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04화 (204/318)

# 204

< 내 언데드 100만 >

제204화  블랙 스켈레톤 솔저 vs 엑스큐터

“너희들이냐? 내 귀염둥이들을 박살 낸 건.”

한성은 눈앞에 있는 녀석들을 바라봤다.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이 손님들을 이끌고 오기에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바로 근처에서 무슨 삽질을 하고 있는지 멈춰서 오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부득불 마중을 나온 것이다.

“소드소드!”

엑스큐터 길드원에 의해 다리가 날아간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은 한성을 바라보며 반갑게 소리쳤다.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검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있는 사신 같은 몰골의 인물들.

“설마 네놈들이 정신 나간 사형집행자 놈들이냐?”

전승을 하기 전, 한성은 켈트인들로만 이루어진 어쌔신 길드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눈앞에 있는 놈들은 딱 그때 들었던 모습 그대로였다.

“네놈 같은 방문자 놈들이 알 바는 아니지.”

슈라드는 차가운 눈으로 한성을 노려봤다.

엑스큐터 길드의 특징은 방문자들을 증오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죽어도 되살아나는 방문자들을 혐오했으며, 이 세계의 주인은 켈트인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오로지 방문자들을 척살하는 의뢰를 주로 받으며, 때때로 방문자들을 도와주는 켈트인들을 척살하기도 한다. 배신자라고 하면서.

그 때문에 그들은 방문자들 사이에서도, 켈트인들 사이에서도 골치 아픈 존재들이었다.

티르 나 노이에서 방문자들과 켈트인들은 서로 상부상조해야 하는 관계였으니까.

당장 미션이나 퀘스트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죽여라.”

슈라드는 망령 무기를 한성을 향해 겨누며 말했다.

다짜고짜 죽이라는 슈라드의 명령에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한성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생긴 것처럼 미친놈들이군.”

한성은 눈을 가늘게 뜨며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크아아아앙!

[네놈들은 꽤 강해 보이는구나!]

가장 먼저 라이와 레이몬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라이와 레이몬은 엑스큐터 길드원들을 각자 한 명씩 맡았다.

하지만 아직 길드원들은 열 명이 넘게 남아 있었다.

“틴달로스!”

[네!]

한성을 중심으로 검은 그림자가 하얀 얼음의 대지를 뒤덮었다. 그 모습에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재빠르게 옆이나 뒤로 펄쩍 뛰어올랐다. 지면을 따라 펼쳐지는 검은 그림자를 공격으로 인식한 것이다.

스스슥.

이윽고 검은 그림자 속에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으음.”

슈라드는 신음 소리를 흘렸다.

그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자신들과 비교해서 그다지 꿀리지 않았다.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

“거리를 벌려라. 원거리에서 놈들을 처리한다.”

슈라드의 명령에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뒤로 물러섰다.

엑스큐터 길드원들에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보다 움직임이 빠르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기본이 암살자였기 때문에 몸놀림이 재빠르고 공격력도 높았다.

그래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공격을 비교적 쉽게 피했다.

한성이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의 민첩과 체력 스텟을 적당히 투자하고 거의 힘에 몰빵한 결과였다.

쉬익! 콰쾅!

거리를 벌린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원거리 공격 스킬들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데스 블레이드였다.

‘흠. 역시 이렇게 나오나?’

틴달로스의 아공간 내부에서 나온 검병들과 창병들을 상대하기 위해 당연한 전술로 공격해오는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행동에 한성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블랙 스켈레톤 검병과 창병의 스텟 세팅은 힘 중심이었다.

그 덕분에 한 방 데미지를 크게 입힐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능적으로 원거리에서 공격해 오면 아무래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이 한성에게 있었다.

“방패병 앞으로!”

척척척!

검병과 창병 앞으로 방패병들이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서 솟아올라왔다.

기본적인 방어력이 높은 방패병들이 앞으로 나서자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공격이 막히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방패 틈 사이사이에 창병들이 흑골창을 찔러 넣었다.

뚫기 힘든 방어 진영을 짠 것이다.

그사이 여전히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솟아올라 오고 있었다.

그 숫자는 이제 검병 30마리, 창병 30마리, 방패병 30마리, 궁병 30마리를 돌파했다.

“백 마리가 넘는다고?”

그 모습을 본 슈라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각자 200레벨이 넘어가고 망령 무기까지 장비한 엑스큐터 길드원들과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실력은 얼추 비슷했다.

아니, 시간이 지나면 불리해지는 건 슈라드 쪽이었다.

그들은 암살 기습이 특기였기에 기동력이나 공격력은 높았지만, 생명력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검병과 창병은 방어력과 생명력이 높은 편이었으며 공격력은 발군이었다.

그리고 방패병의 방어력과 생명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처 쏴!”

끼이익!

한성의 외침에 블랙 스켈레톤 아처들이 활시위를 당겼다.

쌔애액!

검은 본 애로우들이 엑스큐터 길드원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모습을 본 길드원들은 제각기 움직이며 본 애로우들을 피하기 시작했다.

파파팍!

본 애로우들은 애꿎은 지면에만 박혔다.

‘예상대로.’

하지만 한성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 화살 공격으로 엑스큐터 길드원들이 한곳에 모였기 때문이다.

