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69화 (169/318)

# 169

< 내 언데드 100만 >

제169화  돌발 이벤트 퀘스트 클리어!

흐우어어어엉!

한성의 도발에 블루벡 피쉬킹은 포효를 길게 내질렀다.

그래도 나름 보스 몬스터여서 그런지 스켈레톤 드래곤을 보고도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이미 한성은 스켈레톤 드래곤의 꼬리치기에 넉백 되어 있는 근위 병사들 사이를 가르며 블루벡 피쉬킹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크아아아아!

블루벡 피쉬킹은 근위 병사들이 가진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한 해왕의 트라이던트를 치켜들어 올렸다.

순간 한성은 봤다.

블루벡 피쉬킹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모습을.

‘몬스터 주제에 감히 날 비웃어?’

NPC인 켈트인들의 인공지능 수준이 높은 만큼 중앙 대륙의 몬스터들도 지능이 꽤 높은 편이다.

자유도가 높은 가상 현실 세계인만큼 지금 피쉬킹이 한성을 보고 비웃은 건 단순히 개발자이 설정한 대로 웃은 건 아닐 터.

그렇다는 건 명백히 피쉬킹이 한성을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후우우웅!

달려드는 한성을 향해 해왕의 트라이던트가 내려쳐졌다.

콰앙!

하지만 한성은 블루벡 피쉬킹 앞에서 몸을 틀면서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 냈다.

대형무기에 해당하는 해왕의 트라이던트를 힘껏 내려친 직후였기에 피쉬킹에게 틈이 생겼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회전 시킨 한성은 화이트 건틀렛을 내질렀다.

스팟!

피쉬킹과 한성의 짧은 간격 사이에서 화이트 건틀렛은 공기를 찢으며 뻗어 나갔다.

퍼어억!

회전력이 더해진 화이트 건틀렛은 피쉬킹의 옆구리에 깊숙이 박혔다.

흐어어어엉!

피쉬킹은 고통스러운 괴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한성의 공격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화이트 건틀렛을 찔러 넣자 마법 데미지가 추가로 들어가면서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 반동을 이용해서 몸을 회전시키며 이동한 한성은 다시 펀치를 날렸다.

퍼억!

이번엔 피쉬킹의 반대쪽 옆구리에 한성의 화이트 건틀렛이 박혀 들어갔다.

크허어엉.

피쉬킹은 양쪽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금이다!’

번쩍!

한성의 화이트 플레이트 부츠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마나를 인챈트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근접 공격을 할 때 항상 사용하는 삼종 디버프 선물 세트도 인챈트한 상황.

자세를 고친 한성은 피쉬킹의 내려온 턱을 향해 화이트 부츠를 빠르게 차올렸다.

퍽!

흐어엉?

‘좋아. 시간 벌기 성공이군.’

한성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 일격으로 턱을 맞아 뇌가 흔들린 피쉬킹이 스턴 상태에 걸렸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답게 아직 생명력은 어마어마하게 남아 있었다.

“루루!”

“네~ 금방가요!”

순간 한성의 그림자 속에서 귀여운 마녀 복장을 한 루루가 튀어나왔다.

“빅! 빅! 빅! 그로우!(Big! Big! Big! Grow!) 자라나라 자라나라!”

틴달로스 속에서 뛰쳐나온 루루는 바로 궁극기를 발동했다.

번쩍!

루루의 마법소녀 지팡이에서 하얀 빛이 한성을 향해 쏘아졌다. 모든 능력치를 2배로 뻥튀기 시켜 주는 루루의 사기적인 고유 스킬이 시전된 것이다.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빅 그로우를 시전합니다. 당신의 신체와 스텟이 2배 상승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은 블루벡 피쉬킹보다 더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면에서 블루벡 피쉬킹보다 높아진 상황.

거기다 이전에는 지속 시간이 3분이었지만, 지금은 레벨이 올라서 5분까지 늘어났으며 쿨 타임도 좀 줄어들었다.

“먹어라!”

한성은 피쉬킹을 향해 다리를 차올렸다.

