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90화 (190/318)

# 190

< 내 언데드 100만 >

제190화  프로즌 골렘

전투는 치열했다.

블랙 스켈레톤 아처들과 스켈레톤 매지션들은 서로 원거리 공격을 퍼부으며 큰 피해를 입혔다.

서로 입은 피해는 비등비등했다.

문제는 팬텀 나이트들이었다.

팬텀 나이트들을 상대할 수 있는 건 마력 속성을 가진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나 라이, 레이몬 정도였으니까.

“소드맨과 파이크맨은 스켈레톤 매지션들을 공격해라!”

팬텀 나이트들을 상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성은 명령을 내렸다.

소드맨과 파이크맨의 숫자는 팬텀 나이트들을 압도한다.

거기다 배틀 커맨더들과 라이, 한성과 레이몬이 견제를 하고 있는 상황.

팬텀 나이트들을 뚫고 지나갈 틈 정도는 만들 수 있었다.

최소 열 마리만이라도 스켈레톤 매지션의 진영에 들어갈 수 있다면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을 터.

스켈레톤 매지션은 근접 공격에 약하니까 말이다.

파지지지직!

그때 옐로우 라이트닝 매지션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와 라이가 함께 전격을 내쏘았다.

라이트닝 매지션의 노란 전격과 라이의 푸른 전격이 서로 소용돌이치며 합쳐지면서 일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전격 공격에 맞은 팬텀 나이트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 뒤를 이어 라이는 파이어 소드와 화염 공격을 동시에 공격했으며, 그다음은 그린 윈드 아쳐와 연합해서 공격했다.

블랙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 중에서 파이어 소드, 그린 윈드 아처, 라이트닝 매지션과 라이는 상성이 잘 맞아 보였다.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개별로 공격할 때보다 위력이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레이몬 또한 흑마력을 집중시킨 장검으로 팬텀 나이트들을 썰고 다녔다.

역시 한성의 주력 소환수들답게 팬텀 나이트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비등비등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텀 나이트들은 아직 30마리 이상 남아 있는 상황.

‘틈을 만들어야 돼.’

한성은 눈앞을 노려봤다.

켈투림은 스켈레톤 매지션들보다도 더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소환수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소환수들을 뚫고 켈투림에게 한 방 먹여야했다.

한성은 최대한 마나를 건틀렛에 모으며 주먹을 맞부딪쳤다.

“스트라이트 임팩트!”

콰아아아아앙!

순간 한성의 앞으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공기를 타고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 나갔다.

스트라이크 임팩트는 카이진 항구 도시에서 한성이 구매한 공격 스킬들 중 하나다.

갑작스럽게 충격파를 처맞은 팬텀 나이트들은 허우적거리며 튕겨 날아갔다.

“지금이다. 날 따라와!”

지금까지 지긋지긋하게 장벽처럼 앞을 막고 있던 팬텀 나이트들의 방어진에 순간적으로 구멍이 뚫렸다.

그 틈을 노리고 한성은 날카로운 창처럼 치고 들어갔다.

하지만 팬텀 나이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튕겨 나갔던 녀석들이 이내 다시 자세를 갖추며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임팩트!”

콰아아아앙!

이번에는 충격파가 지면을 타고 팬텀 나이트들의 흐릿한 다리를 강타했다.

스트라이크 임팩트와 그라운드 임팩트의 충격파에는 마법 공격 판정도 있었기 때문에 팬텀 나이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스킬 모두 마법 공격보다는 물리 공격 데미지 비율이 큰 스킬이었다.

그 때문에 팬텀 나이트들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지는 못하지만, 애초에 데미지보다는 부가 효과를 주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한성에겐 충격파를 통해 팬텀 나이트들의 발을 묶는 걸로 충분했다.

생각대로 다리에 충격파를 받은 팬텀 나이트들은 그대로 쓰러졌다.

“꺼져!”

스켈레톤 매지션을 향해 달려가면서 한성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팬텀 나이트들을 발로 뻥뻥 걷어찼다.

물론 화이트 부츠에 마나 인챈트를 해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 조금!’

팬텀 나이트들을 뚫고 성가신 원거리 공격을 가하는 스켈레톤 매지션들을 썰거나 쳐 내면 남는 건 켈투림뿐이다.

한성은 주먹에 힘을 주며 화이트 건틀렛을 꽉 움켜쥐었다.

쿵! 콰아아아아앙!

그때 한성의 옆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곳에서는 가히 괴수대결전이라고 할 만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정석 에너지 충전 20%. 다크 플레임 발사합니다.]

다크 메탈 골렘에게서 기계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다크 메탈 골렘의 손에서 검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화염 방사기처럼.

쿠오오오오오!

다크 플레임을 뒤집어쓴 프로즌 골렘은 괴성을 내질렀다.

그러더니 푸른 냉기를 방어벽처럼 내뿜으며 뒤로 물러나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쿵쿵쿵쿵쿵!

5미터에 달하는 거인이 바로 앞에 얼음의 벽을 세우고 지면을 달렸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주변에 있던 팬텀 나이트들은 다크 플레임과 얼음의 벽에 피해를 입고 나가떨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크 메탈 골렘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 프로즌 골렘은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프로즌 골렘의 얼음 주먹이 다크 메탈 골렘의 얼굴을 후려쳤다. 이에 질세라 다크 메탈 골렘도 반격했다.

부웅. 쾅!

다크 메탈 골렘도 강철 주먹을 휘둘러 프로즌 골렘의 명치에 한 방 꽂아 주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다크 메탈 골렘과 프로즌 골렘은 서로 주먹을 날리며 한바탕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서로 주먹을 날릴 때마다 작은 충격파가 주변에 퍼지며 지면을 흔들었다.

