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67화 (167/318)

# 167

< 내 언데드 100만 >

제167화  블루벡 피쉬 사냥

[블루벡 피쉬를 부르는 피리]

타입: 피리.

최소 요구 레벨: 120.

등급: 유니크.

내구도: 1500/1500.

설명: 블루벡 피쉬를 부르는 소리.

원래는 봉인된 피리이지만, 봉인해제 조건을 충족하면서 블루벡 피쉬를 부르는 소리를 내는 피리가 되었다.

이 피리를 불면 수많은 블루벡 피쉬들이 몰려온다.

때때로 최소 요구 레벨보다 강력한 블루벡 피쉬들을 불러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블루벡 피쉬킹이 나타난다면 조심하길 바란다.

“…….”

루루를 땅에 내려놓은 한성은 부부젤라처럼 생긴 피리의 정보를 확인했다.

처음 봤을 때는 확실히 봉인된 피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봉인이 풀려서 ‘블루벡 피쉬를 부르는 피리’가 되었다.

거기다 등급이 레어에서 유니크로 올라간 탓인지, 일반 블루벡 피쉬들뿐만이 아니라 블루벡 피쉬킹 같은 존재도 부를 수 있게 된 모양.

‘그렇다고는 해도 너무 많지 않나?’

한성은 해변가를 내려다보며 혀를 찼다.

한성이 혀를 차자 루루가 화들짝 놀랐다.

“마스터어어엉. 루루가 잘못했어영.”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루루는 한성의 다리를 꼭 붙잡고 올려다봤다. 행여나 한성이 자신의 잘못 때문에 화가 난 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 아니야. 괜찮으니까 울지 마.”

루루가 울음을 터트리고 하자 한성은 당황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루루는 말없이 한성을 향해 양팔을 들어올렸다.

“루루는 어리광쟁이네.”

한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한성은 루루를 다시 또 안아 올렸다.

“마스터니까영.”

루루는 한성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지?”

그때 크리스티나가 다가오면서 한성에게 말했다.

“어떻게 하긴.”

그녀의 말에 한성은 하나둘씩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블루벡 피쉬들을 바라봤다.

“저것들 다 때려잡아야지.”

“자, 잡을 수 있을까?”

크리스티나는 자신 없는 표정을 지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해변가에는 120레벨 초반인 일반 블루벡 피쉬들이 50마리가 넘게 늘어나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130레벨대인 정예 블루벡 피쉬들이 보였으니까.

몇 분 사이에 스물 마리가 넘는 블루벡 피쉬들이 늘어난 것이다.

“괜찮아. 저 정도면 충분히 잡을 수 있어.”

하지만 한성은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말하며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근처에 있던 블루벡 피쉬 몇 마리가 한성이 있는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이번에 새롭게 얻은 스테인의 화이트 건틀렛을 꽉 움켜쥐었다.

‘과연 얼마나 먹히려나?’

평타 공격에 마법 추가 데미지를 입혀주는 화이트 건틀렛.

한성은 블루벡 피쉬들을 후려쳐 잡을 생각이었다.

“루루야. 언니들 뒤에서 춤춰.”

“넹~!”

한성의 말에 루루는 여해적들 뒤로 가서 귀여운 동물 춤들을 추기 시작했다.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강아지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꺅! 귀여워!”

“데려가서 키우고 싶다!”

“크리스티나 님! 우리 이 아이 데리고 가면 안 되나요?”

“하아하아.”

루루가 뒤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자 여해적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강아지의 행동을 모방한 춤을 추고 있는 루루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마지막 뭐야?’

그녀들 반응에 한성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렇지 않아도 요새성에서 구출한 여해적들은 해변가에 오는 내내 루루를 귀엽게 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루루가 강아지 춤을 추자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이다.

그녀들 중에서는 위험한 시선으로 루루를 바라보며 거친 숨소리를 흘리고 있는 여해적들도 있었다.

아옭옭! 아옭옭!

그때 한성이 있는 장소 앞까지 다가온 블루벡 피쉬들이 괴성을 내질렀다.

