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82화 (182/318)

# 182

< 내 언데드 100만 >

제182화  응징하다

티티티티팅!

블랙 애로우 하나가 여러 발로 분열하면서 폭발하듯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그로 인한 중첩 데미지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감싸고 있는 방어 마법을 수도 없이 두들겼다.

깡! 까강! 까가강!

그렇지 않아도 수많은 검은 화살들이 쏟아지는데 분열까지 하자 방어 마법은 버틸 재간이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방어 마법이 사라져 버렸다.

“이, 이런 말도…… 크아악!”

“아, 안 돼!”

방어 마법만 믿고 있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채 말도 끝맺지 못하고 다크 스캐터들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마치 폭탄처럼 사방으로 분열하며 튕겨지는 다크 스캐터는 클랜원들에게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혔다.

특히 방어력이나 생명력이 낮은 편인 프리스트 두 명은 그대로 티르 나 노이의 여신 테스타로사를 영접했다.

그 외 아이스 계열 마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3차 직업 청법사와 궁수 계열 3차 직업 중 하나인 레인저인 원거리 딜러 두 명은 생명력이 바닥 상태였다.

그나마 탱커 세 명만이 멀쩡하게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밀어.”

스팟!

한성의 명령에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들과 파이크맨들이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까앙!

“크윽!”

레이드는 할버드를 들어 올리며 눈앞에서 휘둘러져 오고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의 장검을 막아냈다.

“감히 뼈다귀 주제에!”

버서커답게 격분한 레이드는 할버드를 매섭게 치켜들었다.

금방이라도 눈앞에 있는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에게 할버드를 내려칠 기세였다.

쉬익!

그 순간 짧은 파공성과 함께 소드맨 옆에서 흑색 창이 쏘아지듯 튀어나왔다.

“허엇!”

화들짝 놀란 레이드는 재빠른 반사 신경을 발휘하며 뒤로 물러났다.

카가각!

흑색 창과 레이드의 가슴 갑옷이 부딪치면서 작은 불꽃이 튀었다.

‘주, 죽는 줄 알았네.’

가까스로 흑색 창을 피한 레이드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푸푸푸푹!

“어?”

하지만 블랙 스켈레톤들의 공격은 단 두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방금 전 두 번의 공격은 미끼였다.

레이드의 신경이 조금 전 공격에 팔려 있는 사이, 어느 틈엔가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 네 마리가 포위를 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제, 젠장.”

사각에서 찔러 들어온 소드맨 네 마리의 장검에 꿰뚫린 레이드는 그대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리고 다른 클랜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금 클랜원들의 실력은 한 손으로 두 손은 막을지언정 세 손, 네 손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푸욱!

“크헉!”

레이드에 이어 레너드도 짤막한 비명을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블랙 스켈레톤 소드맨과 파이크맨들이 사방에서 밀어 붙이며 클랜원들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우리들을 건드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악에 받힌 탱커들이 한성을 향해 소리쳤다.

그 말에 레이몬이 대신 답했다.

[그런 위협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네놈들은 여기서 죽는다. 내가 지금 바로 부숴 주마.]

“뭐라고!”

탱커 클랜원들은 레이몬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슈와아아아악.

은월의 방패를 등 뒤에 장착한 레이몬은 장검에 마력을 집중했다. 그러자 검날에서 마력 칼날이 뿜어져 나오며 대검만 한 크기가 되었다.

“헉?”

공격력을 대폭 증가시켜 주는 마력 칼날을 레이몬이 선보이자 클랜원들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어, 어떻게 소환수 따위가 오러 블레이드를…….”

클랜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레이몬을 바라봤다.

오러 블레이드는 검사 계열 직업이 4차 전직을 해야 쓸 수 있는 스킬 중 하나로, 아무나 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었다.

전직을 하고도 특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오러 블레이드를 쓸 수 있었다.

그 때문에 4차 전직자들 중에서 오러 블레이드를 쓸 수 있는 방문자들은 약 1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즐기고 있는 4차 전직자들 중에서 10%라면 어마어마한 숫자지만 말이다.

‘나도 레이몬이 오러 블레이드를 쓸 때는 놀랐었지.’

한성도 처음 레이몬이 마력 칼날을 사용했을 때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조금 놀랐었다.

부모님 드립이나 치는 마계기사 레이몬이 사실은 소드 마스터였으니까.

그것도 100레벨 초중반밖에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뭐, 5차 전직을 한 존재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본래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에 봉인되어 있는 소환수들은, 디아나와 함께 하던 전성기 시절 5차 전직까지 하고 레벨도 최소 200이 넘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디아나가 30년간 수정체에 봉인되면서 그들 또한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 속에서 잠들었다.

그 후 디아나의 후계자격인 한성이 데스브링어 전용 장비인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을 계승하게 된 것이다.

아직 한성의 레벨이 낮아서 봉인된 소환수들을 순차적으로 계약을 맺어 나가는 중이었다.

현재 계약 중인 루루와 틴달로스, 레이몬은 원래 능력에서 제한되어 있었다.

본래 200 레벨이 넘어가는 존재들이지만 한성의 레벨을 따라 100레벨 초중반이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몬은 레벨을 넘어서는 기량을 뽐내며 마력칼날,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네놈들에게 볼일은 없다. 그럼…….]

슈와아악!

검은빛의 마력 칼날이 공간을 갈랐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변변찮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레이몬의 대검에 썰려 나갔다.

크워어어어어엉!

그때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변이한 웬디고들의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쪽도 문제군.’

한성은 변이한 웬디고들과 나머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했네, 했어.’

