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11화 (211/318)

# 211

< 내 언데드 100만 >

제211화  타락천사 칼루엘

[축하합니다. Lv181 마나 스펙터를 처치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Lv183 팬텀 나이트를 처치하셨습니다.]

한성은 던전 2층까지 돌파했다.

에스트 협곡 던전, 타천사의 둥지는 3층까지 존재한다.

주로 나오는 몬스터들은 물리 공격에 데미지를 입지 않는 고스트 계열이었다.

그 때문에 마법 공격이 가능한 직업이 필요했다.

문제는 상대의 마나를 태우면서 데미지를 입히는 마나 스펙터 같은 몬스터의 존재였다.

하지만 한성과 라이, 레이몬은 근접 마법 공격이 가능한 존재들이다.

평타에 마법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기에 고스트 계열 몬스터들이라고 해도 버텨 낼 재간이 없었다.

특히 고스트 계열 몬스터들은 물리 공격에 강한 대신 방어력과 생명력이 낮다는 단점을 가졌기 때문에 한성을 비롯한 주력 소환수들은 비교적 손쉽게 타천사의 둥지 던전을 돌파할 수 있었다.

“이제 보스전이로군.”

어느덧 한성은 타천사의 둥지 3층 보스 룸 앞에 도착했다.

타천사의 둥지 보스, 칼루엘.

설정상으로는 과격한 성격 때문에 타락하여 천계에서 추방당했다고 알려져 있는 천사다.

그리고 타천사의 둥지에서 만난 몬스터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게다가 타천사의 둥지 몬스터들이 물리 공격 내성이 강하다면, 타천사 칼루엘은 마법 공격에 강력한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마법 공격 90% 내성이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즉, 물리 공격이 유일하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소리다.

그 때문에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방문자들은 칼루엘에게 된통 당하고 했다.

타천사의 둥지 1, 2층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이 물리 공격에 데미지를 입지 않았기에 대부분 마법사들 위주로 파티를 짜서 들어갔더니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게 마법 공격 데미지의 90%를 막아 내는 보스였던 것이다.

거기다 칼루엘은 물리 공격이 특기인 타락천사였다.

대부분 물리 방어력이 낮은 마법사들로 이루어진 파티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전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끼이익.

한성은 보스 룸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 보스 룸 내부는 돔 형태의 거대한 공간이었다.

사실 특수한 던전들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보스 룸은 거대한 돔 형태였다.

‘칼루엘은 진짜 지랄 같은 놈인데…….’

타천사의 둥지 보스 몬스터가 어떤 존재인지 한성은 잘 알고 있었다.

‘천사는 얼어 죽을…….’

눈살을 찌푸리며 보스 룸 안으로 들어간 한성은 전방을 바라봤다.

정면에는 검은 날개 네 장을 펼치고 있는 타천사의 둥지 보스 몬스터 칼루엘이 지면에서 살짝 떠오른 상태로 있었다.

키는 2미터 정도로 큰 편이었지만, 체격은 비교적 왜소한 칼루엘이었다.

처음 타천사의 둥지 던전에 들어왔다가, 보스 룸에서 이런 칼루엘의 겉모습을 보고 속아 넘어간 방문자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어리석은 자가 왔구나.]

칼루엘에게서 공기가 진동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닥치고 덤벼, 근육 천사 자식아.”

[흐흐흐.]

한성의 말에 칼루엘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흘렸다.

우두둑. 우두둑.

동시에 칼루엘에게서 뼈가 부서지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면서 칼루엘의 덩치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사실 방문자들 사이에서 칼루엘을 부르는 별칭이 따로 있었다.

‘근육천사 칼루엘.’

이윽고 약 3미터 가깝게 키가 커진 칼루엘은 왜소했던 처음 모습과는 다르게 덩치가 커져 있었다.

울끈불끈.

[끄아아아악. 내 누우우운!]

캥캥.

변신을 완료한 칼루엘의 모습에 남성 소환수들은 데미지를 입었다.