블루벡 피쉬의 상반신은 물고기를 닮았고, 양팔과 하반신은 개구리처럼 생겼다.

일반적인 블루벡 피쉬의 키는 1미터를 조금 넘었고, 등에는 블루벡 피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푸른 선이 그어져 있었다.

손에 든 무기는 하얀 몽둥이로 거대한 해양 몬스터의 뼈였다.

어우웅어우웅.

거대하고 단단한 하얀 몽둥이를 들고 있는 블루벡 피쉬 세 마리는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을 주고받았다.

“아무래도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을 것 같네.”

한성은 바로 눈앞까지 다가온 블루벡 피쉬들과, 그 너머에서 하나 둘 다가오기 시작하는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해변의 무법자라고 불리는 블루벡 피쉬들은 선공 몬스터다.

그러니 먼저 선수를 치는 게 유리할 터!

“디지즈, 디케이, 포이즌!”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달려가면서 한성은 흑마법들과 순수한 마나를 움직여 함께 건틀렛에 인챈트를 시켰다.

[축하합니다! 무기에 마나 인챈트 하기가 완료되었습니다!]

‘응?’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상대하면서 간간이 마나 인챈트를 한 덕분인지 히든 속성 능력치 퀘스트 마나 컨트롤을 각성하라의 첫 번째 진행사항이 완료되었다.

‘아주 좋아!’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과 싸우면서 미처 마나 컨트롤 진행사항을 확인하지 못했었는데 아무래도 완료직전이었던 모양이었다.

사실 한성은 예전에 마나 인챈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마나를 인챈트하는 요령으로 스킬에 적용시키면 위력과 진행사항을 빠르게 올라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경우 마나 소모가 심해지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때나 가끔씩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제야 진행사항이 완료 된 것이다.

[다음 진행사항으로 넘어갑니다. 부츠에 마나 인챈트를 하십시오. 진행사항 (0/500)]

‘이번에는 부츠인가?’

몇 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전방을 노려봤다.

한성의 바로 눈앞에 거대한 물고기 뼈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몰록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장 먼저 한성은 전방에 돌출되어 나와 있는 블루벡 피쉬 한 마리를 향해 스텝을 밟으며 다가갔다.

지그재그로 순식간에 상대의 앞으로 돌진하는 일명 제트 스텝이었다.

아옭?

한성을 향해 하얀 뼈 몽둥이를 휘두르려고 하던 블루벡 피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직후,

퍼억!

블루벡 피쉬의 오른쪽 얼굴에 하얀 건틀렛이 꽂혀 들어갔다.

번쩍!

그와 동시에 블루벡 피쉬의 얼굴과 건틀렛 사이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꾸어어어억!

단 한 방에 블루벡 피쉬는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과연. 이게 추가 마법 데미지인가?’

화이트 건틀렛의 설명에서 마법 데미지가 추가적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실제로는 어떤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빛속성 임팩트 공격이 추가되는 모양이었다.

건틀렛으로 타격을 가한 지점에 빛속성의 작은 충격파가 발생하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냥 건틀렛으로 두들겨 패는 것만으로도 타격감이 괜찮았지만 빛속성 임팩트가 추가되자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럼.’

한성은 씩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가장 근처에 있던 나머지 블루벡 피쉬 두 마리들을 바라봤다.

아옭옭? 으우엉?

한성의 눈빛에 블루벡 피쉬들은 흠칫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심상치 않은 기세를 느낀 것이다.

하지만 이내 하얀 뼈 몽둥이를 치켜들며 달려들었다.

“느려!”

한성은 자신을 향해 내려쳐지는 몽둥이를 피하며 살짝 건틀렛을 내질렀다.

퉁! 퉁퉁!

가벼운 레프트 잽이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쏘아졌다.

날카로운 공격이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쏟아지고, 그럴 때마다 빛속성 충격파가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그렇게 한성이 각각 블루벡 피쉬들에게 잽을 다섯 방 정도 날렸을 때였다.

[갯벌에 사는 바지락 킬러, Lv121 블루벡 피쉬를 처치하셨습니다.]

