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
< 내 언데드 100만 >
제198화 북풍지대 보상 확인
[축하합니다. Lv143 흰모래가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Lv144 치킨 세 마리가 나왔습니다.]
“…….”
레어 보물 상자에서 나온 아이템들을 확인한 한성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흰모래는 뭐지? 이걸 어따 쓰라고?’
한성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흰모래를 바라봤다.
겉보기에도 그냥 일반 모래였으며, 정보창에도 하얀 모래라는 설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무쓸모!
‘짱돌보다 더 쓸모없는 게 나올 줄이야.’
한성은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루루와 마리를 바라봤다.
“얘들아~ 닭 먹자. 치킨 나왔어.”
“치느님!”
그 말에 칠흑으로 물든 양손을 휘두르며 방방 뛰어 다니던 루루가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며 한성을 바라봤다. 이미 치킨 맛을 알고 있는 루루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여.”
“네~”
메르르륵.
한성의 말에 가장 먼저 루루와 파카가 번개같이 달려왔으며, 그 뒤로 마리가 머리 위에 물음표 부호를 달고 다가왔다.
마리는 아직 치느님을 영접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헥헥헥.
하지만 이미 치느님을 영접한 적이 있는 라이는 어느 틈엔가 다소곳하게 앉은 자세로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치느님. 아, 근데 여기에 맥주까지 있었으면 딱인데. 크.’
한성은 치맥 생각이 간절해졌다.
‘근데 이거 양이 되려나 모르겠네.’
테이블 위에 치킨을 놓으며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상자 안에서 양념, 간장, 후라이드 치킨이 한 마리씩 나왔다.
세 마리나 나오긴 했지만 여기 모인 입이 많은지라 부족할 수 있었다.
‘나머지 상자에서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구만.’
한성은 나머지 보물 상자들을 바라봤다.
아직 남아 있는 상자들은 굉장히 많았다.
[보물 상자들은 전부 확인해 봤나?]
“아니. 아직. 안 그래도 지금 확인해 보려고.”
레이몬의 말에 한성은 닭다리 하나를 뜯으면서 대꾸했다.
“마스터! 치느님 또 나오게 해 주세요!”
[나는 술! 술을 원한다!]
크아아아앙.
메르르르륵.
루루와 레이몬은 눈을 빛냈고, 라이와 파카는 침을 흘리며 한성을 바라봤다.
다들 무언가 먹을 걸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 알았으니까, 기다려 봐. 뭐가 나오나 한번 열어 볼게.”
한성은 레벨 150 레어 보물 상자 세 개를 열었다.
덜그럭덜그럭.
이윽고 보물 상자 세 개가 요동쳤다.
모두의 시선은 보물 상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축하합니다. Lv150 레어 보물 상자에서 재료 아이템 철광석 200개가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재료 아이템 스타더스트 200개가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마시면 지력이 1 영구 증가하는 건강식품 피망즙이 나왔습니다!]
“오? 이번에는 괜찮게 나왔는데?”
한성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크 스태프를 제작하기 위해 켈투림의 혹한 지팡이를 입수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재료 아이템들이 필요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게 철광석과 스타더스트였다.
그런데 이번에 각각 200개씩 나온 것이다.
거기다 마시면 지력 1이 영구히 증가하는 피망즙까지 나온 게 아닌가?
“힝. 고기가 안 나왔넹.”
그때 옆에서 루루가 볼멘소리를 냈다.
한성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큐버스 소녀에게 피망즙을 내밀었다.
“루루야. 이거 마셔 볼래? 어린이는 피망을 먹어야지!”
“히약!”
한성은 봤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던 엄청난 몸놀림과 스피드로 루루가 멀어지는 모습을.
“루루, 피망 못 먹어요. 피망 싫어요!”
루루는 팔을 엑스자로 교차하면서 소리쳤다.
“마시면 지력 스텟이 상승하는데…… 그리고 피망은 몸에도 좋다고?”
“피망은 무리예요!”
루루는 결사반대를 외쳤다.
어쩔 수 없이 한성은 치느님의 맛에 눈을 뜬 마리를 내려다봤다. 마리는 주변 상황이 어떻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치킨을 흡입 중이었다.
한성은 마리를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마리야. 피망즙 좀 한번 마셔 볼래? 이거 진짜 맛있는 거다?”
한성은 오는 길에 마리에게서 이름 및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여태 이곳에서만 산 마리이기에 피망에 대해서 잘 모를 거라 생각해 한 번 권유해 본 것이다.
“아웅?”
마리는 고기를 뜯으면서 한성을 귀엽게 올려다봤다. 그리고 한성이 내민 피망즙에 코를 갖다 대더니 킁킁거렸다.
“캥!”
털썩.
순간 마리는 단말마와도 같은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쓰러졌다.
“마리야아아!”
그 모습을 본 루루가 비명처럼 마리를 불렀다.
‘대체 얼마나 피망이 싫었으면…….’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한성은 할 말을 잃었다.
“라이랑 레이몬은?”
[난 입이 없어서 못 마신다.]
“그럼 지금까지 네 녀석이 먹은 고기들은 뭔데?”
[고기와 술이 들어가는 입은 따로 있지!]
“지랄하네.”
투구 안에서 푸른 눈을 빛내는 레이몬의 말에 한숨을 내쉰 한성은 라이를 바라봤다.
한성과 라이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마실래?”
한성은 라이의 코앞에 피망즙을 갖다 댔다.