레이몬은 투구의 눈 부분을 손으로 가리며 무릎을 꿇었으며, 라이는 펄쩍펄쩍 뛰면서 토악질을 해댔다.

“으으음.”

한성 또한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긴 신음 소리를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이 있었다.

마왕에게 패드립을 시전하는 레이몬을 존재감만으로도 무릎 꿇렸다는 사실이다.

‘역시 근육천사 칼루엘. 으윽.’

전신이 근육질로 변하고 입고 있는 옷도 짧은 반바지 차림인 칼루엘의 모습은 남성들에겐 안구테러와도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칼루엘의 모습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스텅. 저거 근육…….”

“오케이. 거기까지.”

한성은 루루의 입을 손가락을 살며시 막았다.

그 이상 말하면 한성의 소꿉친구인 꼬북작가 이재영의 신변에 엄청난 위험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리석은 자들에게 종말을 가져다주마!]

안구테러를 하면서 변신을 완료한 근육천사 칼루엘은 한성을 노려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쿵쿵쿵!

“오, 온다! 가랏, 레이몬! 너로 정했다!”

[거, 거절한다!]

“아, 왜!”

[내 눈은 소중하니까!]

“지랄하지 말고 막아, 이 자식아!”

한성은 다급한 표정으로 칼루엘을 바라봤다.

근육질이 되면서 무게도 무거워졌는지 지면이 쿵쿵 울린다.

아니, 사실 거의 헐벗다시피한 근육질의 남자가 웃으면서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두려웠다.

‘아오, 레시피 아이템만 아니었으면 저놈 보러 올 일은 없었을 텐데!’

근육천사 모드로 변신한 칼루엘은 접근전의 달인이다.

변신과 함께 격투 스킬과 기술이 수준급으로 진화하니까.

사실 전승하기 전 파이터 직업이었던 한성은 칼루엘을 잡으러 온 적 있었다.

공략 게시판에 올라온 ‘웬만하면 칼루엘은 피하라’는 글을 무시하고.

칼루엘과 만났을 때 한성은 타천사의 둥지를 공략한 방문자들이 칼루엘을 피하라라고 했는지 몸으로 느꼈다.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그때에도 일어났었으니까.

‘변신 전에 쓰러트릴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안 되냐고!’

타락천사 칼루엘의 변신은 이벤트 형식이라 손을 쓸 수 없었다. 변신한 이후에만 공격이 가능했던 것이다.

한성은 눈앞에서 웃으며 달려오는 근육천사 칼루엘을 노려보며 켈투림의 혹한 지팡이를 꽉 움켜쥐었다.

“라이!”

끼잉?

한성의 외침에 라이는 3미터라는 덩치에 맞지 않게 귀여운 소리를 내며 움찔 거렸다.

“너밖에 없다! 막아!”

그 말에 라이는 귀를 팍 내리고, 꼬리를 내린 상태로 한성의 앞에 섰다.

이미 전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칼루엘이 바로 코앞까지 달려와 있는 상황.

[내 주먹을 막을 자는 누구냐.]

칼루엘은 눈앞에 있는 라이를 바라봤다.

[귀여운 강아지로구나.]

끼잉.

칼루엘의 말에 라이가 흠칫 몸을 떨었다.

그 직후 칼루엘의 두터운 팔이 라이의 목을 감쌌다.

그 상태로 칼루엘은 조르기로 들어갔다.

컹!

라이는 혼비백산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성 또한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칼루엘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주먹으로 공격한다며! 근데 왜 서브미션계 기술이냐!”

라이는 한성의 말에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격렬하게 공감했다. 타격계 공격이 올 줄 알고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조르기라니!

[그야 이러는 편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

칼루엘은 라이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

순간 라이와 한성의 등줄기로 소름이 내달렸다.

‘아, 맞다. 내가 이래서 오기 싫었던 거지.’

