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
< 내 언데드 100만 >
제172화 선택의 결과
“일단 질러 보자.”
생각할 때는 생각하고 움직이지만, 거의 대부분 한성은 일단 행동부터 하고 본다. 이것저것 재기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내 선택에 후회만 하지 않으면 되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오로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몫이다.
지금 같은 경우 한성은 해신의 트라이던트가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을 믿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방금 전 영구적으로 10 포인트 오른 행운을 믿었다.
‘성공만 하면 보상도 크겠지?’
한성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인벤토리에서 보관 중이던 죽창 3개를 꺼내들었다.
죽창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
왜냐하면 레벨이나 방어력이 높든 낮든 관계없이 방어력 무시 데미지를 주니까.
하지만 한성이 가지고 있는 죽창의 레벨이 낮은 관계로 공격력 자체가 낮았다.
아무리 방어력 무시 능력이 붙어 있다고 해도 레벨 차이에 따른 공격력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계속 인벤토리 한쪽 구석에 처박아 둔 채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해신의 트라이던트 특수 능력 발동! 나는 레벨 150 해신의 트라이던트에, 레벨 50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창 3개를 융합하겠다!”
[Lv150 해신의 트라이던트에 Lv50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창 3개를 융합합니다.]
한성의 눈앞에서 해신의 트라이던트와 죽창이 융합을 시작했다. 눈앞에서 융합 중이라며 퍼센트 게이지가 올라가고 있는 장면을 한성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봤다.
남은 건, 기다리는 것뿐.
잠시 후, 퍼센트 게이지가 100% 가득 찼다.
[축하합니다! 융합에 성공하였습니다. 해신의 트라이던트가 전설의 육죽창으로 성장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굉장히 낮은 확률로 레전드 무기 융합에 성공하였습니다. 특별 보상으로 명성이 4000 증가합니다. 기본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10 증가합니다.]
“헐! 대박!”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융합이 성공하자 역시나 엄청난 보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해신의 트라이던트를 만들었을 때보다 보상이 2배 증가했다.
그리고 그걸 또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로 3배를 받았다. 즉, 올 스텟이 30 증가한 것이다.
이전에 받은 올 스텟 15까지 합하면 총 45가 증가했다.
말이 올 스텟 45이지, 실질적으로는 훨씬 더 높았다.
왜냐하면 한성의 능력치는 총 7개였으니까.
사실상 총 스텟 포인트는 315이며, 레벨로 친다면 63레벨이 오른 것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몬스터들이나 방문자들도 장비의 옵션을 받기 때문에 심각할 정도로 한성과 스텟 차이가 나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전승 특전과 마이너스 레벨의 영향, 그리고 동 레벨에 비해 굉장히 좋은 장비들로 도배를 한 한성의 스텟이 압도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말이다.
“일단 육죽창부터 확인해 볼까?”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에 관한 정보를 눈앞에 띄웠다.
[전설의 육죽창]
타입: 창.
최소 요구 레벨: 없음.
등급: 레전드.
제한: 근력 200. 민첩 150. 체력 150.
옵션(1): 모든 방어력 무시 데미지.
옵션(2): 크리티컬 3배. 33% 확률.
옵션(3): 3% 확률로 즉사.
내구도: 2000/2000.
설명: 만인 앞에 평등한 전설의 육죽창.
전설적인 육중창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합니다.
너도, 나도. 고블린도, 가고일도, 그리폰도, 커플도, 골렘도, 오거도, 마족도, 미노타우르스도, 마왕도, 드래곤도.
전설의 육죽창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기 때문에 레벨 제한이 없습니다.
전설적인 육죽창은 정의 구현에 적합합니다.
“미친…….”
전설의 육죽창을 확인한 한성은 할 말을 잃었다.
너무나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지금 나올 무기가 아니었다.
이 정도면 최소 250레벨 이상의 무기였다.
“이거 완전 개사기 무기 아니야?”
옵션만 봐도 무시무시하다.
그런데 거기서 한 술 더 떠 최소 요구 레벨 제한까지 없었다. 1레벨이라 하더라도 장비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밸런스는 생각했나 보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레벨 제한 대신 스텟 제한이 있었다.
근력, 민첩, 체력이 요구 조건에 맞지 않으면 장비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사실상 레벨이 150은 넘어야 장비할 수 있었다.
“진짜 생각지도 못한 득템이네.”
설마 해왕의 트라이던트에서 전설의 육죽창까지 무기가 진화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또한, 전설의 육죽창은 전설 등급 아이템 중에서도 최상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옵션뿐만이 아니라 기본 성능도 높았으니까.
전설적인 육죽창은 일반적인 죽창의 초록색이 아니라 붉은색이었다.
그리고 창대도 굉장히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겨났으며, 무엇보다 창첨 부분에 죽창날이 6개 달려 있었다.
찌르기에 특화되어 있는 죽창날은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초진동 안티 디바이스 젬 스톤은 박을 필요가 없겠네.’
젬 스톤의 능력은 초진동에 의한 공격력 증가와 적 마법 방어력을 80%까지 격감시켜준다.
육죽창의 방어력 무시와 중복 되는 점이 있기에 젬 스톤을 박는 건 별로 효율적이지 못했다.
젬 스톤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는 편이 나았다.
‘아무튼 이제 두고 보자. 블랙 레이븐 자식들아.’
자신을 배신한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을 떠올린 한성은 이를 갈며 다짐했다.
카드런이 이끌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처럼 한 번의 클랜전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복수를 할 준비가 완전히 끝났을 때,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을 철저하게 깨부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때 전설의 육죽창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놈들만큼은 이걸로…….’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비웃음을 짓던 몇몇 놈만큼은 육죽창으로 응징을 해야 기분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성은 전설의 육죽창을 조심조심 인벤토리에 보관시켰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이것들인가?”
