들오들 떨게 만들어 줄까?”

“잘못했쪄영.”

“다신 안 그럴게영.”

세이란의 엄포에 마나와 카나는 울먹울먹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꼬리를 내렸다.

‘…….’

그 모습을 본 한성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왜 내 주위에는 이렇게 무서운 여자들밖에 없지?’

켈트인이지만 티르 나 노이에서는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디아나부터 시작해서 세이란까지.

하나같이 강자들이었으며, 남자들에게 지지 않는 드센 성격의 소유자들이었다.

“세이란. 그만 용서해 줘. 아직 애들이잖니.”

결국 마리사까지 나섰다.

마리사는 부드러운 미소로 말하며 세이란을 말렸다.

“흥. 언니 때문에 봐준다.”

세이란은 마나와 카나의 목을 놔주었다.

그러자 마나와 카나는 두 팔을 벌리며 마리사를 향해 달려갔다.

“마리사 언니~”

“큰언니~”

대지의 여신과 같은 풍요로운 마리사의 가슴에 폭 안기며 마나와 카나는 얼굴을 비볐다.

“언니. 애들 어리광 너무 받아 주지 말라니깐. 나중에 기어오른다고.”

“괜찮아, 괜찮아.”

마리사는 마나와 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그런데 오빠.”

“우리 누군지 몰라요?”

그때 마리사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고 있던 마나와 카나가 한성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에 한성은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녀들을 바라봤다.

귀여워 보이는 얼굴의 마나와 카나.

그리고 기품과 상냥함을 가지고 있는 마리사.

세이란을 제외하고 그녀들을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음. 모르겠는데. 우리 오늘 처음 만난 거 아닌가?”

결국 한성은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그러자 마나와 카나는 한숨을 폭 쉬었다.

“우리 현실이랑 거의 다를 바 없는 모습인데요?”

“머리카락 색만 바꿨을 뿐인데...”

“언니. 우린 아직인가 보다.”

“세이란 언니랑 알고 지내는 거 같아서 얼굴 안 가렸는데 우릴 몰라보네.”

마나와 카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의 전반적인 얼굴은 현실과 다를 바 없었다.

헤어스타일이나 머리색만 살짝 바꿨을 뿐이었다.

그래서 평소에는 가능하면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그리고 세이란은 투구를 쓰고 다니며, 종족도 엘프인 데다가 평소에 잘하지 않는 헤어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현실 모습과 비교하면 알아보기가 좀 힘든 편이었다.

거기다 검성으로서 얼굴을 보여야 할 때는 눈가면을 썼다.

한성이 세이란의 맨얼굴을 보고 검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유는 몇 가지 특징들 때문이었다.

화사한 금발과 금색 눈, 은빛갑주와 사상무장병기 성검 엑스칼리버까지.

하지만 사실상 투구 안에서 흘러내린 금발을 보고 그녀가 검성임을 눈치챈 것이다.

“어디 유명한 분들인가 봐요? 연예인이신가?”

“아니, 아니에요. 모르시면 어쩔 수 없죠.”

한성의 말에 마리사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뭐지? 진짜 연예인이라도 되나?’

마나와 카나가 당당하게 자기 얼굴 보고 모르냐고 물어볼 정도면 꽤 유명하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한성은 연예 쪽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루 종일 캡슐 안에 처박혀서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기 오빠. 혹시 세이란 언니가 검성이라는 사실은 알죠?”

“그건 알고 있는데.”

“와, 그건 또 알고 있네.”

“근데 우린 모르네.”

한성의 대답에 마나와 카나는 쪼그려 앉더니 자신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땅바닥을 끄적거렸다.

토라진 것이다.

‘나중에 세이란한테 한번 물어봐야겠다. 근데 듣고 보니 어디서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니, 역시 기분 탓이겠지.’

마나와 카나, 마리사를 보던 한성은 고개를 흔들었다.

세이란은 둘째 치고 나머지 여성들은 오늘 처음 본 게 맞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여유 부리고 있어도 되나? 저거 어떻게 할 생각이지?”

“아.”

세이란의 말에 한성은 다시 전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쿠오오오오오!

그때 마침 암흑거인이 괴성을 지르며 블랙 스켈레톤 방패병들 앞 지면에 주먹을 내려꽂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20미터 크기의 암흑거인이 주먹을 바닥에 꽂아 넣자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오며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방방!”

“창창!”

그 일격에 방패병들과 창병들은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헐, 대박.”

“말도 안 돼.”

암흑거인의 일격에 수십 마리가 넘는 방패병들과 창병들이 허공을 날아가는 모습을 본 마나와 카나가 입을 살짝 벌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세이란이 날린 엑스칼리버의 일격에 암흑거인은 잠시 주춤거리며 공격자를 찾았었다.

하지만 암흑거인의 행동반경 범위 밖에 있었기 때문에 세이란 대신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에게 어그로가 튀어 버렸던 것이다.

이제 좀비들을 손쉽게 처리하고 있던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미안하지만 이야기는 나중에. 일단 저놈부터 잡아야 될 것 같네요.”

한성은 자신의 귀여운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날려 버린 암흑거인을 날카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

“도와줄게.”

“세이란 언니랑 아는 분 같으니까 저희도 도와드릴게요.”

“아, 이제 몸 좀 풀 수 있겠다.”

“회복이라면 맡겨 주세요.”

세이란, 마나, 카나, 마리사가 차례대로 말하며 한성을 바라봤다.

그녀들의 말에 한성은 아주 잠깐 생각에 잠겼다.

검성 세이란과 그녀의 동료들.

도움 받아서 나쁠 건 없었다.

“저야 도와주시면 고맙죠.”

한성은 그녀들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암흑거인을 잡기 위한 그녀들과 한성의 레이드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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