“소드소드?”

그때 소드맨 하나가 스켈레톤 매지션의 화염 마법을 피해 두 골렘들이 주먹을 주고받고 있는 공간에 뛰어들었다.

늑대를 피하려다가 호랑이굴에 들어간 상황.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싸움을 목격한 소드맨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쿠오오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프로즌 골렘은 옆에 다가온 소드맨을 향해 손을 내뻗었다.

“소, 소드? 소, 소, 소득?”

뼈마디가 시릴 것 같은 차가운 손아귀에 잡힌 소드맨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프로즌 골렘을 올려다봤다.

그 순간 프로즌 골렘은 다짜고짜 손에 쥔 소드맨을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내려쳤다.

퍽! 퍽!

“소드켁! 소드켁!”

프로즌 골렘이 마치 방망이를 내려치는 것처럼 다크 메탈 골렘을 내려칠 때마다 소드맨은 비명을 질렀다.

퍼석!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소드맨은 골다공증 걸린 것처럼 부서져 버렸다.

부서진 소드맨을 내던진 프로즌 골렘은 이번엔 양손에 차가운 냉기를 흘리며 다크 메탈 골렘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콰앙!

하지만 다크 메탈 골렘은 프로즌 골렘의 양 주먹을 움켜잡으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그 상태에서 다크 메탈 골렘의 가슴 덮개가 열렸다.

[마정석 에너지 충전 30%. 마나 캐논 발사!]

투확!

순간 다크 메탈 골렘의 가슴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소드맨 방망이를 팔로 가드하며 묵묵히 맞고만 있는 줄 알았던 다크 메탈 골렘은 사실 그때 마정석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오오오오오!

양손을 붙잡히고 있던 프로즌 골렘은 기습과도 같은 마나 캐논 공격에 비명을 내질렀다.

마나 캐논은 마나 블래스터의 마이너 버전으로 위력은 낮지만 공격 시전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으며, 낮은 출력으로 마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쏠 수도 있었다.

즉, 다크 메탈 골렘이 프로즌 골렘의 손을 잡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다이렉트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소리였다.

[프로즌 골렘! 뭘 하고 있는 것이냐! 어서 벗어나라!]

속절없이 데미지를 입고 있는 프로즌 골렘의 모습이 켈투림은 분통이 터지는지 화를 냈다.

마스터의 역정에 프로즌 골렘은 다크 메탈 골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손을 움직이려고 해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비록 다크 메탈 골렘이 작기는 해도 출력에서는 프로즌 골렘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즌 골렘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파캉!

순간 프로즌 골렘의 손목이 부서졌다.

그 틈을 이용해 프로즌 골렘은 옆으로 몸을 날렸다.

손목을 내주고 대신 자유를 얻은 것이다.

스르륵.

프로즌 골렘은 전신이 마나를 머금고 있는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는 존재다.

그 때문에 부서진 손은 다시 재생할 수 있었다.

쿠오오오오!

마나 캐논의 공격으로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지만 프로즌 골렘은 다시 차가운 냉기를 전신으로 내뿜으며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궁! 쿠구궁! 쿠콰콰쾅!

3미터와 5미터나 되는 거인들이 싸우기 시작하자 주변은 지진이 난 것처럼 난장판이 되기 시작했다.

그런 골렘들의 전투는 점점 스켈레톤 매지션이 있는 쪽으로 전장이 옮겨져 가고 있었다.

한성이 몰래 다크 메탈 골렘에게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최대한 스켈레톤 매지션이 있는 장소에서 싸우라고.

그 결과,

콰콰쾅! 우두둑! 우두두둑!

[아, 안 돼! 이 대가리에 얼음 밖에 없는 무쓸모 골렘 같으니!]

전투가 진행됨에 따라 켈투림은 속이 타들어갔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금 전만 해도 프로즌 골렘이 다크 메탈 골렘의 팔을 붙잡고 집어 던졌었는데 위치가 좋지 않았다.

스켈레톤 매지션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나가떨어졌으니까.

거기다 다크 메탈 골렘은 프로즌 골렘이 내던진 기세를 이용해서 아예 땅바닥을 굴러다녔다.

그 덕분에 다크 메탈 골렘에게 깔려서 몸이 부서진 스켈레톤 매지션들이 수두룩했다.

켈투림의 입장에서는 속이 타고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비등비등한 상황.

그 때문에 켈투림은 자존심이 상했다.

[리치도 되지 못한 하급 네크로맨서의 소환수들 따위도 금방 처리하지 못하다니…….]

켈투림은 붉은 눈을 찌푸리며 전장을 노려봤다.

“네크로맨서의 정점이라는 리치면 뭐하냐? 레벨이 그 따위인데.”

[……!]

순간 켈투림은 뼈마디가 시큰한 전율을 느꼈다.

한성의 목소리가 바로 등 뒤에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어, 어느 틈에?]

켈투림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언제 자신의 등 뒤를 잡은 것일까?

“알 필요 있나?”

켈투림의 반문에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조금 전 골렘들이 스켈레톤 매지션들 근처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울 때 투명 망토를 사용해 켈투림의 뒤를 잡은 것이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켈투림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빠각!

하지만 돌아온 건 한성의 크고 단단한 화이트 건틀렛이었다.

[크헉!]

불시에 턱을 가격당한 켈투림은 비틀비틀거렸다.

[이, 이 건방진 하급 네크로맨서 놈이 어디서 감히 주먹질이냐!]

한성의 공격에 질수 없다는 표정으로 켈투림은 사신의 낫처럼 생긴 지팡이를 휘둘렀다.

쌔액!

켈투림의 지팡이가 제법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한성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켈투림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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