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2
< 내 언데드 100만 >
제242화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
“헉!”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아이스 스피어를 확인한 반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형도끼로 앞을 막았다.
카아앙!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반트는 뒤로 날아갔다.
그뿐만이 아니라 반트의 등 뒤에 있던 몇몇 기사들까지 같이 휘말리면서 나가떨어졌다.
“흥. 하찮은 인간 같으니.”
가볍게 반트를 날려 버린 엘레오노라는 다시 한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스터. 건방진 녀석을 처리했어요.”
고개를 돌리는 잠깐 사이, 그녀의 분위기는 다시 부드러워져 있었다.
조금 전의 살기와 한기가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상 주세요.”
“뭘 원하는데?”
“마나요.”
그녀의 말에 한성은 흠칫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나를 달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키스를 하려고?’
이미 좀 전에도 그녀는 한성에게서 마나를 가져갔다.
다름 아닌 키스를 통해서.
즉, 마나를 달라는 말은 키스를 하자는 말과 다름없었다.
“마나는 아까 가져갔잖아. 그보다 지금 상황에서 잘도 그런 말이 나오네.”
한성의 소환수들은 숫자가 영지군보다 적었기 때문에 서서히 밀리고 있었다.
그나마 강력한 개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와 레이몬드 덕분에 견제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엘레오노라는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저 녀석들을 전부 쓸어버리면 되죠?”
“응.”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 좀 벌어 줘.”
“네.”
한성의 말에 대답한 엘레오노라는 영지군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주문을 외웠다.
휘이이이잉.
지팡이를 치켜들고 마법을 준비하자 그녀를 중심으로 차가운 바람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블리자드 스톰.”
콰아아아아아!
주문이 끝나고 시전을 외우자 휘몰아치던 바람이 강력한 얼음 태풍으로 바뀌었다.
직경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빨아 당겨 올린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영지군들은 블리자드 스톰 앞에 무력했다.
“크, 크아아악!”
“뭐, 뭐야!”
“살려 줘!”
얼음을 동반한 폭풍에 휘말려 하늘 높이 올라가는 오판 기사들과 기마병들.
회오리바람에 빨려 들어간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시체 소환! 블랙 스켈레톤 솔저 소환!”
그사이 한성은 언데드 몬스터들을 소환하고 있었다.
200레벨이 되면서 한성은 스켈레톤 솔저 소환 스킬 숙련도를 10까지 찍었다.
그 덕분에 이제 스켈레톤 솔저들은 지배력을 제외한 한성의 모든 스텟을 100%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한성은 전승 특전과 마이너스 레벨 덕분에 지배력을 제외하고도 스텟이 동 레벨 방문자보다 높았다.
그런데 그 스텟들을 이제 페널티 없이 100% 완전하게 쓸 수 있게 됨에 따라 스켈레톤 솔저들도 본래 레벨보다 한층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스킬 숙련도가 10레벨이 되면서 스켈레톤 솔저의 모든 병과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방패병에 이어 블랙 스켈레톤 매지션, 즉 마법병대를 소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리컬 매지컬.”
한성의 눈앞에 100마리나 되는 블랙 스켈레톤 마법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흠. 제물로 사용할 시체들 숫자가 부족하네.’
시체 소환 스킬도 10레벨을 찍었기 때문에 최대 10구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패시브 스킬 무한의 제물로 인해 최대 100구까지 한 번에 소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 현재, 10구는 적었다.
그래서 부족한 시체 숫자를 채우기 위해 타이탄 아룸 스킬이 새롭게 생겨났지만 쿨 타임 중이었다.
프나코틱 서먼 바이블의 네 번째 소환수, 리치 킹을 처음 부르는데 타이탄 아룸의 시체 30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처음 계약 시에만 시체 30구가 필요하지, 이후에 엘레오노라를 부르는데는 제약 조건이 없었다.
루루나 레이몬, 틴달로스처럼 말이다.
‘뭐, 저놈들을 매개물로 쓰면 되니.’
한성은 눈앞에 있는 영지군들을 바라봤다.
“엘레오노라. 너에게 마법병대 100기를 주겠다. 나머지 기사들과 기마병들을 쓸어라.”
“예, 마스터. 그리고 저를 부를 때는 엘레나라고 불러 주세요.”
“그러지.”
아무래도 엘레나는 그녀의 애칭인 모양.
내친 김에 한성은 제물 없이 소환이 가능한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도 소환했다.
배틀 커맨더들은 특유의 속성 구호를 외치며 한성의 눈앞에 나타났다.
“옐로우 라이트닝 매지션. 너는 엘레나를 따르도록.”
“옐로옐로.”
옐로우는 한성을 향해 고개를 숙인 후, 엘레나의 뒤에 다가가 섰다.
‘이제 얼추 마법병대까지 구색을 갖췄군.’
검병, 창병, 궁병, 방패병, 마법병.
다섯 병과의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모두 완성되었다.
남은 건, 병과별로 솔저들을 충원하는 것뿐.
스킬 쿨 타임 감소 효과를 가진 장비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지나면 타이탄 아룸을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럼.”
엘레나는 마법병대를 이끌고 후방에서 지원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마법병들의 장점은 공격력이 높지만 생명력과 방어력이 낮다는 점이었다.
대신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방에서 안전하게 딜을 넣을 수 있었다.
“틴달로스.”
[부르셨나여? 마스터! >_<]
손바닥 크기의 소녀 모습을 한 틴달로스가 한성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사라와 세라를 감시해라.”
[네!]