한성은 자신이 왜 타천사의 둥지에 두 번 다시 오지 않기로 맹세했는지 기억을 떠올렸다.

나름 준수한 미남형 얼굴과 짧은 바지 하나만 입고 전신의 근육갑옷을 자랑하며 육탄공격을 자행하는 칼루엘.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칼루엘의 성격이었다.

라이의 몸을 꽉 끌어안고 조르기를 시전 중인 칼루엘은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라이의 몸을 느끼기 위해서.

[음. 이 늑대, 역시 좋은 몸을 하고 있구나. 마음에 들어.]

끄허어어엉!

물리적 데미지과 정신적 데미지를 동시에 받으며 라이는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라이는 한성을 바라봤다.

살려 달라고 보내는 눈빛이 아련하다.

하지만 한성도 정신적 데미지로 인해 머릿속이 혼미한 상황이었다.

전승하기 전, 패기롭게 칼루엘을 잡으러갔다가 당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충격적이었던 일이라 기억 한구석에 봉인해 놓고 잊고 있었는데, 칼루엘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는 그만 다시 떠오르고 만 것이다.

거기다 레이몬도 투구 속의 푸른 눈을 찡그리며 칼루엘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마왕에게 패드립을 치는 레이몬조차 눈앞에 있는 천사를 건드리면 좋을 게 없다고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루루. 저런 이상한 천사 싫어요!”

그때 한성과 라이, 레이몬의 구세주가 나섰다.

루루는 귀엽게 눈초리를 올리고 팔짱을 낀 채 칼루엘을 노려봤다.

[어라. 귀엽지 않은 마족 아이네. 남자가 아니면 나도 싫거든? 어린애는 저리 가서 놀렴. 쉬쉬.]

‘저 자식, 남자가 아니면 싫다고 은근슬쩍 선언한 거 아니야?’

칼루엘의 말에 한성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그사이 칼루엘은 루루를 향해 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칼루엘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오더니 뭉게뭉게 뭉치기 시작했다.

라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칼루엘 앞에 검은 날개를 가진 아기 천사 세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리 가서 놀아 주려무나. 나의 귀여운 천사들아.]

칼루엘의 말에 성인의 상체만 한 크기의 아기 천사 세 마리가 루루를 향해 날아들었다.

“루루는 지지 않아요! 루루피~ 루루팡~ 루루 얍!”

루루는 작은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며 고유 스킬 발동을 위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루루를 중심으로 마법진이 전개되면서 서큐버스 고유 스킬이 시전되었다.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서큐버스 고유 스킬을 시전합니다. 서큐버스 고유 스킬 ‘매혹’이 발동합니다.]

[타락한 아기 천사 세 마리들에게 매혹이 걸렸습니다.]

“성공이에영!”

아기천사들이 헤롱거리는 표정을 짓자 루루는 손을 꽉 움켜쥐며 소리쳤다.

“가랏!”

루루는 신난 목소리로 외쳤다.

루루의 매혹에 걸린 아기 천사들은 칼루엘을 향해 날아들었다.

[정말 귀엽지 않은 꼬마네.]

칼루엘은 라이의 목을 놔주었다.

크헝.

드디어 칼루엘의 마수에게서 떨어진 라이는 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바로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하나 떠올랐다.

[당신의 소환수 라이의 충성도가 1 하락했습니다.]

‘헐.’

지금까지 오르면 올랐지 절대 떨어지지 않았던 라이의 충성도가 1 떨어졌다.

‘미안.’

왜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냐며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보는 라이의 눈빛에 한성은 고개를 돌렸다.

도와주고는 싶었지만 칼루엘이라는 존재 자체의 정신공격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었으니까.

‘이 빚은 반드시 갚아 주겠다!’

칼루엘 덕분에 라이의 충성심이 1 떨어졌다.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 정신무장을 완료한 한성은 칼루엘을 노려봤다.

바로 그때 루루와 칼루엘은 서로 맞붙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한성의 눈앞에서 루루가 무언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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