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40화 (240/318)

# 240

< 내 언데드 100만 >

제240화  데스엠페러

[패시브 스킬 무한의 제물이 생성되었습니다. 무한의 제물 효과로 소환 스킬의 제물 제한 숫자가 해제되었습니다. 최대 시체 100구까지 제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의 미소가 짙어졌다.

지금까지 한성은 한 번에 최대 시체 10구까지 제물로 사용해 언데드 몬스터들을 소환했다.

그 덕분에 스킬 숙련도가 9레벨일 때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한 번에 최대 90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시체들의 숫자가 100구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론상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1,000마리까지 한 번에 소환 가능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스킬 숙련도가 8레벨이 되면서 지배력 1당 두 마리까지 조종 가능한 상황.

200레벨이 되고 장비 옵션의 효과까지 받은 한성의 지배력은 최소 1,700이 넘었다.

적어도 3,000마리 이상의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조종할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성은 주력 스킬들을 레벨 10까지 찍었다.

[스킬 숙련도가 10레벨이 되면 마스터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마스터 레벨이 되려면 10 스킬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는 스킬 숙련도가 10레벨이 되면 마스터 레벨을 찍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마스터 레벨을 하기 위해선 최소 10 스킬 포인트가 소모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스킬 포인트가 부족해서 다른 중요 스킬의 숙련도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으니까.

‘거기다 4차 전직을 하면서 다른 스킬들이 많이 생겼으니 말이야.’

아직 4차 직업 스킬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부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당장 지금 스킬들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현재 한성이 해야 할 일은 눈앞에 있는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군을 제압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더럽게 많네.”

본월 안에서 전직을 하는 사이 영지군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 있었다.

영지군 병사들만 1,000명은 넘어보였으니까.

거기에 오판 기사단의 기사 30명과 기마병 300명까지 합하면 얼추 1,500명 가까이 되었다.

“리처드 백작 놈이 똥줄이 타긴 탔나 보네. 이리아 하나 납치하는데 병력을 이렇게나 많이 보내다니.”

지난번 블랙 레이븐 클랜이 개입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였다.

비록 몬테르디 평원이 영주성과 대략 이틀거리에 있다고 해도 과도한 전력 투입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정답이었지만 말이다.

“오랜만이군. 눈가면 자식.”

그때 한성의 눈앞으로 익숙한 얼굴의 사내가 다가왔다.

“너는…….”

그를 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레이몬드!”

‘역시 살아 있었나?’

레이몬드가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지만, 설마 정말로 살아 있었을 줄이야!

오랜만에 만난 레이몬드의 모습은 이전과 상당히 달라 보였다.

중년 기사였던 그는 이전보다 좀 더 젊어 보였으며, 기세 또한 강렬해졌다.

‘뭐지? 진짜 레이몬드가 맞나?’

한성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레이몬드를 노려봤다.

처음 만났을 때 레이몬드의 레벨은 130 초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30레벨대를 월등히 초월한 기운을 전신에서 흘리고 있었다.

적어도 200레벨 수준은 되어 보였다.

거기다 어디서 많이 느껴 본 기운이기도 했다.

‘이거 어째 마인 놈들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레이몬드를 노려보는 한성의 눈이 가늘어졌다.

쾅!

순간 레이몬드가 지면을 박차며 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역시 오기를 잘했군. 설마 이런 곳에서 너와 다시 만나게 되다니 말이야!”

레이몬드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본래라면 말을 타고 하루 이상 걸리는 거리였지만, 레이몬드는 하룻밤도 걸리지 않았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해져 있었으니까.

거기다 중간중간에 리처드 백작도 알지 못하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레이몬드는 게이트를 통과했다.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게이트를 통해서 이틀 가까이 걸려야 할 거리를 수 시간 만에 올 수 있었다.

그랬더니 레이몬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한성이었다. 과거 자신을 한 번 죽인 사내가 다시 또 나타난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네놈을 죽여 주마!”

콰앙!

“큭!”

레이몬드의 붉은 장검을 아크스태프로 막아 낸 한성은 짤막한 신음성을 터트렸다.

붉은 장검과 아크스태프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위력이 강했던지 한성의 근처에 있던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허공을 날았다.

사라와 세라도 같은 신세가 될 뻔했었지만, 레이몬이 앞에 나서서 충격파를 막아 준 덕분에 무사했다.

크르르.

그리고 루루는 라이의 등에 업혀서 충격파를 피해 냈다.

“크하하핫! 죽어라! 죽어라!”

그사이 레이몬드는 공격에 물이 올라 있었다.

한성이 아크스태프와 실버팽으로 붉은 장검을 막아 내자 미친 듯이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붉은 장검이 내려쳐질 때마다 붉은 마기를 머금은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 때문에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도, 영지군들도 함부로 다가오지 못했다.

“어떠냐? 손도 발도 움직이지 못하겠지? 네놈에게 죽고 난 후, 나는 이 힘을 손에 넣었다! 이 힘은 무적이다!”

‘이대로는 위험해지겠는데…….’

한성은 마구잡이로 내려치는 붉은 장검을 막아 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레이몬드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한성은 알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레이몬드가 눈에서 점점 붉은빛을 내뿜으며 광기에 지배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대로 레이몬드가 광전사화되면 위험하다.

4차 전직을 해야 할 때, 한성은 데스엠페러를 선택했다.

데스엠페러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수족처럼 부리는 4차 직업.

지금처럼 근접전을 하기 위한 직업이 아니다.

그나마 한성이 근접 특화직업인 파이터 계열인 패왕에서 전직을 한 데다가 미리 준비한 장비들이 좋았기 때문에 레이몬드의 공격을 홀로 받아 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한성과 같은 레벨의 네크로맨서였다면 최초의 일격을 받았을 때, 그대로 게임 끝이었다.