일부러 피할 공간만을 남기고 화살을 쏘았으니까.

“다음 장전! 다크 스캐터를 쏴라!”

“산개하라.”

뒤늦게 슈라드가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명령을 내렸다. 슈라드의 명령에 길드원들은 유령 같은 움직임으로 사방으로 흩어지려 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화살이 갈라지면서 더 넓은 피해를 입히는 다크 스캐터.

쉬이ㅤㅇㅣㄲ!

그 갈래화살들이 파공음을 내며 엑스큐터 길드원들을 노리고 날아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팅팅팅!

흩어지는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뒤를 쫓듯이 지면에 부딪친 본 애로우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푸푸푹!

역시 이번 공격만큼은 피하기 힘들었는지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꽤 큰 피해를 입었다.

“크윽.”

여기저기서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신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튕겨져 나가는 화살의 움직임이 워낙 빠르고 불규칙적이라 제대로 방어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 바깥에 노출된 팔다리에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장점인 기동성이 상당히 떨어져 버렸다.

“전진해라.”

쿵! 쿵! 쿵!

한성의 명령에 블랙 스켈레톤 방패병들과 창병들은 지면을 강하게 내려밟으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일사불란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의 발걸음에 지면이 흔들렸다.

거기다 방패를 앞세우고, 그 틈 사이에 튀어 나와 있는 흑색창들을 겨누며 다가오고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의 모습에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상황을 파악한 슈라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상대 언데드 몬스터들은 상당히 강했다.

그렇다면.

순간 슈라드의 모습이 사라졌다.

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스우를 향해 달려든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스우 앞에 나타난 슈라드는 손을 내밀었다.

“이리 오너라.”

엑스큐터 길드원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하얀 얼음의 숲에 살고 있는 눈의 요정 스우의 확보였다.

스우만 손에 넣는다면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히끅!”

그래도 나름 숨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손쉽게 위치를 들킨 스우는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를 잡아당기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런 스우를 향해 묵빛 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슈라드의 손이 다가갔다.

“어딜!”

캉!

순간 슈라드의 손이 튕겨 올라갔다.

“뭐, 뭣?!”

슈라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느 틈엔가 한성이 다가와 팔을 쳐냈던 것이다.

“익스플로전 스매시!”

슈라드의 놀란 표정이 사라지기도 전에 한성의 은빛 건틀렛 실버팽이 날카로운 빛을 발하며 쏘아졌다.

콰아아앙!

실버팽이 슈라드의 명치에 꽂혀들어감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크아아아아악!”

그 일격에 슈라드는 비명을 지르며 튕겨져 날아갔다.

생각지도 못하게 큰 데미지를 입은 슈라드는 바닥에 쓰러진 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한성은 스우를 바라봤다.

겁에 질린 작은 요정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괜찮아. 내가 구해 주러 왔으니까.”

한성은 스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스우는 여전히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한성을 믿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눈빛.

여기서 한성은 기다렸다.

강제적으로 다가간다면 거부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마리?”

한성의 옆에 나타난 하얀 늑대족 소녀, 마리를 발견한 것이다. 그 덕분에 스우의 표정은 한결 나아졌다.

샤라락.

한성에 대한 경계를 낮춘 것일까.

스우는 자리에서 날아오르더니 한성의 손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제야 스우는 한성을 향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 순간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사라진 눈의 요정 스우를 찾으셨습니다. 돌발 미션 사라진 눈의 요정이 클리어되었습니다. 돌발 미션에 참가한 모든 방문자들에게 175000 골드와 Lv175 유니크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사라진 눈의 요정 스우를 찾으신 방문자님에게 새로운 미션이 부여됩니다. 새롭게 갱신된 미션을 완수하셔야 클리어 보상이 주어집니다.]

‘이게 무슨?’

눈앞의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돌발 미션의 목적은 사라진 눈의 요정 스우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성은 목표인 스우를 확보했다.

미션을 클리어한 것이다.

그런데 돌발 미션이 갱신되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참가자 보상만 받았네, 이거.’

아무래도 클리어 보상은 새롭게 갱신된 미션까지 완료해야 주는 모양이었다.

“스우!”

그때 마리가 스우를 안아 올리며 볼을 비벼 댔다.

상황을 보니 서로 아는 사이인 듯 했다.

일단 한성은 스우를 마리에게 맡겼다.

서로 아는 사이면 마음에 안정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

‘일단은…….’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약 100마리에 달하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엑스큐터 길드원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장격인 슈라드가 바닥에 쓰러진 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기가 떨어졌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럼에도 엑스큐터 길드원들은 끝까지 저항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끝내야겠군.’

후방에 루루와 마리, 스우를 남긴 한성은 엑스큐터 길드원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들을 최대한 빨리 제압하기 위해 달려들려고 하는 순간…….

크오오오오오오오오!

하얀 얼음 숲 전체를 뒤흔드는 괴성이 울려 퍼졌다.

“큭! 이건 대체?”

갑작스럽게 들려온 어마어마한 괴성에 한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지지직! 쿠구구궁!

하얀 얼음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무를 넘어트리며 거대한 무언가가 한성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건 또 뭐야?”

한성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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