변이한 웬디고들을 바라본 한성은 확신했다.

웬디고들이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썼다는 것을.

지금 상황은 점점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밀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을 고쳐 잡으며 부츠에 마나를 집중시켰다.

[히든 속성 능력치 퀘스트의 진행 상황이 갱신되었습니다. 진행 상황(2): 부츠에 마나 인챈트 하기(217/500)]

‘이제 좀만 더 하면 절반이 되겠네.’

그동안 틈틈이 부츠에 마나를 인챈트한 덕분인지 지난번 미션 이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두 번째 진행상황도 꽤 진척되어 있었다.

스팟!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을 들고 바람처럼 내달렸다.

일단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는 클랜원들은 뒤로했다.

지금 한성의 목표는 변이한 웬디고들과 싸우고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 일곱 명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은 프리스트 두 명 뒤에 슬그머니 다가가 섰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프리스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아, 왜? 나 지금 바쁜 거 안 보여?”

“야, 잠깐만 뒤 좀 돌아봐.”

한성은 아예 프리스트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기까지 했다.

그러자 프리스트는 빡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돌아봤다.

“야, 이 미친놈아! 왜 힐 주는데 방해하고 지…….”

순간 프리스트는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누구세요?”

“안녕, 친구들? 너희들의 저승사자가 왔어.”

“히익!”

“헉!”

왼쪽뿐만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던 프리스트도 뒤돌아보며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프리스트들에게 한성은 회심의 미소를 날려주었다.

“죽창 맛 좀 봐라.”

푹푹푹푹!

“끄어어억.”

“케엑! 컥! 꾸억!”

일반 죽창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지만, 전설의 육죽창 앞에서는 만물이 평등하다.

전설의 육죽창은 현란하게 움직이며 프리스트들을 번갈아 찔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스트들은 싸늘한 시체가 하얀 눈밭 위로 쓰러졌다.

“아, 썅! 힐러 등신 새끼들아! 힐 안 주냐!”

“나 죽겠다! 빨리 치유해 줘!”

그때 힐러들의 회복 마법으로 간신히 전선을 유지하고 있던 탱커들에게선 난리가 났다.

그렇지 않아도 변이한 웬디고들을 상대하기 힘들어 죽겠는데 생명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회복 마법이 무려 수십 초 동안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탱커들은 붉은 생명력 회복 포션을 미친 듯이 빨아대고 있었다. 그 덕분에 탱커들의 몸에서 붉은빛이 쉬지 않고 반짝거렸다.

루루가 봤다면 예쁘다고 좋아할만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아, 힐러 이 트롤 새끼들아!”

“왜 힐을 안 주는 거야!”

결국 변이한 키메라들을 상대로 차륜전을 벌이며 어떻게든 버티던 탱커 세 명은 혈압이 오른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푹푹푹푹푹.

“…….”

자신들의 생명줄인 힐러들이 피를 흘리며 눈밭에 쓰러져 있고, 원거리 딜러 두 명의 등 뒤를 무표정한 얼굴로 찌르고 있는 두렵기 짝이 없는 존재를 말이다.

“이런 썅!”

“나 저 새끼 저럴 줄 알았어. 저럴 줄 알았다니까!”

“아, 비겁한 새끼. 더럽게 뒤치기를 하냐?”

탱커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한성을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며 소리쳤다.

“지랄하네, 병신들이.”

마지막 남은 원거리 딜러까지 처리한 한성은 이제 세 명밖에 남지 않은 블랙 레이븐 클랜의 탱커들을 비웃었다.

“전장에 비겁이 어디 있어? 죽는 놈이 등신이지. 그리고 나보다 숫자도 많은 놈들이 어디서 비겁 운운이냐?”

그 말에 탱커 세 놈은 입을 다물었다.

머리로는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눈앞에서 달려들고 있는 변이한 키메라들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처음 숫자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많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한성 쪽이 많았다.

블랙 스켈레톤 솔져들의 숫자가 클랜원들보다 최소 몇 배는 넘었으니 말이다.

크허어어어어어엉!

그때 변이한 웬디고 두 마리가 탱커 세 명을 향해 덮쳐들었다. 어떻게든 웬디고들을 상대로 버티던 탱커들이지만 회복 마법과 원거리 공격의 지원이 없어진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콰가가가가각!

“……!”

순간 탱커 세 명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던 웬디고 두 마리 앞을 한성이 막아섰던 것이다.

“어, 어째서?”

“네놈이 왜 우리들을…….”

“우, 우리들에게 등을 보이다니! 등짝을 보여 주고 싶은 거냐!”

탱커들은 놀란 눈으로 한성의 듬직한 등을 바라봤다.

한성이 자신들을 구해 주려고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야 당연히…….”

“설마 우리들의 몸을 노린 건 아니겠…….”

푸욱.

“넌 그냥 닥치고 있어.”

한성은 자신의 말을 자르고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으려고 하는 대머리 탱커의 머리에 전설의 육죽창을 꽂았다.

“끄아아아앙!”

털썩.

대머리 탱커는 비명 같은 신음을 지르며 눈밭위로 쓰러졌다.

“다음은 네놈들이다.”

한성은 변이한 웬디고들이 달려들기 전에 나머지 탱커 두 명을 처리하기 위해 전설의 육죽창을 치켜들었다.

“단숨에 끝내 주마!”

쌔액!

전설의 육죽창이 탱커 두 명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아우우우우우우!]

고고한 순백의 서리 늑대의 울음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의 탱커들 등 너머에서 시리도록 차가운 푸른빛이 쏘아져 왔다.

정확히 탱커들과 한성을 노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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