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32화 (232/318)

# 232

< 내 언데드 100만 >

제232화  디아나의 벌칙

“4차 전직서라고?”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200레벨이 되면 4차 전직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설마 벌써 4차 전직서를 받게 될 줄이야.

“이제 곧 그대는 200레벨이 되지 않나? 조금 이르긴 하다만 미리 전직서를 넘겨주는 게 나을 거 같아서 말이야.”

‘귀신 같은 여자네.’

한성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그녀의 말대로 이제 곧 200레벨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대체 그 사실을 디아나는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일까?

“어차피 그대가 200레벨이 되면 내가 전직서를 전해 주러 직접 찾아가야 되거든. 그러니 지금 주는 게 낫지.”

디아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재차 말했다.

“…….”

그 말에 한성은 할 말을 잃었다.

결국 자기가 다시 오는 게 귀찮아서 겸사겸사 넘겼다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이걸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200레벨이 되면 전직서를 통해서 미션이 하나 발동할 거다. 그걸 클리어하면 4차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지. 쉽지는 않을 거지만 말이야.”

디아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컨대, 4차 전직서는 전직 미션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아이템이라는 소리였다.

“200레벨이라…….”

현재 한성의 레벨은 199.

200레벨이 되기까지는 경험치가 80% 남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200레벨을 찍을 수 있었다.

“4차 전직을 하면 지금보다 비교도 안 되게 강해질 것이다. 그대는 나와 같은 네크로맨서 학파이며 제자이니 말이야.”

“아니, 딱히 나한테 스승다운 일을 한 건 없다고 생각 되는데…….”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며 한성은 디아나를 바라봤다.

그러자 디아나는 살짝 삐진 표정으로 볼을 부풀렸다.

“그대는 정말 매정하구나. 내가 그대를 위해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나의 몸을 바쳐 여러 가지를 해 주었거늘.”

“디, 디아나 님이 몸을 바치셨다니!”

“트, 트레인. 설마 디아나 님뿐만이 아니라 내 몸도 노리고?”

디아나의 말 한마디에 순서대로 셀라스틴과 네리아가 믿기지 않는 눈으로 한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모습에 한성은 즉각 부정하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야!”

하지만 셀라스틴과 네리아의 의혹을 풀어 주진 못했다.

셀라스틴은 자기만 따돌려졌다는 생각에 늑대 귀와 꼬리를 축 늘어트렸다.

그리고 네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섹시한 토끼 인형 옷을 팔로 가렸다.

그런다고 가려질 인형 옷이 아니었지만.

‘이거 당분간 오래가겠네.’

그녀들의 모습에 속으로 한숨을 한 차례 내쉰 한성은 디아나를 바라봤다.

“그렇게 따지면 내가 한 게 더 많지. 수정체에 갇혀 있던 걸 구해 주었지, 당신의 제자였던 테오도르와 네로폴리스를 습격하려고 한 어둠의 신봉자들까지 내가 처리해 주었잖아.”

“그건 지금도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해 주었지 않느냐.”

디아나는 살며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확실히 그녀는 한성에게 여러 가지 해주었다.

데스브링어 직업보다 더 고위 직업으로 전직을 시켜주었으며, 히든 직업 전용 장비나 소환수들을 넘겨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스승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지 않을까?”

한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고로 스승이란 제자를 가르치는 존재이니 말이다.

하지만 디아나도 지지 않았다.

“흐음. 그런 말을 해도 괜찮을까? 그대가 200레벨이 되면 도움이 되도록 이것들도 지금 주려고 했었는데 말이야. 필요 없나 보지?”

4차 전직서를 꺼낸 초콜렛 피부의 풍만한 가슴 속에서 디아나는 스크롤을 몇 개 꺼냈다.

“그건?”

스크롤을 본 한성의 눈이 크게 떠졌다.

“4차 전직을 한 후 사용할 수 있는 직업 전용 스킬 주문서다. 범용성이 무척 높은 스킬들이지.”

스킬 주문서들을 꺼내든 디아나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4차 직업 또한 하나가 아니다.

여러 개 된다.

전직 미션을 클리어하면 그 4차 직업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디아나가 준비한 스킬들은 4차 직업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스킬들이었다.

“디아나 스승님. 아무래도 제가 생각이 짧았던 모양입니다. 한 번 스승님은 영원한 스승님이죠!”

디아나가 꺼내든 스킬 주문서 몇 개에 한성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 모습에 디아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오늘 밤 기대하도록 하지.”

‘헐?’

한성은 놀란 표정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오늘 밤에 대체 뭘 기대한다는 소리일까?

한성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아니, 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흐르면 그렇게 되는 거야?”

“아무튼 4차 전직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강해질 거다. 이 스킬들도 도움이 될 테고.”

‘무시냐!’

하지만 디아나는 한성의 말을 그냥 넘겨버리며 스킬 주문서를 내밀었다.

그 순간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스킬 주문서 ??? 3개를 획득하였습니다.]

‘어? 물음표?’

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 스킬 주문서를 확인했다.

[???]

타입: 스크롤.

최소 요구 레벨: Lv200.

사용 조건: 데스브링어 4차 직업.

습득 조건: ???

등급: 유니크.

설명: 데스브링어 4차 직업 전용 스킬.

4차 전직을 한 후, 스크롤을 발동하면 직업에 필요한 스킬로 변화한다.

단, 발동한 스크롤의 스킬을 배우려면 습득 조건을 클리어해야 한다.