켈룩! 그르르르륵.
라이는 더 가관이었다.
아무래도 늑대의 모습이라 코가 좋은 탓인지 아예 입에서 게거품을 물고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으니까.
“아, 그래 그냥 내가 마시고 말지. 지력이 올라간다고 해서 양보 좀 해 주려고 했더니만 안 되겠네.”
결국 한성은 자신이 마시기 위해 피망즙을 입에 가져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탁.
“……?”
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름다운 황금빛 털로 싸인 다리가 팔을 막았기 때문이다.
메르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파카가 우아하게 다리를 치켜들어 한성의 팔을 막고 있었다.
덥썩.
한성의 팔을 막은 파카는 피망즙의 무서움도 모르고 입으로 낚아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당신의 소환수 파카의 지력이 1 올랐습니다. 파카의 머리가 조금 좋아졌습니다!]
“헐?”
파카가 피망즙을 뺏어 마신 것도 놀라운 마당에 머리까지 좋아지다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쩝쩝.
피망즙을 원샷한 파카는 아직 테이블에 남아 있던 양념 치킨도 맛있게 씹어 먹기 시작했다. 피망즙의 여파로 치킨 킬러였던 루루와 마리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린 것이다.
“힝. 내 치느님!”
그 모습을 본 루루가 바로 달려왔으며, 피망즙으로 인해 바닥에 쓰러져 있던 마리도 발딱 일어서더니 치느님으로 입가심을 하기 시작했다.
다시 치킨을 전투적으로 먹기 시작하는 소환수들을 보면서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빨리 보물 상자들을 까 봐야겠네.’
다음 보물 상자에서 먹을 게 나오길 바라며 한성은 145레벨 유니 보물 상자 세 개를 열었다.
덜그럭덜그럭.
벌컥!
[축하합니다. Lv145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허브맛소금이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Lv145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벽돌이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Lv145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고급 바비큐 그릴판이 나왔습니다.]
“…….”
‘아나, 이것들을 어디다 쓰라고.’
한성은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안내 메시지를 바라봤다.
“바비큐 세트? 마스터 우리 바비큐 구워 먹나영?”
옆에서 루루가 기대감이 잔뜩 들어가 있는 눈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 건지 눈에서 빛이 반짝반짝 거리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성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고기가 없어.”
콰앙.
한성의 말에 루루는 자신의 밥그릇을 도둑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었다.
고기 구울 준비는 되어 있는데 정작 고기가 없다니!
“마스터. 고기이…….”
루루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아직 치킨 남아 있잖아? 그거부터 일단 다 먹…….”
세 마리의 치킨이 놓여져 있던 테이블을 본 순간 한성은 말을 채 끝내지 못했다.
라이와 파카, 그리고 마리가 다람쥐처럼 볼을 잔뜩 부풀리고 치킨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녀 모습을 한 틴달로스는 야금야금 치킨을 뜯어먹고 있었으며, 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레이몬이 입부분에 가져간 치킨은 그대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들은 치킨을 흡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 역시 부족했나?’
그 모습을 본 한성은 식은땀을 흘렸다.
보물 상자를 확인하느라 한성은 고작 몇 조각밖에 먹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치킨은 뼈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
“잠시만 기다려라.”
한성은 다음 보물 상자를 바라봤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 6개.
한성은 유니크 보물 상자 하나를 열었다.
[축하합니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Lv150 얼려 죽이는 은빛 송곳니, 실버팽이 나왔습니다.]
“이건?”
한성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실버팽을 확인했다.
[얼려 죽이는 은빛 송곳니, 실버팽]
타입: 건틀렛.
등급: 유니크.
최소 요구 레벨: 150.
제한: 근력 130, 체력 130. 지력 130.
옵션(1): 근력+30, 지력+30.
옵션(2): 평타에 냉기 속성 추가. 냉기 속성 공격에 마법 공격력 100%를 추가와 적 공격 및 이동 속도 10% 감소.
내구도: 1500/1500.
설명: 차가운 느낌의 은빛 건틀렛.
적에게 냉기 공격을 추가로 입히고, 공격 및 이동 속도를 감소시킨다.
공격 받은 부위를 얼리기 때문에 날카로운 자상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날카로운 은빛 송곳니, 실버팽이라고도 불린다.
“대박이네.”
한성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실버팽을 바라봤다.
옵션만 봐도 스테인의 화이트 건틀렛보다 조금 더 좋은 편이었으며,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차가운 느낌의 은은한 푸른빛과 은빛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날카로운 이미지의 세려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화이트 건틀렛과 다른 점은 공격력이었다.
화이트 건틀렛의 옵션 능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120레벨이었기에 150레벨인 실버팽보다 자체 공격력이 떨어질 수 없었다.
또한, 실버팽은 화이트 건틀렛처럼 평타에 마법 공격력을 추가하고 냉기 속성 덕분에 적 공격 및 이동 속도를 10% 감소시키는 옵션도 있었다.
“마스터.”
한참 새로 나온 장비를 살펴보던 한성을 옆에서 루루가 옷자락을 잡아당겨 왔다.
“고기…….”
루루는 검지를 입에 살짝 물고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한성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크윽.’
날이 갈수록 귀여운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는 루루의 모습에 한성은 심장을 부여잡았다.
“괘, 괜찮아. 아직 열어야 하는 보물 상자들은 많이 남았단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말 그대로였다.
한성은 서둘러 다음 보물 상자를 열었다.
[축하합니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최고급 미스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