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2
< 내 언데드 100만 >
제212화 언데드 군단 vs 근육천사 칼루엘
“서큐버스. 엑스터시 리릭! 폭주의 노래!”
루루는 작은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며 서큐버스 고유 스킬 엑스터시 리릭을 시전했다.
그러자 루루의 날개 뒤에 앙증맞고 작은 푸른색 마법진이 전개되면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시작했다.
‘헐? 이건 설마?’
한성은 재빨리 루루의 스킬창을 확인했다.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엑스터시 리릭을 하나 새롭게 추가하였습니다. 새로운 엑스터시 리릭인 폭주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엑스터시 리릭.
루루의 레벨이 180을 넘으면서 사용 가능하게 된 서큐버스 고유 스킬 중 하나였다.
현재 루루가 사용할 수 있는 서큐버스 고유 스킬은 빅 그로우, 매혹, 엑스터시 드림, 엑스터시 리릭이다.
그중에서 엑스터시 리릭은 귀여운 동물 춤과 같은 버프 빛 디버프 스킬이었다.
효과는 당연 동물 춤보다 좋다.
현재 루루가 부를 수 있는 엑스터시 리릭은 유혹의 노래, 폭주의 노래 두 종류였다.
처음 고유 스킬 엑스터시 리릭이 사용 가능해졌을 때는 유혹의 노래뿐이었지만 방금 전 폭주의 노래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한성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왜 지금 이때 사용이 가능해진 거지?’
한성은 엑스터시 리릭, 폭주의 노래에 대한 설명을 바라봤다.
[엑스터시 리릭, 폭주의 노래. 190레벨이 넘으면 사용 가능. 하지만 190레벨이 넘어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부르지 못함.]
‘아, 그런 건가.’
납득한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한성과 루루를 비롯한 레벨은 191.
이미 폭주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190레벨을 넘어 있었다.
불과 조금 전까지 루루가 폭주의 노래를 부르려고 하지 않았기에 활성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엑스터시 리릭의 다음 노래는 200레벨이 되면 활성화된다.
무슨 노래가 활성화될지는 루루가 부르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소드소드!”
“파이크파이크!”
“방방!”
“아처아처!”
힘이 느껴지는 음률에 루루가 부르는 폭주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언데드 군단 내에서 루루의 위치는 한성 다음인 2인자였다.
그 덕분에 루루는 한성이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 저장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
한성 또한 루루에게 언데드 몬스터들을 움직일 수 있는 재량권을 맡겨 놓았었다.
하지만 지금 루루가 움직일 수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각 병과별로 10마리씩 해서, 고작 40마리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뼈밖에 없는 하찮은 것들이 감히 내 앞을 가로막아?]
칼루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에 있는 서큐버스 꼬마애가 매혹을 건 아기천사들을 처리하는 사이 뼈밖에 없는 해골 병사들이 자신의 앞에 늘어서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수하인 아기천사들을 직접 처리해서 기분이 좋지 않은데, 거기다 더더욱 꼴 보기 싫은 뼈다귀들이 눈앞에 있는 게 아닌가?
칼루엘이 사랑하는 것 중 하나는 근육이다.
하지만 블랙 스켈레톤 솔저에게 근육은 사치일 뿐.
오로지 단단한 뼈만 있으면 된다.
[뼈마디를 부숴 주마!]
칼루엘은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가장 최전선에 서 있는 방패병을 향해 거대한 주먹이 꽂혀 들어갔다.
쾅!
“방방!”
[이, 이놈이?]
칼루엘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섰다.
조금 전 칼루엘의 일격은 뼈밖에 없는 방패병을 가볍게 날려 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
하지만 방패병은 칼루엘의 주먹을 막아 냈다.
다른 방패병 두 마리가 칼루엘의 공격을 막은 방패병의 등을 받쳐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재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은 루루가 부르고 있는 폭주의 노래 덕분에 능력치가 대폭 상승해 있는 상황.
세 마리가 힙을 합치자 칼루엘의 일격 정도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바인 머슬 임팩트!]
순간 칼루엘의 근육이 하얗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칼루엘은 블랙 스켈레톤 방패병을 향해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앙!
직후,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방방!”
“소드소드!”
“파이크파이크!”
충격파에 휩쓸린 블랙 스켈레톤 솔저 열 마리 정도가 나가떨어졌다.
[너희들은 내 근육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스킬 한 방에 열 마리의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쓰러트린 칼루엘은 전신의 근육을 자랑하며 말했다.
“시체 소환. 해골 병사 소환.”
펑펑펑!
그때 칼루엘의 눈앞에 자신이 쓰러트린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약 10배 가까운 새로운 병력이 새로이 나타났다.
시체 아홉 구에서, 한 구당 블랙 스켈레톤 솔저 9마리가 나타난 것이다.
도합 81마리였다.
[흐음?]
순간 칼루엘의 근육이 움찔거렸다.
얼굴은 천사처럼 온화했지만 근육은 씰룩씰룩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칼루엘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꽤 많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 근육의 상대는 되지 않는다.]
현재 칼루엘의 눈앞에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숫자는 약 110마리 정도.
확실히 이 정도 숫자는 칼루엘의 근육이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글쎄. 과연 그럴까?”
하지만 한성은 칼루엘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나는 아기천사들의 시체를 제물로 바쳐 데스나이트 3기를 소환!”
[뭐라고?]
한성의 외침에 칼루엘의 근육이 흠칫거렸다.
“아직이다! 나는 소지품 내에 있는 철광석 900을 바쳐 다크 메탈 골렘을 특수 소환! 거기에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을 소환하겠다!”