‘헐.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내가 받은 스킬 주문서 3개를 확인한 결과 전부 다 똑같았다.

설마 선택한 4차 직업에 필요한 스킬로 변화를 한다니. 디아나가 범용성이 높다고 말한 건 바로 이것 때문인 모양이었다.

‘이거 빨리 200레벨을 찍어야겠는데?’

한성은 어서 빨리 4차 직업으로 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디아나가 준 스킬들이 무슨 능력으로 변화할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다만, 습득 조건이 있다는 사실이 좀 마음에 걸리긴 했다.

‘설마 어려운 건 아니겠지?’

한성은 마음을 가볍게 먹었다.

4차 전직을 하게 되면 지금과 비교도 안 되게 강해진다고 디아나가 말했지 않은가?

설령 스킬 습득 조건이 어렵다고 해도 4차 전직을 한 한성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일단 이건 감사히 쓰도록 하지.”

스킬 정보를 확인한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크롤을 챙겼다.

그런 한성에게 디아나가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사라와 세라라고 했던가? 그대가 알고 있는 묘인족 메이드 자매들이 배신했다. 이리아를 데리고 크리스토 백작가 영지로 도주 중이라고 하는군.”

“뭐라고?”

갑작스러운 사실에 한성은 놀란 표정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사라와 세라가 배신을 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어둠의 신봉자 녀석들이 크리스토 백작가와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겠지?”

“모를 리가 있나. 그것 때문에 블랙 캣츠 길드와 협력하고 있는 거니까.”

크리스토 백작가와 어둠의 신봉자들이 손을 잡은 걸 알게 된 후, 디아나의 조직인 미스릴과 정보길드 블랙 캣츠는 서로 긴밀한 관계가 되었다.

어둠의 신봉자라는 공통의 적이 있었으니까.

“바로 그 때문에 블랙 캣츠 길드의 의뢰를 우리들 미스릴이 받았다는 이야기다. 의뢰 내용은 이리아의 구출. 그리고 리차드 크리스토 백작이 반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 블랙 캣츠 길드의 수장이 이 꼴이 된 거지?”

한성은 섹시한 토끼 인형 옷을 입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하프엘프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디아나는 성큼성큼 걷더니 네리아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히 벌이지. 이리아와 반지를 둘 다 손에 넣고 있었으면서 리차드 백작에게 빼앗긴 데다가, 고양이 메이드 자매들이 배신하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디아나는 손을 점점 아래로 내렸다.

“앗! 아앗! 디, 디아나 님 거기는!”

가슴 언저리에서 노닐고 있는 디아나의 손길에 네리아는 신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넘어갔네, 넘어갔어.’

네리아는 셀라스틴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디아나가 가진 위험한 마성의 포로.

‘다크엘프의 탈을 쓴 서큐버스 아니야?’

한성은 경계심이 깃든 표정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그녀가 가진 아름다움과 분위기는 위험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네리아와 같은 꼴을 당할지도 몰랐다.

“아, 디아나 님. 저도 부디 벌을…….”

그리고 셀라스틴은 부러운 눈으로 네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마음을 놓지 말자.’

“하읏!”

그사이 네리아는 디아나의 공격에 정신을 못 차리며 붉어진 얼굴로 계속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러다 네리아와 한성의 시선이 마주쳤다.

눈빛만으로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네리아는 금방이라도 승천할 것 같은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이리아를 어떻게 구출해 왔는데!’

하지만 한성은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팝콘을 가져와서 먹으며 디아나에게 벌을 받고 있는 네리아의 모습을 감상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리아를 구하기 위해 정신없이 시작의 대륙에서 중앙 대륙으로 넘어갔으며,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과 맞붙으면서까지 하면서 구해왔다.

까닥 잘못하면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에게 정체가 들킬 수도 있었다.

한성 나름대로 위험부담을 안고 이리아를 구했다.

그만큼 미션 보상이 크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으으웃!”

그때 길게 비명을 내지른 네리아가 디아나에게 몸을 기대며 축 늘어졌다.

그 모습에 디아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네리아를 내려다봤다.

“음? 벌써 지친 건가? 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쯤하지? 정말 사라와 세라가 배신을 한 거라면 지금 이렇게 느긋하게 있어도 되나? 빨리 이리아를 구하러 가야되지 않아?”

“그거라면 이미 손을 써 두었다. 내가 광산도시에 온 건 트레인, 그대를 만나려고 한 것도 있지만 이리아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대도 알고 있을 텐데? 광산도시 크래프트 마인에서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는 멀지 않다는 걸.”

“……!”

디아나의 말대로였다.

이곳 광산도시에서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지는 멀지 않다.

“그대라면 지금이라도 바로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그대에게는 그리폰이 있으니 말이야.”

디아나는 가늘게 뜬 눈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지금도 그때를 잊을 수 없었다.

시작의 대륙에서 만난 눈앞에 있는 제자는 3배 보상이니 뭐니 하면서 자신에게서 동물 상자들을 강탈해 갔다.

원래는 하늘, 바다, 대지 세 가지 타입 중 하나만 주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그걸 어떻게?”

한성은 반은 놀라고, 반은 경계심이 깃든 표정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한성의 레벨이 200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부터, 그리폰과 광산도시에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대체 그녀는 한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일까?

한성의 반문에 디아나는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혀로 손가락을 핥아 보였다.

그리고 한성을 향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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