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68화 (168/318)

# 168

< 내 언데드 100만 >

제168화  근위 병사 블루벡 피쉬

해골 검병과 창병으로 이루어진 해골 병사 서른 마리가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병장기들을 앞세우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해골 궁병들은 후방에서 활시위를 메겼다.

티티팅!

이윽고 하얀 본 애로우들이 해골 검병과 창병의 머리 위를 지나며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아옭옭!

일반 블루벡 피쉬들 대부분은 쏟아지는 화살비를 막기 위해 몽둥이를 들이댔지만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격이었다.

어떻게 머리는 지켜 냈지만 몸통은 어쩔 수 없었다.

푸푸푹!

어후엉!

본 애로우에 격중된 일반 블루벡 피쉬들은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치명상이었다.

선두로 달려오는 블루벡 피쉬 무리에게 화살 공격을 집중시킨 덕분에 재수 없는 녀석은 네다섯 발까지 맞았다.

하지만 그건 일반 블루벡 피쉬들 이야기.

정예 병사 블루벡 피쉬들은 무장 상태가 더 좋았다.

일반 블루벡 피쉬보다 피부 가죽이 질겼으며, 무기도 일반 블루벡 피쉬가 가진 몽둥이보다 더 길고 끝 부분이 날카로워서 마치 창과 같았다.

캉! 캉! 캉!

정예 병사 블루벡 피쉬들은 창을 휘둘러 본 애로우들을 튕겨 냈다. 그리고 덜그럭덜그럭 거리며 달려오고 있는 해골 병사들을 노려봤다.

아옭옭옭옭!

정예 병사 블루벡 피쉬들은 창을 치켜들어 올리며 우렁찬 포효를 내질렀다.

마치 뒤에 남아 있는 블루벡 피쉬들에게 전진하라고 외치는 것처럼.

아옭!

아니나 다를까, 수십 마리가 넘는 블루벡 피쉬 무리들이 빠르게 튀어나왔다.

깡! 까강!

잠시 후 해골 병사들과 블루벡 피쉬 무리들의 병장기들이 마주치는 소리가 해변가에서 시끄럽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       *

‘시작됐군.’

비교적 안전한 후방에서 한성이 소환한 언데드 몬스터들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크리스티나는 자신의 클랜원들을 돌아봤다.

언데드 몬스터들을 본 그녀들은 굳어 있었다.

이미 한성이 네크로맨서이고 언데드들을 부린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푸른 안광을 번뜩이며 하얀 뼈 갑옷으로 무장한 해골 병사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같은 편이라고 해도 죽음과 함께하는 언데드들은 꺼림칙한 게 사실이었으니까.

단, 그것은 켈트인 여해적들에 한해서였다.

크리스티나를 비롯한 방문자들은 다른 이유로 놀랐었다.

‘스켈레톤 레인저 포스라니…….’

크리스티나는 후덜덜한 표정으로 한성이 소환한 언데드 몬스터들을 바라봤다.

신기한 건 스켈레톤 레인저 포스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나보다 약한 녀석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네놈들의 부모는 생선이냐 양서류냐!]

멀리서 마계기사 레이몬이라고 소개한 데스나이트가 외치고 있는 목소리에 크리스티나와 방문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루루는 귀여워서 다행이긴 하지만…….’

크리스티나는 살짝 두려운 눈으로 루루를 바라봤다.

문득 지하감옥에서 루루에게 사정없이 육체를 농락당한 기억이 떠올랐으니까.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여해적들은 귀여운 동물 춤을 추고 있는 루루를 사랑스럽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도 움직인다. 너희들은 남고 나머진 나를 따라와라.”

크리스티나는 비교적 안전한 후방에서 루루를 지킬 켈트인 여해적 네 명만 남겼다.

그리고 조용히 블루벡 피쉬들이 있는 전장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끄는 여섯 명의 여해적은 유격대가 되어 블루벡 피쉬들의 뒤를 흔들 계획이었다.

최전선에서 한성이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전술이었다.

그렇게 블루벡 피쉬 킹을 잡기 위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축하합니다! 블루벡 피쉬의 등 푸른 비늘을 30장 전부 모았습니다. 이제 바다 타입 동물 상자를 열 수 있습니다!]

