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23화 (223/318)

# 223

< 내 언데드 100만 >

제223화  미네랄 킹 슬라임

[축하합니다. Lv200 레전드 광물 상자에서 모래 200kg가 나왔습니다. 레전드 등급 서비스로 모래놀이 세트를 증정합니다!]

“…….”

한성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200kg 모래라니!

모래놀이 세트라니!

쏴아아아.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200kg나 되는 모래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와, 모래다~”

그 모습을 본 루루가 눈을 반짝이며 팔을 번쩍 치켜들고 달려왔다.

“모래놀이! 모래놀이!”

[모래모래~]

루루뿐만이 아니라 틴달로스도 신기한 걸 본 것처럼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을 빛냈다.

털썩.

그리고 한성은 무릎을 꿇고 손으로 땅바닥을 짚었다.

“레전드 등급 광물 상자에서 모래라니…… 이걸로 대체 뭘 하라고.”

“마스터~ 모래 성 만들어영~”

[모래성~ 모래성~]

어느 틈엔가 루루와 틴달로스는 모래 놀이 세트를 손에 쥐고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거기다 눈앞에 깔려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모래까지.

누가 보면 모래사장에라도 온 줄 알겠다.

[모래 200kg가 모여서 모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모래 놀이터는 인벤토리에 수납할 수 있습니다.]

‘휴대도 되는 거냐!’

아무래도 모래 놀이터는 인벤토리에 넣어 다니며 휴대할 수 있는 모양.

그사이 루루와 틴달로스는 물까지 뿌리며 모래 놀이터 안에서 놀고 있었다.

“아직이다. 아직 나는 광물 상자가 2개나 더 있다고!”

전승 특전 붉은 혜성의 효과 덕분이다.

한성은 두 번째 200레벨 레전드 등급 광물 상자를 오픈했다.

덜그럭덜그럭.

벌컥!

[축하합니다. Lv200 레전드 광물 상자에서 흑철 10개 나왔습니다.]

‘그렇지!’

한성은 속으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모래 200kg과 함께 멘탈이 가루가 될 뻔한 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흑철이 나왔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진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진짜 전승 보상 특전 아니었으면…….’

한성은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전승 특전으로 레전드 광물 상자를 3개나 받았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모래 200kg만 받고 끝이었으니까.

‘이제 흑철은 18개 남았나?’

현재 한성이 가지고 있는 흑철은 32개.

조금만 더 모으면 아크스태프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럼 다음은…….”

한성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마지막 남은 광물 상자를 바라봤다.

‘제발 좋은 거, 아니 오리하르콘 좀 떠라. 제발!’

한성은 아예 오리하르콘이 나오기를 대놓고 원하며 눈을 감고 기도했다.

벌컥!

이윽고 광물 상자가 열렸다.

[축하합니다. Lv200 레전드 광물 상자에서 오리하르콘 5개, 흑철 5개, 스타피스 10개가 나왔습니다.]

“대~ 박! 드디어 떴구나!”

한성은 자꾸만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오리하르콘과 흑철이 동시에 나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덤으로 나온 스타피스(Star Piece)는 스타더스트보다 상위에 있는 강화재료다.

강화를 실패할 확률을 낮춰 주고, 만약 강화에 실패하더라도 장비가 파괴되는 걸 막아 준다.

그 때문에 개당 수만 골드나 할 정도로 비싼 물품이었다.

오리하르콘이나 흑철에 비하면 비교적 싼 편이지만, 10강 이상 강화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럼 이제 오리하르콘이 5개, 흑철이 13개 남았나?’

한성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재료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철광석과 스타더스트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열심히 캐고 있었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참에 다크 메탈 골렘을 소환해도 부족하지 않도록 한성은 철광석을 많이 캘 생각이었으며, 스타더스트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장비 강화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점이었기에 스타더스트도 많이 필요했다.

‘이제 조금만 더 모으면 되겠군.’

한성은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광석을 캐고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과, 모래 놀이터에서 물을 뿌리며 모래성을 만들고 있는 루루와 틴달로스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       *

‘드디어 도착인가?’

어딘가 좀 지쳐 보이는 모습으로 한성은 눈앞에 있는 거대한 문을 바라봤다.

저주 받은 폐광의 보스 룸 입구였다.

드디어 눈앞에 보스 룸 문 입구가 보이자 한성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곳까지 도착하는데 갖은 고초를 다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짐했다.

‘내 다시는 이곳에 오나 봐라.’

카오스 나이트를 처리한 한성은 저주 받은 폐광 안쪽으로 계속해서 들어갔다.

이왕 온 김에 보스까지 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괜히 방문자들이나 켈트인들이 저주 받은 폐광에 가기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무릎 밑에서 고유스킬 무한투명을 발동하면서 발목을 날리고 다니던 아킬레우스 킬러와 함정으로 유도하는 암석 몬스터 같은 녀석들은 그나마 귀여운 축에 속했다.

암석 몬스터가 있는 돔 공간을 지난 다음에 짜증을 유발하는 몬스터가 나타났다.

골드 스틸 몽키.

공격 시 일정 확률로 골드를 훔쳐 가는 원숭이 놈이었다.

거기다 더욱 지랄 맞은 사실은 소환수들이 공격 받아도 소환사의 골드를 뜯어 간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골드 스틸 몬스터를 방문자들은 이렇게 불렀다.

양아치 원숭이 새끼라고.

‘소환수들을 통해서 양아치 자식들한테 삥 뜯길 때는 진짜 답이 없었었지.’

한성은 양아치 원숭이라고 불리는 골드 스틸 몬스터들을 떠올리면서 치를 떨었다.