화이트 플레이트 부츠가 어둠 속에서 하얀 빛의 잔상을 남기며 매끄럽게 곡선을 그린다.

콰앙!

이미 라이트닝 드라이브의 지속 시간이 끝났지만 루루의 빅 그로우 덕분에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 모두 상승한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가볍게 발을 차올렸을 뿐이었다.

쿠허어어엉!

하지만 스턴 상태에 빠져 있던 피쉬킹에게는 엄청난 일격이 아닐 수 없었다.

또 한 번 턱을 맞은 피쉬킹은 그대로 뒤로 한 바퀴 돌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

퍽!

공중에서 뒤돌기 중인 피쉬킹의 배에 한성의 원투 펀치가 꽂혀 들어갔다. 워낙 빠르게 치고 나왔기 때문에 타격음이 한 번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

하지만 방금 전 원투 펀치는 단지 간격을 재기 위한 역할에 불과했다.

“입 다물고 맞아라. 생선 대가리 놈아.”

그 말을 남긴 직후, 한성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콰콰콰콰콰쾅!

이어서 무수한 펀치가 피쉬킹의 몸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아닌 육중하고 둔탁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한성의 무자비한 구타와도 같은 연속 펀치에 피쉬킹은 공중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고스란히 처 맞았다.

무호흡 상태에서 한동안 무한 펀치를 날린 한성은 패왕 전승 스킬을 시전했다.

“아이언 스킨!”

순간 한성의 전신이 강철처럼 단단해졌다.

그 상태로 한성은 3.5미터가 넘는 거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공중을 향해 뛰어올랐다. 그리고 몸을 회전시키며 발뒤꿈치로 피쉬킹의 뒤통수를 내려쳤다.

빠각! 콰아아아앙!

육중한 소리와 함께 뒤통수에 일격을 맞은 피쉬킹은 지면에 처박혔다.

“날 비웃은 대가다.”

한성은 해변가 모래사장 깊숙이 처박혀 버린 피쉬킹을 후련한 눈으로 내려다봤다.

피쉬킹은 나름 보스 몬스터라고 지능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았지만 바보였던 모양이었다.

머리가 좋았다면 결코 한성을 무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레이몬이나 라이, 데스나이트와 같은 강력한 소환수들과 수많은 해골 병사들을 소환수로 거느리고 있는 한성을 무시할 리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피쉬킹이 한성을 보고 비웃음을 흘렸다는 사실은…….

“건방진 생선 대가리 자식아.”

역시 생선 대가리로는 한계가 있는 모양이었다.

아무리 몬스터들의 지능이 좋아졌다고 해도 생선 대가리는 머리가 나쁠 수밖에 없었다.

거의 닭대가리 수준이리라.

흐, 흐우어어엉?

하지만 머리는 나빠도 블루벡 피쉬킹은 보스 몬스터다.

조금 전 한성의 어마어마한 연격에도 보스인 만큼 생명력이 높았기 때문에 아직 죽지 않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바닥 상태였지만.

“이제 끝이다. 본 스피어.”

한성은 마무리를 짓기 위해 본 스피어를 시전했다.

즈즈즈즈증!

한성의 머리 위에 소환된 본 스피어 3개는 원래 크기보다 2배나 컸다. 루루의 궁극기, 필살기라고 할 수 있는 고유 스킬 빅 그로우의 영향이었다. 스킬의 위력까지 높여주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잘 가라.”

한성은 2배로 커진 본 스피어들을 피쉬킹을 향해 날린 뒤 몸을 뒤로 돌렸다.

쌔애액! 푸푸푹!

한성의 등 뒤에서 본 스피어 세 자루가 피쉬킹을 향해 쇄도하며 꽂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상태에서 한성은 앞을 향해 걸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본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콰콰콰쾅!

블루벡 피쉬킹의 몸에 꽂혀 있는 본 스피어가 폭발했다.

하얀 폭연이 치솟아 오르고 뼛조각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피쉬킹의 몸을 갈가리 찢었다.

꾸허어어어어어엉!