“아직 멀었어.”

눈앞에 떠오른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고개를 흔들며 전방을 바라봤다.

아직 수십 마리가 넘는 블루벡 피쉬들이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전장은 점점 한성 쪽이 유리해져 가고 있었다.

“해골 궁병 소환!”

펑펑펑!

“활활.”

덜그럭덜그럭.

블루벡 피쉬들의 시체를 제물로 언데드 몬스터들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한성에게는 사소한 거지만 신경 쓰이는 점이 생겼다.

‘활활은 또 뭐야?’

블루벡 피쉬들의 시체를 기반으로 소환한 해골 궁병들이 궁궁이라고 하지 않고 활활이라고 다른 대사를 내뱉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너희들도 이제 대사를 바꾸고 싶다 이거지?”

“활활.”

한성의 말에 열심히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본 애로우를 날리던 해골 궁병들이 일제히 고개를 열렬하게 끄덕였다.

“오냐.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내가 허락해 준다.”

그 말에 해골 궁병들의 눈에서 강렬한 푸른빛이 쏟아져 나왔다.

[해골 궁병들의 사기가 올랐습니다. 공격 속도가 소폭 증가합니다.]

팅팅팅!

한성의 시야에 메시지가 떠오르더니 조금 전보다 더 빨라진 속도로 해골 궁병들이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아옭! 아옭옭! 아옭옭옭!

본 애로우들이 비처럼 쏟아지자 일반 블루벡 피쉬들은 우왕좌왕하며 몽둥이들을 들어올렸다.

그사이 근접 공격이 가능한 소환수들이 블루벡 피쉬들을 처단했다.

어디 그뿐인가?

블루벡 피쉬 무리들 속에서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 마구 날뛰고 있었고, 데스니아티 3기와 라이를 데리고 종횡무진하고 있는 레이몬도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티나를 포함한 여해적 여섯 명들도 한성의 소환수들이 앞에서 날뛰는 동안 착실하게 뒤치기를 하며 블루벡  피쉬들의 숫자를 줄여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블루벡 피쉬들은 줄어들었다.

후어어어어어엉!

그때 블루벡 피쉬들의 최후방에서 공기를 진동시키는 어마어마한 괴성이 울려 퍼졌다.

“윽!”

괴성은 단순히 소리만 크지 않았다.

그건 피어 스킬이었다.

피어는 상대에게 공포감을 줘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든다.

블루벡 피쉬들 중에서 이런 스킬을 쓸 수 있는 존재는…….

“드디어 보스가 납시셨나?”

한성은 블루벡 피쉬들의 최후방을 바라봤다.

그곳에 근위 병사 블루벡 피쉬 20마리를 대동하고 나타난 거대한 존재가 있었다.

<오메가3가 풍부한 등 푸른 Lv150 블루벡 피쉬킹>

“거참 몸에 좋아 보이는 놈이네, 등 푸른 생선왕.”

블루벡 피쉬킹을 본 한성은 혀를 찼다.

키가 무려 3미터가 넘어가는 거구였으니까.

함께 등장한 근위 병사들도 2미터가 넘었다.

레벨은 140 정도.

“흠.”

한성은 아직 남아 있는 블루벡 피쉬들을 노려봤다.

지금까지 소환수들이 100마리가 넘는 블루벡 피쉬들을 쓰러트렸다.

그럼에도 아직 얼추 200마리 가까이가 남아 있었다.

그중에서 50마리 이상이 정예 병사들이었다.

하지만 라이와 레이몬, 여해적 여섯 명이 활약하고 있었으며, 블루벡 피쉬 무리들 못지않은 숫자로 불어난 해골 병사들이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는 일단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에게 맡겨 두고…….’

해골 병사들 뒤에서 지휘하던 한성은 일단 뒤로 물러났다.

“무슨 일이세여? 마스터?”

최후방까지 물러나자 루루가 다가왔다.

소환수들과 여해적들에게까지 광역 버프를 걸어 준 루루는 최후방에서 네 명의 켈트인들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에서 루루가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이 묻어 나오고 있었지만 한성은 애써 그런 모습을 뒤로하고 말했다.