[옆에 있는 바지락 킬러의 친구, Lv121 블루벡 피쉬를 처치하셨습니다.]

‘엥? 벌써?’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의 얼굴에 의아함이 깃들었다.

잽과 같은 약 펀치라면 최소 10번 이상은 때려야 잡을 수 있는 블루벡 피쉬가 겨우 다섯 번을 맞고 죽은 것이다.

있는 힘껏 펀치를 내지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쉽게 잡을 줄이야!

아무리 건틀렛에 보조 공격 마법들을 인챈트했다고 해도 너무나 쉽게 블루벡 피쉬들은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손 맛 완전 쩌는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테인의 화이트 건틀렛을 바라봤다.

블루벡 피쉬들을 향해 가벼운 잽을 날릴 때마다 타격감과 함께 발생하는 작은 충격파 덕분에 부드러운 반발력을 느꼈다.

한마디로 말해서 찰진 느낌이었다.

으우엉! 으우으우엉! 아옭옭옭옭!

눈 깜짝할 사이에 블루벡 피쉬 세 마리를 처치하자 주변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수십 마리의 블루벡 피쉬들이 하얀 달빛 아래에서 붉은 눈을 빛내며 한성을 노려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 한 줄이 떠올랐다.

[한 대 맞고 기절한 Lv124 블루벡 피쉬가 사망했습니다.]

‘이제 죽었나?’

첫 번째 블루벡 피쉬는 한성에게 한 대 쳐 맞고 땅바닥에 쓰러진 채 기절해 있었다.

워낙 강렬한 일격이었기에 크리티컬 판정이 뜨고 추가 마법 데미지까지 입은 블루벡 피쉬의 생명력은 약 절반 이상 날아가 버렸다.

거기다 한성이 디버프 3종 선물 세트, 디케이, 디지즈, 포이즌까지 주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결국 생명력이 다 떨어져 죽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바다 타입 동물 상자를 열 수 있는 블루벡 피쉬의 등 푸른 비늘을 입수했습니다. 현재 진행사항 (3/30)]

‘그러고 보니 아직 개봉 안 한 동물 상자가 있었지?’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디아나에게서 받은 Lv60 레전드 등급의 동물 상자들을 떠올렸다.

땅 타입 동물 상자는 개봉했지만, 아직 하늘과 바다 타입은 오픈하지 못했다.

‘저것들 잡고 나면 해상 동물 상자를 열 수 있겠군.’

본래라면 시작의 대륙에서 서식하고 있을 낮은 레벨의 블루벡 피쉬 무리들을 잡아야 했지만, 숨 가쁘게 미션을 진행한 탓에 120레벨 이상의 블루벡 피쉬들을 잡아서 열게 생긴 것이다.

“시체 소환! 해골 병사 소환!”

한성은 스킬 시전어를 외쳤다.

펑펑펑!

쓰러져 죽은 블루벡 피쉬 시체들까지 포함해서 한성은 해골 병사들을 소환했다.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 소환!”

이어서 해골 병사들을 지휘하는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도 소환했다.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의 좋은 점은 시체를 제물로 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대신 그만큼 지배력 소모가 다른 소환수들보다 많이 들었다.

현재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 숙련도 레벨은 6.

6레벨에서는 한 마리당 지배력 소모가 5나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숙련도 레벨이 오르면 지배력 소모를 1씩 줄일 수 있었다.

“라이! 레이몬!”

한성은 여해적들 앞에서 대기 중이던 라이와 레이몬을 불러냈다.

한성의 앞으로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 전대들이 브이 자로 포진하고, 양옆에는 라이와 레이몬이 다가와 섰다.

그 뒤로 해골 병사 오십 마리가 진형을 갖추고 한성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한성은 전방을 바라봤다.

바닷가에서 꾸역꾸역 모여들고 있는 블루벡 피쉬들의 숫자는 어느덧 백 마리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사이에 약 1.5미터의 키를 가진 정예 블루벡 피쉬들이 듬성듬성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얀 달빛 아래, 해변가 언덕 위에서 블루벡 피쉬들을 내려다보던 한성은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진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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