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96화 (196/318)

# 196

< 내 언데드 100만 >

제196화  미션 완료

퍽! 퍼버버벅!

틴달로스의 앞으로 마수들이 몸을 던지며 막았다.

하지만 틴달로스의 그림자 칼날 앞에 쓰러질 뿐이었다.

크허어어어엉!

그때 호랑이처럼 생긴 마수가 길게 포효하며 틴달로스의 앞을 막아섰다.

<마계의 맹수 Lv170 다크니스 블레이드 타이거>

몸길이가 5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호랑이였다.

다만 보통의 호랑이와 다르게 검은색 털에 황금색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으며, 등과 허리에 날카로운 흑마력 칼날이 4개 달려 있었다.

카강! 카가가강!

블레이드 타이거는 틴달로스의 그림자 칼날을 자신의 블레이드로 손쉽게 막아 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 한성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흠. 게이트까지 닿지 못한 건가. 역시 저놈이 좀 문제네.”

마계의 문지기들을 쓰러트리고 나니 맹수들이 나타났다.

맹수들의 레벨은 최소 165를 넘었으며, 이제 슬슬 170레벨짜리인 블레이드 타이거가 게이트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슬슬 여기까지인가?’

사실 167레벨인 블레이드 베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한성은 점점 상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어떻게든 200마리가 넘어가던 블레이드 베어들을 쓰러트리기는 했지만 이제 한계였다.

그래서 틴달로스에게 게이트를 부수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블레이드 베어들이 몸을 던져 막았으며, 남아 있는 약 수십 마리 정도 되는 블레이드 타이거들이 게이트 앞에 집결하고 있는 중이었다.

‘앞으로 5분. 5분 안에 게이트를 파괴해야 돼.’

눈앞에 있는 게이트에서 마수들이 무한정으로 나오는 건 아니었다.

일정 간격으로 마수들이 튀어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간격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으며, 다음 마수들이 나오는 시간은 이제 5분 정도 남았다.

그 안에 한성은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만약 이 이상 게이트에서 지금 보다 더 강력한 마수들이 나온다면 상대할 수 없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카가가각!

틴달로스의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오는 어두운 칼날들을 블레이드 타이거가 게이트 앞에서 막아 내고 있었다.

“달라붙어!”

한성은 아직 남아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덜그럭덜그럭.

한성의 의지를 감지한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게이트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틴달로스가 게이트까지 이어지는 길을 뚫어 놓은 상황.

쓰러져 있는 마수들을 지나치며 열 마리가 넘는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게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크아아아앙!

블레이드 타이거가 블랙 스켈레톤들에게 포효성를 내질렀다.

쿠오오오오오!

그 순간 블레이드 타이거 옆으로 다크 메탈 골렘이 돌진해 왔다.

콰앙!

캥! 크아아앙!

블레이드 타이거는 다크 메탈 골렘에게 붙잡힌 채 그대로 끌려갔다.

쾅!

다크 메탈 골렘은 블레이드 타이거를 바닥에 갖다 처박았다.

“잘했다, 깜둥아!”

한성은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게이트 앞을 성가시게 막고 있던 놈을 치워 버린 것이다.

“본 스피어! 트리플 본 리터레이션!”

한성은 본 스킬 두 개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한성의 머리 위로 본 스피어 3개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후 본 리터레이션의 효과로 75%의 위력을 가진 본 스피어 4개가 더 나타났다.

“가랏!”

이윽고 블랙 본 스피어는 게이트를 향해 파공음을 내며 쇄도했다.

푸푸푹!

블랙 본 스피어는 본 게이트 주변에 날아가 꽂혔다.

그 뒤를 이어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달려들어 각자 무기로 게이트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소드소드?(잠깐. 설마 이 패턴은?)”

“파이크파이크.(더 이상 말하지 마. 이미 알고 있잖아.)”

“소드소드?(역시?)”

“파이크파이크.(응.)”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은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들의 마스터인 한성을 바라봤다. 그런 자신의 소환수들에게 한성은 엄지를 치켜 올리며 말했다.

“미안. 본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콰콰쾅!

게이트 근처에 꽂혀 있던 본 스피어들과 블랙 스켈레톤 솔저들이 폭발했다.

검은 폭연이 솟구쳐 올랐으며, 사방으로 뼛조각들이 튀어나가면서 주변에 있던 마수들과 게이트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를 주었다.

그리고 한성의 시야에 마수들을 처치했다는 메시지와 미션 클리어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 게이트를 파괴하셨습니다! 돌발 이벤트 미션 마수들을 쓰러트려라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마계의 문지기 팔찌를 지급합니다.]

[축하합니다! 월드 히든 미션 진행사항이 갱신되었습니다. 월드 히든 미션 배후자의 음모를 조사하라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5000 골드, Lv165 레전드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끝났다.”

한성은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배력을 올리기 위해서라지만 많은 숫자의 마수들을 상대하느라 상당히 지쳐 있었다.

‘거의 천 마리 정도 잡았지, 아마?’

무리한 덕분에 상당히 많은 숫자의 마수들을 잡았다.

한성은 상태창을 보며 지배력 수치를 확인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00 올랐네. 전승 특전 효과가 아니었으면 100이라는 소리잖아?’

칼 같은 수치에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돌발 이벤트 미션의 특별 보상은 마수 처치시 10% 확률로 지배력이 1 오른다.

소환수들과 한성이 때려잡은 마수들은 약 천 마리 정도.