몸집은 1미터도 안 되는 약골 주제에 이동 및 공격 속도는 어찌나 빠른지 골드가 쑥쑥 빠져 나갔다.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공격당하면 한성의 골드가 빠져 나갔으니 말이다.

아무리 골드 스틸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껏 해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괜히 양아치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마이 골드. 우키키!]

2천만 골드가 넘어가는 한성의 피 같은 돈을 양아치 녀석들은 쇠를 긁는 웃음소리와 함께 훔쳐 갔다.

이에 빡친 한성은 루루의 궁극기 그로우 업을 발동한 후 골드 스틸 몬스터들을 말살해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골드 스틸 몬스터를 잡으면 그동안 빼앗긴 골드 전부를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골드 스틸 몽키는 시작에 불과했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며 뒤통수만 후려치고 가는 놈이 있지를 않나, 진흙을 투척하는 놈도 있었다.

거기에 시끄러운 소리로 정신 공격을 하는 놈도 있었다.

즉, 상대하기 어렵다라기보다 더럽다라고 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 대거 앞을 막았던 것이다.

‘하늘 섬 업데이트를 하면서 대체 얼마나 지랄 맞게 만들어 놓은 거야?’

안 그래도 하늘 섬 업데이트 전에도 플레이어 방문자들의 멘탈을 붕괴시킬 만큼 괴랄했던 저주받은 폐광은 한층 더 상태가 더러워져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르고 저주 받은 폐광에 발을 들이민 한성은 땅을 치며 후회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이제 거의 코앞에 보스 몬스터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저주 받은 폐광의 후반부까지 온 게 아까워진 한성은 오기가 생겼다.

어떻게든 저주 받은 폐광을 공략하기로 말이다.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끼잉.

[...]

라이는 혼이 빠져나간 표정으로 보스 룸 입구 앞에서 엎드려 있었으며, 레이몬은 근처에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레이몬의 검은 갑주가 왜인지 모든 걸 불태운 것처럼 하얗게 보였다.

“꺄하하하하핫!”

[꺄르르르륵!]

그리고 루루와 틴달로스는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웃고 있었다.

“어린애들은 지치지 않는다더니만 그 말이 맞네.”

루루와 틴달로스도 지금까지 짜증나는 몬스터들과 조우했지만 오히려 기뻐했다.

그녀들은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 뒤에서 신나게 춤을 추거나,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는 한성의 소환수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세부적인 명령을 내리며 놀았으니까.

끼이익.

보스 룸 입구에서 잠시 멘탈을 수습하고 휴식을 취한 한성은 문을 열었다.

저주 받은 폐광의 보스 몬스터는 어둠 속에서 기어오는 미네랄 킹 슬라임, 디솔루션(Dissolution)이다.

액체 광물 슬라임이기에 일반적인 물리 공격은 거의 통하지 않는다고 봐야했다.

‘거기다 하늘 섬 업데이트 후 얼마나 괴랄하게 변했을지도 알 수 없지.’

한성은 보스 룸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로 한성의 소환수들이 차례차례 입장했다.

보스 룸 안에는 이미 슬라임 몬스터들이 대기 중이었다.

1미터 크기의 작은 슬라임들이 보스 룸 뒤편에서 꾸물텅꾸물텅 거리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무려 3미터나 되는 크기의 거대한 미네랄 킹 슬라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꾸욱.

그때 루루가 한성의 다리에 달라붙으며 올려다봤다.

“마스터. 저거 기분 나빠영.”

루루의 눈은 벌써부터 글썽글썽 거렸다.

“괜찮아. 어차피 싸움은…….”

잠시 말을 멈춘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한성의 등 뒤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보스 룸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중이었다.

보스 룸 입장 전, 만반의 대비를 해 놓았던 것이다.

“쟤들이 할 거거든. 너는 아무 걱정할 필요 없어.”

한성의 말에 루루의 얼굴이 밝아졌다.

반면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검은 해골은 더더욱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들은 뭔가 불만 가득한 푸른 눈빛을 한성을 향해 쏘아 보냈다.

“소드소드(마스터. 저희도 골권 인정 좀).”

“파…… 이크(우리도 힘들어요. 챙겨 주세요).”

“아처아처(소환수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수가 있습니다).”

“바바바방(자꾸 이렇게 부려먹으면 진짜 가입할 거임)!”

비록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특정 단어만 반복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의미는 충분히 한성에게 전달되었다.

한성은 피식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싫으면 블랙 스켈레톤 드래곤의 제물이 되던가.”

“소드소드(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

“파이크파이크(눈 깜짝 할 사이에 끝내겠습니다).”

“아처아처(저희들의 뼈화살로 모든 적들을 꿰뚫어 버리겠습니다).”

“방방(모든 것은 마스터님을 위하여)!”

한성의 말에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은 푸른 눈을 빛내며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흥. 진작에 그럴 것이지.”

다시 한 번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 한성은 저주 받은 폐광의 보스 몬스터인 미네랄 킹 슬라임을 바라봤다.

하늘 섬 업데이트 전에는 그리 강력한 몬스터는 아니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

‘뭐, 거의 대부분 많은 방문자들이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 피눈물을 흘렸었지. 그러다가 웃는 경우도 있었지만.’

한성은 미네랄 킹 슬라임의 특수 능력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알면 별거 아닌 능력이지만, 모르고 덤벼들면 진짜 멘탈이 붕괴하는 걸 넘어서 가루가 되어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일도 생길 수 있는데, 그 경우는 파티원 중에 여성이 끼어 있어야 한다.

‘만약 파티원들이 전부 남자만 있다면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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