“루루야. 틴달로스 안으로 들어와.”

“네~ 금방 가요.”

한성의 말에 루루는 틴달로스가 펼쳐놓은 그림자 속으로 퐁당 뛰어들었다.

‘준비는 끝났고.’

루루를 수납한 한성은 다시 몸을 돌렸다.

목표는 블루벡 피쉬킹!

“라이트닝 드라이브!”

번쩍!

한성은 다리에 마나를 집중하면서 스킬을 시전했다.

[스테인의 화이트 플레이트 부츠에 마나 인챈트를 성공시키셨습니다. 진행사항이 갱신됩니다. 진행사항 (41/500)]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빠르게 넘기며 한성은 블루벡 피쉬킹을 향해 대쉬해 나갔다.

쿵! 푹푹푹!

지면을 한 차례 강하게 박찬 한성은 그대로 블루벡 피쉬들의 얼굴을 밟고 지나갔다.

아옭? 흐우엉? 흐우엉?

어둠 속으로 가르는 한 줄기 빛처럼 지나간 한성을 보지 못한 블루벡 피쉬들은 그저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퍽!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블루벡 피쉬의 생선 대가리에 해골 검병의 본 소드가 내려쳐졌다.

뜻하지 않게 간단히 블루벡 피쉬를 처치한 해골 검병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소드소드.”

이와 같은 일들이 블루벡 피쉬 무리들 사이에서 속출했다.

전부 한성의 작품이었다.

그사이 한성은 트라이던트로 무장한 근위 병사 블루벡 피쉬들 앞에서 공중 도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리며 한성은 패왕 전승 스킬을 시전했다.

“그라운드 임팩트!”

콰아앙!

화이트 건틀렛이 지면에 내려 꽂히자 강렬한 충격파가 전방을 향해 부채꼴로 퍼져 나갔다.

아옭옭!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근위 병사들은 충격파를 이기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지금이다!’

“나와라! 스켈레톤 드래곤!”

그 순간 한성 근처에 있던 해골 검병들과 창병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아, 또 시작됐구나.’

‘하필 재수 없이 주인님 곁에 있어서…….’

‘우리도 말 좀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생존권이 없는 우리들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드래곤으로 환생합니다!’

퍼어엉!

해골 병사들의 한탄은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

한성은 근처에 있던 아직 팔팔한 해골 병사 스무 마리와 블루벡 피쉬 시체 열 구를 제물로 바쳐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희생당한 해골 병사들의 울분을 토해는 것처럼 한성의 눈앞에 나타난 스켈레톤 드래곤은 뼈밖에 없는 날개를 활짝 펼치며 피어를 내질렀다.

아옹? 아오오옹?

그래도 드래곤은 드래곤.

스켈레톤 드래곤의 피어에 일반 블루벡 피쉬들은 몸을 사리며 괴성도 제대로 지르지 못했다.

공포 상태에 빠진 것이다.

아옭! 아옭옭!

하지만 정예 병사들과 근위 병사들은 달랐다.

그들은 이내 정신을 차리더니 주변에 있는 일반 블루벡 피쉬들에게 호통을 치듯 소리쳤다.

하지만 무의미한 짓이었다.

“가랏, 해골용! 드래곤 테일!”

크아아아아아아!

한성의 명령에 스켈레톤 드래곤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부유 마법을 사용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내 지면을 향해 급강하하더니 거대한 몸을 돌리며 꼬리를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쩌저저저적!

스켈레톤 드래곤의 강렬한 일격에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지며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아옭옭!

근위 병사 블루벡 피쉬들은 놀란 표정을 지을 새도 없이 사방으로 튕겨져 날아갔다.

근위 병사들이 있는 중심부를 향해 스켈레톤 드래곤이 꼬리를 내려쳤던 것이다.

그 충격에 근위 병사들은 또 다시 바닥에 쓰러지며 스턴 상태에 빠졌다.

‘좋아!’

한성은 바닥에 쓰러져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정예 병사들을 바라보다가 그 너머에 있는 블루벡 피쉬킹을 바라봤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블루벡 피쉬킹.

그 모습을 본 한성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자세를 낮추며 입을 열었다.

“간다, 생선왕. 오메가3는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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