해왕의 트라이던트와 함께 받은 Lv150 유니크 상자들.
그뿐만이 아니다.
한성은 블루벡 피쉬들을 사냥하면서 비늘 30개도 모았다.
바다 타입 동물 상자를 열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일단 유니크 상자들부터 열어야지.”
한성은 유니크 상자를 오픈했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철광석 500개가 나왔습니다.]
“뭐, 나쁘지는 않네.”
첫 번째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철광석이 무려 500개나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철광석은 한성에게 필요한 재료 아이템이었다. 다크 메탈 골렘을 소환하는데 철광석이 소모되는 데다가, 아크 스태프를 제작하려면 철광석이 2000개나 필요했으니까.
“스타더스트도 모아야 하는데 말이야.”
아크 스태프를 제작하려면 3000개의 스타더스트를 모아야 했다.
“별가루라고 하니까 재영이 생각이 나네.”
한성은 속으로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얼마 전, 인터넷 소설을 연재 중인 재영이가 이제 별점을 좀 많이 받아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었기 때문이다.
“뭐, 다음에 만나면 고기나 사 주든가 해야지.”
잠시 재영이 생각을 한 한성은 다음 유니크 보물 상자를 열었다.
‘좋은 거 나와라. 좋은 거 나와라.’
첫 번째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 때문에 두 번째가 어떤 게 나올지 한성은 기대감을 가졌다.
[축하합니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말린 고기가 나왔습니다.]
“아놔! 말린 고기가 뭐야?”
하다못해 재료 아이템이나 장비 쪽으로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말린 고기는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는데다가, 말린 고기를 먹을 바에 차라리 근처 마을 식당에서 사 먹는 게 나았다.
맛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좀 괜찮은 거 나와라. 스타더스트 제발 좀!”
한성은 마지막으로 남은 보물 상자를 오픈했다.
[축하합니다. Lv15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흑철 20개가 나왔습니다.]
“오?”
한성은 반색했다.
자신이 원하던 재료 아이템이 딱 나온 것이다.
그것도 스타더스트보다 구하기가 어려운 흑철이 무려 20개나 말이다.
“이거 나름 대박인데?”
설마 흑철이 20개나 나올 줄이야!
젬 스톤과 오리하르콘, 육죽창에 이은 뜻밖의 수확이었다.
이로써 현재 한성이 모은 아크 스태프 재료 목록은 다음과 같다.
[오리하르콘 5/20, 흑철 22/50, 철광석 917/2000, 스타더스트 1235/3000]
전체적으로 약 절반 가까이 모은 상황.
‘아직 멀었지.’
사실 철광석과 스타더스트는 광산에 가서 해골들을 3교대 정도 돌리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만 오리하르콘과 흑철은 예외였다.
그 두 가지는 특정 광산에서 가뭄에 콩 나듯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물 상자에서 나온 건 정말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바다 동물 상자만 남은 상황.
“상태창.”
하지만 그 전에 한성은 상태창을 눈앞에 띄웠다.
[상태창]
이름: 트레인.
레벨: 139.
칭호(1): 최초로 전승을 한 자.
칭호(2): 최초로 마이너스 레벨이 된 자.
칭호(3): 너도 한방, 나도 한방(근력+15%, 지력+15%).
칭호(4): 서리 거인의 눈물(체력+20).
칭호(5): 물귀신(수(水)속성 저항력 +50%, 체력 +15%, 생명력 회복 초당 +0.5%).
칭호(6): 리쥬버네이션(생명력 회복 초당 1%, 생명력 20% 즉시 회복).
칭호(7): 블랙 캣츠 VIP 고객(정보료 20% DC).
칭호(8): 흑풍도의 학살자(PvP시 데미지 20% 추가).
칭호(9): 블루벡 피쉬 살해자(소형 몬스터들에게 데미지 +10% 증가).
명성: 12490.
직업: 데스마스터(히든 3차).
스텟: 근력 160(126), 민첩 150(45), 체력 150(87.5), 지력 230(165.5), 마력 300(120), 지배력 305(167), 행운 60(12).
스텟 포인트: 0.
스킬 포인트: 56.
골드: 11317190.
이미 한성은 전투 중에 레벨이 오를 때마다 시간 나는 대로 스텟을 찍어 올렸다.
125레벨 때와 비교한다면 전반적으로 스텟을 투자하면서도 주로 지배력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육죽창을 융합시키면서 받은 올 스텟 증가 보상 덕분에 한성의 능력치는 상당히 높아졌다.
스킬 포인트는 아직 찍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봐도 스텟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으며, 명성과 골드도 상당히 올랐다.
골드는 이제 무려 천만을 넘겼다.
슬슬 장비 강화를 시작해도 좋을 시기였다.
‘칭호도 이제 앞으로 한 개인가?’
현재 티르 나 노이에서 칭호를 최대 10개까지 중첩시킬 수 있었다.
또한, 현재 한성이 달고 있는 칭호들 중에서 메인 타이틀 칭호는 물귀신이었다.
다른 플레이어 방문자가 한성을 보면 이렇게 뜬다.
그 탓인지 가끔 주변에 지나가는 켈트인이나 방문자들은 슬금슬금 한성을 피하기도 했었다.
“상태창도 확인했겠다, 그럼 이제 바다 타입 동물 상자만 열면 되나? 과연 뭐가 나올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할 해상 동물 상자를 꺼낸 한성은 기대감이 깃들 얼굴로 뚜껑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Lv60 레전드 등급 동물 상자에서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