한성은 재차 소환수들을 불러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의 앞에는 데스나이트들과 세련된 디자인을 가진 칠흑의 갑주 같은 거대한 다크 메탈 골렘, 그리고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뿐만이 아니라 칼루엘에게 붙잡혀서 능욕을 당한 라이와 레이몬도 슬그머니 언데드 몬스터들 뒤에 다가와 섰다.
작은 소녀 모습의 틴달로스도 날카롭게 치켜뜬 눈으로 칼루엘을 노려보며 한성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렇게 칼루엘과 대치 상태인 보스 룸에서 잔잔하면서도 루루가 부르는 묵직한 폭주의 노래가 BGM처럼 울려 퍼지고 있는 상황.
“가라.”
한성의 명령에 방패병들과 창병들이 칼루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방패병들과 창병들은 방진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방패 사이사이에 흑골창들이 튀어나와 있었던 것이다.
무수한 창과 방패들이 칼루엘을 압박하며 전진해 나갔다.
그리고 그 뒤에는 검병들이 뒤따르고 있었으며, 그 너머에는 블랙 아처들이 활시위를 당기며 공격 준비 중이었다.
[하찮은 뼈다귀들 따위에게 내 근육이 질 것 같으냐!]
칼루엘은 전신 근육에 힘을 모았다.
그러자 힘이 들어간 근육이 불끈불끈거리며 한층 더 커졌다. 그야말로 근육 갑옷이 따로 없었다.
[디바인 머슬 퀘이크!]
칼루엘은 전심전력으로 주먹을 지면에 내려쳤다.
콰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지면이 갈라졌다.
그리고 갈라진 지면의 틈이 달려들고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처들을 덮쳤다.
“방방!”
“창창!”
순식간에 창병들과 방패병들의 진영이 와해되었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창병들은 파이크파이크가 아니라 예전 소리들로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소드소드.”
그나마 뒤를 따라가던 검병들은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검병들은 재빨리 진영을 정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 칼루엘이 더 빨랐다.
[아직이다!]
칼루엘은 오른팔을 뒤로 젖히면서 힘을 모았다.
쾅!
순간 칼루엘의 모습이 사라졌다.
쌔애애액!
공기를 찢을 만큼 빠른 속도로 방패병들과 창병들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콰아앙!
순간 방패병들과 창병들 사이에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사방으로 터졌다.
방패병들과 창병들을 향해 칼루엘이 주먹을 내지른 것이다.
음속에 가까운 일격으로 인해 생겨난 충격파가 방패병들과 창병들을 휩쓸었다.
[하찮은 뼈다귀들 같으니! 나의 근육 앞에 전부 쓰러져라!]
칼루엘은 웃음소리를 흘리며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향해 펀치와 킥을 날렸다.
육중한 근육에서 터져 나오는 공격에 방패병들과 창병들은 속절없이 붕붕 떠올랐다.
그나마 방어력이 높은 방패병들만이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방방.”
“파이크파이크.”
“소드소드.”
하지만 아직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은 90마리 가까이 남아 있었다.
칼루엘의 묵직한 공격에도 근접 공격이 가능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은 꾸역꾸역 밀려들었다.
쌔애액.
그뿐만이 아니라 뒤에 있던 블랙 스켈레톤 아처들이 쏜 블랙 본 애로우들이 칼루엘을 향해 날아들었다.
[건방진 놈들. 쓸데없는 발버둥을 치는구나.]
칼루엘은 코웃음을 치며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다.
스팡! 스팡!
칼루엘의 두터운 팔이 발칸포처럼 쏘아지며 본 애로우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어찌나 빠른지 잔상이 남을 정도라 마치 팔이 여러 개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잠시 후, 칼루엘은 약 서른이 넘는 아처들의 화살들을 모두 막아 냈다.
“근육 괴물 자식.”
그 모습을 한성은 치가 떨린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 와중에도 칼루엘은 차곡차곡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부수고 있었다.
“야, 해골 전대.”
한성의 말에 배틀 커맨더들이 한성을 돌아봤다.
“너네들은 솔저들을 움직여서 최대한 저놈 저거 붙잡고 있어. 그리고 깜둥아.”
우우웅.
다크 메탈 골렘은 몸을 돌리며 한성을 바라봤다.
“마나 블래스터 발사 준비.”
[마스터의 명령을 확인.]
덜컥.
다크 메탈 골렘의 가슴 갑주 덮개가 열리더니 그 앞에서 푸른빛 구체가 생성되었다.
[다중 증폭 마법진 전개. 마나 엔진 풀 드라이브.]
키이이이잉!
다크 메탈 골렘의 앞에 2미터 크기의 마법진이 전개되어 황금빛을 내뿜고 있었다.
푸른빛 구체 주위에는 작은 크기의 보조 마법진들이 마나 집속을 도왔다.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나가 모여들었다.
그와 함께 푸른빛의 구체도 커져갔다.
[마력 충전 100%. 마나 블래스터 발사 준비 완료.]
“발사!”
[Fire!]
투확! 슈와아아아악!
이윽고 다크 메탈 골렘의 마나 블래스터가 공기 중의 수분을 증발시키며 쏘아졌다.
[음?]
한창 신나게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을 뻥뻥 날리고 있던 칼루엘은 뒤늦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푸른빛의 구체를 알아챘다.
[건방진 짓을!]
칼루엘은 눈살을 찌푸리며 전신에 힘을 모았다.
[저런 빛덩이에게 내 근육이 당할 것 같으냐!]
전신의 근육에 힘을 응축한 칼루엘은 푸른빛의 구체를 향해 주먹을 질러 넣었다.
그 직후,
콰아아아아앙!
어마어마한 폭발이 보스 룸에서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