한성의 그림자 중 일부가 뚝 떨어지더니 사라와 세라가 있는 쪽으로 사라졌다.
작은 분신을 만들어서 보낸 것이다.
‘혼란한 틈을 타서 도망칠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혹시 모르니 대비를 해 놔야지.’
한성은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군들을 바라봤다.
한쪽에서는 라이와 레이몬드가 피터지게 싸우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마계기사 레이몬이 카몬과 한판 붙고 있었다.
그리고 블랙 스켈레톤 검병과 방패병들이 일반 영지군들을 상대로 버티고 있는 상황.
역시 다구리에는 장사가 없었다.
1,500명 가까이 되는 영지군들의 공격에 블랙 스켈레론 솔져들의 숫자는 급감해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1분대에서 3분대까지는 워터 볼. 4분대에서 6분대는 체인 라이트닝. 7분대에서 10분대까지는 프로즌 스피어로 순차적으로 공격해라.”
엘레나가 이끄는 마법병대가 참전하면서 영지군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히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엘레나는 임의로 100마리의 마법병대를 10마리씩 1분대로 만들어 총 10분대까지 구분 지었다.
그리고 각 분대마다 각기 다른 공격 마법을 시전시키며 갖가지 속성의 광역 공격 마법들을 연거푸 영지군들을 향해 날리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뭐, 뭐야? 갑자기 웬 마법이?”
갑작스러운 마법 공격에 영지군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워터 볼에 이은 체인 라이트닝 공격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순식간에 수십 명이 넘는 영지군들이 체인 라이트닝에 감전되면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푸푸푹!
그 뒤를 이어 날카로운 프로즌 스피어가 날아들면서 마무리를 가했다.
마법병대의 집중 공격을 받은 영지군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대로 사망한 것이다.
‘마법병대는 이대로 엘레나에게 맡기면 될 거 같군.’
1,500명가량 되는 영지군에 비하면 고작 100마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법병대의 활약은 충분히 한성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물량은 영지군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성은 다음 작전을 실행했다.
“틴달로스. 주변 시체들을 모아와라.”
[네!]
한성의 어깨위에 올라타 있던 틴달로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 한성의 그림자가 넓게 퍼져 나갔다.
방금 전 마법병대의 활약으로 영지군들이 꽤 죽었다.
하지만 소환 스킬의 제물로 쓰기에는 영지군 병사들의 시체들이 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틴달로스에게 시체들을 수거해 오라고 명령한 것이다.
[마스터! 돌아왔어요.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잠시 후, 영지군 시체 50구 정도를 모아온 틴달로스가 눈빛을 반짝이며 한성을 바라봤다.
“그래. 수고했어.”
틴달로스의 귀여운 요구에 한성은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소환 스킬을 시전했다.
“데스나이트 소환!”
퍼퍼펑!
제물로 가져온 시체 중 3구가 터지면서 데스나이트 3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응?”
순간 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데스나이트들의 모습이 이전과 달랐기 때문이다.
‘유령마를 타고 있네?’
200레벨이 되면서 스킬 숙련도를 10레벨까지 찍고 4차 전직을 한 덕분인지 데스나이트 3기는 모두 검은 마갑을 착용한 팬텀스티드를 타고 있었다.
팬텀스티드를 타고 있는 데스나이트들은 위풍당당했다.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기운이 풍겨왔다.
‘잘됐네.’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데스나이트들에게 붙여 줄 언데드 몬스터 소환 스킬이 생겨나 있었다.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 소환!”
한성의 외침에 해골 기사들이 소환되었다.
전신을 감싸는 검은 갑주로 무장한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
전반적인 생김새는 데스나이트와 비슷했지만, 키가 2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해골기사들도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의 영향을 받는다. 덕분에 쿠로네코의 흑골을 이어받아 한층 더 강해진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가 된 것이다.
또한, 한성은 스켈레톤 나이트 소환 스킬 숙련도를 100레벨까지 찍었다.
[스켈레톤 나이트]
- 스킬 숙련도: Lv10.
- 제물 하나당 두 마리 소환 가능.
- 스켈레톤 나이트 1마리당 지배력 1소모.
- 최대 100마리까지만 소환 가능.
- 창 기사와 장검 기사 두 종류가 있음.
“흠.”
스킬 정보와 눈앞에 있는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성이 소환한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은 24마리였다.
이제 틴달로스가 수거해 온 시체들은 이제 30구정도 남았다.
“가라.”
한성은 손짓을 하며 기사들에게 향해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데스나이트 3기가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 24마리를 이끌고 최전선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걸로 시간은 벌 수 있겠지.’
숫자가 적다고는 해도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은 솔저들에 비해 상당히 강하다.
시체 한 구당 솔저들은 열 마리나 소환할 수 있지만, 나이트들은 두 마리를 소환할 수 있었다.
그것만 봐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제 조금만 더 버티면 해골 병사 소환 스킬을 쓸 수 있어.’
그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
그동안 마법병대와 블랙 스켈레톤 나이트들이 솔저들을 소환할 제물들을 많이 만들어 주고 있었으니까.
쿠구구구궁.
순간 갑자기 지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작이 지날수록 흔들림은 점점 더 커져 갔다.
“뭐, 뭐야?”
갑작스러운 사태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하얀 달빛을 받으며 자신의 소환수들과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군들이 싸우고 있는 전장을 향해 무언가가 굴러오고 있는 중이었다.
“저건…… 대체 뭐지?”
한성은 의아한 표정으로 직경이 수십 미터는 될 거 같은 거대한 구체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