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3
< 내 언데드 100만 >
제233화 히든 연계 미션
“그대에 관한 거라면 무엇이든 전부 알고 있다. 크리스티나와 에키드나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제 어디에 있는지 말이야.”
관능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성을 바라보는 디아나.
아름답지만 위험한 그녀의 모습에 한성은 시선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한마디 했다.
“스토커냐? 어떻게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거야?”
“스토커라니. 난 단지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이라고?”
“그 말, 테오도르한테도 한 거 아니야?”
“설마. 그대니까 말하는 거다. 아무한테나 하지 않아.”
디아나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즉, 나는 놀려 먹기 딱 좋다는 소리로군.’
디아나가 테오도르한테 저런 말을 했으면 바로 사달이 났을 거다.
“디아나 님 루루는? 루루는?”
[디아나니이임~~~]
그때 루루와 검은 원피스를 입은 작은 소녀의 모습을 한 틴달로스가 디아나의 품에 안겨들었다.
“당연히 루루도, 틴달로스도 사랑한단다.”
디아나는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루루와 틴달로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때 셀라스틴이 늑대 귀를 파닥파닥거리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왔다.
“디, 디아나 님. 저는…….”
“꿇어. 그리고 핥아.”
디아나는 셀라스틴 앞에 맨발을 내밀며 말했다.
“하읏!”
그 한마디에 셀라스틴은 귀와 꼬리를 빳빳하게 세웠다.
“하아하아. 디아나 님의 발.”
눈앞에 내밀어진 디아나의 발을 바라보며 셀라스틴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늑대 꼬리를 격렬하게 흔들고 있었다.
“…….”
그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던 한성은 셀라스틴의 꼬리를 꽉 움켜잡았다.
“앗! 꼬, 꼬리는 안 돼!”
“안되긴 뭐가 안 돼. 디아나의 발을 핥는 건 되고 꼬리를 만지는 건 안 되냐!”
한성은 셀라스틴의 꼬리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힉! 히앗! 이, 이런 격렬한 건 처음…… 흐아아앗!”
셀라스틴은 승천할 것 같은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더니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쉽네영.’
‘쉬운 여자?’
‘꼬리로 승천하는 여자.’
‘다음에는 꼬리를 단련시켜 주어야겠군.’
그 모습을 본 루루와 틴달로스, 네리아와 디아나는 같은 생각을 동시에 했다.
그렇거나 말거나 한성은 디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뭐, 됐어. 블랙 레이븐에 대해 아는 거 있나?”
“어둠의 신봉자 녀석들과 손을 잡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
“그것뿐?”
“하늘 섬을 공략하려고 무리를 많이 하고 있지. 어둠의 신봉자 녀석들과 손을 잡은 것도 모자라, 광산도시에서 광물이나 광석들을 독점하려고 해서 대장장이들과 사이도 나쁘다는 것 정도. 그리고 오늘 그대와 블랙 레이븐 클랜이 충돌한 사실도 이미 알고 있지.”
디아나는 ‘어떠냐?’라는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마치 너에 대해서라면 이만큼 잘 알고 있다는 듯 의기양양한 얼굴이다.
그 모습에서 한성은 눈치챘다.
“루루. 틴달로스. 범인은 너희들이지?”
움찔! 흠칫!
한성의 부름에 루루와 틴달로스의 움직임이 멎었다.
“루, 루루는 아무것도 몰라영.”
[>_<?]
루루와 틴달로스는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한성은 이미 확정짓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 무엇이든 알고 있다는 디아나의 말에서 한성은 허점을 찾은 것이다.
‘나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나와 블랙 레이븐 클랜과의 관계를 모르는 건 말이 안 되지.’
그렇다면 남는 건 하나뿐이다.
“너네 둘 앞으로 간식 없다? 초콜릿 파르페도, 브라우닝도, 쇼콜라도 전부 금지야!”
“후에?”
[!]
한성의 말에 루루와 틴달로스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초콜릿이 금지라니!
과자가 금지라니!
“마스터엉!”
상황파악을 끝낸 루루는 디아나의 품에서 폴짝 뛰더니 한성을 향해 안겨 들었다.
“초, 초코만은 제발……!”
루루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한성의 품속에서 올려다봤다. 그리고 어느 틈엔가 틴달로스는 한성의 발치에서 불안하게 왔다갔다 거리고 있었다.
“하는 거 봐서.”
한성은 루루와 틴달로스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디아나를 바라봤다.
역시 한성에 대해 루루와 틴달로스가 디아나에게 알려준 모양이었다.
“너무 그 애들을 나무라지 마라, 트레인. 그 애들이 일부러 그대에 대해 이야기한 게 아니니까. 그리고 그대가 어디에 있는지,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내가 전직을 도와줄 수 있으니 말이야.”
“전직할 때가 되면 어련히 내가 찾아가지 않을까 봐?”
“호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
순간 한성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고 보니 지금 디아나는 이곳 광산도시 크래프트 마인에 있지 않은가? 사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나도 어둠의 신봉자들 조직인 아말감을 상대하느라 바쁘다. 미스릴 지부의 이곳저곳을 순회하고 있지. 그런데 과연 나를 찾는 게 쉬울까? 운이 없다면 그대가 전직을 해야 할 시점에 그라나드 왕국에 있을지도 모르지.”
“으음.”
디아나의 말에 한성은 한없이 작아져 갔다.
그라나드 왕국은 지금 한성이 있는 미트리아 왕국에서 거의 반대편 중앙 대륙 끄트머리에 있는 국가였다.
즉, 굉장히 멀었다.
“거기다 내가 이렇게 직접 찾아가 주는 서비스를 해 줘도 불만이라니. 가슴이 아프군.”