피쉬킹은 한 차례구슬픈 비명 소리를 지른 뒤 움직임을 멈췄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Lv150 보스 몬스터 블루벡 피쉬킹을 처치하셨습니다! 일반 보상 15000 골드와 특별 보상 해왕의 트라이던트를 지급합니다.]

[축하합니다! 돌발 이벤트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한 달 동안 사용이 가능한 블루벡 피쉬 살해자 칭호와 Lv150 유니크 상자를 지급합니다!]

“오? 해왕의 트라이던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해왕의 트라이던트라면 블루벡 피쉬킹이 사용하던 크고 아름다운 창이 아니던가?

대체 어떤 능력이 있을까 궁금해진 한성은 해왕의 트라이던트 정보를 확인하려고 했다.

아옭옭옭옭옭옭!

그 순간 사방에서 블루벡 피쉬들의 괴성이 울려 퍼졌다.

“아, 장비 확인도 못하게 하네.”

한성은 혀를 차며 주변을 둘러봤다.

보스를 잃은 블루벡 피쉬들은 붉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한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한성이 원수임을 깨달은 것이다.

분노로 이성을 잃은 블루벡 피쉬 수십 마리가 한성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나 하나 잡겠다고 달려드는 거 보소. 역시 생선 대가리 놈들은 이래서 안 돼.”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블루벡 피쉬들이 한성을 잡겠다고 등을 보인 순간 해골 병사들과 여해적들의 먹잇감이 되었으니까.

아옭!

전투 중에 등을 보인 블루벡 피쉬 일부가 순식간에 끔살 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많은 수의 블루벡 피쉬들이 한성을 향해 달려들고 있는 상황.

“스켈레톤 드래곤! 너로 정했다!”

크아아아아아!

스켈레톤 드래곤은 한성의 옆으로 날아와 앉았다.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

쩌억. 키이이잉!

입을 벌린 스켈레톤 드래곤의 앞에서 푸른 마나가 집속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푸른 빛이 아름답게 빛나며 구체 모양으로 모여들었다.

번쩍! 슈아아아아아아악!

마력 임계점을 돌파하자 스켈레톤 드래곤의 입에서 푸른빛이 쏘아졌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살처럼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은 블루벡 피쉬 무리들을 휩쓸고 지나갔다.

콰콰콰콰콰콰쾅!

파이널 버스트 스트림의 빛이 훑고 지나간 해변가 모래사장에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공격 범위 안에 있던 블루벡 피쉬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폭발에 휘말려 나가떨어졌다.

아, 아옭. 아옭옭.

그제야 나머지 블루벡 피쉬들은 현실을 인지했다.

믿었던 피쉬킹은 한성이 혼자 때려잡았고, 근위 병사들은 스켈레톤 드래곤이 거의 전멸시켰다.

이제 남은 건 정예 병사들과 한 줌의 일반 블루벡 피쉬들 뿐.

아옭옭옭옭!

상황파악을 완료한 블루벡 피쉬들은 거미새끼들인 양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 이제 전부 끝났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전부터 블루벡 피쉬킹 처치까지.

길고 길었던 미션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       *       *

그로부터 수일 후.

흑풍도 요새성 성주 집무실.

“그럼. 이제 흑풍도 요새성에 대한 협상을 시작해 볼까?”

집무실 쇼파에 앉은 네리아가 깍지를 낀 손 위에 턱을 대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그 맞은편에 앉아 있던 크리스티나가 입을 열었다.

“그 전에 내가 트레인의 정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군.”

“잠꼬대는 자면서 하시고.”

크리스티나의 말을 네리아는 태연하게 받아넘겼다.

그러자 크리스티나 옆에 앉아 있던 에키드나가 소리쳤다.

“나는 두 번째 부인으로 만족한다!”

“트레인! 사라와 세라, 이리아와 내가 있는데 어째서!”

에키드나까지 가세하자 네리아가 한성을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봤다.

‘아니 그걸 지금 여기서 말하면 나보고 어쩌라고…….’

한성은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집무실 안에는 그녀들뿐만이 아니라 사라와 세라, 이리아와 셀라스틴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대체 무슨 지옥이냐?’

한성은 눈앞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무서운 여인들을 바라보며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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