아니, 운 좋게 일격을 어떻게든 버틴다고 해도 그다음 이어지는 연타 공격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레이몬드는 200레벨 보스 몬스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니까.

200레벨 보스 몬스터를 잡으려면, 200레벨 플레이어 방문자 여섯 명이 파티를 이루어서 장기전을 벌인 끝에 쓰러트릴 수 있다.

그마저도 손발이 맞지 않으면 포기해야 한다.

그만큼 한성에게 죽었다 살아난 레이몬드는 강해져 있었다.

푸욱!

“……?”

순간 레이몬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씩 광기에 물들어 가면서 신나게 붉은 장검을 내려치던 레이몬드의 몸통에 무언가가 꽂혀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이건 무엇이냐?”

“죽창. 이거 앞에서는 너도, 나도, 저기 있는 영지군들과 내 소환수들도 모두 평등해지지.”

“그, 그런! 나는 인정할 수 없다!”

한성의 말에 레이몬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전신에서 붉은 기운을 흘리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마력의 기운.

150레벨이 넘지 않으면 공포나 두려움 같은 상태 이상에 걸릴 정도였다.

그런 레이몬드를 향해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을 찔러넣었다.

푹푹푹!

[크리티컬이 터졌습니다! 상대의 모든 방어력을 무시한 3배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크아아악!”

아무리 레이몬드가 강해졌다고는 해도 역시 전설의 육죽창을 버텨 내지 못했다.

방어 무시 공격과 더불어 33% 확률로 3배 크리티컬 데미지를 입히니 말이다.

거기다 3% 확률로 즉사 옵션도 붙어 있었다.

“네, 네놈!”

전설의 육죽창 앞에 레이몬드는 물러섰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을 죽인 적이 있는 한성을 직접 손으로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 레이몬드에게는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군이 남아 있었다.

오판 기사단이 있는 곳까지 물러난 레이몬드는 한성을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붉은 기운을 잠재웠다.

“카몬 부단장.”

“예. 레이몬드님.”

레이몬드의 말에 은빛 기사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오판 기사단의 부단장이었다.

“저놈들 전부 쓸어버려.”

“아직 크로틴 단장님과 이리아 아가씨가…….”

“저놈들을 쓸어버리면서 구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알겠습니다.”

살짝 붉은 기운을 흘리며 엄포를 놓는 레이몬드의 말에 카몬은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에이, 썅. 더러워서 못해 먹겠네.’

카몬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그를 비롯한 오판 기사단은 레이몬드의 말을 들을 입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임무를 나간 옴팔 기사단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레이몬드는 어마어마하게 강해져 있었다.

거기다 은연중에 흘리고 있는 붉은 기운은 굉장히 위협적이었기에 병사들은 물론 기사들까지 레이몬드의 말을 거부하지 못했다. 그렇게 영주성의 기반을 휘어잡은 레이몬드는 리처드 백작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으며 영지군 총사령관이 되었다.

그 때문에 카몬도 레이몬드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대놓고 반항할 수 없었다.

“오판 기사단 전진. 이리아 아가씨와 크로틴 단장님을 구출한다. 기마병들은 해골 뼈다귀들 짓밟아버려! 나머지 보병들은 포위망을 구축하고 대기해라!”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 카몬은 한성을 노려봤다.

“이리아 아가씨와 크로틴 단장님을 순순히 넘겨라. 그러면 목숨만큼은 보장해 주마.”

“웃기는군. 방문자가 목숨 아까워하는 거 봤냐?”

“감금시켜서 무한살해를 해도?”

“할 수 있으면 해 보시든가.”

“역시 말로는 안 되는군. 방문자라는 족속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어리석은지.”

영지군으로 압박을 가하면서 대화를 시도한 카몬은 차가운 눈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이봐. 이쪽에는 아직 인질이 있다고?”

“대를 위해서는 소를 희생해야 할 때도 있지. 크로틴 단장님도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

역시나 카몬은 크로틴을 버리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하긴, 이리아를 데려가기 위해 무려 1,500명이나 되는 인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만약 크로틴 한 명 때문에 임무를 실패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임무실패는 죽음뿐.’

설령 크로틴을 구한다고 해도 임무를 실패하면 남는 건 죽음뿐이다. 분노한 리처드 백작이 임무실패의 책임을 물어 단칼에 베어 버릴 테니까.

아니, 그 전에 레이몬드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리아도 말인가?”

“네놈이 이리아 아가씨에게 해를 끼칠 리 없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닌가?”

가당치도 않다는 듯 카몬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안 걸려드네.’

오판 기사단을 앞세우고 한성을 압박하는 카몬.

“그럼 어쩔 수 없지. 타이탄 아룸!”

한성은 아크스태프를 지면에 내려찍으며 신 스킬을 시전했다.

타이탄 아룸. 일명 시체꽃.

시전자를 중심으로 지면에서 시체들이 꽃처럼 솟아올라오는 스킬이다. 타이탄 아룸은 시체 소환 스킬의 상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콰득! 콰드득!

스킬을 시전한 후, 눈 깜짝 할 사이에 한성을 중심으로 시체 30구가 꽃모양으로 솟구쳐 올라왔다.

순식간에 한성의 주위에 30구의 시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 상태에서 한성은 카몬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시체 30구를 제물로 바쳐서 프나코틱 서먼 바이블의 네 번째 소환수를 소환하겠다! 나와라, 리치 킹!”

200레벨이 되면 계약을 맺을 수 있는 프나코틱 서먼 바이블의 소환수, 리치 킹.

한성은 시체 30구를 제물로 바쳐 리치 킹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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