디아나는 애절하면서 슬픈 표정을 지으며 팔로 가슴을 감쌌다. 그 덕분에 그녀의 큰 가슴이 더욱더 부각되어 보였다.
“서비스 말고 내 정보를 알려고 한 이유는?”
“그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
“…….”
디아나의 말에 한성은 침묵했다.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장난인 것일까.
‘일단 애들한테 주의를 줘야겠어.’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루루는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의 아공간으로 돌아갔을 때, 틴달로스는 한성의 그림자 속에 있을 때 디아나와 연락을 주고받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사실 디아나가 알고 있는 정보들은 알려져도 상관이 없는 것들이었으며, 루루와 틴달로스가 한성에 관한 정보를 일부러 디아나에게 일부러 빼돌린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한성과 그리폰을 타고 놀았다거나, 무슨 무슨 도시에서 한성이 과자를 사 줬다거나, 어디에 있는 던전에서 한성과 함께 몬스터를 잡았거나 등등.
루루와 틴달로스가 한성과 함께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아나도 알게 된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지금 이리아는 어디에 있지?”
한성은 화제를 돌렸다.
디아나에 대한 건 앞으로 루루와 틴달로스를 비롯한 소환수들에게 입조심을 시키면 될 일이었다.
지금 중요한 건, 배신한 사라와 세라에 대한 정보였다.
설마 이런 식으로 사라와 세라가 뒤통수를 칠 줄이야.
“정보원들의 보고대로라면 광산도시에서 하루 거리 정도 되는 곳에 있을 거다. 그대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지.”
이미 디아나는 미스릴과 블랙 캣츠의 정보원들을 풀어서 대처를 해 놓았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해 카이진 항구도시와 크레스토 백작가 사이의 길목에 보험을 들어 놓기도 했다.
“그럼 크리스토 백작가의 성까지 약 3일 거리인가?”
“맞다. 그러니 그 안에 이리아를 구출해야 한다.”
카이진 항구도시에서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까지는 거리가 멀지만 광산도시에서는 그리 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성은 사라와 세라보다 앞질러 온 상황.
카이진 항구도시에서 쫓아가야 했다면 지금 이렇게 여유를 부리지 못할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니까.
“다행히 보험은 쓰지 않아도 될 것 같군. 하지만 최근 크리스토 백작가 영지 주변이 어수선하니 조심하는 좋을 거야.”
“어수선하다고?”
“아직 소문이긴 하다만 산속의 작은 마을이 없어졌다던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몬스터가 나타났다던가 하는 일이 있다고 하더군.”
“그건…….”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라 잘 모르겠지만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와 연관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더군.”
디아나는 은빛으로 빛나는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
한성은 속으로 디아나의 말을 부정했다.
디아나가 말한 소문은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와 연관되어 있다기보다는 자신이 에르네스트 산 유적 던전에서 조우한 고대 마도 시대의 몬스터와 연관이 커보였다.
‘게임 시스템적으로 무슨 문제가 생기고 있는 건가?’
오딘 사의 운영자들 부탁으로 검성 세이란이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한성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오딘 사에서 공지사항 하나 띄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조사 중이거나, 혹은 아직 문제가 될 정도로 큰 일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대에게 의뢰를 하고 싶다. 의뢰 목적은 이리아의 구출. 받아들이겠나?”
디아나는 붉은 눈을 빛나며 한성을 바라봤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리아의 구출 미션을 수행하시겠습니까? 구출 미션을 받아들이면 히든 연계 미션(3): 크리스토 백작가의 찬탈자가 새롭게 갱신 됩니다. 구출 미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히든 연계 미션(3)은 소멸합니다. Yes Or NO? ]
‘헐.’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재 한성이 수행 중인 미션은 네 가지였다.
[월드 히든 미션: 마인들의 음모]
[히든 연계 미션(3): 크리스토 백작가의 찬탈자]
[히든 속성 능력치 퀘스트: 마나 컨트롤을 각성하라!]
[북풍지대의 이변 서브 퀘스트: 레이튼의 부탁]
이 중 레이튼의 부탁은 거의 완료했다.
카이진 항구도시의 방어구 상점 주인인 레이튼을 찾아가기만 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레이튼이 요구한 북풍지대에서 몬스터 털가죽 20개, 얼음 20개를 이미 구해 놓았으니까.
보상은 13500 골드다.
한편 마나 컨트롤 히든 퀘스트 또한 이제 막바지였다.
[진행상황(5): 마나 인챈트로 몬스터 처치하기(195/200)]
앞으로 다섯 마리만 마나 인챈트로 몬스터를 때려잡으면 히든 퀘스트를 완료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히든 연계 미션 크리스토 백작가의 찬탈자는 현재 진행형이었다.
‘문제는 크리스토 백작가의 찬탈자지.’
히든 연계 미션(3) 크리스토 백작가의 찬탈자.
이리아와 연관된 미션이다.
미션의 요구 레벨은 180에서 250까지다.
그 때문에 한성은 미션 수행을 보류해 놓고 있었다.
요구레벨로 봐서 상당한 난이도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보상도 보면 미션 성공 시 크리스토 백작가의 구원자 칭호를 획득할 수 있었다.
실패하면 도망자 칭호 획득이다.
그 말은 곧 평생 미트리아 왕국의 백작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는 소리다.
즉, 싫으나 좋으나 한성은 이리아를 구출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뭐,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지.’
한성은 디아나에게 몸을 맡기며 승천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네리아를 내려다봤다.
히든 연계 미션을 클리어하면 구원자 칭호와 함께 네리아에게 개인적으로 보상을 받기로 했다.
그 보상은 다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