정말 진짜 10%만큼 지배력이 오른 것이다.

‘그럼…….’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전투가 끝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라이와 레이몬, 루루 등등 모두가 바닥에 뻗어 있었다.

‘음?’

순간 한성은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폴짝.

달려오던 하얀 덩어리는 한성을 향해 몸을 날렸다.

“구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 정체는 제물로 바쳐질 뻔한 영물인 하얀 늑대족 소녀, 마리였다.

할짝할짝.

늑대족인 마리는 한성의 얼굴을 혀로 핥아 댔다.

“자, 잠깐. 알았으니까 그만.”

한성은 당황한 표정으로 마리의 얼굴을 떼어 냈다.

“우웅. 더 핥고 싶은데…….”

“안 돼.”

마리의 말에 한성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 이상 마리가 하는 대로 놔두었다가는 철컹철컹을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리는 한성의 옷을 손으로 꼭 붙잡으며 하얀 늑대 꼬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일단은 돌아가 볼까?’

언제 페르젠이 돌아올지 모른다.

지금 상황에서 페르젠과 조우하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었다.

켈투림이 있는 보스 룸 안에 들어오기 전에 쥐어짜 내듯이 준비한 소환수들도 이제 몇 마리 없었다.

거기다 레이몬과 라이도 생명력과 마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루루 또한 라이의 털을 세게 움켜잡으며 한성에 달라붙은 마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마스터~ 라고 외치며 깽깽이 발로 오고 싶었지만, 열심히 동물 춤을 추느라 근육통이라는 상태이상에 걸려 있어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제 돌아가 볼까?”

한성은 소환수들을 다독이며 죽음의 탑에서 이탈했다.

*       *       *

북풍지대에서 좀 더 위쪽에 위치해 있는 얼음의 숲.

차가운 냉기가 감도는 얼음의 숲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지역이었다.

왜냐하면 특이하게도 나무와 동물들이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거대하고 투명한 얼음 나무을 투과해서 비치는 저녁노을은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또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동물들의 모습 또한 신비로워 보였다.

“저쪽에 있어!”

“어디?”

“저기 말이야!”

아름답고 신비한 하얀 얼음의 숲에서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약 10여 명 정도 되는 방문자들이 하얀 숲의 얼음을 짓밟으며 이동하고 있었다.

푸슉! 쌔애액!

방문자들 중에서 크로스보우를 들고 있던 레인저 하나가 화살을 쐈다.

화살은 파공음을 내며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푹!

캥!

목표는 비명과 함께 붉은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오, 대박!”

“봤냐? 형님의 실력을. 난 스나이퍼라니까!”

“지랄한다.”

그들은 시시덕거리며 목표를 향해 다가갔다.

얼마 후 그들은 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목표를 발견했다.

“사,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이제 10대 후반은 되었을까.

목표는 하얀 머리카락과 귀, 꼬리를 가진 수인족 소녀였다.

“야, 너 프레시안 하얀 늑대 부족 맞지?”

크로스보우를 들고 있는 사내, 게일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소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네, 네 맞아요. 죽이지 말아 주세요.”

“안 죽여. 안 죽여. 걱정 마라. 흐흐흐.”

게일을 비롯한 열 명의 방문자들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소녀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소녀를 생포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거 돈 좀 되겠는데요?”

“그러게. 완전 극상품이야. 얘 하나 정도면 레어…… 아니 유니크 등급 무기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캬! 유니크라니. 완전 대박 아닙니까?”

“대박이지.”

‘그래서 아깝지.’

게일은 음흉한 눈빛으로 소녀를 바라봤다.

대충 봐도 수인족 소녀는 아름다웠다.

‘상품으로 쓸 게 아니면 재미 좀 볼 수 있었을 텐데.’

게일은 아쉬운 눈빛으로 수인족 소녀를 바라봤다.

현실이었으면 아청아청 철컹철컹이겠지만, 이곳은 가상 현실 세계다.

현실의 법이 통하지 않는 치외법권의 세계.

무슨 짓을 하든 이곳 세계의 법만 지키면 된다.

문제는 그 법조차 지키지 않고 막 나가는 방문자들이 많다는 사실이지만.

게일과 유쾌한 동료들처럼 말이다.

“자, 그럼 우리와 함께 가 보도록 할까? 귀여운 아가씨?”

게일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소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 순간,

서컥!

“어?”

게일은 의아한 표정으로 사라진 자신의 양팔을 바라봤다.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머리가 미처 상황파악을 하지 못했다.

“으아아아아! 내 파아알!”

게일은 고통보다는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아무래도 티르 나 노이가 게임이다 보니 고통에 대한 완화 설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그분의 말씀대로야.”

수인족 소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게일을 비롯한 방문자들을 노려봤다.

그런데 지금 수인족 소녀의 외모가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아름다운 눈 같던 하얀 털이 심연의 어둠처럼 검어졌다.

그리고 겁에 질려 떨고 있던 호수같이 빛나던 푸른 눈도 극단적으로 변해 있었다.

하얀 공막, 흰자위막이 검게 변했으며 눈동자도 섬뜩한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마인(魔人).

수인족 소녀의 정체는 다름 아닌 페르젠과 같은 마인이었다.

“너, 넌 뭐야!”

급변한 수인족 소녀의 모습에 게일은 당황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너희 같은 방문자 쓰레기들은 알 필요 없어. 그냥 죽으렴.”

수인족 소녀, 아니 마인 소녀는 활짝 예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게일들에게는 악마의 웃음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